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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중세공성전] 영화와 달리 상당히 더러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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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2-05-07 16:43:41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은 요즘 제가 백년전쟁을 배경으로 공성전 역사를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한동안 뜸하다가 공성무기 이야기를 올렸는데 저도 이번에야 새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과 킹덤 오브 헤븐의 영향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동원한 공격측과 궁지에 몰려 여성까지 힘을 합친 수비측의 비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공성전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만...

실제로는 찌린내와 구린내로 쩔었었고...

아래와 같은 무서운 기세의 트레부셋(Trebuchet)이...


 실제로는 상당히 더럽게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공성전을 더럽힌(?) 범인은 바로 그리스 불(Greek Fire)입니다.
674년 콘스탄티노플이 다마스커스 칼리프에게 완전히 포위되었을 때에 사용해서 공격군을 전멸시킨, 현대의 화학무기와 같은 비밀병기였습니다. 
고무수지 등의 원료성분 때문에 물로도 안꺼지고 불붙은 병사들이 물에 뛰어들어도 타죽었다고 합니다. 

그리스 불은 삭힌 오줌으로 끌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공성전을 준비하는 양 진영은 병사들의 오줌을 모아 삭히고,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에 미리 뿌렸습니다. 몇 천 명이 몇 주 동안 모은 오줌입니다.
공격측은 공성차와 공성탑을 가죽으로 둘러싼 다음 삭힌 오줌을 흠뻑 적셨고, 거기에서 나오는 냄새와 가스 때문에 병사들이 실신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겉으로는 멋있게 보이지만, 공성탑 안의 병사들은 절반쯤 실신상태였을 겁니다.

 

수비군도 공격군이 쏘아대는 그리스 불 공격을 막기 위해 성안의 모든 건물에 오줌을 흠뻑 뿌려둔 상태였기 때문에, 아마도 탑에서 나오는 병사들이나 성벽 뒤에서 요격하는 병사들이, 모두 콧구멍을 헝겊 등으로 막은 서로의 모습에 배꼽을 잡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화에서 처럼 '우와~ 아악~'하는 굵은 함성 대신에, '우앵~애앵~'하는 코막힌 애교소리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뭐 이 정도면 생사가 오가는 전투 한복판에서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죠?

영화에서 공성전 장면하면 반드시 나오는 트레부셋입니다.

[HP] HP HP pst_p02a

대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공성무기의 결정판인데...
아무리 트레부셋이라고 해도 큰 성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더럽게 잔인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먼저 수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시체를 쏘아 날렸습니다.

[HP] HP HP pst_p02a

그리고 성 안에 전염병이 발생하도록 썩힌 동물의 사체를 날려보냈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시체가 날아와 터지더니... 갑자기 말 한마리가 날아와서 여기서 '펑!', 저기서 '펑!' 산산조각이 난다면...

뭐 그 정도까지 참을만 한데...

삭힌 똥까지 퍼부어댔습니다. ㅡ.ㅡ

1422년 캐롤스타인(Carolstein) 공성전에서는 수레 몇 천대 분량의 똥을 성 안으로 쏘았다고 하는군요. 찌린내만으로도 못 참겠는데... 구린내까지 더블 크리가 터졌군요.

공성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제 블로그 http://blog.daum.net/uesgi2003/150 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야기는 좀 지루하지만 재미있는 시각자료들이 있습니다.

저도 트레부셋 정도면 성을 충분히 함락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 그림을 보니 턱도 없더군요.
[HP] HP HP pst_p0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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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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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7 16:40:04

똥추

2012-05-07 16:40:13

잘 봤습니다
앞으로 영화 볼 때 공성전 나오면 냄새부터 상상하게 될듯 합니다 ㅎㅎ

2012-05-07 16:41:15

똥성전이었군요.우웩

2012-05-07 16:42:25

킹덤 오브 해븐이나 반지의 제왕처럼 멋지게 (?) 묘사한 전투 씬도 있지만..제가 본 많은 영화들 (아이언 크리드, Flesh & Blood, 잔다르크 등등) 을 보시면 uesgi 님이 말씀하시는 시체나 머리등을 쏘아올려서 전염병을 퍼뜨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죠. 또 우물에 전염병에 걸린 사랑이나 동물 시체를 넣어서 물을 오염 시키기도 하고요.

암튼 웅장한 음악과 영웅들이 등장하는 환타지 영화와는 달리 장미의 이름이나 기타 중세 시대의 암울했던 시기를 묘사한 영화들을 보면..정말 중세에 태어나지 않기를 얼마나 다행인지..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전생에 중세를 한번 거쳤을지도 모르지만요).

특히 종교 심판등을 위해 제작된 고문 도구 들 (아이언 메이든 등) 을 보거나 공개 처형 시키는 장면들은 정말 섬찟합니다.

