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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대]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인생과 작품세계 (3) - 에일리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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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03 11:48:51


글 | 김정대(adoinel21@gmail.com)

0. "57 Years Later" - <에일리언 2> 프로젝트의 시작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에이리언> 시리즈의 제작자들)로부터 <에이리언> 속편의 각본 작업을 제안 받았을 때, 짐 카메론은 프로젝트 자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짐 자신이 <에이리언> 1편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1편이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에서 추가로 진행시킬 이야기도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짐은 (만일) <에이리언>의 속편이 나온다면, 그것은 전편의 후광을 노린 ‘우려먹기식 엉터리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여긴 것이다. 그럼에도 짐이 각본 작업 제안을 수락한 것은 근본적으로는 ‘재정적 궁핍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연재 글 2편 참조)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는 “리플리와 군인이 포함된 이야기를 만들 것”을 각본 작업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사실, 당시 짐이 쓰게 될 각본은 ‘<에이리언 2> 프로젝트 자체의 사활이 걸린’ 것이었다. 20세기 폭스 사는 그 때까지도 <에이리언>의 속편을 만들 당위성을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리언> 1편은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지만 이후 싸구려 모방작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기 때문에, 이미 ‘신선함’이 완전히 증발된 상태였다. (짐 자신에게는 약간 창피한 이야기겠지만, 짐이 제작에 참여한 <갤럭시 오브 테러>(1981, 연재 글 1편 참조) 역시 그런 ‘싸구려 모방작’ 중 하나였다.) 따라서 속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박 흥행’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는 짐이 쓴 각본 초고를 가지고 폭스 사의 간부들을 설득할 생각이었다.


짐이 처음 쓴 <에이리언 2>의 이야기는 42페이지 분량이었다. 폭스의 간부들은 이것을 읽은 뒤 짐에게 한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야기가 호러극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캐릭터의 발전상을 묘사하는 부분을 좀 더 강화할 것” 짐은 이 요구가 정당하다고 여기고 즉시 ‘수정본’을 써내려갔다. 


45페이지 분량의 이 수정본은 1983년 9월 21일에 완성됐으며, 훗날 영화에서 보게 될 거의 모든 요소(리플리, 해병대원들, 비숍 등)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악역에 해당하는 ‘카터 버크’가 이 때까진 없었다는 것, 그리고 결말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과는 달랐다는 것 정도다. (영화와는 달리, 이 수정본에서 인조인간 비숍은 리플리와 뉴트, 힉스를 LV-426에 두고 떠나는 ‘배신자’로 묘사됐다)


<에이리언 2> 국내 개봉 당시 배포된 전단지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는 이것을 본 뒤 ‘대 만족’을 표시했고, 폭스 사의 간부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오케이’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짐 역시 자신이 쓴 이야기에 매료되어 서서히 <에이리언 2> 프로젝트에 욕심을 내고 있었다.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는 드디어 짐에게 ‘정식으로’ 각본 작업에 착수할 것을 의뢰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생겼다. 짐이 <에이리언 2>의 각본을 쓰던 도중, <터미네이터>의 촬영이 시작된 것이다. (연재 글 2편 참조) 


이 때까지 짐이 쓴 각본의 분량은 90페이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월터 힐과 데이빗 가일러는 이 ‘반쪽짜리’ 각본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았고, 결국 짐에게 “<터미네이터>의 제작을 마칠 때까지 기꺼이 기다려주겠다”고 통보했다. 심지어 그들은 <터미네이터>의 결과에 따라 짐에게 메가폰까지 쥐어줄 의사도 있음을 밝혔다. 


짐은 <터미네이터>의 제작을 마친 후 곧장 <에이리언 2>의 각본 작업에 재돌입했으며, 1985년 2월에 드디어 각본을 완성했다. 물론 <터미네이터>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이 시점에서, 짐은 이미 <에이리언 2>의 감독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그리고 이때부터 ‘폭스와 짐과의 질긴 전쟁’이 시작됐다.



1. "War All The Time" - 전쟁의 시작


폭스는 <에이리언 2>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초창기부터 ‘살인적인 딴지’를 걸어왔다. 우선, 폭스는 게일 앤 허드가 제작자로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폭스의 간부들은 게일 앤 허드의 면전에서 “당신 같은 (보잘 것 없는) 여자가 이렇게 큰 영화를 어떻게 제작한단 말이오?”라는 식의 폭언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게일은 이와 같은 폭스 간부들의 태도에 크게 분노했고, 절망감마저 느꼈다.


한편, 이미 게일과 피의 맹세를 한 바 있는 짐은 ‘게일 앤 허드의 참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나도 <에이리언 2> 프로젝트에 불참하겠다’며 폭스의 ‘무식하기 짝이 없는 처사’에 강경하게 맞섰다. 결국 ‘1달러 커플’의 포스 앞에 폭스 사의 간부들은 백기를 들고 말았다. 게일 앤 허드 건이 일단락되자, 폭스는 다시 제작비 문제를 들먹거리며 짐에게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짐과 게일의 계산으로는, ‘각본에 포함된 모든 요소들을 영상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1천5백5십만 불의 제작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폭스는 ‘제작비로 1천 2백만 불 이상은 지출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몇 차례의 실랑이 끝에 짐과 게일은 폭스의 간부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안녕히 계세요. (잘 먹고 잘 살아라! 툇~~)


이것은 단순한 ‘허세’가 아니었다. <피라냐 2>로 ‘악몽’을 경험한 후, 짐은 ‘더 이상 제작사의 횡포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바 있다. 그는 거대 스튜디오의 요구에 굴복하여 ‘노예’처럼 영화를 만드느니, 차라리 (제작의 규모가 작더라도) ‘창작의 자유’가 보장된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 것을 택한 것이다. 


폭스는 짐의 단호한 선언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심사숙고 끝에 폭스는 짐의 요구를 (다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불과 6백만 불의 제작비로 <터미네이터>와 같은 고급 SF-스릴러물을 만들어 낸 짐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레퍼런스급 자린고비 정신’으로 똘똘 뭉친 폭스 사의 간부들에게 ‘최소의 제작비로 대작 비스무리한 수작을 만들어내는’ 짐의 연출 능력은 탐나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폭스가 항복 선언을 함과 동시에 짐과 게일은 다시 <에이리언 2> 프로젝트에 복귀했다.


짐이 처음부터 ‘<에이리언 2>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라고 여긴 것은 바로 ‘리플리’였다. 


<에이리언> 1편에서 짐이 가장 매료된 부분도 바로 리플리에 관한 묘사였다. 짐은 처음부터 <에이리언 2>가 ‘괴물’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리플리’에 관한 영화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 그는 1편에서 제대로 묘사되지 못한 리플리에 관한 모든 것을 2편에서 보여줄 계획이었으며, 나아가 플롯 상의 모든 갈등 요소도 여기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야심 찬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미스 리플리’ 시고니 위버를 다시 데려오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짐이 시고니 위버에게 리플리 역을 다시 맡아달라고 간청했을 때, 그녀의 태도는 (놀라울 정도로) 미적지근했다. 시고니 위버는 이런 질문을 던져 (의기양양하던) 짐의 표정을 순식간에 ‘-_-;’으로 만들어버렸다. “내가 왜 속편에 다시 출연해야 하죠?”


이런, 나보고 그 악몽을 다시 경험하라고요?


위버는 <에이리언 2>가 전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에서 제작되는 ‘전형적인 쓰레기 속편’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짐의 설명을 들은 뒤, 그리고 짐이 쓴 각본의 초고를 읽은 뒤 그녀의 생각은 달라졌다. 짐은 위버에게 “<에이리언 2>는 ‘리플리에 관한 캐릭터 영화’이며 1편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에이리언> 1편이 (놀이 동산의) ‘유령의 집’과 같은 성격의 영화라면, 2편은 ‘롤러 코스터’와 같은 영화가 될 것이라는 게 짐의 설명이었다. 특히, 위버는 짐이 언급한 ‘리플리에 관한 입체적인 묘사’에 완전히 매료됐다. 한편으로,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리플리의 성격과 각본에 묘사된 그것과의 차이를 지적하며 짐에게 이런 저런 제안을 하기까지 했다. 얼마 후, 위버는 짐에게 리플리 역을 다시 맡겠다고 통보했다. 물론 짐은 이 통보를 듣고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딴지의 제왕’ 폭스 사가 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리플리의 참모습은 이런 것!


폭스 사의 간부들은 시고니 위버 대신 좀 더 몸값이 싼 (무명) 여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에이리언 2>는 괴물 영화니 무명 배우를 출연시켜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물론, 그들의 진짜 속셈은 ‘제작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것’이었다. <에이리언> 1편(이 영화에서 그녀가 받은 출연료는 고작 3만 불에 불과했다)의 성공 후 시고니 위버의 주가는 갈수록 치솟고 있었다. 특히, 그녀가 출연한 1984년 작 <고스트 버스터즈>는 <비버리 힐즈 캅>과 더불어 그해 최고의 흥행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폭스 사의 간부들은 그녀가 ‘부담을 느낄 정도의 출연료’를 요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판단하고, 속이 훤히 보이는 ‘연막전술’을 펴고 있었던 것이다. 짐은 또 다시 거대 스튜디오를 상대로 ‘육탄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짐은 ‘시고니 위버가 캐스팅되지 않는다면, 나 역시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완강하게 맞섰으나, 폭스 사는 도무지 고집을 꺾을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짐은 또다시 이렇게 외치고 <에이리언 2>의 프로젝트에서 이탈했다.


안녕히 계세요 2! (웬만하면 다시는 보지 맙시다!)


이 시점에서, 짐과 게일은 ‘<에이리언 2> 프로젝트는 사실상 우리 손에서 떠났다’고까지 생각했다. 폭스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1달러 커플’은 그간 질질 끌어왔던 한 가지 숙제(?)를 해결했다. 1985년 4월, ‘1달러 커플’은 (드디어) 결혼식을 치르고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들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폭스는 ‘최고의 결혼 선물’을 안겨줬다. 


