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맛집과 동네이야기(56) 서울 회현동 만만과 남산골 딸깍발이
지하철 4호선 회현역 1번출구로 나가면 남산으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이 펼쳐집니다. 그 골목 안에 만두와 딤섬 전문점 만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긴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데 벌써부터 이쪽 직장인들의 입소문을 타는 모양입니다. 화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운영하시고 아들인듯한 분이 서빙을 보네요. 메뉴판에도 있지만 홍콩식 새우만두와 딤섬을 주된 메뉴로 합니다.
가게는 작고 소박합니다. 아주 화려하고 깔끔하지는 않아 잘 모르면 상당히 오래된 노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만두와 딤섬을 포장해와 토요일 저녁 와인한잔 하려했더니 딤섬은 육즙이 식어 맛이 없기에 포장을 안해준다는군요. 그래서 새우물만두와 부추파이(만두)를 포장해왔습니다.
새우물만두는 이름이 그러할뿐 사실상 새우찐만두인데 고기맛이 느껴지지않는 아주 담백한 맛입니다. 가족들도 아주 만족이었습니다. 부추파이는 부추를 비롯해 새우, 계란, 두부 등을 넣은 군만두인데 독특한 맛입니다.
오늘 마침 시내에 나갈일이 있어 다시 가서 이집의 유니짜장에 도전했습니다. 토요일에 포장할때 제가 물으니 옛날식 짜장이라 하시기에 궁금했죠. 살짝 기대도 되구요.
맛있습니다. 고기를 잘게 다진건 물론이고 못하는 집에서 나는 고기냄새가 전혀 없더군요. 짜장맛도 짜거나 달지 않으면서 적절히 조화를 이룹니다. 만두 못지않게 아니 만두보다 더 나은 짜장맛입니다.
7월부터 값을 올린다는 문구가 붙어있기는 했지만 곱배기를 먹었는데 이 유니짜장면이 고작 7천원이라니..가성비 좋습니다.
다른 요리들도 있고하니 나중에 지인들 데려와 고량주 한잔 해야겠습니다.
회현역 주변의 남산 언덕길은 중구청에서도 스토리텔링을 진행중인가 봅니다. 지도가 벽화형식으로 그려져 있네요. 원래 이일대는 남산골 딸깍발이의 고장이죠. 딸깍발이는 남산의 가난한 선비이자 샌님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비가 오면 남산의 흙이 쓸려내려와 진고개 일대에 쌓여서 나막신이 필수품이었다고 합니다. 진고개는 대략 지금의 세종호텔에서 퇴계로를 지나 중앙우체국 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진흙이 많아 진고개라고 했다는 설도 있죠.
남산의 가난한 선비들은 짚신도 따로 없어서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고 따깍거리는 소리를 내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죠. 이희승 선생의 단편 소설 <딸깍발이>가 유명하죠. 가난하고 등용되지 못했지만 대쪽같은 지조와 자존심만은 대단했다는 남산 샌님들이 살던 이 동네는 일제강점기에는 진고개와 명동일대가 개발되며 일본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았습니다. 지금도 일본식 가옥들이 가끔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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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서울 나가면 꼭 가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