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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블루레이 리뷰 |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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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28 16:21:03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서사의 상투성을 압도하는 사운드의 위력

하나의 영화가 세 번의 리메이크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외계의 침입자] (1956) -> [우주의 칩입자] (1978) -> [보디 에일리언] (1993) -> [인베이젼] (2007)으로 세 차례 리메이크 된 신체 강탈자들 시리즈나 1907년도 원작을 1925년, 1959년, 2016년에 각각 리메이크 된 [벤허] 등 극소수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여러 번 리메이크 된 바 있다. (주: 한국에서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세 차례 리메이크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중 대부분은 감독 스스로가 변주한 작품들이어서 조금 예외성을 지닌 경우라 하겠다) 그만큼 한 작품이 여러 번 리메이크 되었다는 건 그 작품에 내포된 메시지가 무궁무진하거나 혹은 몇 번을 접해도 지루하지 않는 재미가 보장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으로 데뷔식을 치룬 [스타 이즈 본] 역시 헐리우드에서는 꽤 유서가 깊은 원작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서 이번이 세 번째 리메이크 작이다. 우리에겐 [스타 탄생]으로 더 익숙한 제목의 이 작품은 스타로 성장하는 신성과 저물어가는 퇴물 스타 커플이라는 특이한 조합을 통해 미국 쇼비즈니스계의 냉혹한 이면에 드리워진 명암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바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세 편의 이야기가 그러했듯, [스타 이즈 본] 역시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이야기의 틀 안에 놓여 있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무명에서 유명인이 되는 신데렐라식 출세 이야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가르쳐 멘토가 되는 이야기. 사실 이런 소재는 미국인들의 문화에서 매우 강력하게 와 닿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클리셰의 진부함을 초월하는 그 어떤 재미가 있는 듯 하다. 

왕년의 록스타 잭슨은 중증 알코올 중독과 청력 손실로 인해 점차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공연을 마치고 참을 수 없는 알코올에 대한 갈증 때문에 아무렇게나 들어간 클럽에서 그는 앨리라는 무명 가수를 만나게 된다. 


앨리의 보석과도 같은 매력과 음악성을 발견한 잭슨은 앨리에게 사랑을 느끼고 동시에 음악적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대스타로 성장해가는 앨리와 쇠락해가는 잭슨의 격차가 켜져가면서 점차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다.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만큼은 붙잡고 싶었던 두 사람의 선택은 각자가 원치 않았던 결말로 치닫게 된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바로 직전의 리메이크작인 1976년판 [스타 탄생]이 가장 익숙한 작품일 것인데, 이 작품에서는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연기한 잭 노먼보다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캐릭터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때문인지 브래들리 쿠퍼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이 맡은 잭슨 메인의 이야기에 보다 입체감을 불어 넣었다. 그의 몰락 배후에 자리한 유년 시절의 아픔이라든가 이를 보조해 주는 친형 바비의 존재 등이 그것이다. 

△ "한 번 더 보고 싶어서요" (I just wanted to take another look at  you). 이 대사는 [스타 탄생] 모든 작품들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클리셰다. 

[스타 이즈 본]은 두 주인공의 가슴 저미는 사랑에 포커스를 맞추는 한 편, 최근 대중적인 반향을 얻고 있는 음악 영화의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간다. 무대에서 싱어가 느끼는 열기, 표정 하나 하나와 관객의 반응까지도 세세하게 포착하면서 굉장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혹 [스타 이즈 본]의 다소 평이한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관객이라도 본 작품의 공연 장면과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환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흥미롭게도, [스타 이즈 본]의 공연 장면은 실제 콘서트 장에서 막간 시간을 이용해 촬영된 실제 라이브다. 그 중 한 장면은 1976년판 [스타 탄생]의 주연이었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라이브 무대도 포함되었는데 크리스토퍼슨은 "기꺼이" 자신의 공연장을 이용하도록 허락해 주었다.

