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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일본의 고인물 문화의 정점, 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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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1-21 19:16:55

일본의 요즘 문화적 사회적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 정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정도의 체급으로 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인 피크를 찍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성공 지표에 기댄 관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바로 버블경제 시절이죠.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은 사실 섬나라의 특성을 살려 아시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외국 문화에 대해 수용적이고 발전적인 양태를 보여온 나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일본의 정체는 100년 안 단위로 보면 일본이 당연히 겪어야 하는 하락의 지표이지만, 100년 이상의 단위로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고, 우리나라 또한 그러한 발전의 차원과 한계를 생각해 보면 여러 모로 숙고해야 할 바가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일본의 특징은 섬나라 특유의 갈라파고스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의 지표라고 할 만한 걸로 쇼기를 들 수 있습니다. 쇼기는 한자로 장기입니다. 즉 일본 장기입니다.

 

 

 

 

그러나 쇼기는 일본 내에서만 통용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나 접하는 물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나마 <월하의 기사>나 <3월의 라이온>이 유명하죠. 즉 일본 외에서 즐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쇼기는 장기긴 하지만 다른 나라의 장기류와는 다른 게임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장기는 룰이 다르긴 해도 얼추 체스나 중국 장기인 샹치와 통용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도의 차투랑가라는 보드게임을 기원으로 해서 만들어진 게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쇼기는 차투랑가를 기본으로 하지만 자신만의 매우 독특한 룰들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체스는 막룩(태국 장기)과 모양이 흡사하고 샹치와 한국 장기는 말이 같지만 쇼기는 그 모든 차투랑가류 게임들과 디자인부터가 확연히 다릅니다. 그리고 다른 장기류 게임에 비해 잔룰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쇼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내가 먹은 상대방 말을 내 말로 사용할 수 있고, 또 그 말을 사용해서 판에 놓을 때 비어있는 칸 아무데나(정확히 따지면 여기에도 예외규칙-놓을 수 없는 칸에 대한 잔룰이 있습니다) 놓아서 전술 요소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다른 장기류 게임들이 판에 있는 말과 말의 유기적인 흐름에 무게를 두고 게임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는 요소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쇼기를 두는 사람은 장기판 전체에서 유기적인 흐름이 만들어질 부분을 다른 장기류보다 더 검토해야 하는(어디에 내 말이 적이 되어 치고 들어올지 모르니) 정신 노가다적 면모가 있는 겁니다.

 

이러한 쇼기에는 가히 외국에서 수입됐지만 일본에서 컨버전되어 고유성을 갖게 된 확연한 갈라파고스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 특성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거의 접하지 못하지만, 쇼기는 한때 일본의 국기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기에 여러모로 일본의 독자성, 혹은 매스한 성격을 들여다 보는 하나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인기는 일본의 버블경제 흥망성쇠 시기와 정확히 일치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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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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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1-21 19:30:03

용과같이 게임에서 마직도 어느정도 룰을 익혀서 재미있게 즐겼는데....
쇼기만은 정말 어플 도움 안받으면 깰수가 없었죠.
(월하의 기사..는 룰은 잘 모르지만 분위기에 취해서 재미나게 읽었음)

얘네들은 한번씩 문화적으로 큰 거 한방이 터지면 사회적 현상으로 이슈가 되는게 강해서..

점프에 캡틴츠바사 연재 시절에 초등학교 축구부원이 10배늘었다던가...
고스트 바둑왕보고 엄마손 잡고 기원에 바둑배우러 오는 꼬꼬마들이 미친듯이 폭증했다던가...

과거의 전력을 봤을 때 일본에서도 하는 사람만 하는 쇼기지만 한차례 부흥의 타임이 올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현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용왕이 하는일이라고 쇼기를 소재로 한 라이트노벨 1-2위 찍는 작품이 있어서 쇼기도 조금 반짝하는것 같기도 하는데
라노벨이 좀 씹덕문화라 한계가 있어서....

다만 부흥이 와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놀지 세계화되기는 힘들 것 같아요

2022-01-21 19:31:43

 일본 문화는 독자적인 면이 많은 거 같아요 

2022-01-21 19:34:22

"시온의 왕"이라는 일본장기를 다룬 만화&애니도 재밌습니다.

독특하게 서스펜스?가 가미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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