짐의 요구대로, 시고니 위버를 리플리 역에 캐스팅하기로 한 것이다. 폭스는 1백만 불의 출연료 외에 개봉 수입의 일정 분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시고니 위버와 출연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리언 2>의 최종 예산은 1천 8백만 불(이것은 <터미네이터> 제작비의 세 배에 해당한다!)로 책정됐고, 촬영은 9월부터 영국 런던의 파인우드 스튜디오(Pinewood Studio)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두 사람은 곧 짐을 싸서 촬영지인 영국으로 날아갔다. ‘미스터&미세스 카메론’의 앞날에는 서광이 밝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Happy ever after...로 끝난다면, (물론) 이것은 ‘짐 카메론의 이야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에이리언> 4부작 DVD에 삽입된 방대한 분량의 메이킹 다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막힌 일화들이 앞으로 줄지어 소개될 테니 기대하시라.)



2. "The Risk Always Lives" - Designing Alien World 


<에이리언 2>의 플롯을 만드는 단계에서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은 ‘리플리가 악몽의 행성 LV-426(1편에서 ‘에이리언의 알을 실은’ 난파된 우주선이 있던 그 행성)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이유’를 관객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짐은 이 난제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우연히도 짐은 <에이리언 2>의 각본 작업을 할 당시 <람보 2>의 각본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는데(연재 글 2편 참조), 두 작품은 ‘베트남 전 후유증’을 모티프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리플리가 (전편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LV-426으로 다시 향해야 했던 이유는 <람보 2>에서 존 람보가 베트남으로 다시 가야 했던 이유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짐에 의하면 그 이유는 이렇다. “지옥을 경험한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그 경험을 ‘악몽’으로 다시 떠올리며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베트남 전의 참전 용사들이 바로 그랬다. 이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길은 악몽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이 악몽은 베트남전 후유증의 변형된 형태다


짐은 <에이리언 2>의 상황을 ‘우주판 베트남 전’이라고 표현했다. 최첨단 무기로 중무장한 미군이 재래식 무기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패했듯, ‘무적’일 것처럼 보였던 <에이리언 2>의 해병대들은 ‘원시적 생명체들’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만다. 이것은 짐이 <터미네이터> 이후 줄곧 선보였던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라는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리플리는 자신의 악몽을 극복하기 위해 ‘악몽의 현장’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짐은 여기에 덧붙여 리플리를 ‘고립 상황에 처한 외로운 인물’로 재설정함으로써 관객이 영화의 플롯을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에이리언 2>에서 리플리는 ‘딸을 가진 이혼녀’로 묘사된다. 그녀는 (1편의 악몽으로부터) 57년 동안이나 우주 공간을 떠돌게 되는데, 이 기간 중 그녀의 딸은 사망해버렸다. 그녀의 정체성을 확인해줄 수 있는 유일한 혈육이 사라짐과 동시에, ‘57년 후의 세계’에서 리플리는 완전한 이방인(Alien)이 되어버린 것이다. 역설적으로 리플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나마 친숙한(?) 장소인) LV-426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짐은 <에이리언> 1편에서 리플리가 보여준 ‘강인한 여성상’에 대단한 매력을 느꼈다. 사실, 1편에서 리플리가 이렇게 묘사된 것은 ‘우연’의 결과에 가깝다. <에이리언>의 초기 각본에서 ‘리플리’에 해당하는 인물은 여성이 아닌 남성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물론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 인물은 ‘중성’ 캐릭터 - 이후 각본 수정 과정에서 성(性)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 였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운 기질을 보유하고 있었다.) 리들리 스콧은 <에이리언>에서 리플리가 너무나 강한 캐릭터로 묘사된 나머지, 관객이 그녀의 성(性)을 망각하는 사태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우려하여 다음과 같은 장면을 ‘조크’로 삽입하기도 했다.


나 섹시해요?


물론 이 장면은 단순한 ‘조크’만은 아니었다. 이 장면에서 (탈출선에 몰래 잠입한) 에이리언은 마치 ‘속옷을 입은’ 리플리를 훔쳐보는(?) 것처럼 묘사된다. (비록 에이리언은 ‘눈이 없는 생물’이긴 하지만 말이다) 즉, 이 장면은 명백히 ‘미녀와 야수’의 (에로틱 버전) 대립 구도인 것이다. 


또, 관객은 이 장면을 통해 리플리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재인식하게 된다. 덕분에 관객은 그녀와 에이리언 간의 마지막 사투를 ‘더욱 긴장감 넘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짐은 리플리의 성(性)적 정체성을 관객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시각적’ 방법 대신) ‘심리적’ 방법을 쓰기로 했다. 바로 ‘모성애’라는 코드를 도입하는 것이다. 


<에이리언 2>에 등장하는 소녀 ‘뉴트’는 리플리의 성격을 확립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리플리에게 있어 뉴트는 ‘죽은 딸’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녀가 4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에이리언 퀸을 쩔쩔매게 할 정도의 ‘괴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리플리가 에이리언 퀸을 ‘처치’한 뒤 뉴트가 그녀를 ‘엄마(Mommy)!라고 부르게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에이리언 2>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대사 중 하나


<에이리언 2>에서 리플리라는 캐릭터를 정의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존재는 바로 ‘에이리언 퀸(Alien Queen)’이다. 


그녀(?)는 정확히 리플리의 대칭점에 위치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짐에게 있어 에이리언 퀸은 (리플리와 더불어) <에이리언 2>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적인 요소였다. 짐은 1편에서 제시된 많은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에이리언 2>의 곳곳에 배치하려 했다. 그 중 가장 ‘중추적’인 것은 바로 ‘에이리언의 생명주기(Life Cycle)에 관한 것이었다. 


지구상의 생명체들과는 달리, 에이리언은 ‘두 개의 생명주기’를 가진 유별난 동물(혹은 ‘괴물’)이다. 관객들은 1편을 통해 에이리언이 “알->페이스 허거(사람의 얼굴을 덮친 뒤 몸속에 알을 낳는 ‘거미+전갈’ 형태의 생물, 여기까지가 제1 생명주기)->체스트 버스터(숙주의 몸을 뚫고 나오는 새끼 에이리언, 여기서부터 제 2 생명주기)->‘성인’ 에이리언”으로 연결되는 생명주기를 갖는다는 사실까지는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기괴한 생명주기의 첫 단계에 있는 ‘알’이 과연 어디에서 왔냐는 것이다. 물론, 리들리 스콧은 1편의 한 삭제 신에서 여기에 대한 해답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긴 했다. (아래 사진 참조. 더 궁금하신 분은 이 삭제 신이 영화 본편으로 편집된 <에이리언> 디렉터스 컷을 보실 것!) 그러나 짐은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컨셉을 2편에서 소개하기로 했다. 바로 알을 낳는 ‘에이리언 퀸’을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아니, 달라스! 거기서 뭐하세요?


짐이 그린 ‘에이리언 퀸’의 이미지


에이리언 퀸은 100% 짐의 창작물이었다. 최초 구상에서부터 구체적인 외관 디자인까지 모든 면에서 말이다. 짐은 2편을 통해 에이리언의 사회(?)를 벌이나 흰개미의 그것과 같이 ‘여왕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새로 설정했다. 그리고 이 사회의 실질적 지배자인 ‘에이리언 퀸’은 보통 에이리언의 3-4배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의 생물로 묘사하기로 했다. 짐이 구상한 에이리언 퀸의 모습은 대략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사마귀를 합친 듯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H.R. 기거(스위스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에이리언과 페이스 허거의 모습을 최초로 디자인 함)의 디자인 컨셉을 에이리언 퀸의 외양에도 충실히 반영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가 궁극적으로 꿈꾼 에이리언 퀸의 모습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무서우면서도 아름답고 우아한’ 느낌의 것이었다. 한 마디로 관객이 그것을 보는 순간 ‘우아하고 파워풀한 여성’임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이리언 퀸의 모습을 디자인한 짐은 <터미네이터>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스탠 윈스톤에게 그 모형의 제작을 의뢰했다.


에이리언 퀸 모형의 제작 과정


<터미네이터>때도 그랬듯, 스탠 윈스톤은 짐의 놀라운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에이리언 퀸’이 ‘근육질 살인 기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복잡한 모형이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윈스톤은 수 개 월에 걸친 다양한 실험 끝에 짐이 만족할만한 ‘에이리언 퀸’ 모형과 그것을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개발해 냈다. 


최종 완성된 에이리언 퀸의 실물크기 모형은 키가 4미터에 달했으며, 짐이 그린 스케치에 놀랍도록 충실한 모습이었다. 윈스톤은 ‘보다 현실감 넘치는 움직임’을 창출하기 위해 관절 등 몇몇 부위만을 수정했을 뿐이다. 이 모형을 ‘한번’ 움직이기 위해서는 최대 16명의 인원이 동원되어야 했다.


에이리언 퀸의 실물 크기 모형


한편, 짐은 에이리언 퀸 외의 다른 에이리언의 모습에도 약간의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가 특히 중요시 한 것은 에이리언의 ‘외양’이 아니라 ‘움직임’이었다. 1편에 등장한 에이리언의 모습은 두말할 나위 없이 매혹적인 것이었다. 허나, 문제는 이것이 움직일 때마다 ‘사람이 옷을 입고 연기한 것’임이 여지없이 드러나 버린다는 것이었다. 


짐은 2편에서 이와 같은 치명적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1편 제작 시 사용된 그것과는 전혀 다른 재질의 ‘에이리언 옷’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그것은 마치 무용수들이 입는 무용복과도 같은 ‘신축성 있는’ 것이었다. 또, 1편과는 달리 ‘거인’이 아닌 호리호리한 체구의 실제 무용수가 그것을 입고 연기하도록 했다. (참고로 <에이리언> 1편에서 에이리언의 옷을 입고 열연한 볼라지 바데조는 키가 2미터가 넘는 거인이었다) 2편에 등장하는 에이리언이 1편에 비해 훨씬 잽싸고 부드러우며 우아한 동작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에이리언 2> 촬영에 쓰인 에이리언 의상


영화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2편에서 에이리언을 로우 앵글로 포착한 장면이 유난히 많다는 점을 발견하셨을 터, 이것은 전편에 비해 작은 (에이리언을 연기한)배우들의 키를 더 커보이게 하기 위한 일종의 ‘눈속임 장치’였다. 또, 짐은 격렬한 동작 시 파손 우려가 있는 에이리언의 ‘긴 머리 덮개’도 제거해버렸으며, 손가락의 수도 3개로 줄였다. (1편에 등장한 에이리언은 손가락이 ‘6개’였다) 관객이 여기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겠느냐고? 천만의 말씀. 이런 ‘불일치’는 오히려 관객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짐의 계산이었다. 


