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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나는 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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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14 20:15:39

한파가 찾아왔다며 실내 온도 6도인 집안에서 덜덜 떨던 것이 언제인가 싶게,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따듯한 주말입니다. 저는 천둥이 내리치는 사무실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혼자 봄 기운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

 

...

 

오늘은 10년 쯤 전, 회사를 그만둬야 할 지 망설이던 시기에 만들었던 표를 올려볼까 합니다.

 

제가 겉으로는(?) 이성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꽤나 감정적이고, 또 즉흥적이어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심사숙고하지 않고 결정한 전례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할 수가 없더군요.

 

특히 회사를 그만두는 일은, 참고 또 참다가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보통 하게 되다보니.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게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표를 만들어가며 최대한 냉정하게 제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런 제 방황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사를 왜 그만두고 싶은지, 그 이유가 될 수 있는 항목들을 나열한 다음. 이것을 4가지로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1단계 - 도피 욕구 점검 :

제일 먼저 할 일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도피'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방학숙제를 전혀 하지 않고, 개학 전 날 혼나는 게 두려워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면 철 없는 어린아이겠죠. 어른이 되어도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책임지고 싶지 않은 일들.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에 대한 두려움. 부담스럽기만 한 인간관계들. 그냥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할 때가 있습니다.

그냥 어디 아프면 안 될까? 뭐 그런 철 없는 생각들이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찾아오더라고요.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누적된 분노는 없는 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2단계 - 분노 원인 분석 :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확인하는 것 보다,

오랫동안 화가 난 상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에 있습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감정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기 쉬우며,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도 쉽습니다. 회사를 그만 둘 지 말 지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면 냉정함은 필수겠죠.

 

 

1~2단계를 거친 다음에도 여전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면, 세 번째 단계에서는 '한계 상황'은 무엇인지 분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 한계 상황 분석 :

회사에서 일을 하며 알게 된 '내 자신에 대한 한계'는. 다른 회사에 가더라도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내 문제인 거죠. 대인관계 갈등 역시 그 원인이 타인이 아닌 나에게 있다면, 이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한계요소가 나에게 있는가, 조직에 있는가.

여기서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것인가, 다른 곳에서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는 아닌가.

그런 것들을 점검해보는 단계입니다.

 

3단계까지 진행한 다음에도 여전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면

삶에 대한 근원적 회의감에 빠진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인지, 삶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거죠.

 

 

1단계 : 도피 욕구 점검(내 안의 도망치고 싶은 심리 확인하기)

 

회사를 그만두는 게 도망치고 싶은 심리인 게 확인되었다고 해서, '이건 단순 도피심리이니 신경쓰지 말고 그냥 회사를 다니자'로 결론을 내리는 건 조금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은 아이에게 '공부하기 싫어 도망친다'고 혼내기만 해서는 해결이 나지 않죠.

도망치고 싶다면 우선 해야 할 일은 두려움의 대상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또한 불만이 습관이 되었다고 판단한다면, 내가 왜 습관적으로 불만을 말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당시 저는 업무가 많아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처지의(야근을 하는) 다른 팀 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다시 회사에 들어와 일을 하는 식이었죠.

제 업무가 많았던 이유는 본래 일을 떠맡기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했으며, 사업 방향을 특정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회사의 계획에 따라 우리 팀에 일이 몰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모르는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저를 볼 때마다 동정의 말을 하곤 했습니다.

'**씨는 왜 그리 미련하게 일을 하냐, @@씨가 **씨 일을 좀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쪽 팀장님도 참 너무하시네~' 등등의 말들을 거의 매일 듣고 있었습니다.

걱정해서 하는 이런 말들이 몇 개월씩 쌓이다보니.. 그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필요 이상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던 사람들 중 몇몇은, 그런 분위기를 이용해 귀가 얇고 잘 휩쓸리는 직원들을 방패막이 삼아. 자기 대신 눈 밖에 날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거나 여러 용도로 이용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건 사람들의 말에 잘 휩쓸리는 사람들이지, 정작 분위기를 조성한 사람들이 아니더군요.

 

 

함께 회사 욕을 하고 상사 뒷담화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편은 아니라는 걸 꽤 비싼 댓가를 치루며 배웠습니다.

 

사표를 쓰기 전에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내가 사표를 씀으로 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따져보는 일이겠더라고요.

