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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블루레이 리뷰 | 베티 블루 37.2 무삭제 감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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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01 03:00:31

영화평 : 정성일 (영화평론가) / 블루레이 리뷰 : DP컨텐츠팀


미친 사랑, 베티 블루

 

<베티 블루>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황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는 추억에 남아있는 영화, 누군가에는 문득 떠오르는 영화. 하지만 21세기에 아무도 이 영화를 고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베티 블루>는 하나의 획을 그은 시대, 걷잡을 수 없는 전염처럼 번져간 하나의 영향,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유행, 영화사 속에서 정확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의 소란의 중심에 있는 영화들 중의 하나인 것만 분명하다. 

 

좀 더 장황하게 설명하고 싶다. 하나의 경향이 폭발할 때가 있다. 그때는 마치 그 패션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언제나 그런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나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텅 빈 진공상태와 마주하게 된다. 1980년대 영화의 대부분은 이상할 정도로 그 시간 속에서 견뎌내지 못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을 조롱했으며 작가주의를 살해했고 서사의 자리에 패러디와 혼성모방의 전술로 모든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문학이 여기에 깃발을 들었고 그런 다음 철학이 가세했으며 영화는 새로운 미학인 것처럼 사태를 오해하였다. 

 

그때 미국에서 수입된 포스트모더니즘에 프랑스영화는 (영미권에서는) ‘시네마 뒤 룩(Cinema du Look)’ 혹은 (두 번째 누벨바그를 기대한 프랑스 대중 저널로부터는) ‘누벨 이마주(Nouvelle Image)’의 이름으로 불리운 새로운 영화작가들, 새로운 시네아스트들이 여기에 반응하였다. 장-자크 베넥스와 뤽 베송, 그리고 레오 카락스는 서로 동맹을 맺지는 않았지만 종종 삼총사처럼 불렸다. 그들은 미학적으로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았으며 테마에서도 아무 것도 나눠 갖지 않았으며 또한 산업 안에서도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 여기서는 삼총사를 한 명씩 설명하기에 적절한 자리가 아니다. 


 

약간의 과정. 장-자끄 베넥스는 그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먼저 이 유행을 이끌었으며 그의 첫 번째 영화 <디바>가 유행을 미학의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의 예술적 야심을 담은 <하수구에 뜬 달>은 모두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비판적 지지의 거리를 유지하던 카이에 뒤 시네마는 이 영화에 대해서 미학적 ‘카타스트로프(catastrophe, 재난)’이라고 불렀다. 장-자끄 베넥스는 재빨리 돌아올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프랑스 대중소설 작가인 필립 지안의 베스트셀러 <여름 37도 2부>를 세 번째 영화로 선택했다. 

 

제목은 ‘임신하기에 가장 좋은 섹스의 온도’라는 친절한 설명이 그 옆에 따라붙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공, 하지만 여기에 단서를 달아야 할 것이다. <베티 블루>는 1980년대 영화의 고전이 되었다기보다는 컬트영화가 되었다. 


 

장-자끄 베넥스는 종잡을 수 없는 열아홉 살 소녀 베티와 이제 막 서른 살이 된 사내 조르그의 멜로드라마를 거의 정신 병리학적인 설명이 필요한 ‘미친 사랑(l'amour fou)’의 세계로 옮겨놓았다. 바깥과 차단하고 점점 더 안으로, 안으로,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부서지는 그들만의 세계. 이제 더 이상 부수어야 할 게 남아있지 않자 육신을 부수기 시작한다. 물론 리비도의 에너지가 죽음에로 이끌리는 타나토스의 심연에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이미 프로이트가 그의 환자들의 진술을 통하여 확보한 지 오래이다. 육신을 부수는 에로스의 파괴적인 힘에 대해서 사드와 마조흐가 통제와 계약의 세계를 펼쳐 보인 지 오래이다. 이미 세계대전 전에 조르주 바타이유는 에로티즘의 황홀과 금기의 계보를 추적하였다. 

