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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내 인생 최고의 게임 (10) 더 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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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19 15:30:15

게임을 하다 보면 이전에 전혀 없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설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 같은 게임이 바로 그랬죠.

 

더 심즈가 나왔을 때도 오잉? 이게 도대체 무슨 게임이지? 했는데, 와~ 거의 몇 개월을 타임워프 해버렸습니다.

 

굳이 장르를 얘기하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아니면 어른을 위한 소꿉놀이게임이 되겠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주어진 자본금을 가지고 자기가 살 집을 고르게 됩니다.

 

그래도 시작부터 전세나 월세가 아니고 자기 집을 가지고 시작하는군요. 캐부럽.

 

물론 자본금이 빤해서 화면 우상단의 대저택 같은 경우엔 열심히 앵벌이해서 큰 돈을 벌어야 가능하구요.

 

처음에는 현실적인 선택이 2군데 정도에요. 아니면 직접 부지를 사서 나만의 집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꼭 필요한 욕구만 충족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앵벌이를 하기 위한 집을 지을 수도 있구요.

 

심즈에게는 여러가지 욕구가 있습니다.

 

식욕이나 배설욕 같은 기본적인 생존 욕구 외에, 위생이나 공간에 대한 욕구..

 

너무 집이 좁거나 더러우면 공간에 대한 욕구가 팍 떨어지죠.

 

집이 넓거나 비싼 가구나 가전을 들이면 공간 욕구가 올라가구요. 

 

욕구 중에 타인과의 교류가 없으면 사교 욕구가 떨어지는데, 히키코모리처럼 살면 기본적인 욕구도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현실 고증이 진짜 무섭네요.

 

흠 집이 개판 오분전이군요. 캐릭터는 내가 직접 커맨드 Que를 넣어서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그냥 알아서 AI에 따라 행동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걍 냅뒀다가는 이런 참사가.. 꼭 우리집 보는 거 같네..

 

이 게임에서 가장 혁신적이었던 건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물건 간의 상호작용을 다루었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변기라면 응가를 하는데 필요한 물건이고, 샤워기라면 샤워, 의자라면 앉기 위해 필요하죠.

 

어렸을 적 게임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이러한 발상은 저한테 상당한 충격이자 구현해보고 싶은 요소였네요.

 

나중에 이웃들이 놀러오면 먹을 것 사오기도 하고 키스나 허그 농담 등등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도 있죠.

 

여기에는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합니다.

 

그러다가 썸타는 이성이 생기면 집에 불러다가 눌러 앉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 무르익으면 붕가붕가를 하고서 애들도 낳게 되죠.

 

게임 속 캐릭터도 여자친구가 있는데 나만 없어 현실 여자친구..

 

대학교 다닐 때 그런 생각을 했었네요.

 

애들은 딱히 돈을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뛰어놀고.. 밥을 축내고.. 어지르고..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실 고증 무섭네요.

 

어쨌거나 맞벌이로 열심히 돈 벌고, 밥 해먹고, 집 치우고, 욕구 채우고, 직업에 꼭 필요한 능력치를 배양하고, 더 좋은 직업을 구하고, 그걸로 더 좋은 물건을 사고.. 와 이거 진짜 내 현실이잖어 ㅜ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뼈빠지게 모아서 마을에서 가장 큰 저택으로 이사갔을 때네요(큰 지도 우상단)

 

거기에 각종 MOD로 벽지나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현실에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게임 속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왕자와 공주가 사는 성, 짱구네 집, 심슨 하우스, 드라마 대장금 등등.

 

그래서 여성 유저들이 아기자기하게 자기만의 인형의 집을 꾸미기도 했지요.

 

게임의 한계라면 뒤로 갈수록 돈이며 집이며 다 얻고 나면 딱히 할 게 없습니다.

 

위대한 게츠비처럼 맨날 집에 친구 불러다가 파티 벌이고, 비싼 물건 사가지고 진열해 놓고..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약간 쁘띠거니랑 비슷한 심정이 되는 건가..

 

그래서 굶겨 죽이기, 물에 빠쳐 죽이기, 태워 죽이기, 감전시켜 죽이기 별 창의적인 방법으로 심즈들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총 7개의 확장팩이 나왔으며 다운타운에서 데이트를 즐기거나, 새로운 아이템과 직업, 휴양지에서의 하루 등등 여러 가지 행동이 가능하지만 뒤로 갈수록 집 꾸미기 요소 그 이상은 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여튼 심즈는 창의력적인 측면에서 저한테 신선한 충격이었고, 유저들이 각종 아이템이나 스킨을 만들면서 영원히 즐겨도 끝나지 않는 샌드박스 스타일의 게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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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8-19 14:58:49

사랑이 무르익으면 붕가붕가를 ...
게임 속 캐릭터도 여자친구가 있는데 나만 없어 .....
여기서도 좌절감이...

WR
2022-08-19 15:00:48

애들은 빽빽거리며 돌아당기고 밥만 축내고 ㅜㅜ

2022-08-19 15:12:56

심즈 오리지널 처음 버전에서 범죄자가 직업인 것도 있었죠

범죄자가 레벨 늘면 더 실력있는(?) 범죄자가 되고...

WR
2022-08-19 15:15:24

맞아요 ㅎㅎ 심지어 떡하니 표지에도 있었다는. 도선생도 엄연히 직업으로 인정해 주다니.. 

꽤 유머가 넘치는 게임이었어요.

2022-08-19 15:17:06

 

이 게임 이후에 당연히 심즈도 했었죠..

심시티 만든 사람이 일상생활을 플레이 하는 게임 즉 심즈를 만든다고 했을때 

매일 하는 일상도 지겨운데 게임으로 구입해서 하겠냐고? 하나같이 실패할꺼라 했는데 심시티보다

초대박을 냈었죠...

심즈 1 플레이 하면서 지겨워 지면 수영장을 만들고 사다리를 없애서 못 나오게 했었던게 기억 나네요;;

WR
Updated at 2022-08-19 15:21:06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ㅎㅎ 아마 맥시스에서는 심즈 -> 심타운 -> 심시티 -> 심월드 식으로 세상 자체를 하나의 시뮬레이션으로 만들려고 했던 거 같아요. 심시티4에서도 약간 그런 시도가 보이는데 결국은 실패했죠. 집 꾸미기 요소가 진짜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볼 수도 있구요. 

2022-08-19 15:36:01

 진짜 집 짓고 꾸미기가 참 재밌었는데ㅋ 그 때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좋았고요.

WR
2022-08-19 15:36:58

약간 미용실 가면 흘러나오는 그런 노래 나왔죠. 약간 보사노바 풍의.. 다들 음악은 1탄이 최고라고 인정했던. 근데 sims 1은 구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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