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선택에 있서 언제부터인가 가성비하면 뷰소닉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단순히 가격만 저렴하다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평가가 나왔겠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를 상회하는 기능과 성능을 구현해 왔기에 가성비 좋다는 평판을 얻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공헌을 한 모델은 - DP에서 리뷰로도 소개한 바 있는 - PJD7720HD라는 제품이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dpreview&wr_id=63142

PJD7720HD는 2017년에 출시된 모델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 7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 때문에 큰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다. 특히 3200안시루멘의 밝기를 기본 스펙으로 제공하여 밝을수록 좋은 제품이다라는 인식이 있는 입문자들의 기호를 완전히 충족했다.

오늘 소개할 VS17은 외형에는 차이가 있지만 계보 상으로 PJD7720HD의 후속 모델이다. 인기 모델의 후속 기종이라 선언을 할 만큼 뷰소닉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VS17은 전작인 PJD7720HD의 명성을 이어가고도 남을만큼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저렴하면서도 밝은 입문기를 찾고 있는 분들은 신제품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지 한번 눈여겨 보시기 바란다.

디자인 및 제공 단자

뷰소닉은 2018년 초를 기점으로 기존 블랙 색상의 역사다리꼴 디자인에서 아이보리 색상의 무난한 형태로 전면 교체되었다. VS17 역시 뷰소닉의 2018형 디자인 트렌드를 그대로 이어 받은 제품이다.

VS17의 외형이다. 그런데 뭔가 디자인이 익숙하다. 뷰소닉 프로젝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이라면 위 사진이 PX727-4K와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완벽하게 동일하며 크기 역시 332 X 261 X 135(mm)로 같다. 무게는 3.7Kg으로 4.0Kg인 727에 비해 약간 가볍다. 727과 외형적인 차이는 후면(단자 종류와 배열)뿐이다. 동일한 케이스를 채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원가절감 차원이라 보여진다.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두 단계 위에 있는 상급기와 디자인이 동일하다고 해서 피해볼 일은 없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지만 신선한 맛은 아무래도 조금 떨어진다. 대신 상위 계열의 하우징을 채용한 탓인지 팬노이즈가 입문기 계열의 30dB이 아니라 중급기 스펙인 27dB로 떨어졌으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일이다.

▲ 윗면 / 윗면 버튼 / 우측면 / 좌측면

▲ 후면 (클릭하면 확대됨)

후면에서는 두 개의 HDMI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두 개 단자 모두 HDMI 버전은 1.4이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미니 USB와 전원 공급을 위한 별도의 USB도 제공된다. 얼마전 HDMI 무선송수신기 리뷰에서도 확인했지만 기기 자체에서 USB 전원이 제공되면 훨씬 더 사용하기 편리한 환경이 구축된다.

주요 스펙을 통한 제품 특성 확인

VS17의 핵심 가치는 한 마디로 표현해 여러 종류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고광량 베이스에 저렴한 가격이라는데 있다.

▲ 실내등을 켜놓은 상태에서 프로젝터에 전원을 넣었다. 처음 언어 선택 메뉴화면부터 밝고 선명한 화질이 인상적이다

3500 안시루멘

우선 스펙 상 3500안시루멘을 지원하는데 이는 전작인 PJD7720HD의 3200안시루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대 밝기에서 보듯이 VS17는 영화에 특화된 홈시어터 프로젝터라기 보다는 다양한 컨텐츠를 가정에서 손쉽게 재생하기 위한 범용 프로젝터라 할 수 있다.

3D 재생 지원

이 정도 밝기에서는 3D 컨텐츠 재생이 충분히 가능한데 다행스럽게도 - 왜 다행스럽냐고 하면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충분히 밝더라도 3D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VS17은 3D 재생을 지원하고 있다. 프로젝터에서 3D 재생 기능이 꼭 필요한 분들은 이 제품을 기억해 놓으시기 바란다. (단, 3D 영상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DLP-Link를 지원하는 3D 안경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12,000:1

명암비는 12,000:1이다. 왜 뷰소닉은 명암비에 관해 전혀 과장없이 솔직하게 적어 놓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체감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명암비에 기인한 문제점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래 스크린샷 참조) 이 가격대 고광량 프로젝터에서의 블랙은 흔히 회색톤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 VS17은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의 훌륭한 블랙을 구현한다. (역시 아래 스크린샷 참조)

27dB

소음 역시 인상적이다. 스펙상 27dB로 되어 있는데 실청 결과 뻥스펙이 아니라 실제로 이 정도 수준이며, 심지어 가장 밝게 모드에서도 특별히 소음이 더 커지거나 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고급형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의 팬노이즈는 아니지만 입문기에서 경험하기 힘든 저소음을 구현하고 있다. 만약 실내에서 에어컨을 동시에 작동한다면 팬노이즈가 전혀 들리지 않는 수준이다.