 

좀 더 단순하게 말하겠다. 섹스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에 한정 지어 말하겠다. 이미 그보다 훨씬 앞선 1970년대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보았고, 또 <감각의 제국>을 본 다음이었다. 그런데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6년 <베티 블루>는 거의 전 세계적으로 컬트의 공명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이 영화는 파리에서뿐만 아니라 뉴욕에서, 도쿄에서, 서울에서 (그리고 아마 더 많은 도시에서) 서로 응답하듯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베티와 조르그가 한여름 대낮에 섹스를 하는 장면을 다짜고짜 아주 오랫동안 보여준다. 이미 섹스를 시작했고 그런 다음 끝날 때까지 어떤 편집도 없이 2분 동안 카메라는 느리게 그 두 사람에게 닿을 듯이 다가간다. 우리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만났는지 알지 못한다. 분명히 그 둘은 일주일 전에는 서로 알지 못하던 사이였다. 베티와 조르그는 이미 만났고 그런 다음 운명처럼 끝까지 간다. 원인이 없는 세계. 이유가 없는 세계. 이미 주어진 세계. 

 

한가로운 지중해 바다를 낀 해안가의 막 피서 철이 지난 것 같은 수백채의 방갈로. 조르그는 이 방갈로를 관리하고 있고 베티는 어디선가 흘러들어와 지금 이 곳, 이 남자 곁에 머무는 중이다. 똑같은 방갈로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 해안가는 어딘지 모르게 세트장처럼 보인다. 지중해와 찬란한 햇빛, 한가로운 날들. 물론 방갈로의 주인이 나타나 페인트칠을 하라고 성화를 부리지만 그것만 무시하면 여기는 거의 낙원에 가깝다. 

 

 

위기의 조짐은 베티에게서 시작된다. 조르그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쓴 자서전을 밤새 읽은 다음 이따위 일은 집어치우고 당신은 위대한 작가가 되어야 해요, 라며 베티는 그들의 보금자리를 불태워버린다. 그들은 자신들의 낙원을 스스로 불태웠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에덴동산에서의 추방. 현실 세계에로의 귀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리의 겨울이다. 그들은 그저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을 뿐인데 파리에 도착했을 때 여름은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었다. 이 기괴한 계절 감각. 

 

두 사람은 베티의 친구인 리자가 경영하는 ‘호텔 드 마르느’를 찾아간다. 불길한 것은 그들이 13호실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호텔이 마르느 강변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 주변으로 흐르는 마르느 강을 따라 석탄배가 지나간다. 그리고 이 장면은 즉각적으로 우리에게 장 비고의 위대한 걸작 <라딸랑뜨>를 떠오르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베넥스는 한 장면을 거의 똑같이 찍었다) 사랑했지만 불행해진 젊은 커플의 이야기. 자살로 끝나버린 사랑. 장-자끄 베넥스는 닥치는 대로 영화사의 고전을 불러들인다. 리자는 자신의 남자 친구를 소개한다. 쾌활한 사내 에디. 그가 경영하는 피자 가게 ‘스트롬볼리’.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잉그리드 버그만과 화산 섬 스트롬볼리에 가서 찍은 결사적인 영화의 제목. 그때 할리우드 스타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권태로운 섬 생활을 참지 못하고 히스테리 상태가 돼서 금방이라도 화산이 폭발할 것만 같은 산 정상을 향해 걸어 올라간다. 로셀리니는 여기에 영화의 리얼리즘이라는 정수가 있다고 믿는다. 이미 베티와 조르그의 운명은 결정지어졌다. 그들은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베티 블루>는 종잡을 수 없는 베티를 따라가는 것만큼이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서사의 돌발성에 몸을 내맡긴 영화이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낙원을 버리고 온 베티와 조르그가 머무는 파리의 마르느 호텔에서 이야기를 끝냈을 것이다. 장-자끄 베넥스는 마치 이 영화가 자유연상기법에 의해 이루어지라도 한 것처럼 제 멋대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나는 베티의 정신병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이 안정인 상태에 놓여있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부수고 또 부순다. 어쩌면 장-자끄 베넥스는 자기 시대의 철학 책들을 과도하게 많이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 베티와 조르그는 정착을 알지 못하며(들뢰즈와 가타리의 노마드), 자신들이 어디에 도착해야 알 지 못하며(리오타르의 표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내 알 지 못한다. (라캉의 욕망) 


