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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과 지역이야기(3) 서울 서초지역의 사라지는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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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22 23:58:34


서초 지역은 서울에서 늦게 도시화가 진행된 곳입니다만..나름 오래된 건물 두곳이 우리곁을 떠납니다.

오늘 지나가다보니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뒷편이자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건너편에 있는 팰리스 호텔이 대부분 철거되었네요. 철거예정소식은 진작에 들었지만 그동안 펜스가 쳐져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었는데요.

1982년에 개장한 팰리스 호텔은 당시만해도 강남권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이었다 합니다. 이후 서초강남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성장을 거듭하기도 했습니다. 쉐라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쉐라톤팰리스호텔로도 불렸지요. 저도 여기에서 지인의 자제분 결혼식이 있어 참석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영업손실이 급증했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채 작년 1월로 영업을 중단합니다. 부동산개발회사가 인수하였는데 고속터미널과 가까운 교통의 편리함과 서초구 한복판이라는 장소의 이점을 살려 고급주상복합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네요.

또하나의 사라지는 서초권 건물은 태평백화점입니다. 사실 행정구역상으로는 동작구 사당동이지만 고객들이 방배동쪽에서도 많이 왔기에 상권은 서초구에도 제법 있었던 백화점입니다.

태평백화점은 참 신기한 백화점이었습니다. 1992년에 문을 열었는데 사실상의 서울 유일의 지역백화점으로 끝까지 버틴 곳이죠. 한때 지역백화점이었던 여의도백화점이나 중계동의 건영옴니백화점은 얼마못가서 사실상 쇼핑센터로 변했으니 말이죠. 지방이야 대기업의 침투가 상대적으로 적고 토착자본이 있으니 대구백화점 같은 곳들이 남을수 있었지만 서울은 대기업의 힘이 강하기에 태평백화점의 생명력은 놀라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죠. 저 백화점이 망하지 않고 유지되는게 신기하다고요.

태평백화점은 절묘한 상권의 분할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습니다. 비교적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뉴코아 잠원점, 롯데나 신세계 영등포점 등과 적당히 떨어져 있어 독립된 상권의 혜택을 누렸고 서초동의 삼풍백화점마저 붕괴하면서 틈새시장을 얻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대상도 철저히 사당동과 방배동쪽으로 집중하였고 최상위 고가품보다는 중저가 상품위주로 승부를 봤죠. 백화점과 지하로 연결되는 4,7호선 환승역인 총신대입구(이수)역을 잘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백화점 매장과 주차장이 타 점포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한 한계가 노출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 아니다보니 카드 등 관련 마케팅이 부족하여 서서히 매출이 감소했고 이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순이익이 거의 0에 가까워지자 영업종료 및 주상복합으로의 전환을 결정합니다.

소비 패턴의 변화와 코로나는 서울의 건물과 도시구조를 어떻거 바꿀까요? 이미 강남권에는 르메르디앙 호텔(옛 리츠칼튼호텔)도 철거와 변신을 계획중입니다. 서울을 다니면서 이러한 사례들을 관찰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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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5-18 23:44:30

팰리스 호텔은 한 두번 묵기도 했었는데.... 아쉽네요.

처음엔 잘 몰랐으나 깔끔하고 좋던데요.

2022-05-18 23:46:33

주공2단지 첨 생길때 이사가서 근방에서 초중고 다녔던 곳이라 추억이 많은 동네인데 이젠 그 추억의 장소들이 많이 사라져 가는구요.

2022-05-18 23:48:00

읭? 태평이 망했나요?

친구가 아들이었는데

참 잘노는 놈입니다.

무지하게 

WR
Updated at 2022-05-18 23:56:20

오너가 오씨 집안이라죠..

2022-05-18 23:49:40

비슷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강남에 있는 프리마 호텔이라고 사우나도 자주 갔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영업종료 했다네요. 다만 사우나는 6월 부터 새로운 건물에서 영업한다고 하는데 이래저래 호텔쪽이 타격이 크긴 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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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00:16:56

프리마는 청담동 땅값 비싼 몫을 톡톡히 한게,

더 큰 5성급 디럭스 호텔 르메르디앙(리츠칼튼)이 3,500억원에 팔렸는데, 

프리마가 호텔 부지도 더 좁은데 매각가격은 4,000억 넘게 팔렸지요.

 

아마 바로 길건너 엘루이 호텔 (여기 아재분들은 그 이전 에메랄드 호텔로도 기억 줄리아나...ㅎㅎ)

헐고 PH 129인가 럭셔리 펜트하우스 분양으로 대박나니까 프리마도 팔린 거겠지요. 

