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캐나다 이민 그리고 여기서의 삶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어떤분이 캐나다 이민에 관해서 물어보시는데 리플도 많이 달리고,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서 글을 한번 적어 보려 합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면, 고등학교때 온가족이 캐나다에 이민을 왔습니다. 캐나다에서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직장 생활 7년 후 와이프와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서 다시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 덕분에 나름 균형잡힌 시각으로 캐나다 이민에 대해서 이야기 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자녀 교육때문에 캐나다, 미국 이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때도, 수시로 차장님, 부장님, 이사님들한테 불려가서 술 한잔 얻어먹고 이민이나, 자녀유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실제로 컨설팅 비슷하게 도와드려서 한분은 캐나다로 이민까지 가셨네요.
자녀의 교육만으로 이민을 생각하지 마시고, 종합적으로 일자리, 주거문제, 본인 및 가족들의 성향등을 잘 고민하셔야 합니다. 어떤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캐나다 이민생활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사회를 겉돌던 이민 1세대들에 의해서 조금 부풀려진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민 1세대 분들은 영어가 안되니, 돈이 있는 분들은 간단한 자영업이나, 현금받고 일하는 곳에서 종사하면서, 여러가지 사회적 혜택을 편법으로 많이 받았습니다. 본인들은 편법으로 혜택받고 세금 안내고, 저평가된 부동산 저렴하게 구매 해서 집 값까지 올랐으니, 아마 캐나다가 지상낙원처럼 느껴질 겁니다.
가장큰 장점부터 말해보면 기회가 많습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캐나다 사회도 경쟁이 있는데, 밑에 깔리는 애들의 수준이 많이 낮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아예 관리자 포지션을 노리지 않고 자기가 받을 연봉의 상한선을 본인이 정해서 아예 경쟁자체를 시도 안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백인들이 그런것 같네요. 그냥 습관처럼 한국인들 근면성실하다 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한국인들이 많이 부지런하고 일머리가 있어서 중간 관리직 까지는 손쉽게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장점은 영어가 된다는 전제하 입니다. 자영업을 하더라도 허들이 그렇게 높지않고, 경쟁이 한국에 비해서 그리 치열하지 않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나 장인어른만 봐도 경쟁이 치열하진 않다고 하십니다.
공교육의 질이 나쁘지 않습니다. 캐나다 전체의 교육현황까지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온타리오주의 고등교육시스템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여기도 동네에 따라 좋은 학군, 좀 떨어지는 학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대학진학시 사교육이 필요치 않고 대학입학까지 크게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다만 대학교는 비용도 저렴하지 않고 좀 불합리한 면이 매우 많은데 그건 나중에 기회가 혹시 있으면 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캐나다 대학 시스템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깨끗한 환경을 캐나다의 장점으로 봅니다. 미세먼지 없고, 도시전체에 잘 조성된 공원, 트레일 그리고 레이크가 주변에 조성이 잘 되어있어서 아웃도어 활동을 다양하게 접할수 있는것 같네요. BC주 (벤쿠버) 나 알버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온타리오주도 경관이 아름답고 즐길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점은, 이건 개인의 성향마다 매우 다르긴한데, 주택에서 할일이 넘칩니다. 소소하게 집을 업그레이드 하는 재미도 있고, 프론트 & 백 야드 꾸미고, 간단한 채소 가꾸기 등 할일이 많습니다. 저도 얼마전에 DP에 글쓰기도 했지만 지하실에 나름 저만의 극장을 만들어서 영화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남 걱정 없이 소리 크게 틀어도 되니 너무 행복합니다. 날 좋은 금요일 퇴근 후 백야드에서 가족들과 바베큐 식사하면 다시 캐나다로 돌아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캐나다 이민 절대오지 마라 라는 책도 있엇고, 요즘에는 유트브에 캐나다 이민의 힘든점을 토로하는 채널도 많습니다. 공통적 으로 말하는 단점들은 인프라 낙후됬으며, 서비스의 퀄리티, 다인종에서 오는 불합리함등 캐나다 거주하는 한국사람이면 공감할만한 단점들이 꽤 있엇는데, 사실 2014년 이후 앞서말한 단점들은 매우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2014년전 까지만 해도 캐나다의 장점중 하나가 저렴한 부동산 이였는데, 2014년 이후 가격이 급등하여 전세계에서 부동산이 가장비싼 나라 중 하나가 되었네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위에 말한 모든 장점들이 빛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새롭게 이민 오시는 분들은 현금 10억정도 보유 하고 있지않으면 detached 하우스는 꿈도 못꾸는 상황 입니다. (GTA 지역기준) 아마 북미사회 이민을 생각하면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싱글하우스 (detached) 에서의 여류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상상 할텐데, 부동산 급등으로 한국 오피스텔만한 크기만한의 콘도건물들만 난립하는 상황입니다. 주택 구매할 충분한 자금이나,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월세를 살아야 하는데, GTA (광력토론토) 기준 4인 가족으로 아마 3천불 정도 월세로 빠질 겁니다.
광역토론토 를 떠나 저렴한 동네로 이사를 가면, 거기서 오는 고립감, Asian 식자재 문제, 직업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롭게 이민을 도전하는 한국가족들이나 커플들 많이 보는데, 이야기 나누어 보면 정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생각했던 이민의 삶이랑 전혀 다른 모습이고 심지어 한국보다 더 돈에 쫒기고, 이민을 결정한게 본인들 결정이라서 돌아가지도 못하고....앞서 말한 것 처럼 주거 문제에서 엄청난 스트레스 및 돈이 지출이 되면서 고통받는 경우가 대부분 인것 같습니다.
주거문제 와 영어만 해결되면, 캐나다 살기 괜찮습니다만... . 사실 이 두가지가 해결된거면 어딜가도 괜찮기에....선뜻 추천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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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병원장인 형이 10년 후 캐나다 이민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는데 생생한 경험기 감사합니다..
치열하고 화가 나있는 한국사람들과 함께 사는게 지쳐 저도 문득 문득 호주나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