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컬럼] [칼럼] HDMI 지원 스테레오 사운드 기기 관련 정리
본 칼럼은 순전히 개인 유저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필요성을 느껴 조사한 기기를 열거한 것입니다. 때문에 개별 기기 리뷰보다는 여러 기기에 대한 소개 성격이 짙으며, 국내 정식 발매 기기의 가격 정보는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의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기재합니다.
1. 스테레오 업체는 HDMI가 싫어요
현 세대 AV 영상과 사운드 전송 통로의 총아인 HDMI를 지원하는 사운드 기기는, 대개 AVR이나 AV프로세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도 특히 HDMI를 통해 사운드 신호를 받는 앰프의 95% 이상이 AVR이나 AV프로세서인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스테레오 스피커만 갖춘 서브 시스템이라든가 or 하이파이 스테레오에 무게를 두면서 AV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즐기는 유저들은, 가성비에 대한 기대(처리 채널 수가 적으니까 같은 돈으로 더 퀄리티 배려를 할 수 있지 않을까?)로든 절대적 퀄리티(하이파이 튜닝 노하우가 있으니까, AV 기기보단 좋지 않을까?)에 대한 선망으로든 종종 '2ch 전용 HDMI 사운드 기기'가 고플 때가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수요에도 불구하고 정작 오랜 세월 스테레오 기기를 만들어 온 하이파이 업체들은 HDMI를 통한 디지털 신호를 다루는 것을 어려워 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크게 다음 세 가지입니다.
- HDMI 기판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없고(HDMI 기판 제작 및 관련 회로/소프트 작성이 가능한 업체 중에서, 이 바닥에 그나마 이름 대면 알 만한 업체는 파나소닉 정도입니다. 그것도 테크닉스 브랜드로 밀어넣어 간신히 통하는 정도)
- HDMI 기판의 디지털 신호 제어를 이해하고 제대로 다루는 걸 등한시해서, HDMI 음성 전송 방식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지터 통제 같은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 HDMI를 통해 들어오는 포맷 신호를 다루는 제어 회로/소프트조차 만들지 못하는 업체가 태반이고
- 기존에 익숙하던 S/PDIF 전송으로도 (무손실 무압축이라 최고 품질이 보장되는)PCM 2.0ch 전송은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HDMI를 공부하고 상품을 만들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DSD는 HDMI가 좋아요
하지만 S/PDIF는 (요구 대역폭이 기존 PCM과 다르고 디지털 복사 방지에 노이로제 수준으로 대응하던) DSD 포맷 전송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DSD over PCM이나 DSD to PCM 같은 방식(두 방식의 차이에 대한 기술은 본 칼럼의 주제와 다소 떨어져 있으므로 생략)을 채택하여 S/PDIF를 통해 2ch DSD를 전송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이것 역시 대응 기기가 한정되거나 DSD 네이티브 전송에 비해 품질 논란을 야기시켰고.
그런데 HDMI 버전 1.2부터 DSD 전송이 가능해지고 1.3부터 DST (DSD를 무손실 압축한 포맷) 전송까지 가능해지면서, 특히 하이파이 업체들에서도 HDMI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까지는 제조사 자체 전송 통로를 써서 해당 제조사의 SACDP와 DAC끼리만 네이티브 DSD 전송이 된다든지, I2S 같이 채택한 업체도 별로 없는 통로를 쓰다보니 고를 수 있는 DAC도 한정된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vs HDMI는 공용 채택 규격이라 특히 AV 사운드를 병행하는 업체들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HDMI는 S/PDIF의 비트샘플링 한계 스펙보다 훨씬 높은 스펙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어서, (이미 24/96, 24/192 정도로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시작한)몇몇 하이파이 업체들도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시대의 대세인 스트리밍 기기를 중심으로 점점 S/PDIF를 제외하고 음성 출력 통로도 HDMI 일원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고, HDMI를 통해서만 전송되는 무손실 압축 트랙의 스테레오 퀄리티를 다잡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UHD 시기에 접어들어 둘러 보면, 이름이 알려진 기존 사운드 기기 제조 업체들도 HDMI 지원 스테레오 사운드 기기를 꽤 내놓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본 게시물에선 HDMI 단자를 갖춘 스테레오 사운드 기기를 적당히 소개해 봅니다. 다만 특히 중국쪽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나오는 (볼륨단 정도만 갖춘)HDMI DDC나 DAC는 스크롤 한계상 생략하고,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업체의 제품 7종 정도만 정리했습니다.
