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음악]  칸타빌레의 지휘자 알론드라 델 라 파라.

 
6
  1650
Updated at 2022-05-18 00:41:49

 

 

   제가 선호하는 지휘자들의 계보는 대략 세 부류입니다. 게오르그 솔티나 조지 셀, 안탈 도허티, 언더 게자 등의 헝가리 출신 지휘자들. 이들은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나 음악 감독을 역임하고 그 오케스트라를 유럽에 뒤지지 않는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키워내거나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독일 표준 레퍼토리 이외의 다른 음악들로 서구 전통 음악계를 풍성하게 만든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특징을 몇 가지 꼽으라면, 칼 같이 정확한 박자, 명료한 구조 해석, 그리고 엄청난 연습과 리허설을 통해 아주 능숙한 연주를 선보인다는 겁니다. 또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주요 독일 레퍼토리는 물론이고, 헝가리 폴란드 등이 포함된 확장된 중부 유럽 레퍼토리, 러시아 낭만주의, 20세기 이후의 현대 음악에 두루두루 능숙하다는 겁니다.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저는 평균적으로 헝가리 지휘자들이 가장 지적인 능력과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 보입니다.  수학이나 음악, 문학에서 헝가리 출신들의 독특함과 깊이는 모두 세계 최고 수분입니다. 

 

 두 번 째로 선호하는 지휘자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의 유서 깊은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직을 역임한 인물들입니다. 주로 독일인들이고 오페라와 교향악에 두루 능하며, 전문 교향악단 뿐 아니라 오페라의 반주를 겸하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들어 온 사람들입니다. 카를 뵘, 오이겐 요훔, 쿠르트 마주어, 볼프강 자발리쉬 같은 이들입니다. 이들은 특히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브루크너로 이어지는 정통 독일 레퍼토리에 강합니다. 저는 특히 브루크너 연주에 일가견이 있는 지휘자들을 좋아합니다. 

 

 세 번 째는 토스카니니,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주세페 시노폴리,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샤이 같은 이탈리아 계통의 지휘자들입니다. 이들은 이탈리아인 기질 답게 즉물적이고 명확하면서도 지중해처럼 넘실대는 밝은 리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바도와 샤이, 시노폴리는 위에서 말한 카펠마이스터 전통에 속하기도 하며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거나 주요 곡을 녹음했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 세 번째 그룹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는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입니다. 그는 이력이 특이합니다. 드물게 비올라 주자로 시작해 지휘자가 되었으며(주로 피아노나 바이올린, 타악기 주자가 지휘를 선택합니다. 바이올린 주자는 악단의 수석을 맡는 경우가 많고, 피아노나 타악기 주자는 음악의 전체를 볼 줄 아는 안목과 지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템포와 리듬을 조절하는 능력을 어렸을 때 부터 함양하기 때문입니다.), 토스카니니, 카라얀, 솔티 등의 이 분야 끝판 대장들에게 후계자가 되어 줄 것을 종용받았으나 항상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하고 주로 객원 지휘를 하거나 규모가 작은 악단의 상임으로 머물면서 만족하고, 그것도 기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또 각 작곡가의 대표적인 명곡 보다는 남들이 덜 주목하는 악보를 보고 거기서 최상의 것을 뽑아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던 사람이지요. 줄리니는 또 브루노 발터의 칸타빌레(노래하듯이)의 전통을 이어받은 지휘자이기도 했습니다. 브루노 발터가 말하길, 곡은 억지로, 숙달되게 연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미켈란젤로가 그랬듯이, 뛰어난 해석의 감각을 지닌 연주자가 곡 고유의 결을 발견하고 그 결이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것 처럼 음악을 조형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평자들이 브루크너의 2번은 구성력에 있어서 산만하고 늘어지는 느낌이 있다고 했지만 줄리니는 이 곡을 빈 심포니(빈 필하모니닉이 아니라!)와 함께 녹음해 필청음반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칸타빌레의 정신을 살려 생동감을 불어넣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음악은 깊이와 진지함, 노련함도 모두 갖췄지만 무엇보다 우아함이 가장 귀에 들어옵니다. 