짐은 관객들이 ‘스스로’ 이 불일치가 의미하는 바를 찾아내리라고 확신했다. 짐의 설정에 의하면 1편에 등장한 에이리언과 2편에 등장한 그것들은 근본적으로 ‘종류’가 다르다. 예컨대, 1편에 등장하는 거구의 에이리언이 ‘병정벌’에 해당한다면, 2편에 등장하는 것들은 ‘일벌’ 혹은 ‘수벌’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짐의 예상대로, 관객들은 <에이리언 2>를 본 뒤 이 ‘불일치’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고 그 결과 거의 ‘정답’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 했다.


1편에 등장한 에이리언


2편에 등장한 에이리언



3. "Superior Firepower" - Gathering Soldiers


1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H.R. 기거가 2편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짐은 이를 대신할 컨셉 디자이너로 시드 미드(Syd Mead)와 론 콥(Ron Cobb)을 영입했다. <트론>, <블레이드 러너>, <2010> 등에서 활약한 시드 미드는 특히 ‘미래형 세트 디자인’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또, 론 콥은 <스타워즈>, <레이더스>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 디자이너로 <에이리언> 1편에서 리들리 스콧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짐 카메론은 이들이 이전에 함께 작업을 했던 감독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인물이었다. 원하는 컨셉만을 대략 설명해준 뒤, 디자인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넘겨버리는 감독들과는 달리 짐은 두 사람의 디자인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통제했다. 처음에 이들은 짐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여겨 짜증을 내기도 했다. 예컨대, 시드 미드가 처음 부여받은 임무는 술라코(Sulaco, 해병대와 리플리를 LV-426으로 실어 나르는 우주선)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시드 미드가 디자인한 술라코


짐이 스케치한 술라코


시드 미드가 다시 디자인 한 술라코


시드 미드는 다양한 모양의 우주선을 디자인하여 짐에게 제출했으나, 짐은 계속 고개를 저어댔다. 이미 짐은 머리 속으로 <에이리언 2>의 분위기를 다 그려놨기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우주선만이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짐은 직접 펜을 들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꼼꼼하게 그려서’ 시드 미드에게 건내줬고, 미드는 짐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총 모양의 술라코’를 디자인했다. 물론 디자인한 것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짐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론 콥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만일 제작 준비기간이 충분히 길었다면, 짐은 모든 디자인을 스스로 해냈을 것이다. 우리가 디자인 한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짐이 머릿속으로 그린 비전과 맞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짐은 그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최종 결과물을 본 뒤, 짐이 그린 비전이 옳았음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짐이 그린 스케치들


모델 메이커들은 제작기간 내내 짐의 디자인 솜씨에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짐은 에이리언 퀸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무기와 갑옷도 직접 디자인했는데, 그의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상으로만 멋진 것이 아니라 기계공학적으로도 거의 흠잡을 곳이 없었다. 심지어 클라이맥스 씬에서 관객을 넋을 뺀 ‘파워 로더’(리플리가 에이리언 퀸과 대적 시 탑승했던 물건 운반 기구)도 짐의 창작품이다.


짐이 그린 파워로더


짐의 디자인에 따라 파워로더를 제작하는 임무는 베테랑 특수효과맨 존 리차드슨에게 맡겨졌다. 존 리차드슨은 처음 몇 달간은 짐과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짐이 끊임없이 까다로운 요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리차드슨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다른 감독들은 단순히 ‘나는 대략 이런 형태의 기계를 원해’라고 말한 뒤 나에게 나머지 작업을 모두 위임했다. 하지만 짐은 달랐다. 그는 늘 이런 식이었다. ‘나는 (구체적으로) 이런 모양의 기계를 원해. 볼트는 이렇게 생기고, 리벳은 이쯤에서 드러나야 하며 움직임은 이러이러해야 해!’” 짐이 ‘상세한’ 설계 스케치까지 내밀면서 이것저것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리차드슨은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수가 없었다. 


리차드슨은 나름대로 능력과 경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베테랑이었기에, 이렇게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식의 작업 방식에는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짐은 그에게 ‘파워로더’의 제작을 4달 안에 완료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짐이 리차드슨에게 이토록 까다로운 요구를 했던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에이리언 퀸과 파워로더를 탄 리플리의 대결장면’은 짐이 <에이리언 2>의 각본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클라이맥스 장면’으로 구상했던 야심 찬 신이었기 때문이다.


에이리언 퀸 vs. 파워로더 (짐의 작품)


짐은 이 장면에 관한 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었다. 짐과 리차드슨은 이런 저런 이유로 ‘원수 사이’가 됐다. 하지만 작업이 거듭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장인 정신’에 점점 매료되어갔으며, 종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결국 이들이 서로에 대해 가진 ‘반감’은 ‘완벽주의’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얼마 후, 짐과 제임스 호너 사이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에필로그 항목 참조)


시고니 위버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그 중에는 뉴트의 역을 맡은 캐리 헨과 같이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전술한 것처럼, 뉴트는 중심캐릭터인 리플리를 정의하는 중요한 배역이었기에 플롯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아역 배우에게 맡겨져야 했다. 


짐과 게일은 연기 경험이 있는 아역배우들을 수도 없이 테스트 해 보았으나, 흡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연기 경험이 풍부한 아이일수록, 인위적이고 과장된 표정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짐과 게일이 선택한 캐리 헨은 그런 면에서 대단히 ‘순수한’ 아이였다. 그녀는 짐이 주문한 모든 감정들을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뉴트 역을 맡은 캐리 헨


<에이리언 2>를 통해 데뷔한 또 한명의 여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강인한 여성 전사 ‘바스케즈’ 역을 맡은 제넷 골드스타인이다. 사실, 골드스타인은 <에이리언 2> 이전에도 연극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에이리언 2>에서 선보인 ‘여전사’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는 실제로는 매우 ‘부드러운’ 여성이었다. 


<에이리언 2>의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그녀는 ‘바스케즈’가 어떤 캐릭터인지, 또 <에이리언 2>가 어떤 영화인지에 대해 전혀 알지를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어이없게도)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채 오디션 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그녀의 경쟁자들은 모두 ‘군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녀는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튀어’ 보였다. 


자신의 중대한 ‘실수’를 눈치 챈 골드스타인은 캐스팅 담당자에게 “나도 군인 연기를 잘 할 수 있어요! 군복도 저한테 잘 어울립니다!”라며 통사정을 했다. 결국 그녀는 극적으로 짐과 게일 앞에서 재오디션을 하게 됐고, 바스케즈 역으로 낙점됐다. 


짐은 (당시 비교적 날씬했던) 그녀에게 ‘4주 내에 살을 찌워서 (근육 붙은) 김삼순으로 변신할 것’을 요구했고, 그녀는 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에이리언 2> 제작 당시 골드스타인이 보여준 열정에 감동한 짐은 이후 <터미네이터 2>와 <타이타닉>에서도 그녀를 출연시키게 된다.


‘바스케즈’ 역의 제넷 골드스타인


오디션을 통해 채워지지 못한 배역은 (늘 그랬듯) 짐의 ‘인맥’을 통해 충원됐다. ‘떠벌이 해병’ 허드슨 역은 짐의 오랜 파트너 빌 팩스톤이, 인조인간 비숍 역은 역시 짐의 오랜 동료 랜스 헨릭슨이 맡게 됐다.


비숍의 ‘묘기 대행진’


이 장면은 <에이리언>의 각본 작가였던 댄 오베논이 배우로 출연한 영화 <다크스타>(1974)의 한 장면(아래 사진)에 관한 오마쥬다. 영화에서 비숍은 1편에 출연한 인조인간 애쉬(이안 홀름 분)의 모델명이 ‘하이버다인 시스템 Hyberdyne Systems 120-A/2라고 언급한다. 물론 이것은 짐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사이버다인 시스템 Cyberdyne Systems에 대한 ‘조크’로 삽입한 대사다.


<다크스타 Dark Star>(1974, 존 카펜터 감독)의 한 장면


한편, 영국에서 촬영이 진행되던 도중 캐스팅 된 이도 있는데 바로 마이클 빈이었다. 마이클 빈이 맡은 ‘힉스 상병’ 역은 본래는 제임스 리마의 몫이었다. 그러나 리마는 짐의 연기 지도 방식에 큰 불만을 표시했고, 급기야 짐과 말다툼까지 하게 됐다. 짐은 결국 그에게 다음과 같이 외쳤다.


자네는 해고야! 

(아놀드 曰: 너무 자주 나와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 대사를 몇 번 더 보셔야 본 연재 글이 끝납니다! )


게일은 ‘뚫린 구멍’을 막기 위해 황급히 미국으로 장거리 국제 전화를 걸었다. 마이클 빈은 게일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게일은 전화기에다 대고 이렇게 외쳤다. “미스터 빈! 지금 당장 영국으로 와서 영화를 찍을 수 있나요?” 다행히도 그는 이미 석 달 전에 <에이리언 2>의 각본을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힉스’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이 때부터 이미 자신이 ‘힉스’ 역에 캐스팅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게일의 ‘반가운 콜’을 받고 마이클 빈은 총알처럼 영국으로 날아갔다.



4. "This Time It's War" - The Making of Aliens


<에이리언 2> 정도의 ‘체감규모’를 지닌 영화가 고작 1천 8백만 불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짐이 제작기간 내내 ‘로저 코만의 정신’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짐은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기에 앞서, 14주에 이르는 촬영 기간에 해야 할 일을 날짜별로 빽빽하게 기록한 ‘스케줄 표’를 먼저 작성했다. 물론 이 일은 다른 영화 제작자들도 다 하는 것이다. 짐의 스케줄 표와 다른 이들의 그것이 차이가 있다면, 짐은 영화의 스케일을 두 세 배로 보풀려 보이도록 하는 모든 요소들을 여기에 충실히 반영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치밀하게 계산된’ 상태로 말이다. 