3. 가격대별 예시 제품 소개 (열거 순서는 가격순이며, 단종된 M51만 발매 시기 고려)
1. NAD M51 (생산 종료, 발매가 2000달러)
NAD에서 출시한 M51 다이렉트 디지털 DAC는, 출시 당시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HDMI 스테레오 처리 기기였습니다. 볼륨 조정단을 포함하고 있어서 스테레오 프리 앰프로도 사용 가능.
원래 NAD는 M2 인티앰프부터 신호를 아날로그 변환하기 전에 디지털 상태에서 증폭하고 전송하는 회로를 개발하는 등, 가격 대 성능비를 어필하기 쉬운 순수 디지털 신호 처리 노하우를 개발하고 있었던 업체라서 더 구미에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실제 M51도 사운드 밸런스가 뛰어나고, 2배 가량의 가격을 가진 (비HDMI 채택 제품)DAC들과 비교해도 전체적인 퀄리티가 밀리지 않는다는 등 좋은 평을 받았고.
(* 다만 액정 표시창 밝기를 2나 3으로 놓으면 기기에서 노이즈가 들리는 문제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본 기기 사용자분들은 액정 표시창 밝기를 1(최저)이나 4(최고)로 놓고 쓰곤 합니다.)
하지만 특히 시대의 요구보다 조금 앞서 나온 선구자적 기기가 대개 그렇기도 하고 덩달아 국내에선 NAD 브랜드의 인지도도 애매해서, 국내 수입원에서도 막판엔 신품을 대략 150만원 정도에 방출하는 등 푸대접 받긴 했습니다. 물론 뒤집어 말하면 (국내에선 특히)스테레오 파일 클래스 A 제품을 해외보다 더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만.
2. 마란츠 NR1200 (판매 중, D 가격 비교 사이트 기준 최저가 60만원 선)
마란츠는 하이파이 스테레오 앰프도 오래 만들었고, HDMI AV 앰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메이커입니다. 그래서 HDMI 사운드 신호 처리 노하우도 충분히 쌓여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 발매(국내 발매 기준)한 HDMI 지원 스테레오 인티 앰프가 NR1200입니다.(DAC + 2.1채널 지원 프리 + 2채널 파워)
이 제품은 '슬림 스테레오 네트워크 리시버'라 표방하고 있으며, 비교적 최신 제품답게 HDMI 2.0 풀 스펙 영상 신호(4K/60Hz, HDR10 등) 패스쓰루도 가능 & 마란츠 AVR들이 가진 기타 유용한 기능들(ARC 지원, USB 입력/ 포노 입력단 등등)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HDMI로 스테레오만 듣고 싶은' 서브 시스템 사용자들에겐 가격 부담이 비교적 낮은 소위 '킹성비' 추구 제품입니다.
이외에 네트워크 오디오 기능, 특히 데논마란츠 사용자에게 익숙한 HEOS도 지원하기 때문에 AVR을 쓰던 분들도 부담없이 쉽게 조정하고 이것저것 모두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장점.
3. 소노스 AMP (판매 중, 발매가 599달러)
사운드바나 무선 스피커 메이커로 유명한 미국 업체 소노스가 발매한, 네트워크 대응 인티 앰프. HDMI 처리 DAC + 볼륨단을 갖춘 2.1채널 프리 + 클래스 D 스펙(8옴/125w) 2채널 파워를 가로 217mm x 세로 217mm x 높이 64mm 케이스 (무게 2.1kg)에 담았습니다.