 

 

교향악 지휘에 있어서 '칸타빌레'의 전통을 확립한 브루노 발터와 카를로스 마리아 줄리니 

 

 

 이렇게 또 원래 이야기하려던 주제에서 한참 벗어나 줄리니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게 되었지만 사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우연하게 칸타빌레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리는 느김을 주는 지휘자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동시대의 지휘자들을 잘 모릅니다. 이제 유럽의 주요 악단의 음악감독이나 상임들의 나이가 40대로 낮아졌고, 이들은 대부분 70년대 생입니다. 안드리스 넬손스(보스턴, 게반트 하우스), 키릴 페트렌코(베를린 필), 테로도르 쿠렌치스(슈트가르트) 등등 유명한 지휘자들의 작업을 전혀 들어보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 언급한 지휘자들을 들을 때 처럼 한 지휘자에게 집중해서 음악을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음악을 듣다가 깜짝짬짝 놀라는 일이 매우 잦습니다. 아마도 제가 안목이 높지 못해서 그럴 겁니다.  예전 음악만 들어서 발전을 거듭한 테크닉 수준에 대한 감각이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부끄럽게도 여성 지휘자들에 대해서는 더 모릅니다. 성시연의 지휘 녹음이나 실황도 들어보지 못했고, 장한나의 작업들도 그렇습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주로 피아노 독주곡들을 듣고 교향곡에는 늦게 취미를 붙인 까닭입니다. (몇 년 전에 시몬 영이라는 뛰어난 지휘자의 브람스와 브루크너  녹음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녹음의 질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최고의 연주라고 느낀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유튜브의 추천을 충실하게 보다가 정말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스타일로, 드디어 곡과 악단에게 노래하도록 만드는 지휘자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멕시코의 1980년 생 지휘자 알론드라 델 라 파라입니다. 

 

 

처음에는 시각적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거기에 사로 잡혀 너무 좋게만 들어주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었는데, 영상을 보지 않고 음악만 들어도 분명히 음악은 노래하듯 특유의 결을 거스르지 않고 흘러나왔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카라얀이나 조지 셀, 솔티처럼, 악단을 '조련'시키는 지휘자에게서는 기대하기 힘든 덕목이죠. (이들은 노래를 한다기 보다는 프로 선수들이 농구나 축구를 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공을 다루는 것처럼 곡을 다룹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지휘자의 의중을 읽고 구현합니다. 반면 '칸타빌레'로 연주하는 악단은 서로 눈짓을 주고 받으며 만면에 웃음을 띄고 대화합니다. 지휘자는 볼륨 댄스를 하듯 우아하게 춤추며 곡을 이끌죠. 음악이 칸타빌레의 경지까지 갔는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KBS상임이었던 요엘 레비의 마지막 공연에서 그가 춤을 추었던 기억은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파라는 발매된 음반도 아직 두 장 밖에 없고, 둘다 독일 레퍼토리가 아니라 전혀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차이코프스키를 처음 접하면서 계속 더, 결국 끝까지 듣게 만드는 힘에 이끌려, 곡을 다 듣고, 그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봤습니다.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아마도 라틴 아메리카 혈통인듯 한데,  어머니 아버지가 전부 문인, 편집자, 사회학 전공자, 등의 경력이 있는 지적인 분위기에서 자랐고, 할머니와 남동생도 작가이며, 이모는 배우라고 하더군요. 예술적이고 학구적인 전통이 있는 집안에서 자랐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파라의 가족들은 멕시코로 이주하는데 파라는 거기서 피아노로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하고 커가면서 지휘자를 꿈꿨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지휘자를 꿈꿨을 때는 세상의 모든 지휘자가 늙은 독일인인줄 알았기 때문에, 자기가 어떻게 지휘자가 될 수 있을지 막막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맨하튼 음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모교에서 객원지휘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해  호주 퀸즐랜드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해  호주 최초의 주요 악단 여성 음악감독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모국 멕시코의 전통음악이나 프랑스, 미국,  라틴, 슬라브 등 비독일 레퍼토리에 강점이 있지만 베토벤 교향곡 3번의 연주도 정말 이색적이고 흥겹습니다. 이런 베토벤도 가끔 듣고 싶어요. 그러나 역시 그가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곡들은 흥겹고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들인 듯 합니다. 