이것은 쥐꼬리만한 제작비로 ‘대작 비스무리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전문으로 했던 뉴월드 픽쳐스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짐이 작성한 스케줄의 하루 분 일정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 분량이 할당돼 있었다. 물론 짐은 자신과 스텝들이 그 분량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이론적, 경험적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 짐은 영화의 스케일을 ‘현실감 넘치도록’ 뻥튀기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기법을 총동원했다. 


예컨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탈것들은 스크린에서 보이는 쪽만 (돈을 들여)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LV-426의 거대한 에이리언의 소굴의 외벽은 (놀랍게도) 미니어처를 활용해 촬영된 것이다. 영화의 중반부에 등장하는 ‘우주동면’용 캡슐은 하나 당 4천 3백 불의 제작비용이 소요되는 것이었는데, 문제의 장면에서는 총 ‘12개의 캡슐’이 필요했다. 그러나 실제로 제작된 캡슐은 3개에 불과했다. 이것을 12개로 ‘뻥튀기’하는 데에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오래된 특촬방법 중 한 가지’가 활용됐다. 바로 ‘거울’을 이용하는 것!


이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시길. ‘거울’을 이용해 세 개의 캡슐을 12개로 ‘뻥튀기’ 했기 때문에 ‘같은 인물’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짐은 영화의 제작을 좀 더 ‘경제적’으로 하기 위해 ‘비디오매틱(Videomatic)’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비디오매틱은 사전 시각화 작업 기법의 일종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에서 활용됐던 애니매틱스 기법의 ‘원시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비디오매틱은 3D CG가 아닌, ‘마분지나 판자, 스티로폼 등으로 대충 만든 모형’을 활용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후에 진행될 실제 촬영의 청사진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존에 주로 활용되던 스토리보드에 비해 훨씬 ‘구체적인’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덕분에, 짐은 예산의 낭비 없이 복잡한 장면들을 ‘본래 의도에 충실하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비디오매틱의 한 장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1983)


제작 당시 켄 랄스톤이 이 기법을 활용한 적이 있지만 이런 식의 사전 시각화기법은 당시에는 ‘일반화된’ 것은 아니었다.


사전 제작 단계부터 ‘난제’로 여겨지던 것이 예상치 못했던 ‘운’으로 인해 일거에 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장갑차’(APC, Armored Personnel Carrier)가 바로 그 예다. 본래 론 콥은 바퀴가 360도 회전하는 형태의 미래형 장갑차를 디자인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적으로 그의 디자인이 반영된 모델을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컨셉 디자이너들을 괴롭힌 대부분의 문제들은 궁극적으로는 ‘돈’과 연결된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모형의 제작비가 여의치 않으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낭보’가 날아왔다. 런던의 히스로우 공항에서 사용되던 두 대의 트랙터가 새 것으로 교체된다는 것이다. 짐은 이 트랙터를 헐값에 사들였다. 외관만 조금 다듬는다면, 그 트랙터는 근사한 장갑차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 트랙터는 ‘비행기를 견인하는’ 운송수단이었던 만큼, 무게가 70톤이 넘었던 것이다. 이것을 그대로 활용할 경우, 잘못하면 세트장이 폭삭 무너져 내릴 수도 있었다! 결국 모델 메이커들은 트랙터의 무거운 부위들을 최대한 제거해 무게를 줄였다. 그럼에도 트랙터의 무게는 30톤에 달했다. 이것은 사실상 ‘굴러다니는 살인 병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는 엄격한 안전 지도가 필요했다. 실제로 촬영 감독인 애드리언 비들이 촬영 도중 이 트랙터에 깔려 ‘압사’당할 뻔하기도 했다.


<에이리언 2>에 나온 장갑차


짐과 게일은 당장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영국 스텝들과의 마찰을 ‘뼈저리게’ 경험해야 했다. ‘신사의 나라’ 사람들답게, 영국 스텝들은 (짐의 시선으로는) ‘화딱지가 날 정도로’ 느긋했다. 한창 바쁘게 일할 시간에 ‘티타임’을 즐기는가 하면, 자신의 작업 분량을 웬만큼 완수했다고 (스스로 판단한) 이들은 영화 제작 현장에서 도박판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쫄딱 망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짐은 사정없이 그들의 궁둥이에 채찍질을 해댔다. 


‘새파랗게 젊은 미국 놈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욕설을 퍼붓자 영국 스텝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영국 스텝들과 짐의 사이는 악화돼 갔다. 물론 짐은 이런 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대외적 평판이야 어떻든 영화만 제때, 제대로 만들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영국 스텝들은 (<터미네이터>에서 함께 작업했던 미국 스텝들이 그랬듯) 무작정 짐을 욕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이 ‘버릇없는’ 젊은이의 진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드레이크’ 역을 맡았던 배우 마크 롤스톤의 다음 한마디는 당시 영국 스텝들이 느낀 ‘경이적 체험’을 대변해준다.



컨셉 디자인에서 세트 디자인, 모델 제작과 미술까지, 도대체 이 젊은이는 ‘모르는 게’ 없었다. 따라서 ‘대충 넘어는’ 일 따위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에이리언> 4부작 DVD의 <에이리언 2>편에 실린 메이킹 다큐(찰스 드 로지리카 제작)에는 제작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 장면들이 있다.



한편, 게일 역시 영국 스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영국으로 건너올 때, 게일은 ‘영국 스텝들의 보수적 성향’에 대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들의 실상을 실제로 접하고 난 후,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전형적인 ‘남녀차별’주의자들이었으며, 여성의 지시를 받는 것을 심히 불쾌하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게일은 여러 차례 애를 먹었는데, 특히 게일의 일을 거들던 영국 현장 책임자는 툭하면 그녀에게 항명을 하곤 했다. 급기야 그는 ‘(당신과 같은) 여자 제작자의 지시는 따를 수 없다’고 외치고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다른 (영국) 스텝들도 게일의 지시를 우습게 여기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나이든 영국 조감독 데렉 크랙넬은 게일과 여성 스텝, 배우들에게 말끝마다 ‘자기(Love, Sweetheart)라는 희롱조의 말을 붙여 주위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했다. 1994년 스타로그(Starlog)와 가진 인터뷰에서, 게일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당시 상상을 초월한 ‘성차별’을 경험했다. 나는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짐과 나는 마치 다른 세상에 고립된 것처럼 외로웠다.” <에이리언 2>의 세트장에서 짐과 게일은 영락없이 ‘외부인들(Aliens)이었던 것이다.


이 느끼함!


숱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사전 제작 과정은 짐이 계산한 대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1985년 9월,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에 앞서 예상치 못했던 사태가 (또!) 발생하고 말았다. 시고니 위버의 합류가 늦어질 것이라는 뚱딴지같은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시 시고니 위버는 런던에서 <하프 문 스트리트 Half Moon Street>의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예정대로라면 9월 이전에 모든 촬영이 완료돼야 했다. 


하지만 제작은 지연을 거듭했고, 결국 위버는 촬영 개시 일에 <에이리언 2> 팀에 합류할 수 없게 됐다. 스케줄 표에 의하면, 짐은 당장 촬영 개시 일부터 시고니 위버를 필요로 했다. 촬영 스케줄 자체가 예산과 특수효과팀의 작업 진척 과정, 세트의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하여 치밀하게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수정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짐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그는 스케줄을 수정해, 리플리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을 먼저 찍기로 했다. 그 장면은 바로 해병대가 LV-426에 도착하여 ‘에이리언의 소굴’로 잠입하는 장면(아래 사진 참조)이었다.



이 장면은 후에 리플리가 헤드셋을 들고 해병대원들과 교신하는 장면과 교차편집 될 예정이었다. 한편, 이 장면은 <에이리언 2>에서 파인우드 스튜디오가 아닌 장소에서 촬영된 유일한 신이기도 하다. 짐은 런던에서 20마일 떨어진 곳에서 가동하지 않는 발전 공장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이 공장의 내부는 짐이 머릿속에 그렸던 ‘에이리언의 소굴’과 거의 흡사했다. 짐은 즉시 전 스텝에게 동원 명령을 내려, 이 공장으로 집결시켰다.


짐의 카리스마는 당장 촬영 첫 날부터 완연히 빛을 발했다. 그는 마치 전장을 지휘하는 장군처럼 공장 내부를 마구 휘젓고 다니며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중무장한 배우들이 장비와 갑옷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갈지자걸음을 걷자, 짐은 쏜살같이 카메라 뒤에서 튀어나와 총과 장비를 뺏어들고 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직접 몸으로’ 보여줬다. 배우와 스텝들을 향해 고함을 지를 때 그의 양팔은 마치 ‘에이리언 퀸’의 그것들처럼 정신없이 움직여댔다. 짐과 처음 작업을 한 이들은 짐의 지나칠 정도의 열성과 완벽주의에 두려움마저 느꼈다. 


일정이 당초 계산에서 조금이라도 빗나갈 경우, 책정된 예산과 기일 내에 제작을 마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짐은 촬영 첫날부터 배우와 스텝들을 지나칠 정도로 들들 볶아댔다. 때문에, 이런 식의 ‘완전 통제’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짐과 심한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당장 촬영에 돌입하자마자 힉스 상병 역을 맡았던 배우 제임스 리마가 짐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고, 곧이어 촬영 감독이었던 딕 부시 역시 짐과의 말다툼 끝에 짐을 싸서 ‘집으로...’ 향해야 했다. (짐은 딕 부시의 ‘대타’로 <에이리언> 1편에서 촬영 조감독을 맡은 바 있는 애드리언 비들을 긴급 기용했다.)


이미 이 장면을 찍을 때 짐의 본모습이 드러났다


촬영 개시일로부터 약 3주 뒤, 시고니 위버가 드디어 세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버를 잘 아는 스텝들은 그녀가 큰 마찰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감독과는 다른 생각이 있을 시,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피력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키고야 마는 ‘용감한’ 여배우였기 때문이다. 


