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자작 스크린 제작기 (135인치 액자형)
룸씨어터 조성을 허락맡고 집구조에 맞는 스크린을 찾아보았습니다.
조건은 135인치 와이드, 가벼울것.
기성품중엔 이런 조건은 찾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비슷한 크기의 만족할 만한 스크린은 가격대도 비싸게 책정되거나 스크린이 울거나하는 문제 들이 있어 고심 끝에 스크린을 해체.. 아니 자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국내 스크린 자작기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주요 관건이 스크린을 달 수 있는 프레임 선정이었습니다. 자작하신 분들이 사용한 프레임 종류는 첫째 집성목, 둘째 방충망 섀시, 셋째 알루미늄 프로파일 이었습니다.
먼저 대부분의 해외 자작기에서 사용한 집성목으로 프레임 짜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나갈 것 같았고 인터넷 상으로 240cm 이상 배송이 되지 않아 135인치 스크린의 가로 길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개를 연결하는 방식도 나중에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어 포기.
방충망 섀시는 섀시자체가 노출이되어 미관상이나 안전상 문제가 있을 것 같았고 중간에 지지하는 프레임을 삽입할 수 없어 변형의 문제가 심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알루미늄 프로파일 입니다. 이 소재의 장점은 가볍고 저렴하고 마음먹은 형태로 제작할 수 있고 길이도 580cm 까지 가능하여 길이에 구애 받지 않았습니다.
알루미늄 프로파일로 제작한 분 (타블렛 깍는 노인, 이하 타블노) 의 블로그를 거의 제가 교과서로 삼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http://blog.naver.com/bumhee34/220639179350
스크린원단은 국내외 자작 스크린 원단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Carl's place 의 암막천을 사용하였습니다. (방구조상 두면에 창문이 있어 해만 뜨면 방이 너무 밝아 한쪽 창문을 스크린으로 막아 암막도 하고 스크린 공간으로 삼으려는 계획입니다.) 이놈은 스판같은 소재라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재질입니다.
https://www.carlofet.com/
구입은 아마존에서 해도 되고 공식홈페이지에서 해도 됩니다. 공식홈페이지에는 clearance 세일 하는 곳도 있는데 약간의 흠집제품이나 자투리로 남은 스크린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걸로 주문할까하다가 흠집이 가운데 딱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한 제품이 올까봐 걱정되어 정품으로 구매했습니다.
크기가 128인치와 228인치 두가지 밖에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228인치를 주문합니다.
중요한 프레임은 타블노가 소개한 화우엔지니어링 홈페이지에서 주문했습니다.
프레임은 변형을 막기위해 田자 형태로 만들기로 하고 쇼핑몰에서 경량형 AFL3030 모델로 장축 가로 프레임 2개, 단축 세로 프레임 3개, 중간에 삽입할 장축의 약 반정도 길이 프레임 2개를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브라켓 갯수가 16개라 브라켓 세트도 같이 주문합니다. 나중에 타블노의 주문 모델이 표준형인 ABN3030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주문 수정을 하려고 했지만 주문 후 만 24시간도 되지 않아 화물택배를 통해 와버렸습니다. (대략적으로 프레임 7만원 + 택배비 7천원 정도 든 것 같습니다.)
가로 길이가 거의 3m에 달해 엘리베이터에 들어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각선으로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안들어갔으면 20층 높이를 짊어지고 가야합니다아아)
색상은 어차피 보이지 않아 기본 은색으로 했고 검정보단 은색이, 표준형보단 경량형이 조금 더 저렴합니다. 다만 경량형의 문제를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프로파일의 네 면 중간에 길게 홈이 있습니다. 이게 표준형과 경량형이 겉에서 보기엔 폭의 차이는 없는데 깊이가 차이가 있습니다. 표준형이 경량형보다 더 깊죠. 경량형이 얕기 때문에 고정에 손해를 봅니다. 나중에 스크린을 고정하기 위해 pu 튜브가 등장하는데 pu 큐브의 직경이 생각보다 더 작은 놈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작은 파이로 재주문을 하게됩니다.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비 후 마루의 애기들 장난감을 모두 치우고 공간을 만듭니다.
육각렌치를 이용해 프레임들의 반을 줄자로 체크하여 브라켓으로 연결을 합니다.
