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생전 처음 산호세, 산타나와 엇갈리다(feat.홍련지옥)
볼 일이 있어 생전 처음 산호세에 왔습니다. 어제 저녁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있었어요.
교통사고가 있었다는 구글맵의 정보를 보자 마자 루트를 변경하고 쾌재를 부르며 도착 시간을 단축해 가면서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달리다가 목적지에 다다를 즈음에 갑자기 길이 막히기 시작하더군요.
하나 피했는데 또 교통사고인건가? 왕복 8차선 도로에 이쪽 4차선 모두 주차장처럼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차선 마다 아저씨들이 티셔츠를 들고 다니며 누비기 시작해요. 뻥과자를 연상했는데 검은 색 바탕에 가슴에 산타나 사진이 있는 티셔츠였습니다.
산호세에 도착해서 100도가 넘어가는 불볕더위와 점심 때 찾아간 한국식당 근처의 슬럼가와 홈리스를 식당 안의 대립적인 광경과 비교하면서 판단력이 약간 편향됐던 것이었어요.
막연하게 저런 것을 강매한단 말인가? 어제 파리에 관한 글을 쓰며 예전에 몽마르뜨 올라가는데 흑인들이 액세사리를 강매하던 모습까지 겹쳤었고요. 자기 생각에 사로잡히면 사람이 얼마든지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는가에 대한 체험이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산타나와 지구바람불의 공연이 산호세에서 있었네요. 미리 알았더라도 구경가지는 못했겠지만 산타나와 제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엇갈렸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youtu.be/RgO6Cz7WZAs
https://youtu.be/kc8ApToev6k
확증편향이란 아는 것이 많을 수록 생각이 많을 수록 유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빠질 수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저는 그렇지도 못한데 이런 착각을 하니 노답입니다.ㅜㅜ
혼자만의 실수로 반성을 거듭하는 것이 제일 좋겠죠.
남들한테 피해 끼치지 말고 괜히 분란 일으키지 않으면서요.
짧은 비행 시간에 읽었지만 숫타니파타에서 정말 무서운 홍련지옥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무려 5조년을 머무르게 된다는 홍련지옥에 떨어진 이는 말로 죄를 지은 사람이었습니다.
멀쩡한 사람을 거듭해서 험담했다가 죽어서 지옥에 떨어졌지요.
고오타마는 비유로 설명했지만 지옥의 생생함은 정말 입을 틀어막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에 그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어리석은 자는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숫타니파타, 657>
https://panocafe.tistory.com/entry/법정스님-말씀말이-많으면
https://brunch.co.kr/@0070kky/538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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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올리셨던 사진의 티셔츠는 입고픈 디자인이었네요. 그게 왼쪽에 있는 건가요.
제 헤어 스타일에 그걸 입고 댕기면 저 할배 젊었을 때 기타 좀 만졌나 할 겁니다. ㅎㅎ
달포 전에 어떤 인생이 별 거 아니었던 제 글에 확증편향 운운하는 걸 보고
속으로 뭔 그리 어려운 말을 했었는데 여기서 다시 한 번 되씹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