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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역사이야기] 영화 300 제국의 부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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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3-04 03:00:49

 
영화 300의 후속편 제국의 부활이 개봉예정입니다. 페르시아 제국이 죽었던 것도 아니고 최전성기였는데 왜 Rise of Empire일까요? 

테르모필레 전투를 그린 300도 실제로는 인근에 그리스 보병이 4천~1만 명이 집결했고, 테스피아인 700명도 운명을 함께 했는데, 레오니다스와 300명의 최후만 그렸죠.

아직 영화개봉 전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사극보다는 환타지에 치우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 300처럼요. 



어쨌든 여러분이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기원전 480년에 벌어졌던 페르시아 제국의 원정과 살라미스 해전에 대해 간단한 배경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는 기원전 479년에, 크세르크세스Xerxes가 그리스에 남겨둔 페르시아군을 몰아내는 
플라타이아Plataea 전투 그리고 페르시아의 앞마당까지 쳐들어가 페르시아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무갈레Mycale 전투까지 설명해야 하지만, 영화에서는 살라미스 해전이 전부일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는 그림 위주로 아주 간단한 요약만 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로 초대하겠습니다. 아! 고대의 역사는 원전자체가 심각한 과장과 오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참조자료로만 즐겨주십시오. 

크세르크세스가 페르시아 제국 전역에서 모은 약 30~50만의 병사 그리고 1,300척의 함선은 이렇게 유럽대륙으로 진입합니다. 



테르모필레Thermopylae에서 조금 고전하다가 아테네를 약탈하고 살라미스에서 속아서 패전을 한 후에 서둘러 본국으로 귀환했다는 아주 짧은(?) 원정이 전부입니다. 

이제 뼈대 사이에 몇 가지 재미있는 살을 붙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왕 다리우스가 그리스를 침공했다가 마라톤 평원에서 참패를 했고 돌아와서 이집트 반란을 진압하다가 병사합니다. 왕위에 오른 크세르크세스는 각지의 반란을 순식간에 진압하고, 바로 그리스 더 나아가 유럽정복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국각지에서 병사를 모읍니다. 여기에는 영화에서 과대포장된 
카리아Caria의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에바 그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왼쪽이 설마? 임모탈??? 예. 맞습니다. 영화 300의 임모탈은 선과 악의 대비를 위해 과장된 분장입니다. 그 정도 무장과 전투력이면 그리스 중장보병이라고 해도 막아낼 수 없었겠죠. 



원정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칩니다. A 지점에 다리를 놓았지만 폭풍에 쓸려가버렸죠.



엔지니어의 목을 베어도 초장부터 재수 옴 붙은 것은 사실입니다. 군대의 사기를 위해 왕은 바다를 처벌하기로 합니다. 감히 왕의 발목을 잡은 바다에 태형 300대를 때린 후에



부교를 놓고 지협을 건넙니다. 



미리 보낸 선봉대가 가는 곳마다 그리스 도시국가는 성문을 열었고 그렇게 그리스 정복은 나들이 식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절대로 투항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스파르타는 연합군으로 코린트의 지협에 성을 쌓고 결전을 벌일 것을 주장한 반면에 아테네의 
테미스토클레스Themistocles는 해군으로 결전을 벌이자고 주장합니다. 영화에서 이 배우죠?



스파르타가 주장한 코린트Corinth 지협(살라미스 왼쪽) 성벽구축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전략이었지만 아테네를 포함한 그리스 대부분을 포기하는 대가를 치뤄야 합니다.
그리고 해전은 아테네 육군의 지지도 받아내기 힘들었죠.



결국 테미스토클레스는 함대를 아르테시움Artesium으로 보내고 육군은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보내 페르시아군을 막자는 다른 안을 지지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때까지도 도시국가는 모두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레오니다스를 비롯한 약 4천 명(최대 1만 명)만이 도착했고  테르모필레의 전설이 태어나게 됩니다. 



테르모필레에서의 분전덕분에 페르시아군은 4일 동안 발목이 잡혔고, 진영을 결정하지 못한 도시국가들은 행동을 통일하고 연합군에 가담하게 됩니다. 

아르테미시움Artemisium(위 지도 참조)에서도, 그리스 갤리선 271척(대부분 아테네)이 650척 이상의 페르시아 함선을 맞이해 우세한 전투를 벌이다가 테르모필레가 뚫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살라미스로 물러났습니다. 이 해전에서 그리스는 100척 정도, 페르시아는 200척 정도의 함선을 잃었습니다.

그리스 연합군은 이제 스파르타의 전략을 선택했고 아테네는 그대로 페르시아군에게 내주기로 결정합니다. 이것은 테미스토클레스도 바라던 바였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신전을 지키던 마지막 수비군이 자살하거나 전사하면서 아테네는 불길에 휩싸이게 됩니다. 