당장 그녀는 짐이 쓴 각본을 처음 본 순간부터 “아! 정말 훌륭한 각본입니다. 하지만 여기와 여기의 리플리에 관한 묘사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라고 딴지를 건 바 있다. 스텝들은 어쩌면 ‘리플리와 에이리언 퀸’의 무시무시한 대결에 앞서 ‘시고니 위버와 짐’의 피 튀기는 한판 대결을 보게 될지도 모르는 판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짐은 처음부터 그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짐은 이 영화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와는 달리 <에이리언 2>는 짐의 ‘오리지널 구상’에서 출발한 영화가 아니었다. (전술한 것처럼)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는 ‘리플리’에 관한 영화이며, 필연적으로 <에이리언> 1편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짐은 누구보다(심지어 자신보다) 리플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는 바로 시고니 위버라고 생각했다. 그는 위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각본을 수정했으며, 촬영장에서도 그녀의 요구가 있을 시는 기꺼이 컨셉을 수정해 재촬영을 하곤 했다. 


<에이리언 2>의 촬영장에서는 (짐의 영화 제작 현장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사건’이 종종 발생하곤 했는데, 바로 시고니 위버 때문이었다. 위버는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는 짐에게 즉각 재촬영을 요구하곤 했다. 어떤 씬에서는 그녀가 재촬영을 너무 많이 요구하는 바람에, 지친 짐이 이렇게 투덜거리기까지 했다. “좋아요, 한 번 더 찍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진짜 마지막입니다!”    

  


‘미녀와 독재자, 그리고 Bitch!’



‘이론상’ <에이리언 2>의 배경이 되는 행성 LV-426에는 100마리가 넘는 에이리언이 서식하고 있다. (LV-426에 거주하고 있던 인구가 총 158명이고, 그 대부분이 에이리언의 ‘숙주’가 됐으니 말이다!) 이 엄청난 수의 에이리언을 (쥐꼬리만 한 모델 제작비로) 어떻게 스크린에 묘사하느냐는 것은 또 하나의 난제였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CGI 기술이 없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그러나 짐은 이미 사전 제작에 돌입하기 전, (‘돈 문제’로) 근심어린 표정을 짓는 폭스 사의 간부를 향해 자신 있게 다음과 같이 외친 바 있다.  




문제없습니다!



짐은 ‘6개의 (에이리언) 의상’만 있으면 된다고 폭스의 간부들을 설득했다. 이 말인즉, <에이리언 2>에 등장하는 에이리언의 수는 한 화면에서 6마리를 절대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에이리언 2>를 위해 만들어진 ‘완전한 형태’의 에이리언 의상은 6벌에 불과했다. 


짐은 이 6벌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한 뒤 그것을 ‘부분적으로 만들어진 에이리언 의상과 미니어처 에이리언 모형을 이용해 촬영한 분’과 교묘하게 교차 편집하여 에이리언이 수 백 마리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에이리언 2>의 촬영에 쓰인 소품들



짐의 현장 지휘 모습을 처음 본 제넷 골드스타인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불같은 성격이나 지나칠 정도의 완벽주의 성향도 인상적인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작업 스피드와 임기응변술이었다. 현장의 스텝들은 짐의 작업 스피드를 따라오지 못해 늘 가쁜 숨을 내쉬어야 했다. 미흡한 부분이 보일 때, 짐은 벼락같이 카메라 뒤에서 튀어나와서 ‘손수’ 그 부분을 수정/보완하기도 했다. 


그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사람을 (곱게) 다루는 기술’ 뿐이었다. 골드스타인의 회고담을 들어보자. “짐은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해고’ 통지를 내리는 것 외에는 사람을 다루는 재주가 없었다. 주위의 비난이야 어떻든 그는 오직 자신의 일에만 전념할 따름이었다. 그는 영화 제작과 관련하여 모르는 게 없었으며, 자신의 일 외에 다른 스텝의 일까지도 모조리 꿰고 있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때와 비교해서 짐에게도 달라진 면이 있었다. 바로 (비록 ‘자신의 방식’이긴 하지만) 배우와의 ‘교감’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이다. 짐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배우들에게 그 날의 촬영분을 보여주고 그들의 의견을 듣곤 하였다. 한번은 마이클 빈이 <터미네이터>의 카일 리스와 <에이리언 2>의 힉스 상병의 이미지가 너무 흡사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짐은 이 말을 듣고는 빈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힉스 상병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에이리언 2> 이후 짐이 배우들에게 가장 자주 던지는 말은 “무슨 말인지 알죠?(You know what I mean?)"가 됐다. 사실 배우의 입장에서 이 말은 매우 부담스러운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한편으로 이 말은 배우에게 ‘캐릭터를 해석할 어느 정도의 재량’을 부여한다는 뜻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짐의 기대에 못 미치는 해석(혹은 연기)이 나왔을 때는 혹독한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촬영이 거듭되면서 짐은 시고니 위버의 놀라운 연기력과 열정에 점점 매료돼 갔다. 위버에게 있어 특히 곤혹스러운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총을 다루는 장면’을 찍을 때였다. 단순히 총이 ‘무거워서’만은 아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총’ M-41A 펄스 라이플은 짐이 직접 디자인 한 것으로, 실제로 작동까지 하는 것이었다.) 


위버는 총기류 반대 법안에 기꺼이 거액의 기부금을 낼 정도의 ‘안티-건’ 주의자였다. 따라서 리플리가 무식하게 생긴 총을 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닌 장면은 위버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참고로, 1편에서 리플리가 손에 든 것은 ‘총’이 아니라 ‘화염방사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프로페셔널리즘’을 위해 자신의 신념은 잠시 접어두고 ‘여자 람보’가 되기로 했다.




여자 람보 탄생! 



리플리가 활약하는 액션 신 중 연출하기가 극히 까다로웠던 신이 둘 있었다. 하나는 리플리와 뉴트가 페이스 허거의 습격을 받는 신이었고, 다른 하나는 리플리와 에이리언 퀸의 클라이맥스 대결 신이었다. 짐은 스탠 윈스톤 팀에게 ‘잽싸게 움직이는 페이스 허거’의 모형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스탠 윈스톤은 (아이들의 장난감처럼) 바닥에서 이동시키면 8개의 다리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형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생각 외로 그 모형을 만드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한 때, 짐은 소형 모터를 페이스 허거의 내부에 장착하는 방식을 윈스톤에게 제안하기도 했으나, 이 방법은 그다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결국 해답은 한 순간 짐의 머리에서 불연 듯 튀어나왔다. 


어느 날, 짐은 윈스톤에게 전화를 걸어 <피라냐 2>의 제작 당시의 일화를 들려줬다. 당시 짐은 고무로 만든 피라냐 모형이 움직일 때 꼬리가 자동으로 퍼덕이도록 하는 메카니즘을 직접 고안한 적이 있는데, 이 방식을 페이스 허거의 모형에 적용하자는 것이었다. 윈스톤 팀은 짐이 설명한 메카니즘을 응용해 페이스 허거의 모형을 만들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페이스 허거 모형의 움직임은 소름끼칠 정도로 리얼해서, 그것을 지켜보는 배우들의 비명을 절로 유발할 정도였다.




페이스 허거의 모형



영화의 클라이맥스 신에 해당하는 리플리와 에이리언 퀸의 대결장면은 길이만 15분에 달하는 ‘논스톱 액션’ 신으로 당시로서 가능했던 모든 아날로그 특촬 기법과 촬영 트릭, 편집 기교가 총 집결된 부분이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짐이 가장 ‘욕심을 낸’ 장면이었기 때문에, 재촬영만 수십 차례 이루어졌는데 시고니 위버는 이 과정에서 단 한차례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파워로더에 탑승한 리플리와 에이리언 퀸이 ‘K-1'급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본래 <터미네이터>의 클라이맥스 신처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짐은 이 장면에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신이 갑자기 등장하게 되면 그때까지 애써 구축해 놓은 ‘하이퍼 리얼리즘’ SF-액션 극 스타일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다양한 크기의 모형을 적절히 활용해 이 장면을 ‘실사’로 촬영하기로 했다. 


존 리차드슨은 이 장면의 연출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리플리와 에이리언 퀸의 대결 신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에이리언 퀸은 우주선 안을 정신없이 헤집고 다니고(이 장면은 실물 크기의 에이리언 퀸 모형과 4분의 1 크기의 미니어처 모형 등을 적절히 혼합해서 완성됐다) 곧 리플리가 조종하는 파워로더와 대면하게 된다. 상반신만 남은 인조인간 비숍은 ‘우유’를 입에서 내뿜으며 바닥에서 꿈틀대고 있고 뉴트는 에이리언 퀸과 ‘목숨을 건’ 숨바꼭질을 하게 된다. 이 장면의 촬영 당시 세트장은 온통 (모형을 조종하는) 와이어와 각종 조작 장치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리플리가 탄 파워로더가 에이리언 퀸과 함께 공기 배출구로 떨어지는 장면은 위버가 연기한 실사 촬영분과 미니어처 모형을 이용한 촬영분을 교차편집하여 완성된 것이다. 이 장면에서 쓰인 파워로더 미니어처 모형은 무게가 웬만한 성인 남성보다 더 나갔기 때문에 한 차례의 촬영 뒤 ‘박살’이 나고 말았다. 특수효과 팀은 허겁지겁 ‘잔해’를 긁어모아 파워로더의 모델을 재조립한 후 다시 촬영을 해야 했다. <에이리언 2>에서 가장 유명한 ‘옥의 티’ 신은 바로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옥의 티 1 - 파워로더가 에이리언 퀸과 함께 추락한다




옥의 티 2 - 파워로더의 윗부분에 달린 전구가 이 과정에서 박살난다




옥의 티 3 - 그러나 다음 순간 전구는 멀쩡하다.      



1985년 말, 제작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자 짐은 더욱 목소리를 높여 스텝들을 채찍질했다. 폭스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에이리언 2>가 1986년 7월에는 개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고, 짐은 이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더욱 분주해질 수밖에 없었다. 