그들의 두 번째 삶은 낙원을 잃기는 했지만 현실 속에서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리자의 호텔은 아무 조건 없이 잠자리를 제공했고, 리자의 애인 에디는 자신의 피자 레스토랑에서 경력도 없는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안할 만큼 좋은 친구이다. 그러나 베티는 이 안정된 삶이 역겨울 뿐이다. 그녀는 주어진 세계를 망치기 위해서 거의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이것도 하나의 미학인가요? 그럼요. 비평가들은 장-자끄 베넥스의 영화를 바라보면서 판타지와 자연주의의 무정부주의라고 불렀다. 에밀 졸라의 설정과도 같은 상황에서 영화는 마치 “모든 것을 폭발시켜라”라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선언에 열렬하게 복종하는 태도를 취하듯이 파국에로 이끌린다. 장-자끄 베넥스는 온갖 광고의 이미지에 둘러싸인 영화를 거의 폭력적으로 뜯어내서 영화가 쇼크를 안겨주던 그 시대에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매력적인 유혹과 결별하기 위해 <베티 블루>를 파멸에로 이끌리는 자기 자신을 위한 멜로드라마로 만든다. 


 

세 번째 기회는 우연처럼 다가온다. 에디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갑자기 걸려오고  베티와 조르그는 리자와 함께 조문을 위해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마르브졸을 방문한다. 그리고 에디 어머니가 운영하던 피아노 가게를 관리하기 위해 베티와 조르그는 그 도시에 남는다. 한가로운 도시.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평화로운 가을이 시작되었다. 제 멋대로 흘러가는 계절. 그들은 여기서 새로운 낙원을 건설할 수 있었다. 

 

조르그는 베티를 위해서 바람처럼 달릴 수 있는 노란 색의 예쁜 자동차를 선물하고 그 자동차에 태워서 인적이 닿지 않는 성곽 주변의 집 한 채 앞에 데려와 집과, 대지와, 저물가는 햇빛과, 코끝을 건드리는 바람을 모두 선물하겠다고 약속한다. 행복을 약속하는 광고 이미지들의 스펙터클. 포스트 모던한 유포리즘. 그러나 베티는 낙원을 견디지 못한다. 그녀의 새로운 계략은 자신이 임심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병원에서 그저 상상에 불과하다는 통보를 받는다. 베티는 아직 어리고 조르그는 아직 젊다. 그들은 이제까지 피임을 했으며 언제든지 임신을 할 수 있다. 아니, 오늘 밤에라도 당장 임신할 수 있다. 게다가 조르그는 베티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래서 변장을 하고 보험회사에서 돈을 훔치기까지 한다. 우린 이 돈을 갖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해도 괜찮아. 아니에요, 우리에게는 지금 아이가 없어요. 베티는 그걸 참을 수 없다. 


 

조르그는 베티가 견디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낙원을 쳐부수어야 해. 그게 삶을 권태롭게 만들고 있어. 처음에는 집을 불태웠고, 그런 다음 사랑하는 조르그를 괴롭히던 베티는 이제 그 파괴의 에너지를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 베티는 자신의 한 쪽 눈을 파낸다. 이제 조르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만 남아있다. 베티에게 평화를 선물하는 것이다. 영원한 평화. 깊은 잠. 깨어날 수 없는 침묵. 조르그는 한 번 더 변장을 하고 병원에 감금되어 있는 베티를 찾아가 베개로 그녀의 얼굴을 있는 힘을 다해서 누른다. 