 

 

2단계 : 분노 원인 분석(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것은?)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목록을 작성한 다음, 그 목록을 위의 표에 따라 배치해보는 작업입니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배치된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량이 많다'는 항목의 경우, 내가 일을 벌려서 일이 많은 거라면 '개인의 문제'가 될 것이고. 회사나 우리 팀에 문제가 있어 일이 많은 거라면 그건 '조직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배치를 끝낸 다음, 각각의 요소들 중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무엇인지 순서를 정하고, 또 그 요소들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해보았습니다.

 

제 경우, '2-1 : 원치 않는 일, 내 능력 밖의 업무가 주어진다'가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2-1은 왜 생긴 걸까요?

저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제가 싫어하는 일을 시킨 것은 아닐 겁니다.

회사가 나서서 괴롭힐 만큼 저는 대단한 존재가 아니거든요. ^^

 

물론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있는 거라면, 그건 대인관계나 조직내 불화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즉 2-1의 원인이 2-4일 수 있다는 말)

만약 다른 직원들도 다 하고 있는 평범한 업무인데, 그것을 내가 특별히 싫어한다면 그건 2-2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당시 제 상황은 2-3의 문제로 2-1이 된 경우였습니다.

업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적성과도 맞는 편인데. 의사결정 구조가 불합리해서 불필요한 업무가 발생하고, 윗선이 변덕이 심하여 기껏 해놓은 일이 다음 날 엎어지고, 밤새 준비한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였죠.

기운 빠지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분노가 쌓이고 쌓여서 폭발할 지경이 된 것입니다.

 

즉, 표면적인 분노는 2-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그 원인은 2-3이었던 것입니다.

 

 

3단계 : 한계 상황 분석

 

무엇에 그리 화가 났는지 이해하고 있으며, 다소 감정적으로 퇴사를 고민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면.. 여기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한계'를 검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저는 '열정 상실'이 가장 큰 한계요소로 다가왔습니다.

너무 지친 것입니다.

 

2단계에서 나왔던 의사결정 구조의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윗선에 건의도 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수정하여 적용도 해보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회사가 지긋지긋해진 상태라, 휴직을 하도록 해 주겠다, 팀을 옮기도록 해 주겠다는 등의 제안을 받아도 수용이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표를 작성하며 하나하나 분석을 해 보니

3-1 역시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로는 3-4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며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는데, 3-4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3-1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입니다.

 

 

4단계 : 목표 상실(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인가)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학교를 그만두는 사람도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내가 바라던 삶은 이런 게 아니야!"

 

하지만 대체 그 바라던 삶은 무엇인지, 막상 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삶을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각오는 서 있는지. 그런 질문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4단계 - 목표 상실]은 내가 말하는 삶의 목표가 허황된 꿈이거나 백일몽 같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냉정해지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답 없음'이라는 박스입니다.

 

아름답고 평화롭고, 여유로우며 행복한 삶을 자기 꿈이라고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삶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문제점을 이해하며, 그 삶을 얻기 위해 포기할 것이 무엇인지. 그걸 감수할 용기가 있는지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감수해야 할 것과 책임져야 할 것을 외면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현실에 대해 불만만 늘어놓는다면 그냥 나는 '한심하게도 답 없는 인간에 불과하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검은 사각형을 제 이마에도 자주 붙여놓곤 합니다.

 

"늙은소야! 지금 답 없는 거 아니?"

 

....

 

회사를 그만 두면서 이렇게까지 하다니.. 엄청나게 현명한 결정을 내렸을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만두지 말 걸 그랬다며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받은 주식을 토해내고 나왔거든요. ㅎㅎㅎ 거기가 그렇게 잘 될 줄 누가 알았나요?)

 

 

하지만 이 정도까지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그 결정을 후회하느라 인생을 허비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따지고, 분석하며 결정을 내리다보면

적어도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하고, 미련하게 집착하는 일을 막기에는 좋더군요. 무엇보다 증거가 이렇게 남잖아요.^^

(아~ 그 때 내가 이래서 이렇게 행동했구나~)

 

 

 

주말입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지지 않는 여러분들이 되기 바라며.

