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역습의 샤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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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ZZ를 감상하고 바로 역습의 샤아를 보았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기동전사 Z건담을 보고 바로 역습의 샤아를 보라고 추천하였습니다. 저도 그럴까했는데, 기동전사 건담 UC에서 더블제타의 설정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기왕 우주세기 보는거, 더블제타도 보자! 해서 보았는데 (결과론적이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습니다. 생각보다 작품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더블제타를 보았기 때문에 역습의 샤아에서 샤아 아즈나블의 행동에 충분한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제타에서 바로 역습의 샤아로 갔다면, 지구연방군 중 친 스페이스 노이드인 에우고에서 활동하다가 지온의 잔당으로 이루어진 엑시즈로 갈아타고, 마침내 네오지온 우두머리가 되어 역습의 샤아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개연성은 충분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더블제타에서 하만 칸은 미네바 라오 자비의 섭정으로써 네오지온을 장악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샤아 아즈나블이 나타났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하만 칸과 대립을 하던, 아니면 그녀에게 가담하고 권력을 이어 받던해서 넬 아가마와 붙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다시 패배해서 역습의 샤아로 가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뉴타입 사상을 (강제로) 실현하기 위해서 지구에 액시즈 낙하를 한 것이 이해는 갔습니다(지구 성역화는 요원하니 차라리 사람이 살지 못하는 추운 곳으로 만들어 버리겠어!). 그러나 더블제타에 왜 안나왔는지가 계속 생각이 나서 샤아 아즈나블에게 감정이입이 안됐습니다. 거기다가 자신의 행동을 저지해줬으면 하는 정반대의 생각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1988년 작품이라는 것을 놓고 보면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상미가 매우 좋았거든요. 그럼에도 너무 아쉬운 것은,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이 다시 붙는 그림을 만들려고 설정을 너무 억지로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든 것입니다. 아무로 레이, 너는 론도 벨에서 그렇게 열심히 싸울 거면 그냥 제타나 더블제타때 우주로 올라오지 왜 이제와서? 샤아 아즈나블, 너는 액시즈 떨굴 거였으면 더블제타때 네오지온에 들어가지 왜 이제와서? 그러나 그 당시 시점과 30여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보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날겁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봤던 분들만이 느낄 수 있었던 그 감동이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지금 기동전사 건담 UC를 보고 있는데, 샤아 아즈나블이라는 설정이 또 등장하네요, 본인이건 레플리컨드건 상관없이. 이렇게 놓고 보면 우주세기 전반기 주인공은 아무로 레이가 아니라 샤아 아즈나블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유니콘에서 그려지는 샤아 아즈나블(풀 프론탈) 뿐 만 아니라 (비록 정사가 아니라고 하지만) 디 오리진에서의 샤아 아즈나블도 굉장히 궁금하네요. 저에게 우주세기 전반기 주인공은 샤아 아즈나블 입니다.
덧)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을 삼국지연의의 인물과 비교하자면, 아무로 레이는 장료나 조운, 전위 같은 순수한 무인이고, 샤아 아즈나블은 여포나 손책 같은 무인의 기질이 다분한 군주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쩌면 초한지의 항적에 더 까울지도...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3부작(완료) - 기동전사 Z건담(완료) - 기동전사 건담 ZZ(완료) - 역습의 샤아(완료) - 기동전사 건담 UC(정주행 중) -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예정) - 기동전사 Z 건담, 극장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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