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의외로 정확하게 번역하기 힘든 영단어들...
저는 영문학자나 영어교육자, 언어학자가 아니지만 일단 영어권에서 오래 살아보니 영어와 관련해서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respect = 존경하다, 존중하다. 그러나 원어민들의 실제 용법에서 보면 훨씬 더 약한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존경"이나 "존중"같은 높임의 의미가 항상 따라오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인정하다"정도? 이 미묘한 차이를 분별하지 못한 번역서에서 나오는 오역이 꽤 있습니다.
moral = 도덕적인, 윤리적인. 그러나 실제 용법에서는 훨씬 더 모호한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만, 그게 뭐더라...(아직도 이 moral이란 단어의 용례를 마스터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건 알겠는데, 제가 쓰지는 못하겠더군요.)
theory = 이론. 그러나 영어권 사람들은 "의견"이나 "생각"이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한국어에서 "이론"이란 건 뭔가 거창하고 수준이 높으며 뭔가 학자들만 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있죠.
biology = 생물학. 그러나 다른 의미로도 쓰이는데..."몸"인데, 약간 집합적 의미의 "몸"이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culture = 문화. 한국어에서는 문화라고 하면 춤, 음악, 공연 등을 주로 의미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집단적 삶의 방식"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는 듯 합니다. 예컨데 cultural meaning을 "문화적 의미"라고 번역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립니다.
private = 사적인. 대체로 맞는 번역이지만 우리말의 "사"라는 것은 부정적 함의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데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다"가 있죠. 그래서 요즘 한국에서는 프라이빗, 프라이버시라고 그냥 영단어를 가져와서 외래어화 시켜서 많이 쓰는 듯 합니다.
*의견개진이나 비판, 다른 번역하기 힘든 영단어들에 대한 덧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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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도 그렇죠? 전설이라고 번역되니까 거창하고 대단한 가치있는 의미로 여겨지는데
Urban legend처럼 시시껄렁한 소문같은데도 쓰이는거..
그래서 소설 I am legend가 나는 전설이다 라고 번역된게 애매해진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