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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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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때론 네거티브 감상도 있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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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6 09:18:01

https://www.goodreads.com/book/show/61535.The_Selfish_Gene?ac=1&from_search=true&qid=CjvEYvO04B&rank=1

 

도킨스의 The Selfish Gene(이기적 유전자)를 알릴레오북스 방송을 계기로 미리 시작해서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1976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2021년 말에 읽고 있다는 것에 약간의 자괴감이 들면서도 영문으로 읽으면서 도킨스와 직접 대화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45년 전의 육성이 이제 도착했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이런 책을 이제야 알게되다니 책도 책을 읽는 시기도 연이 있어야 하나봅니다.

 

만들어진 신이나 이기적 유전자 같은 제목은 숱하게 봤었지만 논픽션류의 독서에는 눈뜨지 않았어서 총균쇠를 읽은 지 10년도 안됐고  종교적 논쟁에 휘말려 있는 책으로 오해마저 했었던지라 아예 관심 밖이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야 읽어서 알게된 흡입력 막강한 도킨스의 화술을 조금이라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이기적 유전자 이야기를 상대방이 언급하는데 책을 읽지 않았고 모르는 채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는 느낌이었어도 그 책을 찾아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관심 밖의 책이 맞고 당시 수준으로는 제 독해, 이해 능력도 아마 부족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시리 화제를 꺼낸 상대방의 지식인양함이 못마땅한 듯 마음에 걸렸던 것이 제 부족의 소치였던 것인데요, 백번 양보해서 취향의 차이라 한들 모르면 모른다 했어야 했습니다.

 

and the process was cumulative and progressive.

이 문장이 반복해서 나오더군요. 장구한 세월의 서사를 몇 번의 반복으로 독자에게 대하소설 같은 감동을 아주 건조하게 툭 던져준 문장이라고 느꼈습니다.

 

You could pack only a few hundred transistors into a skull.

많이 봤던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뉴런과 트랜지스터를 두개골 안에 집어넣는다는 가정도 매우 드라마틱했습니다. 지금의 반도체 기술이라 해도 아직 뉴런의 집적도하고는 비교가 안되겠죠?

 

Plants have no need of the neurone. 움직일 필요가 없는 식물은 뉴런이 필요없다고 나오는데요.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정말 식물은 아무 것도 느끼지 않을까요? 감정이 없을까요?  

하여튼 유전자 관점에서 식물과 동물의 차이 뉴런의 출현과 동작의 메카니즘의 설명 또한 제가 이전에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저 혼자의 생각으로 왜 동물이 움직이는지 궁금해질 수가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도킨스의 사고는 과학적 분석이면서 지고한 명상의 산물 같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입니다. 도킨스의 책으로 이기적 유전자를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알릴레오북스를 시청하는 것보다는 책을 천천히 보시면서 음미하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요, 

이번 알릴레오북스는 우리나라 유일의 진화심리학 교수가 초대손님으로 나왔고 자칭 우리나라에서 도킨스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이번 두 편에 걸쳐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다룬 알릴레오북스는 효용과 재미면에서 정말 이율배반적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있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고통스럽게 시청을 해야하다니 자문하는 한편 유시민과 조수진 두 분은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며 겨우 시청을 마쳤습니다.

 

책도 쓰시고 강의도 하시는 분인데 북토크는 아무래도 교수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질문을 하면 질문을 그대로 술어로 삼는 중언부언의 설명이라니 그것도 1, 2부 거의 다 한결같이 그랬습니다. 나중에는 유시민 작가가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려 하다가 다시 요점을 추려 유도질문을 해도 답답 답을 되풀이했습니다. 혹 계실지 모를 디피 내 교수님 팬들께는 그저 개인 취향일 뿐이니 용서를 바랍니다.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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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1-12-26 09:34:31

Plants have no need of the neurone. 움직일 필요가 없는 식물은 뉴런이 필요없다... 

 

이 내용은 과거에 학부시절 체육관련 학자의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는 전제네요.