 

세상의 아이러니. 그날 아침 조르그에게 출판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당신의 자서전을 내고 싶어요. 자서전. 자기 삶을 기록하는 것. 조르그는 자기 삶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음을 깨닫는다. 베티와의 사랑의 이야기. 베티와의 이별의 이야기. 우리들은 문득 깨닫는다. 왜 이 이야기를 조르그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는지를 알게 된다. 

 

 

그렇다. <베티 블루>는 조르그의 두 번째 자서전이야기이다. 과거 시제의 영화. 이미 지나가버린 이야기. 어쩌면 조르그는 이 이야기의 일부를 지어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일부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름답게 쓴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제 베티는 곁에 없다. <베티 블루>는 상실의 영화이다. 어떤 상실? 포스트 모던한 낙원의 상실. 아마도 그 파괴의 에너지가 한 시대의 미학적 무정부주의를 컬트의 자리에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블루레이 리뷰 - 무삭제 감독판 + 극장판


 

블루키노에서 출시되는 베티 블루 블루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무삭제 감독판이라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해 감독판과 더불어 1986년 개봉된 극장판 역시 무삭제/무수정으로 담겨져 있다. 앞서 영화평에서 언급되었 듯이 80년대 그 충격적이었던 오프닝의 베드씬은 - 클릭 몇번이면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은 아니다. 영화 내내 음모와 성기가 감독의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예전에 털만 보이면 (누군가) 화들짝 놀라 부자연스럽게 잘리거나 블러 처리되었던 부분들을 개봉 후 30년이나 지난 시점에 제대로 감상하고 있노라면, 마치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처럼 뭉클한 감동이 느껴지고, 동시에 성인 관객으로서 그 동안 박탈 당했던 볼권리에 대한 설움이 욱하고 올라온다.

 

배티 블루는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는데 (1) 감독판+극장판을 수록한 블루레이 디스크와 (2) 스페셜 피쳐를 수록한 DVD 디스크가 포함된다.


 

121분의 극장판은 1986년 해외 개봉 당시의 러닝타임이다. 감독 인터뷰에 의하면 베티 블루 최초 편집본은 4시간 분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1986년의 장 자끄 베넥스는 그의 전작인 '달빛 그림자(La Lune Dans Le Caniveau)' (러닝 타임 약 4시간)의 참패로 인해 거의 병적으로 필름을 자르고 잘라 편집했고 시간이 흐른 후 당연하게도 이를 아쉬워하게 된다. 장 자끄 베넥스는 대략 15년 후인 2000년에 3시간 4분 짜리 새로운 편집본을 완성했는데 이 버전이 바로 Director's Cut 즉 감독판이다.

 

러닝 타임으로 따져도 약 1시간 이상 추가된 꽤 많은 분량이다. (최초 편집인 4시간 분량으로 재편집하지 못한 이유는 영화사 고몽 Gaumont이 네가를 포함한 나머지 필름 대부분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라고) 추가 장면은 주인공 베티의 내적 갈등과 심리 상태의 변화를 관객들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시키는데 할애되었고 몇몇 유쾌한 장면이 추가되었다. 늘어난 장면이 모두 52컷이나 되기 때문에 모두 살펴볼 수는 없고 여기에서는 몇 장면만 소개하기로 한다.

 

감독판에 추가된 장면들

 

00:09:05 (1분 55초) - 야채 가게 주인이 조르그에게 '플레이보이 잡지에서 튀어나온 여자냐?'라고 묻는다. 베티는 아이스바를 빨며 배시시 웃는다.  

 

00:20:45 (57초) - 잠든 조르그의 성기에 '너도 잘 자라'하며 키스하고 이불을 덮어준다.


