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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시간(ft. 한강 신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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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0-06 05:46:02

예전에 재개발 예정 아파트에 살다가 신축 아파트로 이사 갔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신축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깨끗했었죠. 이전에 살던 이십년 넘은 아파트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깔끔함, 지하 주차장, 놀이터, 산책길 등 새로 들어가 살게 될 아파트 인근을 일부러 찾아가서 거닐던 그 느낌이 되살아났습니다.

 

물론 오래 된 아파트에는 또 다른 정취가 있어요. 봄이면 물결치는 벛꽃, 목련, 개나리와 여름 매미 소리 가을 단풍과 낙엽길 등이요.

 

오매불망 원하던 이사를 들어간 첫 날 싱크대에서 발견한 바퀴 한마리 때문에 싱크대를 거의 분해했죠. 엄청난 바퀴 군집을 보고 아연했지만 우리 가족 중에 바퀴를 보고 그나마 정신줄을 겨우 붙잡고 있을 수 있는 제가 처리를 해야만 했었습니다. 나중에 아직 새 것인 싱크대 가구를 모두 교체해야만 했었고요.

 

이 쯤에서 보는 조의 아파트의 한 장면, 비위 약하시면 건너 뛰셔도 됩니다^^

https://youtu.be/_Jjg7konXzo 

 

이번 주 알릴레오 북스는 바퀴벌레 군집 경험담 같은 내용들입니다. 더러운 것을 싫어해서 시청하기 싫거나 관계자 입장에서 불편하거나 당사자이기 때문에 화가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익히 미루어 짐작할 만한 내용들을 그것도 긴 시간을 할애해서 보았습니다. 피눈물이 나야 하는 내용들을 즐겁게 보려고 마인드콘트롤을 했습니다.

 

조수진 변호사는 드디어 전공 관련이라며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변호사인데 일반인 코스프레를 그 동안 해왔다면 이번에는 보통 변호사 코스프레를 하시며 변호사 일각의 경험과 시각을 잘 보여주셨습니다.

 

서기호 변호사는 처음 봤는데 정말 호감이 가고 인간적인 분이실 것 같습니다.

 

유시민은 오늘 따라 더 즐거워 하는 모습입니다. 

 

이연주 변호사는 좌불안석에 물 자꾸 마시고 목소리도 떨리고 이 분이 검찰을 1년만에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책을 읽지 않아도 알겠더군요. 여리고 세심한데 의기에 찬 분이란 것을요.

 

이런 분들이 특권이라는 바퀴벌레 군집을 뒤집어 엎는 시간, 온전히 혼자 바퀴를 처리해야 했었던 제가 느꼈던 외로움(?)과 달리 주고 받는 눈길과 짐작과 응답 속에 굳건히 공유하는 밝은 세상에 대한 유대감을 봤습니다. 아름답다는 느낌이란 게 저처럼 까탈스런 사람에게 전해지긴 정말 쉽습니다. 잘난 체 하지 말고 남 깎아내리지 말고 다른 사람 말 오만하게 자르지 말고(편집 티가 많이 나더군요- 정말 궁금 ㅎㅎ) 등 이번 편은 스스로 드러내지 않아도 향기가 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는 광경을 봤습니다. 개성이 다르고 서로의 관계가 다르고 입장이 다르고 친분의 경중 또한 4명의 출연진끼리 각각 다를 텐데요.

 

사안이 지나갈 때마다 서로가 공감하는 모습들은 특히 이연주 변호사님에 이입해서 시청했습니다. 이런 대화를 공개방송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시는 듯했습니다. 분노와 기쁨이 만나 떨림을 만들고 그 떨림이 방송 내내 지속되더군요. 

 

추악한 것들에 대한 인지는 이미 하고 있으셨어도 이 번 방송을 하나의 이벤트로 보셔도 되겠습니다. 재밌었다고 해서 존엄하다 자칭하는 집단들의 죄악하고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재밌습니다.

  

알릴레오 북's 35회 잃어버린 헌법을 찾아서 / 헌법의 풍경 - 서기호, 이연주

https://youtu.be/3G6wn70YaCE

  

http://www.yes24.com/Product/Goods/6107894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326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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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에서 발견한 한강의 4.3사건 주제의 신간 소설책, 전자책이 없어 아쉽네요. 발췌 문장 몇 줄에도 가슴이 쿵쾅거리니 어떻게든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495056 

 

소설가가 직접 책의 앞부분을 낭독합니다.  이 분은 영혼을 보는 걸까요? 나무와 물과 바다에서 역사의 흔적과 이유를 묻고 있네요.  적지 않은 연륜이 보이는 얼굴은 상상 속의 모습과 다른데 그것이 한승원의 딸이라는 것으로 제 기억에 각인되어서겠지요. 몇 줄 안되는 부분을 듣기만 했는데 이 분 건강이 염려됩니다. 역사의 아픔을 글로 옮긴다는 것, 구체화하고 공감하고 이윽고 내 이야기로 풀어나갔을 그 과정은 해체의 과정이지 창조의 과정이라 느껴지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또 한 분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아래 유튜브 링크 초기 화면에서 작가의 눈자위를 보십시오. 얼마나 울면 저렇게 되나요?

https://youtu.be/MO6FtAPZU1A

 

문학동네 출판사 사이트에 있는 편집자 리뷰 링크입니다.

https://www.munhak.com/book/view.php?dtype=new&magazine=&id=13301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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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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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05:55:00

출연하는 분들이 모두 멋진 분들인거 같아요

WR
Updated at 2021-09-18 06:02:43

해피 추석 연휴인데 꼭두새벽부터 시작하시네요^^

2021-09-18 06:14:36

연휴를 맞이하는 저의 오랜 습관이지요

2021-09-18 07:58:57

서기호 판사님 수염기른거 적응 안되더군요
에미넴이 갑자기 수염기른거 처음 본 느낌이었어요

WR
2021-09-18 08:10:18

안경과 수염 빼고 쳐진 눈꼬리와 말할 때 가늘게 떠는 두 손이 성정을 상상하게 하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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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08:02:32

바퀴벌레에서 이어지는 은유라니 오늘 글도 멋지십니다^^

 

(조의 아파트는...왜 저런걸 만든거죠....

 

WR
Updated at 2021-09-21 21:23:57

감사합니다.
'전체 프로세스가 병렬인 것'은 프차이므로
시게의 시선으로 상상해 주시길^^

1
2021-09-18 09:19:38

 한강의 신작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1
2021-09-18 16:10:59

가끔 인터넷 동영상으로 이연주 변호사의 모습을 보는데 말슴하신 바와 같이 여리면서도 나설 때 피하지 않는, 정의감이 투철 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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