 

유튜브에 큰즐랜드 교향악단 고별 공연 영상이 올라오는 것으로 봐서 2019년 까지 재임한 듯 한데, 그 이후의 경력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파라의 지휘 중 인상 깊었던 몇 곡과 그의 생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링크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찬찬히 이것저것 찾아서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주하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밝고 가벼운 곡 부터 시작해 진지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풍기는 곡으로 링크했으니 순서대로 들으시다가 나중에 이름을 기억해 놓으셨다가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첫 곡은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ESPN중계 테마 곡부터 시작합니다. 마지막 영상은 52분짜리 다큐입니다. 다른 건 나중에 보시더라도 첫 번째 두번째 곡은 꼭 보세요. 곡들도 5~10분 내외로 짧고 얼마나 생동감 넘치게 지휘하며 음을 만들어내는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음악의 기쁨을 말 그대로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https://youtu.be/4a9q_ofqisE

 

 

https://youtu.be/A7GlxiiB3HE

 

 

https://youtu.be/NbgAHpD4W_8

 

 

https://youtu.be/cmNEvSFWftc 

 

https://youtu.be/KfdwgXSdcMw

 

https://youtu.be/rl5ALR5QESY 

 

 

 

https://youtu.be/XWQree1vqBA 

40
Comments
3
2022-05-17 22:58:31

 와 멋있네요. 물론 지휘도 잘하시지만 외모가 제 취향이십... 

WR
2022-05-17 23:00:59

이미 결혼 두 번에 애도 둘!

2022-05-17 23:04:29

아, 물론 그렇겠죠.... 

 

그냥 지휘자이야기라고 해서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외모에 눈이 번쩍 뜨였을 뿐 입니다... 

요즘 운명 연주를 여러 지휘자와 비교하며 듣거든요. 

WR
2022-05-17 23:07:09

오호! 흥미로운데요. 어떤 지휘자들이 특히 마음에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안들어보셨으면 조르디 사발 버전 한 번 들어보세요. 

 

https://youtu.be/aArjVaMpWqg

2022-05-17 23:10:04

https://youtu.be/j0aMraL51Mo?t=355

 

오 조르디 사발도 좋네요.

영상 재생하면 바로 그 부분부터 나올텐데 저 부분을 정말 처절하고 장엄하게 뽑아내는 지휘자가 어떤 사람이 있나 (쓸데없는)연구중입니다. 

WR
2022-05-17 23:16:28

처절과 장엄 둘 다는 모르겠고, 장엄은 제가 위에서 말한 두 번째 분류에서 찾아보시면 좋을 듯 싶고, 처절은 쿠렌치스나 카라얀처럼 쇼맨쉽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통적인 연주를 지향하는 지휘자들은 감정적으로 너무 강조하는 건 피하더라고요. 

2022-05-17 23:22:22

카라얀반은 감정적으로 강조되는 연주는 일부러 덤덤하게 처리하더군요

레퀴엠이 카라얀보다 칼 뵘이 더 장엄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것 같아요. 

WR
2022-05-17 23:26:49

그렇군요. 하긴 카라얀 연주는 대체로 매끄럽다는 느낌이지 쥐어짠다는 느낌은 별로 없죠.

WR
2022-05-17 23:30:58

생각해보니 브루크너를 들을 때, 처절한 감정을 가장 잘 살렸던 지휘자가 의외로 둘째 그룹에 속하는 귄터 반트였던것 같아요. 생각난 김에 반트 5번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 

1
2022-05-18 00:31:08

귄터 반트...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양반이라는 뒷 이야기가 있더군요.

레코딩도 잘 안하고 돈 내고 내가 지휘하는 연주회에 와서 들어라~ 하는 자존심...

브루크너 연주의 제 마음속 원픽은 요훔이지만, 반트의 연주는 누군가에게 권해도 괜찮을 만한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WR
2022-05-18 00:34:07

오 그러세요?ㅋㅋ 저도 요훔 두 버전을 닳도록 들었습니다. 요훔이 최고라는 점에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반트의 8번 연주들은 꽤 좋아요. 그리고 반트 말고도 실력있는 개차반 지휘자는 너무 많....첼리비다케도 반트랑 비슷했잖아요.ㅋㅋ

2022-05-18 00:37:45

승질머리로는 첼리비다케 영감님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지금껏 들어봤던 브루크너의 연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타치치 라는 지휘자의 연주였어요... 음... 뭐랄까... 딱 꼬집어 표현하기가 어렵더군요.

