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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맛집과 동네이야기(53) 서울 여의도 르 쁘띠푸와 더현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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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6-22 05:56:16


"삼고초려"

redglove님으로부터 추천받은 디저트 맛집인 르 쁘띠푸를 찾아가기까지의 여정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입니다.

여의도는 제가 보통 주말에 운동삼아 걷는 코스의 종착지중 하나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의도의 맛집에 대한 정보도 알게되었죠. 또 여의도 이마트는 와인 라인업이 다른 대형마트들에 비해 괜찮아서 겸사겸사 방문하곤 합니다.

르 쁘띠푸는 프랑스의 명문 요리 및 제과학교인 폴 보퀴즈 출신인 김대현 쉐프(그러고보니 앞서 소개한 마얘의 쉐프님과 동문이네요)가 운영하는 마카롱 및 밀푀유 맛집이랍니다. 역시 앞서 소개한 서초동의 밀갸또보다 더 오래된 집입니다. 본점은 홍대 입구 일대에 있다는데 제 생활권으로 볼때 당분간 홍대입구쪽에 갈일은 없을것 같아서 여의도 더현대에 있는 매장을 찾았습니다. 르 쁘띠푸는 프랑스어로 작은 오븐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주말에 여의도로 걷기 운동가면서 두번 들러봤는데 모두 밀푀유는 품절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퇴근하며 여의도에 살게 있어 갔다가 밀푀유를 샀죠. 그것도 하나만 남은것들을요.

밀푀유 몽블랑, 밀푀유 나폴레옹, 밀푀유 솔트앤 캐러멜 하나씩을 샀습니다. 저녁을 먹고 가족들이 조금씩 맛을 봤는데 제가 디저트를 잘 모르니 그냥 매우 맛있다는 말밖에는...ㅎㅎ
부모마음이 원래 그러니 저는 맛만 보고 딸아이에게 양보합니다. 프랑스 디저트의 세계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제겐 값진 공부이지요. 저녁먹으며 와인한잔하고 진한 커피와 먹는 프랑스식 디저트는 하루의 피로를 잊기에 충분하네요.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이 세계 최고수준의 백화점을 꿈꾸며 야심차게 세운 매장입니다. 단일 백화점으로는 서울 죄대규모이고 전국에서 6번째라네요.

오픈하던 2021년 2월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라서 우려도 컸고 말도 많았죠. 하지만 코로나로 지친 보복심리가 발동했던지 엄청난 매출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비록 그들이 목표로 했던 3대 명품 브랜드(에르메스, 샤널, 루이비통)가 입점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겠지만 매출은 순항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하 식품 매장은 젊은 커플들의 순례성지가 되었네요. 그러니 르 쁘띠푸, 마얘를 비롯한 핫한 가게들이 대저 입점해있겠죠. 저는 여기를 가면 완전 어르신의 나이입니다. 그리고 중년 남성 혼자 돌아다니는 사람도 거의 저밖에 없는듯한..ㅠ

신세계도 여의도에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두 회사의 경쟁이 볼만하겠습니다. 어쨌든 오피스타운이라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이 다른 풍경을 제공하는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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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6-21 22:11:14

덕택에 좋은 제과점 알게 되었네요.

밀푀유 사러 가기 위해 르 쁘띠푸 기억하겠습니다.

지하 식품관에 있겠죠?

동선 때문인지 더현대 식품관이 너무 정신이 없던데 잘 찾아봐야겠네요.

WR
2022-06-21 22:28:31

매장이 아주 작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마얘와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여기서 추천받기전에는 몰랐죠. 매장이 워낙 작아서 아는 사람만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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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6-21 23:09:38

쁘띠 푸(Petit four) 는 작은 주방이 아니라 '작은 오븐'이라는 뜻 입니다.