재단을 거의 오차없이 정확하게 해서 보내줘서 조립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프레임 조립완성된 모습
생각대로 만들어지니 나름 뿌듯합니다. 근데 벌써 좀 지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실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걸 나중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아까 언급된 스크린을 프로파일에 고정시키기위한 도구인 pu 튜브입니다. 튜브 직경은 다양하나 제가 주문한 프로파일에는 8mm가 적당했습니다. 기존이 주문했던 10mm는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8mm의 경우 깔끔하게 쑥들어가지 않고 조금 튀어나오나 고정은 어느정도 잘 됩니다. 어느정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집에 있는 플라이어를 사용하였고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중간이 비어 있는 튜브라서 플라이어로 눌러 납작해진 상태로 삽입을 하면 됩니다. 튜브 재질 자체는 단단한 편이라 손으로는 눌러지지 않습니다.
좀더 강한 고정을 원하시면 타블노님께서 했던 표준형 프로파일에 pu 10mm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제가 사용한 재료도 촘촘히 고정한다면 충분한 고정력을 갖습니다.
우선 pu 튜브를 잘라야합니다. 크기는 1cm 이내로 작은 사이즈로 자르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고정과정이 더 쉽고 고정력도 좋아집니다.
이거 자르는 것도 일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주문할 때 1cm 짜리로 5m를 주문하고 싶지만 이렇게 하면 판매자의 분노 어린 전화를 받을 것 같아 참았습니다. 5m라 해도 오천원정도 밖에 안되 상당히 저렴합니다.
자르는 도구가 필요한데 저는 함석가위를 준비했습니다. 약간의 힘이 필요하지만 비교적 쓱쓱 잘 잘립니다. 하지만 몇백개를 자르니 손아귀가 아리면서 후끈해집니다.
고정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DIY의 나라 답게 Carl's 홈페이지에 자작과정을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소심하게 그대로 따라해 봅니다.
방금펴서 그런지 쭈글쭈글 아직도 접힌 자국이 선명합니다.
한숨이 나옵니다.
우선 텐션을 주면서 네면을 고정했으나 처음보단 좀 낫지만 아직 쭈글쭈글합니다.
잘 될까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만 별 수 있나요 계속해봐야죠. 사방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고정을 합니다. 이따금씩 다른 사람이 텐션주는 걸 도와주면 더 예쁘게 고정이 됩니다. 혼자 원단을 잡아당기며 홈에 튜브를 넣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각만큼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고정을 많이 해나갈 수록 괜찮아 집니다. 하지만 근면과 성실로 뭉쳐져 있는 사람이라도 손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시간도 오래 걸려 슬슬 짜증이 납니다.
근성으로 어느덧 고정완료!
사방이 탱탱하니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제 주변에 남는 원단을 가위로 쓱쓱 잘라주고 남는 부분을 뒷쪽으로 테입으로 붙여서 마무리 해줍니다.
경량화를 실현해서 총무게라 봤다 7-8kg 정도 밖에는 안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치과정도 어렵지 않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들고도 남으나 크기가 문제 입니다. 둘이서 설치하는게 편합니다.
미리 준비한 액자걸이 천장 경사걸이형으로 두개를 커튼공간에 피스로 고정하고 아내와 함께 프로파일 뒷쪽 홈에 맞춰 겁니다.
모두 완성!!
점심전에 시작했으나 저녁 먹고 완성합니다 ㅠㅠ
원래 창문이 있던 자리인데 암막을 안해서 늘 너무 밝아 스크린 겸 암막으로 창문을 막아서 설치했고 순백의 액자 같아 모양도 제법 예쁩니다. 휘거나 운 곳도 없이 깔끔합니다.
만족도 100%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가벼운 맞춤형 스크린이 몸빵으로 탄생했습니다.
-자작스크린 제작을 위해 준비한 재료
알루미늄 프로파일 세트
스크린 원단
육각렌치
PU tube 8mm짜리 5m
함석가위
플라이어
줄자
천장형 액자걸이 2개
-추천대상
시간이 많은 분
근성 있으신 분
홈시어터를 구성하고 싶으나 자금이 부족한 분
기성스크린에 만족 못하시는 분
방해하는 아이가 없거나 저처럼 통제할 수 있는 상태의 아이가 있으신 분
마루 공간이 어느정도 되시는 분
(아파트 고층에 거주하시는 경우) 긴 프레임이 들어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으신 분
나중에 이사갈때 스크린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으신 분
혹시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실까 힘겹게 작성해 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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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단하십니다. 당분간 스크린 보실때마다 뿌듯하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