WR
2022-05-18 00:38:58

아하 마타치치 좋아하시는군요. 아주 남성적인 지휘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브루크너 관련해서는 예전에 좋은 사이트 소개해주신 은혜를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2022-05-18 01:02:32

브루크너 사이트 저도 못가본지 꽤 되었네요.

거기서 가장 소중한 자료들은 바로 정식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은, 어쩌면 무명의 연주단체나 지휘지들, 어쩌면 아마츄어들일지도 모르는, 그런 현장감 넘치는 녹음들이더군요.

2022-05-18 08:07:32

https://www.youtube.com/watch?v=de7QndXj5is

 

정말 이 분은 교과서 같이 좋군요^^! 

2022-05-18 00:34:40

조르디 사발이 이런 스탠다드한? 곡도 연주를 하였군요~

제가 알고있던 그의 연주 레파토리를 보건데 음색에 귀를 기울여 들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WR
2022-05-18 00:37:58

베토벤 시대 연주로는 탑이라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보니 국내 유명 음악인들도 에로이카 원픽으로 사발의 연주를 꼽더군요. 물론 저는 그런 평을 접하기 전부터 사발의 연주를 즐겨들었습니다. 베토벤 연주들은 사발이나 가디너 아르농쿠르로 즐겨듣습니다. 물론 묵직한 정통파 연주들을 더 좋아합니다. 

2022-05-18 00:49:41

조르디 사발의 연주를 처음 알게 된 것이 '여리고 성의 팡파레' 라는 곡이에요. KBS 1FM에서 '예루살렘'과 관련된 곡들 기획했었던거 같은데 그때 처음 듣고나서 마음 속에 뭔가의 울림이 일더군요.

그 이후 찾아본 곡들이 주로 중근동 지역과 관련된 음악들이어서 '정통 클래식'을 연주한 것이 매우 낯설게 느껴지네요~

2022-05-18 07:17:40
 클래식에 대한 조예도 대단하시군요!! 
Updated at 2022-05-18 07:41:29

브루크너의 교향곡만 심하게 편식을 해 오는 가운데 어느날 사발의 연주가 귀에 쏙 꽂히더군요

1
2022-05-17 23:10:22

지휘나 음악보다 외모가 눈에 들어옵니다. ^^;;

WR
1
2022-05-17 23:12:11

그래서 가끔 화보도 찍는 모양인데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 외모로 소비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생긴 외모는 어던 분야에서나 플러스 요인이긴 하죠. 카라얀이 키만 10센티 더 컸어도....ㅋ

2
Updated at 2022-05-18 00:01:46

푸르트벵글러는 별로 마음에 안드시나봅니다?^^

줄리니의 특징을 제대로 잡으셨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줄리니는 오페라쪽을 좋아합니다. 줄리니가 지휘한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도 좋고, 칼라스와 공연 실황인 <라 트라비아타>도 그 열악한 녹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지휘를 들려주죠.

WR
1
2022-05-17 23:59:15

푸르트벵글러를 어떻게 안 좋아하겠습니까. 너무 레전드라서 뺀거죠. ㅎㅎ 

그리고 아직 푸벵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려면 제가 너무 모자란다고 느껴져서 자주 듣진 않습니다. 솔직히 해석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나중에 듣기도 구력이 좀 쌓이면 이해가 되겠죠. 

2022-05-18 10:06:22

말씀하신 대로 칼라스와의 실황 <라 트라비아타> 파란 음반은 저도 레전드 오브 레전드라 생각합니다. 칼라스 다큐멘터리에서 이렇게 기억하는데요, 마지막 막에서 관객들을 울리기는 쉽지만 2막에서 울게 하는 건 칼라스가 유일하다고요^^ 

1
Updated at 2022-05-18 10:53:53

말씀하신대로 2막에서 알프레도에게 우는 모습을 감추고 억지로 웃으며 떠나는 비올레타를 연기하는 칼라스의 노래는 심금을 찢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음반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왜 당시 무대감독이었던 비스콘티가 이 공연을 영상으로 만들지 않았을까이고, 두번째는 좀 제대로 녹음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칼라스의 목소리 외에 주변의 목소리들은 뭉개져서 들리는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2022-05-18 11:01:24

저도 그렇네요, 좀 제대로 녹음을 했더라면ㅠㅠ 하지만 푸벵님께서 스테레오 녹음을 남기지 못하셔서 후대의 다른 녹음들이 살아남은 것처럼 칼라스의 파란 라 트라비아타의 녹음이 좋지 못해서, 그리고 영상물이 없어서 네트렙코나 게오르규의 라 트라비아타가 살아남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ㅎㅎ  

1
Updated at 2022-05-18 00:07:23

줄리니를 좋아하는 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입니다. 전혀 고민없이 No.1 입니다. 소개하신 지휘자도 관심들 가지고 보겠습니다.