이 앰프의 장점은 컴팩트하다는 점 외에도, 라인 입력이나 서브우퍼용 프리아웃 등 갖출 것 다 갖추고 & 네트워크 재생도 자체 앱으로 간단히 설정되는 등 '적당한 가격에 풍부한 기능'을 구현한 것과 + 동사의 동일 디자인 타 제품을 쌓아올리는 식으로 구성 가능하도록 설계해서 자리도 별로 안 차지한다는 점. 사운드 퀄리티 역시 사이즈와 가격대에 비해 상당한 실력을 들려준다고 하네요.
다만 HDMI 입력단이 있으면서도 DSD나 24/192 등 하이 레졸루션 스펙 입력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HDMI 이외에는 어떤 디지털 입력도 없는 점(소노스에서 S/PDIF to HDMI 컨버터를 제공해 준다고는 합니다만) 등이 아쉬운 점.
4. 블루사운드 파워노드 2i 후기형 (판매 중, 국내 거래 가격 기준 100만원 선)
파워노드 2i는 (NAD에서 독립한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캐나다 업체)블루사운드에서 발매한, (ARC/eARC 전용)HDMI 신호 처리 가능한 2.1채널 프리 + 2채널 파워를 갖춘 인티 앰프입니다.
이 제품은 eARC 지원 HDMI 입력 단자 외에도 자체 옵티컬 단자가 있고, 네트워크 오디오 지원면에서도 Wi-Fi 5와 블루투스 5.0, aptX HD 등 최신 방식을 모두 섭렵하여 강점이 큽니다. 또한 전술했듯이 NAD의 엔지니어들이 만든 제품이라, NAD 사운드 퀄리티의 강점 역시 이어받고 있고.
이외에 타이달이나 하이 레졸루션 스펙도 지원하므로, 보다 저렴한 소노스 AMP 대비 스펙 강점을 어필하는 편. 다만 참고로 노드 2i와는 다른 제품이고, 파워노드 2i 전기형은 HDMI(eARC) 단자가 없으므로 주의하시길.(후면 단자부에 HDMI 단자가 있으면 후기형, 없으면 전기형)
5. 브라이스턴 BDA-3.14 (판매 중, 국내 거래 가격 문의 필요)
역시 디지털 사운드 처리 노하우로 이름 높은 캐나다 하이파이 업체 브라이스턴이 발매한, HDMI DAC + 2채널 처리 프리 앰프.
3.14는 브라이스턴 제품 중 처음으로 HDMI 입력을 지원한 BDA-3에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HDMI 입력 단자가 4개(+ 출력 단자 1개)인 것도 장점입니다. 리니어 전원부 등 여러 배려를 통해 사운드 퀄리티를 다잡고 있는 것도 매력이며, 본격 하이파이 기기 중에선 아직 드문 편인 HDMI 신호 입력 가능 + 스트리밍 음원 + 인터넷 라디오까지 모두 지원하는 원 스탑 솔루션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퀄리티나 반드시 필요한 기능면에선 흠잡기 어렵지만, 가격대가 3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며 파워 앰프부는 없기 때문에 서브 시스템 운용용으론 다소 큰 맘을 먹을 필요가 있는 수준.
6. LINN DSM 시리즈 (사진은 MAJIK DSM/4, 국내 거래 가격 기준 MAJIK 라인은 600-700만원 선)
유명 하이파이 메이커 LINN은 일찍부터 액티브 스피커나 네트워크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고, 여러 디지털 신호를 다룬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매 당시 획기적 퀄리티란 평을 받은 네트워크 지원 플레이어 DS 시리즈를 내놓은 뒤 > 여기에 HDMI 입력단까지 추가하여 스트리밍 플레이 기능을 가진 + HDMI DAC + 2채널 처리 가능 프리 앰프인 DSM 시리즈까지 발매하여 주목을 끌었습니다.(현 최신은 DSM/ 버전 4)
LINN의 DSM 시리즈는 가장 저렴한 마직부터 어큐레이트, 클라이막스, 셀렉트 등으로 철저하게 클래스를 구분하여 사운드 품위와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는데, HDMI 사운드 처리에 주목하여 캐주얼한 네트워크 퀄리티를 추구한다면 입문 라인인 마직 DSM도 충분한 수준을 자랑합니다. 특히 동사의 액티브 스피커와 조합하여 DSM - 린 액티브 스피커로 꾸린 단출하면서도 품위있는 스테레오 사운드는 일품.
