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장모님께서 재산 이야기를 하셔서 서글펐습니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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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0-15 10:58:52
얼마 전에 처가에 잠시 들른 적이 있습니다.
뭔가 전해드릴 것이 있어 갔었죠.
장모님께서 잠시 대화 좀 하자고 하시더군요.
하시는 말씀이
지난 수년째 알츠하이머 병환 중이신 장인어른의 현 상황 상
이제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분할하는 문제를
결정해두어야 하겠다고 하십니다.
순간 당황스럽고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가 부모님 연세가 많으시고
지병도 있으셔서
이제 이런 말씀도 하시는구나... 였죠.
장모님께서 이런 방식과 형태로
추후 재산 정리 및 분할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평소 잘 하지도 못하는 사위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죠.
그냥 이 말씀만 드렸습니다.
"어머님께 재산에 관해 말씀 듣는 자체가 죄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버님, 어머님 두 분께서 노년을 좀 더 행복하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 혼자 생각이지만 전 재산을 거기에 쓰셔도 좋고요."
"그리고 어떤 결정과 분배를 하셔도 전혀 다른 생각 없고 따를 테니
편하신 데로 그냥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
"효도 제대로 못하는 사위라 죄송합니다."
말 들어주어 고맙다고 하시는 장모님을 뒤로하고
집으로 오는 차 속에서 많이 울컥했네요.
장인 어른뿐 아니라 제 아버지께서도
요즘 건강이 꽤 좋지 않으시거든요...
부디 양가 부모님께서 건강하시기만을 바랍니다.
그것만 생각합니다.
오늘도 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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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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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비교적 건강하시기 때문에 아직 그런말씀은 거의 안하시기도 하고,
아직 와닿지는 않지만,
HARRY 님과 같은 상황이 오면 저도 마음이 아플것 같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