00:28:15 (30초) - 밤새 조르그의 자서전을 읽은 베티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는 창밖에서 잡아낸다. 아침에 일어난 조르그는 싱크대로 가 얼굴을 씻는다.

 

00:30:45 (41초) - 베티가 차를 몰고 다시 돌아오자 조르그는 페인트 칠을 하던 벽을 치며 환호한다.


00:37:15 (2분 4초) - 조르그는 호텔 주인과 여러 잡담을 나누며 걷는다.

 

02:02:58 (45초) - 베티는 조르그에게 안아달라고 요구하고 둘은 사랑을 나눈다.

 

02:42:49 (15초) - 여장을 한 조르그가 얼마전 자신을 병원 밖으로 내쳤던 병원 근무자 사이를 지나간다.

 

수십 장면이 추가되어 있으며 제일 긴 구간은 9분 이상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주인공의 심리 상태와 진행 상황을 좀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블루레이 화질과 음질

 

블루레이에 수록된 극장판과 감독판 간의 화질/음질 차이는 없다. 추가된 장면들의 역시 기존 극장판과 비교해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베티 블루의 화면비는 1.67:1인데 HD 시대에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생소한 화면비다. 1.67:1 필름은 극장용 화면비인 1.85:1과 가정용 비디오 화면비인 4:3의 절충 형태로서, 촬영후 용도에 따라 극장용, 비디오용 등 각기 다른 화면비로 포매팅되었다. 블루레이에는 오리지널 필름 화면비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아래 캡쳐된 스크린샷을 보면 좌우에 블랙 여백이 많이 보이는데, 실제 HDTV에서 보면 캡쳐된 이미지 수준 보다 훨씬 여백이 줄어들어든다. 왜냐하면 현재 대부분의 TV는 16:9, 즉 1.78:1의 화면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좌우측의 여백은 HDTV로 시청할 때는 거의 방해 받지 않는 수준이다.


 

 

 

 

 

 

 

30년 전의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화질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다만 장면마다 화질에 다소 편차가 있는 편이다. 오래된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이 특히 어두운 밤 장면에서는 ISO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으며, 디지털 트랜스퍼는 훌륭하지만 포커스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장면도 몇몇 눈에 띈다. 하지만 클로즈업한 장면들은 최근 영화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 엄청난 해상력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영화의 포스터를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은 충분히 만족시키고도 남을 정도의 화질이다.

 

오디오는 프랑스어 LPCM2.0 포맷으로 수록되어 있다. 1992년 이전이라 멀티 채널 믹싱이 되어 있지 않았고, 설사 멀티 채널 구현이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렇게 믹싱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z0gyP2EOtqo 

 

이 영화에 특별히 관심이 없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베티 블루 OST 중 한 곡인 '베티와 조르그(Betty et Zorg)'다. 베티 블루의 몇몇 장면에서는 음악을 통해 감정 이입을 유도하고 있어 대사 이상으로 음악이 중요한데 CD 이상의 스펙으로 수록되어 만족스럽다. 

 

 

스페셜 피쳐


 

부가 영상을 포함한 스페셜 피쳐는 아쉽게도 블루레이에 HD 컨텐츠가 아닌 DVD에 SD 컨텐츠로 제공된다. 메이킹 필름, 여주인공의 스크린 테스트, 트레일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스페셜 피쳐가 기존 국내 DVD 판본에 존재하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메이킹 필름에는 감독과 배우들은 물론 촬영 감독, 음악 감독, 프로듀서까지 모두 참여하여,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나 소중한 뒷얘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화질은 좋지 않지만 베티 블루의 팬들이라면 반드시 감상하시길 추천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여주인공 역을 맡은 베아트리스 달에 완전히 빠져버리게 되는데, 이 때문인지 베아트리스 달의 실제 모습도 영화 속 베티 와 많이 닮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터뷰를 보면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다. 베아트리스 달은 젊은 시절 친구들 앞에서 수영복 입는 것조차 꺼릴 정도로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영화의 첫번째 정사씬은 그녀에게 지옥과 같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감독 역시 도입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는데 당시 프랑스라 하더라도 이렇게 노골적인 정사씬은 가위질되었다고 한다. 보통 남녀가 키스하고 침대로 엎어지고 그 다음에는 둘이 담배 피우는 컷으로 점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원래 첫번째 씬의 위치는 영화 시작 후 10분 정도 후였는데, 편집 중에 이 정사씬 자체가 이 영화의 모든 기반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하여 맨 앞으로 끌어왔으며, 동시에 이 영화는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가리지 않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 촬영 당시 여배우와 감독 간의 갈등이나 영화 성공 후 법적 공방이 벌어진 이유 등 흥미진진한 얘기거리가 가득하다.