지금의 (화력조절이 쉽고 빠른) 가스식 오븐이 도입되기 이전에 대형 석탄/장작 오븐은 예열도

오래 걸리지만, 그 크기만큼 식는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형오븐에서 요리나 빵을 굽고 나면 그 잔열을 이용해서 패스트리 쉐프들이 여러가지 작은 케익류나

과자류, 디저트 등을 구웠던 것에서 유래한 말이 쁘띠 푸 입니다. 메인 오븐은 화력이 너무 세서

제빵에는 쓸 수 있어도 제과용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해서 그런 것이지요. (나중엔 말 그대로 디저트용

작은 보조오븐을 메인오븐 옆에 만들어 쓰는 형태로 변하기도 하구요)

 

일반적으로 미슐랭 스타급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정찬을 먹으면 디저트도 3코스 정도 나옵니다.

디저트 시작하기 전에 메인 식사 후에 나오는 치즈(프로마쥬)까지 프리 디저트로 치면 4 코스 ㅎㅎ

디저트 서빙 전에 치즈를 주는 이유는 메인 식사에 곁들였던 와인을 마저 마시는 데 도움이 되지요.

 

치즈까지 먹고 나면 디저트가 3 코스 정도 나오는데, 앞의 두번은 좀 화려한 라이브 디저트 (미리

만들어 둔 디저트가 아니라 요리처럼 방금 만든 디저트..)가 나오고, 맨 뒤에 커피나 차가 나올 때

차와 곁들이라고 작은 한입거리 디저트 들이 나옵니다.

 

그 작은 한입거리 디저트에는 초콜릿도 나오지만, 마카롱, 쿠키, 까눌리 등 다양합니다.

그런 작은 디저트들을 (위에 적은 이유로 디저트용 보조오븐에서 구워 나온) '쁘띠 푸'라고 부르기도

하고, 미냐르디스(미냐흐디스) mignardises 라고도 부릅니다.  

 

프렌치에서 디저트는 단순히 한국식 디저트의 입가심 용도가 아니라 그 비중으로 보면 실질적으로

디저트가 전체 코스에서 1/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나 할까요 ? 이탈리아나 스페인도 그렇고...

그 많은 디저트들을 식사 후에 금방 일어나는 한국인들의 속도로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ㅎㅎ

디저트 3 코스 먹는데만 1시간 정도는 훌쩍 지나가지요.

 

그래서 미슐렝 스타급 특히 2스타급 이상의 프렌치, 스페인, 이탈리아 식당들은 코스 다먹는데

3~4시간은 기본이고 긴 곳은 5시간에 달하는 곳도....

저녁식사 스타트 시간이 늦은 스페인에서는 9시쯤 시작한 디너가 끝나고 나면 밤 1시인 경우가

일상 다반사입니다 ㅎㅎ 그래서 스페인은 클럽도 밤 2시 이전에 가면 사람도 없어요 ㅋ

WR
2022-06-22 05:55:37

검색해서 알아놓고도 깜박 실수를..ㅎㅎ

WR
2022-06-22 07:11:44

그런데...프랑스를 비롯한 이쪽 문화권에서 디저트 문화가 이처럼 발달한 이유는 뭔가요? 제가 어디서 얼핏 듣기로는 우리에 비해 식사에서 당분을 섭취하는 양이 적기때문이라던데...우리도 음식에서 당분을 그다지 많이 섭취하지 않는것 같고, 막상 맛을 보니 프랑스 디저트들도 그렇게 단것은 아니고(제대로 만든것일수록 많이 달지 않은것 같은). ..

터키를 가보니 디저트인 로쿰이나 바클라바가 꽤 달던데 그건 대추야자 등 단것을 많이 먹어야하는 뜨거운 건조기후의 아랍문화권의 영향인건지..

러시아가보니 거기 디저트도 무지 달더군요. 거긴 음식이 워낙 느끼하고 기름지기때문이라고 하던데..

Updated at 2022-06-22 08:18:25

많이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프랑스 요리가 발달한 것은 16세기 메디치가의 카트린느가

프랑스로 시집오면서 시작되었다고 하지요. 당시 경제적으로는 이탈리아의 피렌체나 베네치아가

프랑스보다 선진국이었으니... (이때문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프렌치 음식 깔보는 이유가 ㅎ)

 

이후 프랑스가 절대왕정 시대 유럽을 호통치던 시절, 베르사이유의 화려함만큼 프렌치 요리도

사치스러운 궁정문화 때문에 더 발달되었던 것이구요.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이 프렌치 요리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한정된 귀족문화였던 그 화려한 프랑스 요리가 대혁명 이후 일자리를 잃은 요리사들이 

