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과 지역이야기(3) 서울 서초지역의 사라지는 건물들
서초 지역은 서울에서 늦게 도시화가 진행된 곳입니다만..나름 오래된 건물 두곳이 우리곁을 떠납니다.
오늘 지나가다보니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뒷편이자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건너편에 있는 팰리스 호텔이 대부분 철거되었네요. 철거예정소식은 진작에 들었지만 그동안 펜스가 쳐져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었는데요.
1982년에 개장한 팰리스 호텔은 당시만해도 강남권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이었다 합니다. 이후 서초강남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성장을 거듭하기도 했습니다. 쉐라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쉐라톤팰리스호텔로도 불렸지요. 저도 여기에서 지인의 자제분 결혼식이 있어 참석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영업손실이 급증했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채 작년 1월로 영업을 중단합니다. 부동산개발회사가 인수하였는데 고속터미널과 가까운 교통의 편리함과 서초구 한복판이라는 장소의 이점을 살려 고급주상복합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네요.
또하나의 사라지는 서초권 건물은 태평백화점입니다. 사실 행정구역상으로는 동작구 사당동이지만 고객들이 방배동쪽에서도 많이 왔기에 상권은 서초구에도 제법 있었던 백화점입니다.
태평백화점은 참 신기한 백화점이었습니다. 1992년에 문을 열었는데 사실상의 서울 유일의 지역백화점으로 끝까지 버틴 곳이죠. 한때 지역백화점이었던 여의도백화점이나 중계동의 건영옴니백화점은 얼마못가서 사실상 쇼핑센터로 변했으니 말이죠. 지방이야 대기업의 침투가 상대적으로 적고 토착자본이 있으니 대구백화점 같은 곳들이 남을수 있었지만 서울은 대기업의 힘이 강하기에 태평백화점의 생명력은 놀라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죠. 저 백화점이 망하지 않고 유지되는게 신기하다고요.
태평백화점은 절묘한 상권의 분할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습니다. 비교적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뉴코아 잠원점, 롯데나 신세계 영등포점 등과 적당히 떨어져 있어 독립된 상권의 혜택을 누렸고 서초동의 삼풍백화점마저 붕괴하면서 틈새시장을 얻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대상도 철저히 사당동과 방배동쪽으로 집중하였고 최상위 고가품보다는 중저가 상품위주로 승부를 봤죠. 백화점과 지하로 연결되는 4,7호선 환승역인 총신대입구(이수)역을 잘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백화점 매장과 주차장이 타 점포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한 한계가 노출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 아니다보니 카드 등 관련 마케팅이 부족하여 서서히 매출이 감소했고 이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순이익이 거의 0에 가까워지자 영업종료 및 주상복합으로의 전환을 결정합니다.
소비 패턴의 변화와 코로나는 서울의 건물과 도시구조를 어떻거 바꿀까요? 이미 강남권에는 르메르디앙 호텔(옛 리츠칼튼호텔)도 철거와 변신을 계획중입니다. 서울을 다니면서 이러한 사례들을 관찰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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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스 호텔은 한 두번 묵기도 했었는데.... 아쉽네요.
처음엔 잘 몰랐으나 깔끔하고 좋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