WR
2022-05-18 00:12:18

줄리니의 음악 뿐 아니라 인격과 스타일도 정말 맘에 듭니다. 사실 시카고 시절 솔티와 줄리니는 서로를 보완하는 완벽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1
2022-05-18 00:11:49

 항상 다방면한 지식에 감탄합니다. 저의 구독자 분 한분이십니다.^^

WR
2022-05-18 00:12:56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 다방면으로 관심만 많고 얕게 압니다.ㅎㅎㅎ

1
2022-05-18 00:27:02

로키드님처럼 저도 습작을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얕은 지식으로는 님처럼 그런 글들을 텍스트로 표현 하지 못합니다. 

1
2022-05-18 08:59:21

저는 선생님처럼 브루크너를 칸타빌레를 느끼고 우아한 지휘 이런 걸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비전공자에 간순 애호가라 누가 좋은 음반이다고하면 그런가보다하고 듣다가 보지도 못하면서 악보를 사서 들어보기도했습니다. 물론 총보가 아니고 악보마다 버전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되어서 낭패기도 했는데 여튼 유튜브를 알게된게 일이년 정도밖에 안되었고 하이파이로즈를 구입하면서 70년대 정경화 모습을 간편하게 티비로 재생되는걸 감탄하며서 봤는데 알고리즘이 알론드라 델 라 파라 위 유튜브로 이끌어서 듣게되었습니다. 여성 지휘자라니 그것도 미모의 지휘자 .....흑백에서 칼라로 넘어가는듯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두오라는 카페에도 잡담하듯 글 남겼었는데..전문가 애호가에게도 좋은 평을 받으니 기분이 흐뭇하네요 ^^

WR
2022-05-18 22:49:15

저도 초보 감상자일 뿐입니다.  다만 브루크너의 교향곡들은 정말 많이 듣긴 했네요. ㅎㅎ

1
2022-05-18 10:00:23

처음 보는 분이네요,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모도 출중하시네요^^ 성시연씨과 경기필이 연주하는 말러9번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여성 지휘자들도 잘 하시더군요, 마린 알솝과 시모네 영이 지휘했던 음반들은 전에 즐겨 들었었죠. 장한나도 지휘자로 안착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줄리니는 각자의 masculinity를 뽐내는(?) 지휘자 세계에서 훌륭한 인성으로도 잘 알려진 듯 합니다. 레브레히트의 거장신화를 읽고나서 '(브루투스 아니고 ㅎ) 브루노 발터 너마저'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발터의 리허설을 보면 '노래하듯이'라고 자주 말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발터의 '노래하듯이' 중에 브람스 교향곡 4번이 가장 좋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줄리니도 그렇고 발터도 그렇고 그들의 지휘나 남긴 녹음들을 들어보면 '포정의 소 각 뜨기'가 떠오르더군요! 

 

늘 좋은 글과 소개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WR
1
Updated at 2022-05-18 22:50:32

발터의 브루크너 4번도 좋습니다. 하스 판본이라 논란은 좀 있지만요. ㅎㅎ 줄리니가 9번 전문가라면 발터는 4번 전문가일지도?ㅋ

1
2022-05-18 11:12:59

데 라 파라의 지휘를 보니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남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럴까나요?^^ (물론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아버지는 독일인 에리히 클라이버이긴 합니다만)

 

언젠가 데 라 파라가 빈 필 신년음악회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WR
2022-05-18 22:51:48

파라의 빈 신년이라.... 엄청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왈츠 연주 끝내주게 할 것 같네요. ^^

1
2022-05-20 02:33:11

본문, 댓글이 감상포인트 금광맥이네요. 일단 스크랩하고 유튜브로 달려갑니다.

WR
1
2022-05-20 02:48:21

델 라 파라의 지휘로 이루어진 곡들도 다들 생동감 넘치고 좋지만 역시 클래식은 전통을 잘 알아야죠.ㅎㅎ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