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 버지니아 울프 독서법

 
5
  1827
Updated at 2024-01-29 06:59:53

 

영문판과 사진의 번역책과는 첫 챕터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만 동일해 보입니다. 2년 전에 읽었던 책(영문판)인데 기억이 나지 않아 이 챕터만 다시 읽었습니다. 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느낌이 다릅니다. 당시엔 읽었던 감회도 별로 없었어서 평점도 박하게 매겼었습니다. 2머선12go

 

다시 읽어보니 선명하게 느껴지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이, 내용과 제 경험이 일치하는 바 있어 심히 부끄러워집니다. Ebook으로 18페이지의 길지도 않은 내용이라 서점에서 잠시 펼쳐 읽어도 될 분량이나 울프가 알려주는 독자, 작가, 비평가로서의 깊은 통찰 속에 나온 말이니 읽고 받아들이기에 따라 평생의 양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How Should One Read A Book?은 무려 1932년에 쓰였음에도 버지니아 울프 개인의 독서 체험을 통해  소설, 시, 전기를 읽는 방법(동시에 이유)을 직유와 은유를 번갈아가며 썼는데 인간적인 공감과 더불어 그 가르침에 고마워하며 반갑게 느껴집니다.

 

작가의 글을 받아쓰려 하지말고 그의 입장이 되어보라, 혹은 동료나 조력자가 되어도 좋다는 말이나 만일 수동적인 자세로 비평을 앞세운다면 읽으면서 얻을 가치를 접할 기회로부터 스스로를 배제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소설가를 이해하려면 읽기보다는 써보는 것이 말의 위험성과 어려움을 스스로의 실험을 통해 경험하면서 소설가가 표현하려는 진의와 그 어려움과 예술적 경지를 이해하게 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또 시에 대해서는 Wait for the dust of reading to settle, for the conflict and the questioning to die down; walk, talk, pull the dead petals from a rose, or  fall asleep. 이라고 표현해서 적어도 이 문장을 이해해야 시를 읽을 자격(능력, 흥미)이 있지~라는 울프의 진지한 장난끼도 엿보입니다

 

어렵거나 지루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나 방법에 대해서도 제가 공감하는 표현으로 썼습니다. 이 부분은 여기에 적지 않겠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기에^^

 

https://www.goodreads.com/book/show/29923374-on-reading-writing-and-living-with-books?ac=1&from_search=true&qid=gdzKG71wv3&rank=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398232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5
Comments
2022-04-20 03:52:25

 다른 건 모르겠고, 제 기준으로 좋은 책이란 술술 읽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도 마찬가지고요.

 

재밌는 점은 어떤 책, 혹은 영화는 나잇대가 달라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더라구요. 더 재밌는 것은 독자나 감상자의 상태에 따라서 완벽히 감상이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저 역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영화가 사토라레 극장판인데 그때 외할머니 상 중이었는데 직장 동료가 함께 영화 보자고 데려가서 무슨 내용인지도 하나도 모른채 봤었습니다. 갑자기 울음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정말 엉엉 울었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읽어봐야겠네요.

WR
2022-04-20 04:32:50

사토라레, 기억에 오래 남는 좋은 드라마였어요.^^

1
2022-04-20 04:45:53

대부분은 드라마를 많이 기억하시더라구요. 다만 전 처음 접한게 저 영화인데다가 그 충격이 너무 커서 드라마까지는 도저히 볼 자신이 없더라구요. 드라마가 좋으셨다면 영화 한 번 봐보세요. 제 생애 제일 슬픈 영화입니다.

2022-05-11 09:08:46

과거에 읽었던 어떤 의미가 불현듯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죠.

아, 이래서 옛말 틀리지 않구나 하는 순간들도 그렇고.

그 표현이 이걸 말 하는 거였구나 하는 순간들도.

전자렌지에 넣었던 옥수수 알갱이가 팍! 하고 팝콘이 되는 것 같죠.

여전히 팝콘이 되지 못 한 알갱이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WR
1
2022-05-11 09:38:36

독서는 유희였고 감상은 하기 싫은 숙제였으며 작가는 재미유무로 분류했던 시절이 꽤 길었죠.

하다 못해 그 단어들도 남지 않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 같은 타국 생활 속에,

늦게나마 읽는 책의 의미가 제대로라면 그냥 지금으로 자족합니다.

작가를 읽고 내 말로 대꾸하면 작가는 댓글을 달지 않더군요. 그래서 디피에 쓰는거죠^^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