 

 

메이킹 필름 외에 약 5분 분량의 베아트리스 달의 스크린 테스트 영상과 트레일러가 들어있다.


맺으며


베티 블루는 80년대의 아이콘과도 같은 영화이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기억하는 세대는 물론 새로운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주연 배우들은 현실에서 나이 들어 버렸지만 스크린에서는 영원히 젊고 너무나 아름답다. 이번에 출시되는 블루레이는 베티 블루를 가위질이나 블러 등 그 어떤 손상 없이 최고 상태의 국내 판본으로 소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80년대에는 청춘이였으며 영화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16
Comments
2018-05-18 16:01:14

잘 봤습니다. 기대됩니다.

2018-05-18 16:24:24

이제 곧 프리오더 할 타이틀인가보내요

순간 베티블루가 출시됐었나?하고 예스하고 알라딘 검색해봤네요.

2018-05-18 17:18:02

무삭제. 기대됩니다...

2018-05-18 18:22:20

 본적은 없지만 ost는 줄창 들어본 이상한 영화 

2018-05-18 20:00:59

무삭제 무모자이크판이인거죠 무작제판이라면서 모자이크처리된게 제법있어서요

2018-05-19 01:45:47 (219.*.*.46)

무삭제는 잘라낸 장면이 없다는거고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은건 보통 무암전이라고 합니다만

2018-05-18 21:00:54

파리에서 감독판을 직접 영화관에서 볼 일이 있었습니다.아마 90년대초 샹젤리졔 주변의 극장으로 기억이 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적막감이 흘렀었습니다. Savage night가 연상이 되면서, 이것은 섹스가 주가 아니라 deadly love의 강력한 표현으로 판단했습니다.그후 유럽식 사랑영화를 무조건적으로 모았던 계기가 됩니다~~

2018-05-19 18:55:37

예전에 비디오로 봤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37.2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비디오 가게 사장님이 성인용 이라고 살짝 권해서 봤었지요. 이 영화가 블루레이 로컬판으로 나온다니 감개무량합니다.

2018-05-20 07:05:06

 빨리 프리오더되길 바랍니다.

2018-05-20 18:48:01

베띠가 영화 리비드에서 주인공 엄마로 나왔다니 

 

너무 달라진 얼굴에 못알아 봤었다는 ..

1
2018-05-20 21:22:16

 반드시 구입해야 겠네요.

<디바>도 출시해 주면 좋겠습니다. 

2018-05-21 08:56:45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가슴 한켠에 한 동안 여운이 남았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한번 더 보고싶네요

2018-05-23 03:39:39

전 이영화를 88년도에 극장에서 보았습니다~

내 세월을 돌려내라~ ㅜㅜ

2018-05-24 09:36:42

손님이 음식가지고 투덜거리자 쓰레기통에 버려진 파스타 면을 다시 꺼내서 조리한 뒤 양념으로 담뱃재까지 털어서 서빙하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2018-05-24 12:56:41

 무삭제,무암전 필구 작품이네요...

2018-06-19 10:11:35

무삭제 기대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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