휴식이 되는 주말을 보내셨음 좋겠습니다. ^^

 

빗소리를 들으며 늙은소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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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2016-02-13 20:49:35

정확히는 직장을 다니는 게 아니라, 그만두는 것에 대한 알고리즘이죠. ㅎㅎ 이렇게까지 하고도 후회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ㅋㅋㅋㅋ 어릴 때 잘못한 것 되새기며 후회하는 일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그걸 고쳐보고자 노력하다보니 이리 된 것 같아요.

2016-02-13 20:22:44

한편의 보고서 같군요..

WR
2016-02-13 20:52:05

제가 이래서 인기가 없나봐요.

2016-02-13 20:33:19

그냥 회사가 싫어요...

WR
2016-02-13 20:53:40

즐거워 하면서 회사 다니는 사람이 사실 거의 없겠죠. 그래도 힘내세요~ 우리에겐 주말과, 연휴가 있잖아요.

2016-02-13 20:35:11

제 친구가 고민이 있으면 글로 쓰라고 한 것도 귀찮아 했는데... 답이 없다. 이게 젤 와닿네요. 전 작년에 처음으로 여론을 만들어서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하려는 캐릭터를 만나봤는데 하도 세서 대적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양심은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존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직장은 아니고 다른 곳 사람인데 절 들쑤셔요. 그럼 저도 모르게 제가 행동대원으로... 알면서 당하는데 만남을 유지해야 하나 고민이... 답이 없네요.

WR
2016-02-13 20:57:57

저 '답이 없다'가 정말 중요한데요. 다른 사람 고민상담을 해주다보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줘도 그건 싫다며 불만만 말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무조건 내 편 들어주기 바라고, 위로만 해주기 바라는 사람 상대하는 건 진이 빠져서... '네가 고치지 않고 계속 이런 식이면 결국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냉정하게 말하면 자기를 싫어하느니, 신경써주지 않느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럴 때 저런 표로 설명하면 '답없음'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되어서 효과가 있더라고요.

2016-02-13 20:41:05

時空 ... 時空間 ... ... ...

WR
2016-02-13 20:59:00

어떻게 답을 해야 할 지 막막한데 힌트 좀 주심이 어떨지요?

2016-02-13 20:45:04

표로 정리된 내용만으로도 거의 논문수준급 정리 입니다.

WR
2016-02-13 21:03:58

그만큼 당시 고민이 많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2016-02-13 21:54:11

제가 나간이유는 단순했네요 ^^ 더이상 이회사에 필요가 없는존재라서 ^^; 더이상 인정받지 못할 인간이라면 나가야죠.

WR
2016-02-13 23:06:30

내 가치를 알아봐주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기란 어려운 일이죠. 좋은 사람을 만나셨기 바랍니다.

2016-02-13 21:56:44

아직 홀몸인데도, 나이가 들어 갈수록 참게 아니, 참아지게 됩니다. 그만 두고 싶어지는 마음을... 스크랩 해두고 차근차근 읽어 보아야 겠습니다. :)

WR
2016-02-13 23:10:25

이 나이 되도록 자존심을 굽히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해서 힘들 때가 많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못할 일들을 요즘은 제법 참고 잘 하는 거 보면 나이 헛 먹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2016-02-13 21:58:02

훌륭한 자료 감사합니다. 훌륭한데 정말 쓰고 싶어지진 않네요^^;; 근데 조만간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게 문제.^^;;

WR
2016-02-13 23:12:39

쓰실 일이 없으셨음 좋겠네요. 10년 전에 저 표를 만들 당시, 같은 팀에서 일하던 친구가 되려 자극을 받아 회사를 그만 두고 유학길에 올랐거든요. 정작 저는 표 까지 만들어가며 꾸역꾸역 회사에 남아 버텼는데, 단칼에 사표를 쓰고 유학을 간 그 친구가 참 부럽더군요.

2016-02-13 22:28:27

안그래도 요즘 어려운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WR
2016-02-13 23:13:14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2-13 22:48:00

회사 나가는 이유 중 반은 사장이 X같아서가 아닐까요...

WR
2016-02-13 23:14:37

사장 보다는 바로 윗 사람과의 갈등이 보통 더 크지 않나요? 저는 사장님들은 대체로 절 좋아하셨는데, 바로 윗 사람이 저를 싫어한 경험이 제법 있습니다.