2012-05-07 16:42:42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블로그에서 정주행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2-05-07 16:42:51


ps. 과학발전이 더디던 중세에도 전쟁과 관련해서만 지나치게 지식활용이 효율적이었던 인류... ㅡ_ㅡ;;
2012-05-07 16:43:52

사실 중세의 모습이 영화들에서는 상당히 미화된게 많지요.
우리나라나 동양권의 사극을 봐도 마찬가지고...^_^;;;

기본적으로 공성전이 더러운것도 더러운거지만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일단
"중세의 도시가. 중세의 사람들이 저렇게 깨끗할리가 없자나~~?!"
라는 생각이 배경에 흐릅니다. ^_^;;;

2012-05-07 16:44:59

이 글은. . 똥.... 똥추인가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2012-05-07 16:50:13

똥 오줌의 효용성은 동서양 가리지 않죠. ^^

방염제로서 역할은 그 역사가 깁니다.

2012-05-07 16:50:20

기사들도 갑옷벗기 힘들어서 철판 입은 채로 똥싸면서 싸웠다죠.

2012-05-07 16:54:09

재밋는글 잘읽었습니다. 블로그도 방문하겠습니다.

2012-05-07 16:54:36

ㅎㅎㅎ.. ROME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면 시가지풍경.. 진짜 난잡하고 더럽다는 느낌이죠^^. 전쟁씬은 말할것도 없고요. 요즘 하는 왕좌의 게임도 전쟁씬이나 사람들 사는 모습보면 ROME때랑 비슷한 느낌이고요

반면에 국내 사극보면.. 모든게 너무 깨끗하고 깔끔한 느김이랄까요.. 인위적으로 연탄재 묻힌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너무 어색하죠.

2012-05-07 16:58:45

뒷간에 갔다가 적의 암습을 받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무기를 꼭 갖고들어갔다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제 암살장소의 태반은 변소일 겁니다. ^^

2012-05-07 17:06:38

투변기...?!

2012-05-07 17:15:22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역쉬~ 출발점은 당대의 '현실'이로군요... ^_^;;;
2012-05-07 17:21:28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혹시 참고로 보시는 번역서 있으면 몇 권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WR
2012-05-07 17:25:11

번역서는 이미 나온 것이라 제가 참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만들게 된 것이, 그동안 제가 모은 원서들을 정리하면서 다른 분들과 지식을 공유하려는 것이어서 국내출판도서를 시각자료 외에는 참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2-05-07 17:29:36

다른거 볼 필요 없이 우에스기님 블로그만 열심히 보면 되겠군요 :-)

2012-05-07 17:23:45

재밌게 읽었습니다..

2012-05-07 17:26:34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도 지금 생각하는 호수같은 아름다운 광경이 아니었다죠?

평소에는 비워두고 전쟁나면 똥물과 온갖 오물들로 진창을 만들어 놓았다는..적군들이 건너오지 못하도록

WR
2012-05-07 17:27:17

댓글과 추천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댓글 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012-05-07 17:48:09

옛날의 성은 성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했을까요? 모든 공급선을 차단하고 말려 버리는 작전은 안되었을런지? (물론 공격군도 보급선을 빠르게 차단해야 했겠지만...)

WR
2012-05-07 17:58:54

블로그에 그 내용이 나옵니다. 오히려 포위한 쪽이 먼저 쪼그라 든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2012-05-07 17:50:29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블로그 글도 꼭 봐야 겠네요..

2012-05-07 18:11:29

사실...중세에는...수저나 포크도 없었죠...
음식은 다 손으로 퍼먹고 옷에다 닦곤 했었겠지요...왕이든 왕비, 기사, 거지 다 마찬가지...

2012-05-07 18:18:37

중세 13-14세기 유럽의 인구의 2/3를 사망케한 페스트의 기원이 바로

몽골족이 페스트에 감염된 시체를 성안으로 던져 넣어서 퍼지게 된거라고 하죠...

2012-05-07 18:55:36

어차피 중세에는 집안에서 통에다가 응가를 하고,
통이 좀 찼다 싶으면 그냥 밖에다가 물뿌리듯 휙~ 하니 버렸다던... -_-;

저 사람들 응가 냄새에 면역이 되어 있었을 거에요...

2012-05-07 20:07:58

짜증이 나서 전투력 폭발 했을 듯..

2012-05-07 20:46:08

하이힐이 개발된 경위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죠

2012-05-07 21:28:19

스트롱홀드라는 전설적 공성전 게임에도 사체 공성무기로 던지기 전략이 있죠

2012-05-08 10:50:52

저는 catapult라는 단어만 알고 있는데, 위에서 말씀하신 trebuchet과 catapult의 차이점은 뭔지 궁금하네요 ㅎ

WR
2012-05-08 11:13:46

제 블로그에 자세한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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