헌데, 문제가 생겼다. 특수효과를 맡았던 LA 이펙츠 그룹(L.A. Effects Group)이 ‘예정된 시간 안에 특수효과 신의 제작을 완료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 그들은 요구한 신을 모두 완성하기 위해서는 예정된 기간보다 최소한 네 달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짐의 사전에는 “안 된다”, “못 한다”는 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짐은 즉각 ‘대타’를 기용했다. 


이미 짐은 이런 사태가 있을 것을 예측하고, 영국 출신의 특수효과맨 브라이언 존슨과 사전에 구두로 ‘약속’을 해 놓은 바 있다. 브라이언 존슨은 <에이리언>,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으로 아카데미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바 있는 베테랑 특수효과맨으로, 영국의 특수효과 전문회사 ‘아카돈 모션 컨트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짐은 카리브 해에서 휴가를 즐기던 존슨에게 SOS 신호를 보냈고 존슨은 부랴부랴 영국으로 건너와 <에이리언 2>의 후반 특수효과 작업에 착수했다. 할당된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아카돈의 직원들은 거의 몇 달간 날밤을 새야 했다. 존슨 팀이 마지막 특수효과 완성분을 짐에게 건내준 때는 1986년 5월(영화의 개봉일로부터 불과 6주 전)이었다. <터미네이터> 때 그랬듯, 짐은 ‘광속’으로 후반 제작 과정을 마무리했다.  



5. "Beauty and the Bitch" - 개봉과 반응


짐은 1986년 6월에 <에이리언 2>의 1차 편집본을 폭스 사에 전달했다. 헌데, 이 1차 편집본에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상영시간이 무려 2시간 30분에 이르렀던 것. 이것은 이른 바 ‘할리우드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할리우드에서 “상업영화의 상영시간은 두 시간 이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통용되는 철칙이다. <에이리언 2>와 같은 ‘액션 영화’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야만 극장에서 한 회라도 더 상영하여 ‘최소한의 흥행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짐 카메론은 <에이리언 2> 이후 끈질기게 이 ‘철칙’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어비스>, <터미네이터 2>, <트루 라이즈>, <타이타닉> 등 그의 후속작들 중 상영 시간이 두 시간 이내였던 작품은 단 한 편도 없었다) 


폭스의 간부들은 편집본을 본 뒤 (당연하게도) 펄펄 뛰며 짐에게 “영화의 길이를 무조건 두 시간 이내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결국 짐은 리플리에 관련된 뒷이야기(그녀가 버크로부터 딸의 소식을 듣는 씬과 같은) 등 몇몇 장면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삭제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완성된 2차 편집본의 상영시간도 무려 2시간 17분에 달했다. 폭스는 다시 짐에게 영화를 두 시간 이내의 길이로 줄일 것을 요구했고, 여기에 대해 짐은 “NO"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짐은 만일 여기서 영화가 더 짧아진다면 내용 자체가 엉망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폭스는 다시 한번 “두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짐의 반응 역시 한결같았다.   




No! No! (안돼요! 안돼요! 그렇게는 못하죠!)


 

결국 폭스는 다시 한번 짐의 고집에 백기를 들어야 했다. (시고니 위버는 <에이리언 2>의 최종 편집본에 전반적으로 만족을 표시했지만, 리플리와 관련된 일부 장면이 잘려 나간 데 대해서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짐은 1991년에 ‘본래 의도’에 가깝게 편집된 154분짜리 <에이리언 2> 스페셜 에디션을 LD로 발매한 바 있는데, ‘문제의 리플리 신’은 여기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에이리언 2> DVD에 담긴 스페셜 에디션 버전은 이것과 동일한 것이다)




<에이리언 2>의 시사회장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찰칵!


 

<에이리언 2>는 예정된 대로, 1986년 7월 18일에 미국 전역에서 개봉했다. 개봉 당시, 포스터에는 ‘이번에는 전쟁이다! This Time It's War!"라는 문구가 붙어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것은 물론 짐의 아이디어였다. 배우와 스텝들은 이미 시사회에서 최종 편집본을 본 뒤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완벽한 작품’이라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특히 짐의 절친한 동료였던 랜스 헨릭슨은 시사회 직후 너무 쇼크를 받아 짐에게 ‘영화가 정말 훌륭하다’라는 말을 건내는 것마저도 잊어버렸다. 관객들의 반응은 1편 때보다 더 열광적이었고, 각종 언론 매체의 평가도 대단히 호의적이었다. 버라이어티지는 “관객들은 (다음에 펼쳐질 충격적인 장면을 예상하며) 공포감 때문에 완전히 좌석에 얼어붙어버릴 것이다. <에이리언 2>는 리들리 스콧의 1편만큼이나 값어치 있는 속편이다”라고 평했다. LA 타임즈는 “<에이리언 2>는 완벽한 속편이다. (1편과는 달리) 그것은 고딕 호러물이 아닌 액션물이다”라고 평했고, 로저 에버트는 영화에 별 셋 반을 부여하며 “영화를 보기 전에 식사를 하지 말 것”을 권하기도 했다. 


<에이리언 2>는 8천만 불이 넘는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여러 제약 조건(긴 상영 시간, R등급의 SF 영화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흥행성적이었다. <터미네이터>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친 짐은 이 시점에서 할리우드의 정상급 감독으로 급부상했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이리언 2>는 무려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특히,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시고니 위버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6. 에필로그




제임스 호너와 ‘미스터&미세스 카메론’



제임스 호너. 1953년 8월 14일 생. 초창기에 그는 짐 카메론과 함께 로저 코만 밑에서 활동하던 영화음악가였다. 연재 글 1편에 소개된 <배틀 배욘드 더 스타>의 음악을 맡은 이가 바로 그였다. <에이리언 2>의 음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그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 음악 작업 후, 이는 모든 젊은 영화음악가들이 꿈꾸는 ‘환상적 단어 조합’이 됐다. 


그러나 런던으로 날아간 직후, 호너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영화의 개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에게 전달된 촬영분은 전무했다. 손가락만 빨고 있던 그는 별안간 짐으로부터 “10일 내에 모든 스코어를 완성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105분 분량의 음악을 - 그것도 대규모 오케스트라용 음악을 - 10일 안에 모두 작곡하라니! 게다가 짐은 그 음악이 ‘완벽할 것’까지 ‘보너스로’ 요구했다. 사실, 짐 역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한 큰 규모의 영화음악 작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영화음악가를 고려할 여유 따위는 있을 리 만무했다. 


어쨌거나 호너는 짐의 지시대로 미친 듯이 스코어를 써내려갔다. 개봉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그는 작곡도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허겁지겁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불러서 녹음을 시작해야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쓴 스코어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곡을 쓰고 나니, 짐은 클라이맥스 장면의 편집이 바뀌었다는 날벼락같은 통보를 해왔다. 호너는 다시 밤을 새서 스코어를 수정해야 했다. 작업 자체도 엄청난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지만, 호너를 더욱 ‘열 받게’ 한 것은 ‘이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데 다시 작업해주시오’라고 옆에서 계속 성질을 긁는 짐이었다. 


그는 급기야 짐에게 “시간이 충분하면 당신 말대로 하는 건 문제도 아니죠. 하지만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하루 만에 당신이 마음에 들어 할만한 스코어를 작곡할 수는 없겠네요. 다른 작곡가를 찾아보시죠!”라고 최후통첩을 날리기까지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너가 ‘벼락같은 속도’로 완성한 클라이맥스 부분의 스코어는 <에이리언 2> OST 전체를 통틀어 가장 ‘에너제틱한’ 부분이었다. 마치 호너의 분노와 스트레스가 이 한 곡에 모두 집결된 듯했다! (이 멋진 스코어는 이후에 다른 액션 영화의 예고편의 배경 음악으로 줄기차게 활용됐다) 


‘최악의 환경’에서 작업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호너는 <에이리언 2> 덕분에 확실히 ‘뜨게’ 됐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는 <에이리언 2>로 (생애 최초로) 음악상 후보로 지명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 시점에서 호너는 짐과 완전히 ‘원수 사이’가 돼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갔다. 





<에이리언 2>로부터 10년 후, 호너는 우연히 짐이 쓴 <타이타닉>의 각본을 읽었고 거기에 완전히 매료됐다. 그는 용기를 내어 ‘과거의 숙적’ 짐에게 <타이타닉>의 음악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짐의 대답은 (의외로) ‘Of Course!'였다. 


짐은 호너와의 불편한 관계가 두 사람의 ’완벽주의의 충돌‘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과거사’ 따위는 기꺼이 덮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고집 센 두 사람의 완벽주의자’는 이렇게 10년 만에 극적으로 재결합했다. 1998년, <타이타닉>이 '쓸어간' 11개의 오스카 트로피 중에는 호너의 몫이 무려 2개(오리지널 스코어, 주제가)나 포함돼 있었다. 물론 이것들은 호너가 ‘최초로’ 거머쥔 오스카 트로피였다.


다음에는 <어비스> 특집이 이어집니다. 지금까지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본 기사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습니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는 실정법에 위반됩니다.


100
Comments
2005-12-01 16:19:16

아싸 1등..

너무나 기다렸습니다. 감사감사

2005-12-01 16:21:44

엄청난 연재기사... Goooooooood~~

2005-12-01 16:36:06

너무 재미있습니다.

2005-12-01 16:50:35

할말없음. 덜덜덜...

2005-12-01 16:51:08

'목 빠지게 기다린다.'라는게 무엇인지 알겠네요. 숨쉬는것도 잠깐 잊어먹은채 읽었습니다. 아~벌써 다음 기사가 올라올 2주후를 어케 기다려야할지 두려움이 앞섭니다.^^ 수고많으십니다! 끝까지 힘내주세요,아자!

2005-12-01 16:52:57

잘 읽었습니다. 대단합니다. ^^

2005-12-01 16:54:20

최곱니다. ^^;

2005-12-01 16:59:31

기다린 보람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2005-12-01 17:00:40

매일 3편이 올라왔나 DP 대문을 주시했습니다. ^-^

2005-12-01 17:07:44

아니 감독이 저런 메카닉 디자인까지 다 한다면....어떻게 영화를 만드는지..

