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때론 네거티브 감상도 있을 수 있죠.
https://www.goodreads.com/book/show/61535.The_Selfish_Gene?ac=1&from_search=true&qid=CjvEYvO04B&rank=1
도킨스의 The Selfish Gene(이기적 유전자)를 알릴레오북스 방송을 계기로 미리 시작해서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1976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2021년 말에 읽고 있다는 것에 약간의 자괴감이 들면서도 영문으로 읽으면서 도킨스와 직접 대화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45년 전의 육성이 이제 도착했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이런 책을 이제야 알게되다니 책도 책을 읽는 시기도 연이 있어야 하나봅니다.
만들어진 신이나 이기적 유전자 같은 제목은 숱하게 봤었지만 논픽션류의 독서에는 눈뜨지 않았어서 총균쇠를 읽은 지 10년도 안됐고 종교적 논쟁에 휘말려 있는 책으로 오해마저 했었던지라 아예 관심 밖이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야 읽어서 알게된 흡입력 막강한 도킨스의 화술을 조금이라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이기적 유전자 이야기를 상대방이 언급하는데 책을 읽지 않았고 모르는 채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는 느낌이었어도 그 책을 찾아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관심 밖의 책이 맞고 당시 수준으로는 제 독해, 이해 능력도 아마 부족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시리 화제를 꺼낸 상대방의 지식인양함이 못마땅한 듯 마음에 걸렸던 것이 제 부족의 소치였던 것인데요, 백번 양보해서 취향의 차이라 한들 모르면 모른다 했어야 했습니다.
and the process was cumulative and progressive.
이 문장이 반복해서 나오더군요. 장구한 세월의 서사를 몇 번의 반복으로 독자에게 대하소설 같은 감동을 아주 건조하게 툭 던져준 문장이라고 느꼈습니다.
You could pack only a few hundred transistors into a skull.
많이 봤던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뉴런과 트랜지스터를 두개골 안에 집어넣는다는 가정도 매우 드라마틱했습니다. 지금의 반도체 기술이라 해도 아직 뉴런의 집적도하고는 비교가 안되겠죠?
Plants have no need of the neurone. 움직일 필요가 없는 식물은 뉴런이 필요없다고 나오는데요. 제가 몰라서 그러는데 정말 식물은 아무 것도 느끼지 않을까요? 감정이 없을까요?
하여튼 유전자 관점에서 식물과 동물의 차이 뉴런의 출현과 동작의 메카니즘의 설명 또한 제가 이전에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저 혼자의 생각으로 왜 동물이 움직이는지 궁금해질 수가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도킨스의 사고는 과학적 분석이면서 지고한 명상의 산물 같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입니다. 도킨스의 책으로 이기적 유전자를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알릴레오북스를 시청하는 것보다는 책을 천천히 보시면서 음미하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요,
이번 알릴레오북스는 우리나라 유일의 진화심리학 교수가 초대손님으로 나왔고 자칭 우리나라에서 도킨스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이번 두 편에 걸쳐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다룬 알릴레오북스는 효용과 재미면에서 정말 이율배반적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있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고통스럽게 시청을 해야하다니 자문하는 한편 유시민과 조수진 두 분은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며 겨우 시청을 마쳤습니다.
책도 쓰시고 강의도 하시는 분인데 북토크는 아무래도 교수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질문을 하면 질문을 그대로 술어로 삼는 중언부언의 설명이라니 그것도 1, 2부 거의 다 한결같이 그랬습니다. 나중에는 유시민 작가가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려 하다가 다시 요점을 추려 유도질문을 해도 답답 답을 되풀이했습니다. 혹 계실지 모를 디피 내 교수님 팬들께는 그저 개인 취향일 뿐이니 용서를 바랍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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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ts have no need of the neurone. 움직일 필요가 없는 식물은 뉴런이 필요없다...
이 내용은 과거에 학부시절 체육관련 학자의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는 전제네요.
강연내용이 "인간은 움직인다 고로 생각한다" 원시생물이 동작(움직임)을 시도하면서부터 고도로 신경이 발달되어서 진화가 촉진되었다. 동작없이는 고도의 지성체로의 진화도 없었을거라는... 대강 이러한 내용이었는데, 당시 저의 생각과 반대되는 내용이어서 오래되었지만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