프리마 사우나는 비회원들도 이용하기 편하고 주차도 편하고 해서 자주 가던 곳인데 아쉽죠.

2022-05-19 00:00:08

태어나서부터 30살까지 쭉 서초동 살다가 얼마전 사당동으로 이사왔습니다 ㅎㅎ 태평백화점 자주 가진 않았지만 랜드마크 같은 곳인데 없어진다고 할때 많이 아쉽더라고요. 폐업행사할때 마지막으로 어머니 지갑 사드렸는데 그래도 백화점이라 그런지 비싸더군요 ㅎㅎ
팰리스호텔은 고등학생때 센트럴시티에서 자주 놀았는데 걸어가는 길목에 있어서 참 익숙한 곳입니다. 없어진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친구가 신세계에서 운동화 산다고 같이 가자고 할때 저렇게 밑둥만 남기고 사라진 모습을 보고 많이 아쉬웠어요. 확실히 서초구는 옛모습이 빠르게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방배동도 재개발로 확 뒤엎어졌고, 구반포 상가들도 사라졌더라고요… 다 추억인데…

2022-05-19 00:08:43

사드배치 이전 한한령 이전에 서울시내에 호텔들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겼지요.

을지로 뒷골목에도 3성급 비즈니스 호텔들 들어설 정도로... 그땐 중국인들이 다 채워줬으니...

한한령 떨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호텔업계들 경영난 심해졌지요.

 

말씀하신 두 호텔 외에 서울시내 메이저호텔 중 하나였던 밀레니엄힐튼도 작년에 매각되어서

곧 헐리고 다시 개발된다고 합니다. 특급 5성급 호텔은 객실도 객실이지만, 연회/컨벤션쪽 시설도

크고 좋아야 하는데, 남산힐튼은 IMF 이후 대우에서 다른 곳으로 매각되면서 서비스 질이 떨어지기는

했어도, 나름 코엑스 등 대형 컨벤션이 생기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동시 1,000명 이상 디너를 

진행할 수 있는 컨벤션홀 보유한 유일한 호텔이었지요. (롯데, 신라 메인홀은 그보다 많이 작지요)

 

팔레스는 워낙 협소해서 리노베이션을 했어도... 거기다 바로 길건너에 메리엇 호텔 들어온 게 치명타죠.

이태원 크라운호텔도 매각되어 주상복합 올라간다 만다 했는데 ㅎ 거긴 윤 청사이전 리스크로 어찌될지...

WR
2022-05-19 07:09:36

말씀하신대로 서울에 호텔이 많이 늘었죠. 도심이나 부도심은 물론이고 제 직장 근처인 돈암동이나 신설동 일대에도 호텔들이 생겼으니까요.

호텔들이 서울의 주요 교통요지들의 경관과 풍경을 많이 바꿔놓았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또 서울의 풍경을 바꿀지도 궁금합니다.

이 와중에 선릉역 근처에는 조선팰리스 같은 대형호텔이 들어서면서 주변 경관을 또 바꿔놓더군요.

2022-05-19 07:57:37

조선팰리스는 그래도 원래 르네상스 호텔이 있던 자리죠. 아 삼부 ㅋㅋ

코로나 이전에 강남쪽에는 레지던스형 호텔도 많이 늘었고, 포포인츠나 코트야드 같은

4성급들도 많이 늘었구요. 

사실 서울 도시위상에 비하면 서울은 호텔이 좀 부족한 편이었죠. 그래서 확 폭발하던

와중에 코로나로 폭탄맞은 곳들도 많지만요.

WR
2022-05-19 08:31:18

ㅋㅋㅋㅋㅋ

근데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이 있을때와 경관이 완전 다르더라구요. 특히 야경이..

서울에 주상복합을 포함한 고층건물이 늘어나면서 야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더군요. 서울시가 발간한 사진첩을 보니 더 그런것 같습니다.

2022-05-19 08:10:31

와 redglove님은 정말 다방면으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볼때마다 놀랍습니다. ^^;

WR
2022-05-19 08:43:20

그렇죠?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2022-05-19 00:48:26

저기서 수영복 샀었는데 아 ~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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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19 07:47:04

태평은 노동청에 고발 당해서 망했으면 싶은 백화점이긴 했습니다. 

 

근로자나 알바들한테 너무 막했죠. 

근로자 한테 상품권 강매 시키는 것도 그럴수는 없는거지만 알바들 한테까지 떠보는건 어이가 없더군요. 

