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얕은 장사 ,,,

밑에 미장원 글을 읽고 잡생각이 나서 몇글자 두둘겨 봅니다
대략 10년전 일 입니다
아파트 단지 1,2층 상가에 10여개의 점포가 있는데 미장원이 4개 있습니다
1층에 2개 2층에 두개 있는데 , 2층 미용실 2개는 좁은복도에 서로 마주 보고 있어서 서있으면 앞집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희한한 형태입니다
작은 상가에 4개의 미용실이 있다 보니 경쟁이 심해서 커트 요금이 5천원 입니다
10년전 다른곳이 7-8천원 했으니 엄청 싼 요금 이지요
처음으로 찿아간곳은 아들과 같은 반 이라고 해서 , 우리집 온식구들이 이용 하는 곳인데
두 부부가 하는 곳인데 4군데 중에서 실력이 제일 낫다고 합니다
처음 이용 해보니 마음에 듭니다
두번째 가니 파마를 권유 합니다
"파마 하시면 훨씬 좋아 보이실 텐데요 파마 한번 해보시지요 ? "
" 하하 이나이에 연예인도 아니고 파마는 무슨 하하하 "
" 연예인만 하나요 ? 키가 크시고 두상도 이쁘세요 "
하하하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세번째에도 파마를 권유 하더군요
아 !! 여긴 올데가 못되는구나 !
4번째에는 2층으로 올라 갔습니다
마주보고 있는 2층 미용실 중에서, 왼쪽 미용실을 보니 젊은 부부가 하는 미용실인데
손님이 3-4명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을 보니 중년의 뚱뚱한 아줌마가 건너편 미용실을 쳐다보다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손님이 한명도 없습니다
"잘됐다 ! 기달리는건 질색인데 !! "
갈때마다 손님이 한명도 없어서 , 단골이 되었습니다
손님이 하도 없으니 커트를 30분 정도 하니 온몸이 쥐가 날 정도 입니다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
아파트 가격 오른 얘기, 남편 돈버는 얘기 , 자식들 대학 자랑 얘기 (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에는 원서 넣기 거시기 하던 서울의 몇개 대학들 중 하나 )
그리고 상가에 미용실 말고 또다른 점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조금전에 귀퉁이 공간에서 양푼에 비빔밥을 먹다가 후다닥 튀어 나오는 걸 봤는데
립스틱인지 고추장인지 , 입술이 정리가 안되어 있고 ,
하여간 눈을 감고 아 ! 예 ! 만 가끔씩 추임새를 넣어 줘서 그러는지 , 계속 듣고 싶지도 않은데
입술을 텁니다
덩치가 글래머 여서 그런지 ,
커다란 카트라이터 물풍선으로 오며 가며 어깨부분에 치대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다하다 , 이제는 대통령 얘기 까지 하는데 밥맛이 뚝 떨어져서 , 몇번가다 끊었습니다
어이쿠 ! 그러다 보니 갈 미용실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포 점빵 근처를 배회하다 새벽 6시에 문을 여는 영감님 리발소를 찿았습니다
젊은 시절 , 명동이발소 에서 보조부터 시작해서인지 이발 솜씨가 맘에 듭니다
충무로 명동에서 잘나가갈때 면도사와 결혼 했는데 ,나이차이가 15년이 넘는데 이곳에서도 현역으로 면도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면도를 맡기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니 여자가 , 귀를 만지면 간지럽고 , 피노키오 코처럼 커져 버리는 예민한 부분 이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
10여년간 줄곤 이곳에서 영감님 한테 머리를 맡기는데 커트만 8천원 입니다
녕감님의 장점은, 묻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충무로 시절 부터 듣기만 하는 습성이 생겼나 봅니다
그래서 편안히 눈을 감고 이발을 하고 있으면 편합니다
그런데 단점도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인데도 영감님은 마스크를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려고 하면
" 괜찮아 !! 나는 괜찮아 !! " 를 연발 하며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합니다
이무슨 망발인지 !! 지금 시국에 마스크를 쓰지 않다니 !!
손님은 쓰지 않더라도 본인만 쓰면 되는데 , 이해시킬수도 없고
그래서 포기하고 죽음을 무릅쓰고 이발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주식방송을 틀어 놓기래 주식을 하냐고 물으니 ,
삼성주식만 한다고 합니다
8만원 할때 에 몇천만원 어치 샀다고 하는데 지금 시세가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웃돈 있으면 어디어디 주식 사라고 귀뜸을 해주던데 , 처음 들어보는 회사이고
이발소 문을 나오자 마자 잊어 버렸습니다
미용실이던 , 이발소던 ,택시기사던 , 식당이던, 카페던 ,
말이 너무 오가면 피료 해집니다
얼마전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감자 볶은 무침이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감자 무침이 두 접시가 나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주인 아줌마를 보니
"감자무침 좋아 하시잖아요 ? "
하며 빙그래 웃는 것 이었습니다
서비스란 조용히 드러나지 않도록 행동으로 옮기는게 아닐까 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거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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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드러나지 않고 편안한 기분이 들게 하는 서비스가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일본식의 과한 서비스는 오글거리면서 거부감이 들더군요.
제일 어려운(?) 적당한 서비스가 좋은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