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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맛집과 동네이야기(67) 통영 정숙이네다찌와 항남동 도깨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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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10 13:44:06


통영은 여수와 더불어 제가 남해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섬이 있고 독특한 먹거리도 많으며 역사적 볼거리도 많아 종종 방문합니다. 특히 남해안의 섬여행을 위해서는 거쳐갈 수 밖에 없는 곳들이죠. 여객선 터미널이 있으니까요.

통영을 여러번 가봤지만 못해본게 하나 있는데 다찌문화의 체험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기회가 잘 안되어 한번도 다찌를 못가봤네요. 그러다 얼마전 우리 게시판에 소중한 맛집 정보를 꾸준히 올려주시는 또또샵33갑자님이 소개해주신 다찌집을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정보를 추가로 검색해보니 또또샵33갑자님이 소개해주신 정숙이네다찌는 요즘 통영다찌들이 많이 상업화, 관광객맞춤형으로 변모한 것과 좀 다르더군요. 조금 허름하지만 그 대신 현지인들이 많이 찾고 보통 다찌가 2인 한상에 8~10만원선인데 여기는 비록 현금결제고 술이 포함안되지만 2인 한상에 6만원이니까요. 오히려 통영스러운 다찌문화를 체험하기에 더 좋아보였습니다.

통영에서 다찌를 체험하고 싶어도 혼자서 먹을수 없는 시스템이라 그동안 더 기회가 없었네요. 이번에는 절친한 선배님과 함께 갔습니다.

다찌는 일본의 다찌노미에서 유래했다고들 하죠. 다찌가 서다, 노미가 마시다는 의미이니 선술집이네요. 일본에서 간단히 주방앞에서서 주방장과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하며 마시는 선술집의 문화라고 합니다. 주방장과 잘 알고 어느 정도 믿음이 있으니 그날그날에 따라 괜찮은 안주거리를 내놓는 방식이죠. 이게 한국의 항구도시, 특히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고 수산업이 번창했던 통영에서 싹을 틔운건 아닐런지요.

처음에는 술값이 비쌌고 마시는 술의 양에 따라 나오는 안주의 양과 수준이 높아지는 방식이었다네요. 이제는 예전만 못한 전주막걸리 한상 차림과 비슷한 시스템이었나보네요. 그러다 점차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술은 기본가격에 일부 포함되고 안주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가격과 양을 부담스러워 하는 관광객들을 겨냥해 반다찌집들도 최근 많이 생겼답니다.

저는 대만족이었습니다. 거의 20가지의 안주를 푸짐하게 차린 한상에 마시는 술맛도 일품이고 옆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동네분들의 억센 경남 사투리도 여행 분위기를 돋구었습니다. 저는 여행은 5감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정숙이네다찌가 있는 항남동 골목은 도깨비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통영과 고성의 탈춤인 오광대의 도깨비 디자인을 차용했더군요. 통영 수산업의 전성기였던 60년대까지 통영항의 최고 번화가이자 유흥가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식 가옥이 제법 남아있고 다찌집이나 반다찌집들과 술집들이 많이 있네요. 통영시는 이 거리와 충무김밥집들 뒷편의 중앙동 골목을 근대역사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그 정비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기억에 남을 체험에 도움을 주신 또또샵33갑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조금전보니 강변북로에서 한시간째 갇혀계시던데..안전운전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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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2-08-10 10:31:32

지난 5월에 50넘은 친구와 단둘이 통영 1박2일로 갔다왔는데 좋더라구요. 미리 알았으면 가보는 건데... 다음을 기약해야죠.
글 잘 봤습니다! ^^

WR
2022-08-10 10:32:38

감사합니다^^

2022-08-10 11:04:01

와우! 글보면서 그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는 그날 장어내장은 못먹었지만... 좋은 기억이 있는 집입니다. ^^

WR
2022-08-10 11:09:59

지난번 쓰신 글과 사진보니 확실히 구성에 차이가 좀 있네요. 그때그때 수산물 공급에 따라 달라지나 봅니다. 저기에 나중에 아구지리 하나 더 나왔네요.

2022-08-10 11:30:41

회는 전어주시던가요. 저희는 3인상이라 아무래도 조금은 더 푸짐했습니다. 옆테이블보니 술 3병정도 시키니 먹태도 구워주시더라구요 ^^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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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0 11:39:31

아. 3인상이셨군요. 그리고 술 많이 시키면 간단한 안주도 하나 더주고..회는 전어와 이름 모르는것 하나였습니다. 생선구이도 세마리나 주시더군요. 전어와 붉은 조기 그리고 또 한 종류.

2022-08-10 11:30:39

작년에 아내랑 통영에 갔을 때 한번 가볼까 해는데 전날에 여수에서 숙성회 한 상을 먹은지라 패스를 했었죠. 다음에 통영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찌를 경험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이와 별개로 본문에 말씀하신 전주 막걸리 골목 한상차림은 이제는 누구에게도 추천을 해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간것 같습니다. 올 여름 휴가에도 가족이랑 삼천동에 제일 유명하다는 가게에 웨이팅까지 해서 들어가봤는데 10년전에 가봤던 제가 알던 막걸리 골목은 이제는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실망만 하고 왔네요. 

WR
2022-08-10 11:46:17

저도 2006년~2007년에는 대만족했고 주위에 추천도 많이 했는데..2013년경 가보니 안주는 괜찮은데 막걸리값이 많이 올랐더군요. 그래도 안주구성이 좋고 푸짐해 좋았는데, 2017년에 가보고는 실망해서 앞으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죠. 물가인상 등의 영향은 어쩔수 없는데 지나치게 상업화된 느낌이었습니다. 다찌도 그럴 위험과 조짐이 좀 있다던데 다찌만큼은 안그랬으면 하네요. TV에 나온 집들은 벌써 관광객이 모이면서 내부 인테리어를 카페처럼 깔끔하게 꾸미면서 값을 올린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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