2005-12-01 17:11:22

어이구야~~~ 근무시간에 몰래 읽느라구 죽는 줄 알았습니다.
굿!!!!
I'll be back!!!

2005-12-01 17:15:47

고생많으셨습니다... 폭스가 딴지의 제왕이었군요 ^^ 주말에 에일리언2를 다시 보고 싶네요...

2005-12-02 18:12:53

이미 어제 탄력받고 봐버렸습니다. ㅡㅡ;

2005-12-01 17:17:33

읽는 동안 덧글이 많이 늘어났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참에 에이리언들을 다시 몽조리 봐야겠네요...^^

2005-12-01 17:20:48

와... 이건 감동입니다. 영화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뒷얘기네요.. ㅜ_ㅜ 그나저나 마이클 빈의 캐스팅은 의외군요. 전 당연히 힉스역에 마이클 빈을 내정해 놓고 있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어비스와 T2까지 보이던 마이클 빈이 그 이후로 카메론의 영화에 등장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냥 그렇게 B급배우로 남더군요. 박중훈과 출연한 아메리칸 드래곤은 정말이지... OTL

2005-12-01 17:36:31

우와.. 기다리던 연재였습니다. 과연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덕분에 어비스 특집편에 대한 기대도는 단숨에 두배로... d^^b

2005-12-01 17:45:24

아.. 밥먹다가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아. 밥먹고 있었지.가 떠올랐습니다;;

2005-12-01 18:09:48

최고입니다..

2005-12-01 18:16:08

감동입니다... 싸랑합니다 정대님...
와우~~~~~~~

2005-12-01 18:25:49

이 컬럼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어비스편 기다릴려면 목빠진다구요... T.T

언제나 다음편 연재될려나..T.T

2005-12-01 18:26:10

사사건건 충돌에 웬수지간이 되었어도 서로의 능력을 폄하하는 일 없이 기꺼이 다시 뭉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멋지네요.

2005-12-01 18:31:08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05-12-01 18:40:26

에어리언2에 마이클 빈을 섭외하는 장면 묘사에서....

“미스터 빈! 지금 당장 영국으로 와서 영화를 찍을 수 있나요?”

이 부분에서 헉! 하고 웃었습니다 ^.^.....

영국의 코미디언 미스터 빈을 생각하면서 복선을 넣으신거 맞죠 ^^;;...?
2005-12-01 18:44:47

기다리다 목빠질뻔 했어요 ^^

2005-12-01 18:45:21

제작 현장의 뜨거운 카메론의 숨결이 글로 전해집니다.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2005-12-01 19:06:19

해양사랑 카메론의 진면목을 다음편에서 볼수 있겠군요.

2005-12-01 19:14:33

할리우드의 완벽주의자로 제임스 카메론이 있다면
DP의 완벽주의자로 김정대 님이 있습니다. 감사!!!

2005-12-01 19:50:41

SF 영화 팬으로써.. 언젠가 한번은 제임스카메론과 에이리언에 관한 리뷰를 써보리라 맘만 먹고 있었는데.. 김정대님 앞에서는 두손두발 다 들고 감상이나 해야겠네요. ^-^ 질투가 나도록 너무 잘 읽었습니다.

어비스.. 베트맨에 참패하고.. 앞서 나온 딮식스나 네비아탄 작품의 이야기도 곁들어 나올듯
할 것 같네요. 기대에 기대를 하고 있겠습니다. ^^

2005-12-01 20:14:13

목빠지게 기다렸습니다 ...2부까지 잘읽었습니다
내가 일등일줄 알았는데 ^.^
정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선리플 후감상

2005-12-01 20:33:05

아 다음이 제가 젤 좋아하는 어비스군요...너무 기대됩니다..

2005-12-01 20:59:56

언제 올라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정말 레퍼런스급 연재군요.
어비스도 정말 나올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기대할께요.
근데 또 열흘 넘게 어케 기다려야할련지... ㅜㅠ

2005-12-01 21:24:36

오~ 영화에 관한 텍스트에 이렇게 감동을 해보다니... 정말 잘 보았습니다!!

2005-12-01 21:30:39

하하하. "You know what I mean" 타이타닉 DVD에도 기발한 부록으로 등장하더군요.

2005-12-01 21:39:46

리플리(시고니 위버)는 카메론(촬영장의 에이리언)마저 굴복시킨 여전사였군요. 대단합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예요' 상상이...)
이번 특집 읽느라, 저녁식사까지 대충하게 만드시는군요.

2005-12-01 21:46:02

4부가 기다려 집니다 .ㅋ.ㅋ.

2005-12-01 21:46:21

잘 봤습니다.
어비스도 기대 가득합니다^^

2005-12-01 21:50:23

에일리언DVD에 이 리뷰를 서플로 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5-12-01 21:57:16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지난편들 보다 많은 아놀드씨의 사진을 봐서 유쾌하네요(Good Bye~~ ㅋㅋ)이거 언제쯤 끝날까요 기다리기가 힘드네요 그냥 책으로 내시는건 어떨지 ^^? 그리고 제임스 호너랑 카메론이 원수사이였다니 허허허허 충격적이네요 몰랐는데 어서 전 T2와 타이타닉의 제작비화가 엄청궁금해지네요

2005-12-01 21:57:56

다음주는 어비스군요 어비스는 내일 나왔으면한다는 ㅎㅎ

2005-12-01 22:12:46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항상 올때마다 언제올라오지 하고 궁금해요~~
어비스 기다리겠습니다 ^^

2005-12-01 22:16:32

우왓!! 대단한 글입니다~에일리언, 터미네이터, 트루 라이즈, 어비스, 타이타닉 등등..영화를 사랑하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거장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도 정말 기대 만땅입니다. 화이팅!!!

2005-12-01 22:19:43

아..너무나 기다렸던 글!!
웬만한 영화관련서적보다 더 재밌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005-12-01 22:30:26

호너가 ‘벼락같은 속도’로 완성한 클라이맥스 부분의 스코어는 OST 전체를 통틀어 가장 ‘에너제틱한’ 부분이었다. 마치 호너의 분노와 스트레스가 이 한 곡에 모두 집결된 듯했다! (이 멋진 스코어는 이후에 다른 액션 영화의 예고편의 배경 음악으로 줄기차게 활용됐다) -> 이 곡이 어떤 곡이죠? OST가 없어서... 퀸과의 대결씬에서 나오는 음악인가요?

2005-12-08 15:40:31

밑에 infestation님 덧글 참조 바랍니다. ^^ Bishop's countdown이라는 곡입니다.

2005-12-01 22:47:45

완벽한 감독이라는 저의 생각에 더한번 확실을 주는 완벽한 정대님의 글입니다
정말 왠만한 액션대작 보는것보다 더 집중해서 읽었네요
감동을 위해 벅스뮤직에서 OST를 찾았더니 1편 밖에 없네요 ^^;
결론 : 영화는 아무나 만드는게 아니구나 -_-;;;

2005-12-01 23:40:43

울나라에서는 2편이 먼저 개봉하고 그 후에 1편이 개봉됐었죠. 2편 개봉했을때, "친절한" 수입업자/극장주 께서는 1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영화 앞부분 그러니까 리플리가 동면에서 깨어나서 LV행성으로 다시 가는 과정을 삭제하셨죠.(그래야 한 회를 더 돌릴수 있으니까) 다행히 비디오로는 복원이 되었었지만 (대신 두 편으로 출시되었었죠. 그래야 테잎을 따불로 팔 수 있을테니까) 정말 온전한 상태로 영화를 감상하기는 힘든것 같네요.

하긴... 예전에 을 동시개봉관에서 한 시간만에 본 기억도 있지만... ^^;

아 참, 글 너무 재밌습니다. 계속 건필해주시길... ^^;

2005-12-02 00:28:56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이야기'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자체가 그의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하네요. -_-b

2005-12-02 01:02:08

정말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4편이 기대되는 군요....

2005-12-02 01:11:26

단언 하건데 언젠가 이 드라매틱한 감독의 전기영화가 분명히 제작될 것입니다.

2005-12-02 01:54:45

정말 재밌네요.. 정말 최고!!!
다음에 쓰실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기대하겠습니다.

2005-12-02 03:35:54

우오우오우오 잘읽었습니다.!~

2005-12-02 03:55:01

퀸이 뉴트를 찾아내서 공격할려는 찰나에 파워로더를 탄 리플리가 등장하면서 한 마디...

"Get away from her, BITCH!!"

정말 전율이 일어나는 순간이었죠. 눈물이 핑도는듯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벌써 20년이 다되가는데...

2005-12-02 04:04:11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2005-12-02 09:31:01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정대님, 최고! ^^;
개인적으로 짐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트루 라이즈' 편은 리뷰가 없을라나요? -_-;; 아쉽습니다..

2005-12-08 15:47:53

트루라이즈도 '당연히' 다룰 예정입니다. 걱정 마세요 ^^;

2005-12-02 09:44:04

너무 잘 읽었습니다. 대단하세요. 글을 프린팅해서 따로 보관하려 합니다.

2005-12-02 10:54:36

재밌습니다.
다음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비스' 특집이라니...
더더욱 기대되는군요.

2005-12-02 11:16:10

최고!최고! 오늘도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글도 기대만빵입니다!

2005-12-02 12:24:12

최곳!최곳!최곳!최곳!최곳!
최곳!최곳!최곳!최곳!최곳!
어비스 특집편 빨랑 올려주셔요~ ㅡ,.ㅜ

2005-12-02 12:46:50

기다렸습니다^^

2005-12-02 18:13:05

정말 오랜만에 로그인했습니다. 에일리언시리즈는 지금도 자주보는 영화입니다.
저는 에일리언 OST 가 1-4 편 모두있습니다.
1편만 일본출장중에 구입했구요 2-3 은 국내에서 구입했습니다.그중 2편 OST 가 가장 애착이갑니다.
순서가 1,MAIN TITLE 2, GOING AFTER NEWT 3,SUB-LEVEL 4,RIPLEY,S RESCUE
5,ATMOSPHERE 6,FUTILE ESCAPE 7,DARK DISCOVERY 8, BISHOP,S COUNTDOWN
9, RESOLUTION AND HYPERSPACE 영화 글랑블루 예고편에 2편음악이 삽입되었더군요 그냥 참고로
글을올립니다.