강연내용이 "인간은 움직인다 고로 생각한다" 원시생물이 동작(움직임)을 시도하면서부터 고도로 신경이 발달되어서 진화가 촉진되었다. 동작없이는 고도의 지성체로의 진화도 없었을거라는... 대강 이러한 내용이었는데, 당시 저의 생각과 반대되는 내용이어서 오래되었지만 기억에 남네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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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2-26 10:13:04

박문호 박사의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1편 / 당신이 보는 것은 실재가 아니다!

https://youtu.be/FuqMZ-4yxJI

(임베드 재생불가입니다. 유튜브로 가서 봐야되네요)
 

최근에 본 박문호 박사 강의인데요. 말씀이 느릿느릿해서 1.5배속으로 보니 좋더라구요. 이 분이 뇌의 기억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동물의 뇌에 대한 도킨스의 설명과 같으면서도 다른 단어로 표현됐어요. 

 

저는 도킨스의 운동에 필요한 뇌의 발달을 읽다가 인류가 맞이했던 특이점은 언제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엄청난 잉여지성이 파생됐고 인류는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21-12-26 09:40:24

말이 필요없는 책이죠.
확장된 표현형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WR
2021-12-26 10:06:49

읽으면서 소설적 쾌감을 주는 설명을 구사하는 도킨스의 화술이 정말 탁월합니다.

2021-12-26 09:58:22

이 책의 묘미는 게임이론을 적용해서 여러 현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것에 있지요.

새끼를 몇 마리까지 낳을 것인가?  

암컷이 누구에게는 주고 누구에게는 안 주는가? ㅋㅋ

이 책이 나온 다음에 옥스포드 사전에서 selfish의 뜻이 추가되었다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Incidentally, the latest edition of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lists a new meaning of ‘selfish’ as ‘Of a gene or genetic material: tending to be perpetuated or to spread although of no effect on the phenotype.’ 

WR
2021-12-26 10:10:21

정의란 무엇인가 따위는 개나 줘버려 같은 비정한 질문에 답을 하죠. 아마도 이 책 이후 어떤 설정(이기적 유전자 같은)을 제목이나 주제로 내세우고 그 주제에 다른 사람들의 책을 인용하며 꿰맞추는 식의 편집본 책들이 유행하게 된 시조새 책 같은데요. 그런 류의 책들이 모두 탁월한 것은 아니고 상업성에 영합한 부분이 많아 선택에 유의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도킨스가 이런 식의 저술분야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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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6 10:03:08

저도 사놓고 책장에 모셔만 놓았을뿐 아직 열지도 못한 책입니다
'만들어진 신'에 대한 과도한 종교적 비난 때문에 한국의 일부 계층에게 도킨스의 저작들은 모조리 신의 섭리에 도전하는 발칙한 것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만.. 아직 정식으로는 한 권도 읽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요일저녁 주말드라마 마지막 장면 보면서 다음 토요일을 기다리게되는.. 그런 마음입니다
'이기적'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마음에 걸리더군요 너무 작위적이지않나? 너무 단순하지않나? 하면서도 맑스가 인류의 역사의 그 복잡한 흐름 속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잡아내었듯(물론 지금 돌아보면 새롭긴 해도 세상은 이미 더 더 복잡해서 그의 이론은 그냥 고전 중 하나가 되어버린듯 한 느낌이듯) 도킨스의 '이기적'이란 표현도 어쩌면 지금시대 누구도 감히 한개의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주저할때 과감히 표현해 낸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읽지도않고 썰을 너무 길게 쓴거 같아 황망히 마무리하고 물러갑니다~

WR
Updated at 2021-12-26 10:14:06

제목에 낚이신 겁니다. 제 생각에 도킨스의 힘은 서술에 있습니다. 문장 내 커브, 급커브, 벼랑, 완만한 경사, 고속도로 등 주행하는 맛이 좋습니다. 스스로 느껴보세요. 도킨스가 스릴러를 쓴다면 엄청날 것 같습니다만, 제 욕심이죠. ㅎㅎ

Updated at 2021-12-26 10:30:04

selfish라는 말이 워낙 눈길을 끌어서 저자의 뜻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서문에서도 밝히지만 방점은 selfish보다 gene에 찍혀야 합니다.

누구나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당연한데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가가 논점입니다.

종족(species)나 개체(individual)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에 대해 그게 아니라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주체, 단위는 유전자(gene)라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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