코린트 지협에 모인 연합군 지휘관은 다시 한 번 결전장소를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 해군 중심의 
아테네, 에기나Aegina와 메가라Megara는 살라미스에서 해전을 벌이자고 했고 스파르타 중심의 도시국가는 육전을 주장하다가 아테네의 불길을 보고 결정을 미룹니다. 

권모술수의 대가였던 테미스토클레스는 해군을 설득하고 총사령관에게 해군 단독으로 작전을 벌이겠다고 협박을 해서 함선을 모두 살라미스 부근에 집결시키게 합니다. 문제는 페르시아 해군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살라미스의 좁은 공간 안으로 스스로 들어와주어야 하는데 그럴 움직임은 없었고, 페르시아 육군이 계속 진격하면서 다른 동맹군 해군이 고향을 지키러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희대의 대사기극을 벌입니다. 페르시아와 그리스 동맹군 모두를 속이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리스군 전략회의가 벌어지던 9월 19일 새벽, 테미스토클레스는 페르시아측에 자신과 아테네군이 배반할 것이며 달아나는 나머지 병력을 지체하지 않고 잡아야 그리스군의 저항을 끝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크세르크세스는 이 거짓정보를 믿고 함대에게 만 안으로 서둘러 진입하라고 명령합니다. 

페르시아 함대가 조용히 만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크세르크세스는 이집트 함대를 떼어 당연히(?) 예상되는 그리스 함대의 탈출로를 봉쇄합니다. 

자정이 되자 페르시아 함대는 만을 완전히 봉쇄했고 테미스토클레스의 사기극을 모르는 그리스 함대는 아침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결전을 벌이게 된 그리스군은 사기꾼(?) 테미스토클레스에게 연설을 맡기기까지 합니다. 

크세르크세스는 자신의 함대가 아테네 함선의 내응에 힘입어 그리스군을 사냥하는 즐거운 광경을 보기 위해 산 위에 올라 기다립니다. 



그리스 함대가 움직이자, 그는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함대를 더 황급히 투입시킵니다. 900척의 대함대가 좁은 공간으로 밀려들면서 함대의 진형이 완전히 엉망이 되고 맙니다. 

우익의 페니키아 함대가 선두에 서고 좌익의 이오니아 함대가 후위에 서는 꼴이 되어 그리스 해군은 1:1의 전투를 벌일 수 있게 됩니다.  



달아날 줄 알았던 그리스 함대는 결전의 모습을 보이며 달려들었고 대형도 못갖추고 이리 저리 밀린 페니키아 함대는 옆구리를 보이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벌입니다. 

당시는 청동으로 만든 선수로 들이받아 침몰시키거나 



배 위의 보병이 올라타 노꾼을 죽여 무용지물로 만드는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페니키아 함대는 큰 피해를 입습니다. 



더구나 이번에도 초장부터 일이 어그러졌습니다. 해군 제독이었던 크세르크세스의 동생 
아리아메네스Ariamenes가 첫 번째 목표가 되어 전사합니다. 



문제는 그가 유일한 제독이었기 때문에, 이제 페르시아 해군은 각 함선이 알아서 움직여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승이 예약되어 있다고 생각한 왕이 부제독을 임명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페니키아 함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리스 함대의 공격을 받은데다가 지휘관마저 잃어버리자 사분오열하면서 전열에서 함부로 이탈했고, 격분한 크세르크세스가 나중에 함장들을 불러모아 모두 목을 베었습니다. 

이제 한결 여유가 생긴 아테네 함대가 페르시아 좌익 이오니아 함대와 중앙 길리기아 함대를 뒤에서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이오니아 함대는 크세르크세스가 칭찬할 정도로 용감하게 전투를 벌였지만 에기나 함대까지 달려들자 무너져내렸고 이렇게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은 그리스군의 대승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리스 해군은 최대 378척 중에 겨우 40척을 잃었고 페르시아군은 최대 900척 중에 300~600척을 잃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리스 보병은 수영에 능했기 때문에 배가 침몰해도 뭍으로 올라가 전력을 보존한 반면에 페르시아 보병은 수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배와 함께 모두 운명을 같이 했습니다. 
한 척에 40명 정도의 보병을 태웠으니까 최대 24,000명을 잃었습니다(노꾼은 제외하고요.)

크세르크세스에게는 아직 25만 명 이상의 막강한 육군이 있었지만, 문제는 보급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원정로의 모든 농장을 불태운데다가, 이제 그리스 해군이 우회해서 뒤에 설치해 놓은 부교를 끊고 보급로를 차단한다면 육군은 아사할 판이었습니다. 
지협의 그리스 연합군이 성벽 안에서 버티는 동안, 그리스 해군은 페르시아 해안의 그리스 계열 도시의 반란을 유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에바 그린)입니다. 영화에서는 마치 대단한 비중인 것처럼 등장하는데... 



실제로는 살라미스 해전에서 겨우 5척의 배를 지휘했을 뿐입니다. 