2005-12-02 18:25:57

와..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 별걸 다 아시는군요.. ^^;; 글 볼때마다 감탄합니다.

2005-12-02 18:45:58

김정대님의 제임스 카메룬 영화들 얘기는 너무 흥미진진하고 방대해서 정말 서플로도 삽입되었으면 좋을 정도네요. 어비스편도 기대됩니다.

저는 에일리언 1, 2편의 ost가 있는데요, 1편도 너무 좋지만, 특히 2편 ost는 끝없는 우주저편의 어느 행성에서 미지의 생명체들한테 쫓기는 무서운 모험극을 다룬 이 영화에 딱 맞을 정도로 환상적이죠.
에일리언2가 아카데미상에서 7개부문이나 후보로(그중 2개부문 수상) 올랐을때, 역시 이 사운드트랙도 후보에 올랐을 정도 입니다. 예전에 향뮤직에서 수입되서 얼른 샀었습니다.
2001년에 와서 2편 ost의 확장판이라 할수 있는 디럭스에디션(9트랙짜리 오리지날 발매반에서 미처 수록되지 못한 곡들이 대거 추가된 24트랙짜리)도 발매되었습니다. 이걸 봐도 얼마나 2편의 사운드트랙이 호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죠. 그 디럭스에디션은 참고로 나우누리 클럽자료실에 가면 다운받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위에 궁금해하셨던 "클라이막스 부분의 에너제틱한 곡"은 Bishop's Countdown 이 아닐까 하네요. 최근에 게임 리턴투울펜스테인3D 예고편에도 삽입되었었죠. 비숍이 우주선으로 일행을 구하고, 행성에 핵폭탄이 터지기까지 영화의 가장 극적인 클라이막스부분에 삽입된 곡이었죠.
개인적으로 에일리언2 ost는 프레데터1 ost와 함께 80년대 최고의 SF영화 사운드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2005-12-08 15:46:15

DP 회원님들의 열성과 정보력은 늘 놀라울 뿐입니다. ^^;
infestation님 말씀이 맞습니다. 본문에서 말한 곡은 Bishop's countdown입니다.

2005-12-02 20:44:02

아~ 로긴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개인적으로 에어리언을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는데,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솨합니다.^^

2005-12-02 22:14:07

야~처음 읽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갈 수 록 좋아지게 만드는 글이네요. 다음 글도 기대가됩니다.

2005-12-02 22:19:30

아니...어떻게 이렇게 유익하고, 알차고,,,거기다 재미까지 있게 글을 쓰실 수 있는지.... 이번 역시 명 표현들이 너무 많아서 골라 내기도 힘든... ^^* ('최소의 제작비로 대작 비스무리한 수작을 만들어내는’ , '짐의 표정을 순식간에 ‘-_-;’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외 너무 많아서 다 적기 힘듬...)

그리고 "비숍의 묘기 대행진" 의 경우 훗날~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에서도 재차 인용되어 상당히 반가웠었는데~ 사실 그 장면도 '다크스타' 의 장면 이었군요~ ^^*

2005-12-03 00:21:56

이 글은는 책으로 나와야 할듯...

2005-12-03 09:56:11

승강기 안에서 에이리언의 혈액에 부상당한 힉스상병을 리플리가 우주선까지 부축해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이클빈에 비해 시고니위버의 키가 너무 크다보니 꼭 다친 동생 데려가는 누나처럼 보여서 약간 푸흡!해보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외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 몇가지...(스포일러까지라고도 할 필요없겠죠)

- 레이더까지 연결되는 비좁은 배수관에 들어가서 뚜껑을 닫기전에 "손 조심해요"라고 말하는 비숍
- 천정을 열기까지 일순간의 적막과 열어보니 벌떼처럼 몰려드는 에이리언들
- 기관총과 화염방사기를 박스테입으로 둘둘 감아주는 센스
- 에이리언이 뉴트를 잡아간 후에 둥둥 떠있는 인형머리 (경악!!)
- 답답해서 환장하게 만들다가 난중엔 살신성인의 희생을 보여주는 대장
- TV에서 더빙판을 보다보면, 탈출씬에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매우 감정적으로 격양돼있음

2005-12-03 14:16:54

적의 동작을 감지해 자동으로 발사되는 무인 방어체제..
에어리언을 등장시키지 않은채 격발소음과 흐릿한 스크린 그리고 줄어드는 총알로
긴장감 극대화..덜덜덜..굿!

2005-12-03 19:08:04

타이타닉 출시할때 북클릭으로 넣어주면 대박급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멋진 리뷰입니다. 이피 폐인들을 위해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군요.

2005-12-04 05:45:05

20대이후에 읽은글들중 가장긴글이 아니었나생각됩니다 몰입도가 장난아니군요^^

2005-12-04 11:47:04

이야~ 김정대님 이번칼럼은 정말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면 완전 대박이 아닐까 싶네요

2005-12-04 13:31:55

시고니 위버의 왕팬으로 , 즐거웠습니다. 시고니 위버 편을 따로 써주실수는 없는지....

2005-12-04 22:19:40

김정대님 팬클럽이라도 만들어야할분위기이군요...지식도 대단하시지만 그걸 맛깔스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마력이있는글입니다...어비스편은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기대되는군요...어비스는 카메론의 또다른 특수효과의전환점인 몰핑기법의 시도작이고 조지루카스의 ILM과 쌍벽을이루는 라이트스톰의 활약이 대단했던 영화로 알고있는데 이제부터 제임스카메론의 하이라이트가 시작이군요^^...섣부른 판단인가요?^^

2005-12-05 13:47:42

정말 이맛에 dp를 자주 오게되나봅니다. 정말 공들인 글 너무 너무 잘 읽었습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다음편도 기대 만빵입니다.

2005-12-08 12:11:46

베르디오스님 // 리플리가 여왕에게서 뉴트를 구하고 비숍이 타고온 비행정을 타고 도망치며, 핵 융합로가 날아가 버리는 그 장면들에서 나오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입니다...

2005-12-08 15:49:13

네, 맞습니다 ^^

2005-12-16 14:52:30

안녕하세요. DP 콘텐츠팀의 박건일입니다. 다음 특집 글은 (김정대님의 사정이 아니라) 저희 DP의 사정상 다음 달 초에 올라갑니다. 많은 분들이 후속편을 기다리고 계실텐데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다음 글은 더더더욱 잼나게 짐의 영화세계를 이야기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2005-12-26 15:34:17

아, 기다리기 힘드네요.... 5~6일 후면 나오겠구요... ^^*)

2006-01-09 07:05:50

이거 제가 국민학교6학년때 극장에서 본영화인데.....
그당시 나이에 시고니 팬티장면에 적잖은 쇼크를 받았었죠...

2008-01-11 21:03:48

읽느라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매우 재미있습니다

2009-12-14 17:27:43

제임스 카메론의 일생, 그의 영화보다도 이 기사 자체의 작품성이 훨씬 뛰어납니다.
정말 대단한 기사가 아닐 수 없네요.
잘 읽었습니다.

2016-07-10 17:47:26

DP 회원님의 마지막 댓글이 무려 7년 전 이네요. 와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읽어내려갔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6-07-10 18:49:25

 오메나.............

뭔 글을 이리 박진감 있게 잘 쓰시나요...

최고입니다.^^

2016-07-10 19:18:02

오랫만에 보는 멋진 글입니다. 

 

부가적으로 첨언하자면 (에일리언 1에서 리플리가 동면한 뒤 우주에서 헤메던) 2137년에 리플리의 딸 아만다 리플리가 행방불명된 엄마의 단서를 찾기위해 우주 정거장 세바스토폴에 갔다가 에이리언과 조우한 이야기가 게임 [에이리언 : 아이솔레이션] 이죠. 에이리언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단순한 서바이블 호러 게임으로 그친게 아닌 스토리도 폭스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여지껏 해본 게임중 우주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했고 에일리언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수작이라 판단합니다. 그리고 게임 본 편외에 추가된 DL게임에는 에이리언 1편의 실제 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했으며 엘렌 리플리. 즉 시고니 위버의 발성이 참 부드럽고 좋다고 새삼 느끼게 되지요.

2016-07-10 19:47:09

선추천 후감상 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

2016-07-10 21:31:39

너무도 좋아하는 영화 에일리언2.

이글보고 또다시 보는데^--^ 글도 영화도 모두 레전드.

타이타닉까지 연재되었던걸로 기억되는데 이기회에 아바타까지 연장 연재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정대님 힘들까요? ^---^)

2016-07-10 22:01:43

와우~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이런 좋은 이야기 읽을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2016-07-10 23:34:22

리플 옆에 11년 전이라고 써있는거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어비스편이 있었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끝내 연재가 안되었지요..?ㅠㅜ

2016-07-11 00:01:59

지금봐도 또 다시 재미있는 희대의 명작, 내 인생의 영화...

이 리뷰도 11년만에 다시봐도 재미있네요. 새로운 글도 좀 올려주셨으면...

복원 감사드립니다.

2016-07-11 01:15:54

다시 봐도 넘나 잼난 것! 어비스, T2 얘기도 빨리 읽고 싶어서 현기증 나네요~즐겁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16-07-11 06:34:40

이런 레전드글을 지금보다니 너무 재미있습니다

2016-07-11 11:32:55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2016-07-11 11:41:00

이번 글도 너무 잘 보았습니다. 제 생애 손꼽을만한 영화이지요.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2016-07-11 18:32:01

김정대님이 쓰신지 11년만에 다시 추천 날립니다.

2016-07-11 19:10:46

정신없이 보다가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무려 11년 전!

2016-07-11 22:21:57

 

2016-07-12 12:40:19

 쓰신 글이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2016-07-12 17:42:28

요즘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ㅎㅎ
빨리 다음편 보고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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