 

여기가 안망하고 버틴건 트렌드나 대형 백화점과 토착 백화점의 문제나 방배 사당권을 노린 마케팅이나 상권 분석이 아니라,

순전히 직원들 쥐어 짜기와 강매, 세금미납, 벌금 쌩까고 다른 사람한테 전가하기, 사고치고 모르쇠, 소매업체에 대한 갑질과 양아치질로 점철된 경영덕분이었습니다. 

태평 관련해서 제대로 파보면 국회의원 구청장 소방서장 까지 싹 다 불러 모을수 있을 겁니다.

 

노동법에 의한 조사나 비리로 인한 전수조사.

말도 안되는 화재방지나 사고 방지 미흡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아닌게 더 신기합니다. 

뭐 다른 유통사들도 직원 대우 문제 다 있지 않느냐 하실수도 있지만 이 곳은 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소방점검 미흡으로 벌금 받고 백화점 측에선 돈 안내고, 결국 장사해야 하니 점포 업주들이 돈내고.

오너 일가라고 거들먹 거리는 x끼들 아구창을 날려버리고 싶다고 하소연하던 매장 사장님이 생각나네요.

 

알바 포함 제가 일해본 곳 중 가장 어이없었던 곳인데, 시골 노가다도 이런식으론 사람 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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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07:41:42

지역백화점하니 예전에 자양동에 있었던 성동백화점 생각나네요. 아이들이 최신식(?)으로 지은 엘베를 타보려고 놀러가기도 했었지요. 전 거기서 재믹스 팩 구입이나 교환하러 자주갔고.. 라붐 OST 테잎도 산 기억이..

 

나중에 동네를 떠나고 나니 철거할때도 꽤 복잡한 문제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WR
2022-05-19 07:57:13

찾아보니 제가 와인사러 종종 가는 새마을구판장과 멀지않은 곳에 있었네요. 지금은 우리유황온천이라는 스파가 들어서있군요. 대략 구의역 삼거리에서 잠실대교 가는 방향.

붕괴위험이 있는데도 계속 영업을 강행했다는 보도도 있었군요.

2022-05-19 08:12:04

이태원의 비바 백화점도 있었죠

지금은 팔리고 제일기획 건물로 쓰이고 있지만...

WR
2022-05-19 08:29:12

아. 그 자리에도 백화점이 있었군요.

2022-05-19 09:49:51

몇년 한국을 들어가지 못했더니 많이 바뀌었네요.

결혼전에 장모님이 가장 신뢰하시는 언니 (아내의 이모님)에게 저를 한번 보라고 하셔서 만나뵌곳이 팰리스 호텔인데 철거가 되었고, 제가 사당동 살때 종종 들렸던곳이 태평 백화점인데 문을 닫나보네요. 두곳 모두 추억이 서린 곳이라서 그런지 왠지 아쉽네요.

WR
2022-05-19 10:00:00

그러시군요...제게 태평백화점은 백화점 자체보다도 그 주변의 술집이나 포장마차를 자주 갔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태평백화점에서 물건을 산 적은 없고 그앞의 떡볶이나 튀김 포장마차에서 많이 사먹었던 기억, 백화점 뒷골목의 술집들 많이 갔던 기억 등이 생생하네요. 취직했을때 이쪽에 사시던 선배, 동료분들이 여럿 계셔서..

장소와 공간이 지니는 주관적인 느낌과 의식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의 지리학계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여행과 관광도 그런 트렌드를 따라가는것 같구요.

2022-05-19 12:15:03

팰리스가 SK에 넘어갔다는거까지 알고 있었는데, 건물을 부수고 있길래 더 높은 호텔을 지으려나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었네요?? 안그래도 바로 대각선 맞은편에 메리어트가 있는데 굳이 쉐라톤이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까지 호텔을 높이나 했는데 주상복합이 들어오는거였군요.

2022-05-19 13:04:20

팰리스 호텔 문 닫기전 마지막으로 가족과 부페 먹은 기억이나네요.
가성비가 좋아 폐업한다고 하니 좀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펠리스 호텔이랑 SK는 상관이 없고 쉐라톤의 상표를 빌렸을 뿐입니다.
워커힐은 쉐라톤과 결별했고요.

WR
2022-05-19 13:39:05

말씀듣고 찾아보니 SK소유의 워커힐 호텔이 쉐라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유지하다가 2016년에 해지하면서 워키힐이라는 독자적 상호를 쓰기로 했군요. 팔레스 호텔은 그 쉐라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쉐라톤팔레스호텔이 된거였고..이걸 제가 SK그룹이 팔레스 호텔을 인수한것으로 착각했나봅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하고 내용은 수정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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