참고로 DSM 시리즈는 HDMI 멀티 채널 신호 입력 시 프런트 2채널만 자체 처리하고 나머지 채널은 (자체 서라운드 지원용 액세서리 박스를 통해)외부로 뽑을 수도 있는 등, 여러 유니크한 능력들이 있습니다. 다만 린의 장점이자 단점인 유상 버전 업 시스템 때문에,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녹록치 않은 가격의 업글 유혹이 엄습하긴 합니다.
7. 크렐 K-300i 디지털 (판매 중, 국내 거래 가격 문의 필요: 북미 발매가 12,000달러)
소위 신대륙의 힘을 상징하는 아메리칸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표 주자 크렐이 발매한, HDMI 2채널 신호 처리 인티 앰프. 2채널 프리 아웃도 겸비.
이 녀석은 뭐니뭐니해도 큼직한 전원 트랜스를 위시한 충실한 전원부를 비롯, 크렐이 중시하는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를 구현한 + HDMI 신호 처리 가능한 앰프라는 게 장점. 가격은 대충 (해외 거래가 기준)LINN 어큐레이트 DSM/4 정도지만, 얘는 파워 앰프부가 있기 때문에 보다 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덤으로 블루투스 aptX도 지원하는 등, 하이파이 업체치고 추가 기능면에서도 꽤 선전하는 편.
다만 선택 여지라도 있는 DSM(가장 저렴한 마직이면 1천만원 언더...)에 비해서 이쪽은 확실하게 국내 판매가 기준 천만 원 단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보통 TV ARC로 연결해서 가볍게 서브 2채널을 구성하려는 사용자에겐 아무래도 어필하기 어렵기는 합니다. 참고로 그냥 K-300i는 조금 더 싸지만 아날로그 입출력 기판만 있는 제품이므로 주의.
4. We are the world~ We love HDMI~
HDMI는 많은 결함도 갖고 있지만, 많은 장점도 갖고 있는 인터페이스입니다. 무엇보다 이 시간에도 수많은 AV 유저와 게이머가 HDMI를 통해 즐거운 체험을 하고 있고.
그래서 특히 PC가 주력인 시스템이나 TV 사운드를 보다 품질 좋게 듣고 싶은 유저들에게 스테레오 HDMI 처리가 가능한 기기는 여러모로 구미가 당기는 편이지만, AVR은 퀄리티 이야기고 뭐고를 떠나 아무래도 사이즈가 너무 크거나 상시 사용하기엔 소비 전력이 다소 많아서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 예전엔 그래도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중국제 HDMI - S/PDIF 컨버터 같은 걸 물리느니 안 쓰고 만다는 분들은 더더욱) 그냥 AVR을 썼다면, 지금은 그런 분들을 위해 보다 선택할 만한 기기가 많이 늘어났고.
따라서 개인적으론 이런 HDMI 스테레오 처리 기기들과 적당한 액티브 스피커 같은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고 가볍지만, 퀄리티는 결코 얕볼 수 없는) 똘똘한 물건을 결합하여, 즐거운 TV/ 네트워크 스트리밍/ DSD 등 하이 레졸루션 처리 시스템을 꾸미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부담되는 스피커와 주렁주렁 커다란 앰프를 TV 앞에 늘어놓고 싶지 않은 당신, HDMI 스테레오 앰프의 세계로 떠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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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관심 있던 제품군인데 글 잘 봤습니다.
혹시 NAD M10이나 네임 Uniti Atom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쪽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업체는 NAD 정도인 것 같고, 반면 B&W 같은 업체조차 사운드 바에 HDMI가 없는 걸 보면 오디오 쪽에서 HDMI로의 전환이 느릴 것 같아 아쉬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