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맛집과 동네이야기(52) 서울 통인동 퀴진 라끌레와 수성동 계곡
가게앞은 어제 지나갔지만 음식 사진은 작년에 먹고 찍은것임을 먼저 밝힙니다.
서촌길에서 인왕산 수성동 계곡으로 들어가는 초반에 있는 퀴진 라끌레는 서울 최초의 캐나다 식당이었습니다. 지금은 합정동과 암사동에도 캐나다 식당들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셰프분은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생활하며 공부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일까요. 이집은 캐나다 음식 가운데서도 퀘벡주의 프렌치 캐나디안 푸드를 내놓는 집입니다. 퀘벡주는 일찍부터 프랑스인들이 많이 정착한 지역으로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고 프랑스의 정체성이 강하게 남아있는 곳이죠. 오래전인 1998년 퀘벡에 갔었는데 진짜 파리 뒷골목을 옮겨놓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가게 입구에도 사진처럼 캐나다 국기와 퀘벡주 깃발을 같이 걸어놓았네요. 퀘벡주 깃발의 백합문양은 프랑스 왕가의 상징이었죠.
이집은 점심 메뉴는 간단한 종류들이고 저녁이 스테이크 등 무거운 것들이 많습니다. 저는 낮에 가봤네요. 혼자 맥주 한잔하며 간단하게 수제버거와 푸틴을 먹었습니다.
푸틴은 캐나다 퀘벡의 대표적이면서도 간단한 음식입니다. 대략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에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캐나다라는 나라의 역사가 짧다보니 고유 음식의 역사도 짧네요. 캐나다는 1867년에야 영국의 자치령이 되었고 1949년에 지금의 영토를 완성했죠.
푸틴은 감자 프라이에 치즈 덩어리들을 얹고 그 위에 뜨거운 그레이비 소스를 부으면 완성되는 간편한 음식입니다. 퀘벡에서는 누구나 쉽게 즐기는 음식이라네요. 그레이비 소스를 붓는 장면이 멋져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구성으로 볼때 칼로리가 매우 높겠죠? 캐나다의 추운 기후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네요. 실제 캐나다에서는 추수감사절 이후 남는 음식들을 전부 푸틴에 넣어 활용한다는 말도 있군요.
푸틴은 음식이름이 러시아 대통령 이름과 같이 발음되서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도 합니다.
퀴진 라끌레 앞길은 서촌길인데 인왕산에서 발원한 청계천 물길을 복개한 것입니다. 그래서 길이 구불구불합니다. 오히려 서촌의 많은 카페와 식당 등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걷는 낭만과 재미를 만들어줍니다.
서촌길을 계속 걷다보면 정면에 인뫙산의 화강암 봉우리가 앞을 막아서며 수성동계곡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물소리가 나는 동네라는 운치있는 이름인데 조선의 산수화 대가였던 정선의 그림에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서울의 인구가 늘면서 1971년, 수성동계곡을 콘크리트로 덮고 시범아파트 9개동을 조성합니다. 세월이 흘러 노후화된 이 아파트는 2011년에 한개동의 기초부만 기념으로 남긴채 철거되었습니다. 콘크리트를 뜯어내자 수성동 계곡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200여년전 정선의 그림에도, 1950년대의 사진첩에도 있던 돌다리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수성동 계곡을 멋지게 복원했고 지금은 도심 속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풍류와 예술을 사랑했지만 권력과 정치에 휘말려 형(세조)에게 비극적 죽임을 당한 안평대군의 별장이 있었던 장소이기도 하죠.
최근 종영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15회와 최종회 일부도 여기서 촬영했다군요. 극중 주인공 3남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서울로 와서 사는 집이 바로 수성동계곡 앞의 연립주택입니다.
서촌의 맛집을 들르시고 여기도 둘러보시면 참 좋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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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름 참 ㅎㅎ. 그래도 가서 먹어보고 싶내요. 햄버거 빠인 저에게는 꼭이요. 쾌백이 분리 독립주의가 있을 정도로 케나다 전체와는 또 다른 주 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