[참고]

투사거리 - 100인치@3.3m

투사거리는 16:9 화면비 100인치를 기준으로 최소 3.3m이며 (3.3~3.7m) 16:9 화면비 120인치를 기준으로는 4~4.4m이다. (자료 참조 : projectorcentral.com)

이 밖에도 뷰소닉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자체 영상 처리 엔진인 수퍼컬러(SuperColor)도 그대로 탑재되어 있으며, 렌즈 수명은 에코모드 기준으로 15000시간으로 7720에 비해 조금 더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격대비 황당할 정도의 높은 능력치를 선보이고 있는데 아래 스크린샷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로 한다.

색상 모드별 화질적 특성

이번에는 VS17의 실제 투사를 통해 영상적 특성을 알아보기로 한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스크린샷은 영상의 전반적인 성향을 한눈에 보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실제 영상과 100% 동일하지는 않다.)

요즘 생산되는 자동차에는 에코나, 노멀, 스포츠 모드와 같이 드라이빙 특성에 적합한 주행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디스플레이 기기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각 영상의 특성에 맞게 색상 모드를 선택하면 훨신 더 실감나게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사실 DP에서 홈 프로젝터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은 바로 '영화 모드'로 구현되는 영상의 품질이다. 현시점에서도 역시 영화 컨텐츠의 재생 품질이 프로젝터의 성능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화 한 편을 제대로 재생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홈시이터 프로젝터가 추구하는 목표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가 아직도 노력하고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다만 이제는 영화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다방면으로 늘어나면서,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더 이상 영화만이 프로젝터로 감상하고자 하는 주요 컨텐츠가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PC나 콘솔을 기반으로 한 게임 컨텐츠, 그리고 넷플릭스, 스포츠 전문 채널 등의 TV 컨텐츠이다.

이들 컨텐츠의 특성은 영화와 차이가 있어, 재현 방법에도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있다. 예컨데 TV 컨텐츠의 경우 일반 대중들을 염두에 두고 촬영하기 때문에 - 영상 정보 전달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 - 의도적으로 밝게 촬영된 컨텐츠가 대부분이고 기본 색온도도 영화와는 다르다. 게임 컨텐츠의 경우에는 픽셀 단위의 움직임이 격렬하고 네트워크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조작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성이 매우 중요하다. 축구나 야구, 골프와 같은 스포츠 경기 시청 시에는 푸르른 잔디가 제대로 표현되어야 좀 더 실감나게 몰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특성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세부적으로 조정해 주면 훨씬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VS17에서는 5가지의 색상 모드(영상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모드에 특화된 영상 소스를 중심으로 스크린샷을 촬영하여 제품의 특성을 알아보기로 한다.

가장 밝게
게임
스포츠
보통
영화

가장 밝게

가장 밝게 모드는 이름 그대로 VS17의 스펙상 최대 휘도인 3500안시를 최대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프로젝터는 반사형 디스플레이기 때문에 주변광을 억제할수록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 즉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완벽한 암막 환경을 구축하기 어려운 데다가 사람에 따라서는 어두컴컴한 환경보다는 밝은 환경을 선호한다. 시장 트렌드 역시 보급형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광량 프로젝터들이 선호되는 추세다.

가장 밝게 모드는 주변에 별도의 광원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의 형광등 정도는 켜놓고 볼 수 있다. 영화도 볼 수 있지만 영상의 밝기를 조절하여 미학을 추구하는 영화의 특성 상 이 모드로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들다. 차라리 영화 보다는 정보 전달이 중요한 게임이나 TV 영상물에 적합하다.

▲ 실내등을 켜놓은 상태에서 XBOX ONE S를 통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의 재생 화면이다. 명암비가 축소되어 블랙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는 하지만 어쨌든 게임 플레이는 가능한 수준이다. 화질을 희생해서라도 편의성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게임

맨 처음 '가장 밝게' 모드로 어쌔신 크리드를 재생하다가 '게임' 모드로 색상 설정을 변경해 보았다.

▲ 게임 재생 중 '게임' 모드로 변경했을 때 보이는 알림 문구 (위 사진은 클릭하면 좀 더 큰 화면으로 확대됨) 작년 모델과 다른 점은 게임 모드를 선택하면 게임에 적합하게 색온도와 밝기가 조정될뿐만 아니라 선택하는 순간 '3X Fast Input' 기능을 활성화할지 여부를 자동적으로 묻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최근 모니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게임 플레이를 위한 특별한 기능을 지원하는 일은 일반적인 추세다. VS17은 기본적으로 영화에 최적화된 홈프로젝터라기 보다는 여러 컨텐츠에 대응하는 범용적 특성이 강한 프로젝터이므로 당연하게도 게임을 위한 색상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3X Fast Input(3X 고속 입력)'이란 비디오 랙 (=Display Lag, 인풋 랙의 일종)을 줄이기 위한 설정으로 게이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비디오 랙이 약 1/3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실 VS17은 기본적으로 이미 30대 초반의 ms라는 상당한 수준의 인풋랙을 가지고 있는데, '3X Fast Input'을 활성화시키면 16ms까지 수치가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30ms 이하면 게임 플레이어는 거의 인풋랙을 느낄 수 없다.

