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자전거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달성 자축..^^
안녕하세요.^^
먼저 15년 만에 DP에 글을 올리게 되어 기분이 묘하네요.
20여 년 전 신혼집에 홈시어터를 꾸미기 위해 가입하여 현재까지 가장 애정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한 사이트지만 글 솜씨도 부족하고 모바일 기기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눈팅 만 줄곧 해왔습니다만 언제나 좋은 글 올려주신 회원님들에게 감사드리는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는 2년 전 어느 날 느닷없이 몸무게가 몇 백그람만 더하면 세자리 숫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현듯 다이어트를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걷기와 간헐적 단식을 하였으며 특별한 계기도 없이 금연도 같이 시작했습니다.
그간 워낙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아서인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몸무게가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일정도 였으며 금연도 참고 또 참아 하루에 하루를 더 해 갔습니다.
그렇게 현재까지 25Kg 감량과 금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에 1시간이상 걷는 게 어느 순간부터 너무 지루해서 다른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를 타볼까 하여 당근에서 32만원에 MTB 자전거를 구해 타봤는데 몇 십 년 만에 느껴보는 바람을 가르는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그렇게 자전거에 흥미를 가지고 이것저것 알아가다보니 국토종주라는것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인천 아라 서해갑문에서 부산 낙동강 하굿둑까지 633Km의 여정.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검색하면서 언젠가는 저 길을 달릴 수 있을꺼라는 상상을 하면서 지내오던 중 실천에 옮기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다이어트와 금연으로 생명보험사 건강체 기준을 통과하여 환급 받은 보험료로 중고거래 사이트에 잠복해 있다가 지금보다 상급의 자전거로 기변을 하고 제 업무상 휴가를 장기간 내기 어려워 2021년10월 종주 가능 여부 테스트를 위해 국토종주 하행 시작점인 인천 아라 서해갑문을 출발하여 여주보까지 라이딩하여 하루에 약 180Km 달리는 걸 기준으로 일정을 짜서 2021년10월 결혼 19년 만에 혼자만의 2박3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미지의 길로 떠난다는 두려움과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설렘을 안고 여주보를 시작으로 부산까지 무탈하게 국토종주에 성공합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하여 일정을 최대한 당겼으며, 혹시 모를 국토완주 그랜드슬램을 위해 충주댐과 안동댐도 인증하였습니다.
집으로 복귀하는 버스시간이 빠듯해 점 찍어두었던 돼지국밥집에는 들리지 못해 국밥 못 먹은 게 너무 아쉬워 평상시에는 먹지 않던 버스터미널 식당의 돼지국밥을 먹었는데 그게 지금까지 저의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국밥입니다.
남들이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40여 년 동안 소파와 일체형 인간이었던 저의 기준으로는 무언가를 이루어 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함이 밀려왔고 국토완주 도전을 계속이어 나갔습니다.
2021년 11월 당일치기 북한강 종주
2022년 2월 3박4일 일정으로 목포에서 배 타고 떠난 제주도, 영산강, 섬진강 종주
2022년 4월 경북 영덕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까지 2박3일간의 동해안 종주
2022년 5월 어제 1박2일 금강과 오천을 종주하여 국토 완주를 달성하였습니다.
흐드러지는 매화를 보지 못해 정말 아쉬웠지만 4대강 사업에 들지 않아 굽이굽이 돌아가는 물줄기가 아름다웠던 섬진강과 말을 더 할 필요가 없는 제주도가 가장 좋았습니다.
매일 회사와 집을 쳇바퀴 돌듯이 새로울 것 없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이루고 완성했다는 것에 마음이 벅차 재가 가장 좋아는 사이트에 자축의 의미로 글을 올려봅니다.
혹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상을 바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시다면 국토종주에 도전해보시기를 강추 드립니다.
천천히 가든 빠르게 가든 좋던 나쁘던 자전거만 있으면 본인의 체력과 일정에 맞춰 진행할 수 있고 도착하는 순간 느끼실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 간 어렵게 시간을 만들어 국토종주 수첩의 빈칸을 다 채워 기쁘지만 이제 다음 빈칸이 없어 마음 한구석이 조금 섭섭하네요.
빨리 다음 빈칸을 새롭게 만들어 다시 힘차게 달릴 그날까지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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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