2016-02-13 22:57:49

글쎄요.. 회사는 저의 삶에 있어서 저의 재능을 표현하는 곳이지 그곳에 목을 매달고 저의 목표까지 투영하면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요... 엄밀히 말하면 한달 열심히 일해주고 월급 받아주고.. 또 한달 열심히 일해주고 월급 받아주고 대신에 퇴근 후에는 나의 꿈을 쫓아서 살아가는게 제 스타일 같습니다. 올해 3월부터 대학생활 시작입니다. 저의 목표는 회사 따위는 둘째치고 공부하다가 기회가 된다면 더 나은 공부를 위해서 미련없이 떠날 생각입니다. 홀몸이라서 가능하지만요..

WR
2016-02-13 23:18:06

제가 벤처쪽에서 일을 시작해서 조금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직장이, 같은 학교 다니던 친구와 친구의 친구들이 만든 회사였거든요. 함께 고생해서 성공해보자~ 이런 마인드로 시작했었고, 그 다음 직장도 창립멤버는 아니었어도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일부 받아서 일을 했고, 함께 회사를 키워보자는 마인드의 회사였어요. 그러다보니 당장의 월급은 적어도, 회사의 비전이나 업계 동향 같은 것에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었죠. 공부를 하실 계획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공부는 정말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ㅠㅠ 꼭 원하시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2016-02-13 23:27:33

워낙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르지 않고 월급만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하고 굽신굽신 모드로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비슷한 생각이 찾아올 때면 정말 많이 유용하겠다 싶어 기쁘게 스크랩을 합니다 ^^ 정작 그 순간에 이렇게 체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혹은 하려고 하는 이성이 남아있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 지금 당장 써먹을 것도 아니면서 하나 하나 플로우차트를 따라가 보고 있습니다. 상당히 통렬한 자기 반성을 많이 하게 해주는 도구네요. 그야말로 "나를 돌아봐" 시각화 버젼이네요. 저 말고도 가슴 뜨끔한 분들 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나이쯤 되면 이제 어느 정도 관성으로 가는 인생이 되려나 싶었는데 아직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물론 제 상사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만요 ^^) 금수저로 태어나 즐기는 삶을 사는 것도 참 괜찮겠구나 하는 속좁은 생각도 연이어 드네요. 항상 생각하게 하는 글을 주셔서 몇번이고 읽게 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런 멋진 글..

WR
2016-02-14 00:41:32

이 글의 핵심은 표에 있지 않고, 제일 끝에 있습니다. '나는 고민 할만큼 했다'는 변명을 기록으로 남겨놓아,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할까요. 여기 올리면서 10년 만에 다시 꺼내보는데 막상 되돌아보니 지극히 주관적으로 판단한 것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끼워 맞추는 내용도 많았고요. 그래도 저 시절처럼 고민할 게 있고, 그만 두고 다른 무언가를 할 것인지 갈등할 수 있었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 때는 나에게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에 저는 다른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지 못해 주저 앉아버린 거였더라고요. 10년 이 지나면 지금의 저를 또 그렇게 보게 되려나요. 늘 부족한 글을 좋게 해석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고맙습니다. 샴페인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살아야겠어요. ^^

2016-02-14 00:09:31

직장에서도 안 받는 스트레스를 게시판에서 받다니.... ^^ 최근에 읽은 책에서 보니 사람들이 내리는 대부분의 결정은 비이성적이라고 하더라구요 분명 본인은 이성적이라고 말을 하지만 말입니다

WR
2016-02-14 00:43:50

스트레스 받는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바나나님 말씀처럼 아무리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주장해도, 감정적으로 판단했다는 후회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천성이 후회가 많고, 되돌리지 못할 과거에 연연해하는 성격이라 역으로 이런 식으로나마 그 짐을 덜고자 노력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2016-02-14 00:18:34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WR
2016-02-14 00:44:05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6-02-14 04:40:0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쪽지 확인 부탁드려요.

WR
2016-02-14 20:14:06

감사합니다. 확인하고 답장 드렸습니다. ^^

2016-02-14 11:02:4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WR
2016-02-14 20:14:27

좋게 해석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2016-02-14 16:26:16

요즘 제가 하는 고민에 많은 도움이 되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 글 스크랩해 두고 고민이 될 때마다 점검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WR
2016-02-14 20:15:39

부족한 글이지만, 좋은 쪽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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