어쨌든 헤로도투스의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했다고 합니다. 의견을 묻자 해전을 피하자고 했고, 패전 후에는 본국으로의 신속한 후퇴를 조언했습니다.

크세르크세스는 
사촌인 마르도니우스Mardonius의 지휘하에 육군을 테살리Thessaly에 두되 보급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병력만 남겨두기로 하고 나머지 본대는 45일에 걸쳐 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스군의 추격은 없었지만, 지금으로 부터 무려 2500년 전의 보급과 위생으로는 당연히 희생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전염병과 추운날씨로 많은 병력을 잃고 맙니다. 

이제 대사기극으로 전설을 남긴 테미스토클레스의 후일담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정치가와 전략가로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에 부패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워낙 권모술수에 능해 아테네 시민과 정적의 반감을 샀고 결국에는 국외로 추방되어 크세르크세스의 아들을 위해 페르시아의 총독이 됩니다. 

그를 받아들인 페르시아 제국도 대단하고, 그렇게 인생의 굴곡을 살아간 그도 대단합니다. 
아테네를 상대하라는 명령을 받고 자살을 선택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의 인성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내서 보실만한 가치는 있을 겁니다. 

http://blog.daum.net/uesgi2003/480


http://blog.daum.net/uesgi2003/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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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3-04 00:36:10

디스이즈 스파르타~~~~~~~~~~~~~~~~~~~~~~~~~~~~~~~~~~~~~안!!
점심은 짜장이고 저녁은 지옥이다!!!^^

2014-03-04 00:45:53

대신 제삿상은 치맥이다!

WR
2014-03-04 01:02:41

미국에서 영화 300을 보고 나오는데 젊은 미국애들이 일제히 디스 이즈 스파르탄을 외치더군요. 그리고 우호 우호~

2014-03-04 00:49:15

좋은 글이네요.

저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사실 제일 웃겼던 건
막상 그리스와 평원 전투가 아닌 자기들 주 종목 중 하나인 해전에서 대파 당하고
후퇴 했다는 점이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영화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WR
2014-03-04 01:00:54

페르시아 해군의 선원 절대다수는 다른 국가, 심지어 그리스 출신입니다. 페르시아는 해군력은 그래서 숫자만 많고 행동이 통일안되는 전형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4-03-04 00:52:01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

WR
2014-03-04 01:01:09

감사합니다.

2014-03-04 01:58:47

아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주 금요일 개봉을 앞두고 BFI IMAX로 볼예정으로 이미 예매완료 했는데 오늘 저녁에 블로그의 글까지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역사이야기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WR
2014-03-04 11:00:57

부럽습니다. 여기에서는 아맥으로 상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4-03-04 02:56:07

저는 개인적으로 프차에서 이런 역사적 해설해 주시는 분을 가장 존경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WR
2014-03-04 11:01:1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14-03-04 03:30:30

개인적으로 제목자체는 오역이라고 생각합니다 rise 어디에도 부활과 관련된 의미는 없는데..

WR
2014-03-04 11:01:41

흔한 제목이죠. 부활이라고 해야 뭔가 더 강렬하죠.

2014-03-04 06:11:54

우와 정성스런 글 감사합니다. 저장했다가 영화볼때쯤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요즘 기억이 하두 가물가물해서요.

WR
2014-03-04 11:02:04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는데 차이는 좀 많이 날 겁니다.

2014-03-04 06:51:28

잘 읽었습니다. 본드걸 에바그린이 이 영화로 성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본드걸들이 받은 저주를 에바그린은 피해갈 수 있을까...?

WR
2014-03-04 11:02:31

에바 그린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를 보게 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공해야죠.

2014-03-04 07:47:24

어제 플르타르크 영웅전에서 테미스토클래스편을 읽었습니다
마침 그걸 읽고 이 글을 보니 이해가 팍팍 됩니다
최근에 로마인 이야기, 그리스 로마신화등에 푹 빠져 있었는데
이놈의 역사가 재미도 있으면서 배울점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WR
2014-03-04 11:03:38

역사가 자기개발서로도 참 좋은 지식원입니다. 수 많은 위인이 성공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2014-03-04 09:46:52

정말 에바그린은 007 때의 인상이 너무 강렬하네요. 정말 예뻤는데 말이지요.

WR
2014-03-04 11:04:11

킹덤 오브 헤븐에서도 대단했죠. 이 영화에서는 왠지 많이 노쇠한 느낌입니다.

2014-03-04 10:14:40

영화 보러가기전에 궁금했던 내용인데
정성껏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ㅊㅊ

WR
2014-03-04 11:04:34

이번에는 DP 회원들을 위해 서둘러 정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03-04 12:51:54

항상 글 감동깊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

WR
2014-03-04 13:47:54

저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4-03-04 23:48:5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블로그 글도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어찌 그리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주시는지 놀라워요~^^

2014-03-07 10:19:30

지금 300보러가며 읽었어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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