게임모드로 변경 후 실내등을 끄면 명암비가 정상적으로 살아나면서 환상적인 화면이 펼쳐진다. 대화면에서의 영화도 근사하지만 게임 플레이도 상당한 수준의 만족감을 준다. 모니터나 작은 TV에서 재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스포츠 모드

스포츠 모드는 한 마디로 잔디와 같은 녹색 계열 강화 모드다. 축구나 골프와 같이 화면의 대부분이 녹색의 잔디가 대부분인 경우 현장감이 살아난다. 뷰소닉뿐만 아니라 월드컵이 개최되는 올해 많은 제조사들이 이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 스포츠 모드를 적용하면 잔디의 색상이 강조되어 현장감이 살아난다.

보통 모드

'보통'이라는 이름 때문에 범용적인 색상 모드로 생각하기 쉽고 또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PC' 출력에 특화되어 있는 모드다.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컬러가 약간 뜨고 색온도가 높기는 하지만 일반 동영상이나 게임 등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특히 화이트 포인트가 동양인의 눈에 맞는 백색에 맞춰져 있어 시네마틱 컬러에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들이라면 오히려 보통 모드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편이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고급 사용자들은 영화를 감상할 때는 영화 모드로 감상해야 화질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 보통 모드에서는 누렇거나 붉은끼가 없는 화이트를 볼 수 있는 색온도로 설정된다. 백색균일도 (White Uniformity)가 매우 훌륭하다.

▲ 4K 컨텐츠, 일반 동영상 클립,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대부분의 컨텐츠를 무난하게 재생한다.

영화 모드

DP인들에게 익숙한 일반적인 홈시어터 프로젝터의 영상을 추구하는 모드다. 이 모드에서는 프로젝터의 최대 밝기가 1500안시로 낮아지고 색온도 역시 업계 기준인 6500K로 변경된다. 눈에 확 들어오는 모드는 아니지만 영화에 최적화되어 있으므로 영화를 가정에서 오래 보면 볼수록 컬러의 진중함과 편안함에 대해 만족하게 된다.

▲ 위 3개의 스크린샷은 넷플릭스에서 블레이드러너 2049를 투사한 장면이다. 블레이드러너 2049는 2.35:1의 화면비를 가진 영화라 아래위로 블랙바가 생성된다. 바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하는데 위 스크린샷에서 보시다시피 아주 출중한 수준으로 블랙이 표현된다. 모니터에 따라서는 블랙바가 아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블랙이 구현되고 있어 매우 놀라웠다. 위아래 블랙바가 진한 회색이 아니라 분명히 블랙에 가깝게 표현되고 있다.

▲ 영화 모드에서 앤트맨과 라이프오브파이의 장면들. 쳐지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느낌의 컬러가 만족스럽다.

다음은 참고로 영화를 영화 모드와 보통 모드에서 비교한 화면이다.

▲ (위 보통 모드 / 아래 영화 모드) 색온도와 전체 밝기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해 보면 영상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난다.

▲ (위 보통 모드 / 아래 영화 모드)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에서는 보통 모드가 좀 더 적합해 보이는데 '바이올렛 에버가든'과 같이 화사한 색감이 아닌 영화적 색감을 추구한 작품의 경우에는 영화 모드가 더 적합해 보인다.

이상으로 각 영상 모드 별로 이에 재생 적합한 소스를 위주로 스크린샷을 촬영해 보았다. 상급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입문 수준에서 각 영상을 즐기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이며, 작년보다 팬소음과 블랙에서 개선이 있기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결 론

VS17은 70만원대라는 비슷한 출시가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출시되었던 베스트셀러 모델을 분명히 뛰어 넘는 제품이다. 최대 밝기가 3500안시로 더욱 높아졌으며, 3D 재생을 지원하고, 전작인 유일한 단점이었던 소음이 크게 개선되었고 심지어 블랙의 깊이마저 입문기로서는 인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록 RGBRGB 6분할휠을 채용하여 Rec. 709를 지원하는 시네마 영상에 특화된 홈시어터 전용 프로젝터는 아니지만, 각각의 영상에 맞게 이미지 모드가 더욱 정교해졌기에 영화, 일반 동영상, 게임, 스포츠 등 적당한 영상 모드를 설정해 주면 화질에 있어 특별히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없을 듯하다.

뷰소닉의 VS17은 위 특성으로 말미암아 범용 프로젝터로서 또한 입문기로서 확고한 위치를 여전히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올 하반기 프로젝터 시장에서의 선전 예상되는 가성비 높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