신흥 부르주아에게 고용되거나 아예 자영업 등으로 레스토랑을 차리면서 더 대중화된 것이구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말씀하신 러시아와 터키요리가 프랑스 요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원래 프랑스 요리는 우리네 한상 차림처럼 한번에 요리들을 다 펼쳐놓고 먹는 것이었는데,

나폴레옹 전쟁때 러시아로부터 코스요리가 도입되었다고도 하지요. 추운 날씨의 러시아는

음식이 식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요리를 순서대로 서빙하고는 했는데, 그것이 프랑스에도

전파되었다고....

 

터키의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요. 16세기부터 유럽 귀족사회에는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의

일환으로 튀르크리 라고 하는, 터키를 비롯한 중동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주지육림의 대명사로 불리던 오스만 하렘문화의 식사문화가 프랑스 코스요리에 반영된...

터키에선 전채요리가 나오고, 뒤에 메인식사도 가금류, 육고기, 생선, 후식 등의 순서로

먹고 맨 나중에 터키 커피와 담배 등이 나왔는데... 이게 지금 프렌치 코스의 순서와 거의

일치합니다. (물론 프렌치 코스에선 육고기(비앙드)가 생선(프와송) 다음이지만요...)

WR
Updated at 2022-06-22 09:46:05

메디치가나 합스부르크 왕가와의 통혼이 프랑스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게 여기저기서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게다가 프랑스 혁명으로 궁중요리사들의 창업이..우리도 대한제국이 망하면서 궁중의 요리사들이 창덕궁앞에 떡집들을 내고 군악대 멤버들이 악기를 탑골공원 뒤에서 팔고 낙향했다고 하던데요. 대한제국 군악대가 그쪽에 있었고 이게 낙원상가 악기점들의 기원이 되었다고..

터키나 러시아는 여행가서 디저트를 맛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기에 예를 든건데, 이게 프랑스 식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니 우연의 일치군요. ㅎㅎ 터키의 로쿰은 역대 오스만 투르크제국의술탄들이 아주 좋아하는 간식이자 디저트였다고 하더군요.

Updated at 2022-06-22 08:19:44

프렌치 코스를 먹다보면 곁들여 나오는 빵과 가니시로 나오는 감자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단백질 위주에 탄수화물은 굉장히 적지요 (물론 현대 프렌치는 이탈리아 음식에서

파스타 종류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들도 예전보다는 탄수화물 많이 먹기는 합니다)

 

단백질 위주의 프랑스 요리는 기본적으로 소금을 위주로한 짠맛이 대세이지요. 물론 이건

다른 유럽요리들의 전반적인 경향이기는 하지만요.

 

예전 황교익이 수요미식회에서 한국음식이 요즘 너무 달아진다고 불평하면서,

프렌치 메인주방에는 아예 설탕통이 없다란 식으로 무리수를 두기도 했을 정도로, 양식에서

전채나 디저트를 제외하면 메인요리에 설탕이 거의 안들어가는 것은 어느정도 맞기는 합니다.

 

우리는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짜게 먹는다는 고정관념에 우리가 단것을 별로 안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한식에 설탕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요. 밥, 국, 찌개는 몰라도

단짠으로 대표되는 불고기나 각종 볶음요리들, 간장과 설탕에 졸이거나 볶은 밑반찬들,

고추가루, 고추장이 들어가는 반찬에 설탕이 들어가는 경우 많지요. 우린 매운 맛에 먹느라

그 단맛은 별로 없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구요. 깍두기에 들어가는 설탕양만 봐도...

 

그런 단맛이 들어가는 반찬류는 전통적인 레시피에서 물엿/조청/꿀 등이 현대에 설탕이나

올리고당으로 바뀌어 쓰이는 경우도 있고, 또는 우리보다 단짠 음식이 많은 일본의 영향이

일제시대에 들어온 영향도 어느정도는 있다고 볼 수도 있구요.

WR
2022-06-22 09:07:04

음...꼭 단음식만 생각할게 아니라 탄수화물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느냐로 봐야겠군요. 밥도 많이 씹으면 단맛이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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