잘 나가는 배우로서 처음으로 감독이자 가수(!)에 도전한 브래들리 쿠퍼와 출세한 가수로서 처음으로 극장영화의 타이틀 롤에 도전한 레이디 가가의 방향 전환은 기대 이상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두 사람의 캐미도 1976년 [스타 탄생]에 비하자면 훨씬 나은 편. 평소 기괴한 행실로 유명했던 레이디 가가의 수수하고도 평범한 모습을 보자니 낯설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디바로서의 퍼포먼스는 역시나 그녀가 정상급 뮤지션임을 실감케 한다. 


주연 배우로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감독을 겸한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력은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다. 원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눈독을 들였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브래들리 쿠퍼에게 넘겨졌으나 감독 입봉작으로서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 탄생]을 담백하게 그려낸 쿠퍼의 연출은 차기작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를 한 껏 높히고 있다.

블루레이 퀄리티

[스타 이즈 본]은 [마더!], [베놈]의 매튜 리바티크가 촬영을 맡았다. 아리알렉사 장비로 디지털 촬영된 본 작품의 평균 비트레이트는 24.7Mbps의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수준이다. 칼날 같은 해상력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것은 아니나 캐릭터의 클로즈업 장면에서의 피부 톤과 털끝 하나 하나를 생생하게 잡아내는 디테일에 관해서는 수준급의 해상감을 보여준다. 


공연 장면이 많은 영화의 특성상 과한 조명과 암부가 뒤섞인 장면이 자주 포착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암부가 뭉게진다거나 노이즈가 급격히 올라가는 일은 없다. 블랙 레벨은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암부 디테일도 딱히 문제되는 부분은 없어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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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이니 만큼 [스타 이즈 본]의 사운드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끝장난다. 실로 엄청난 돌비 애트모스의 위력이다. 영화는 초반부터 매우 강렬한 무대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이 장면만으로도 이 작품이 앞으로 선 보일 사운드의 기조를 선언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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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브래들리 쿠퍼도 레이디 가가에게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그녀 자신도 립싱크에 대한 거부감을 보여 영화의 모든 공연과 노래는 모두 라이브로 수록되어 있다. 풍부하고 세부적인 악기 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우는 가운데, 군중들의 함성과 균형감을 완벽하게 이루는 보컬의 믹싱은 그야말로 관객들을 콘서트의 한복판에 데려다 놓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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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요소 외에 일상적인 사운드라든가 효과음, 대사 전달에 있어서도 어떠한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다. 실로 전방위적인 사운드 요소들을 만족시키는 블루레이를 간만에 만난 듯하다. 

스페셜 피쳐

[스타 이즈 본]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은 조금 특이한 구성이다. 일반적인 타이틀이 특정 소제목을 구분해 자잘하게 메이킹 필름을 쪼개놓은 것과는 달리 [스타 이즈 본]은 그냥 “The Road to Stardom: Making A Star Is Born”이라는 30분 가량의 영상 코멘터리를 통째로 수록해 놓았다. 

본 영상은 주로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레이디 가가와 쿠퍼가 둘이 대담을 이어가다가 샘 엘리엇, 안소니 라모스 등의 조연 배우들이 합류하는가 하면, 음악 지도를 담당한 루카스 넬슨이나 마크 론슨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 영상을 보면 출연자들 모두 서로를 굉장히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본 리딩 리허설 장면을 포함해 스크린 테스트 영상 등 진귀한 장면들도 삽입되어 있다. 원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고려되었던 앨리 역에는 비욘세가 유력했다고 전해지는데, 브래들리 쿠퍼로 넘어오면서 그는 아예 레이디 가가를 염두에 두고 진행을 했다고 한다. 스크린 테스트는 잭슨의 캐릭터가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오로지 레이디 가가만을 캐스팅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잭을 잃은 앨리가 추모 공연을 하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당시 레이디 가가는 친한 친구를 암으로 잃어서 대단히 슬픈 상태였다.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세트장을 떠날 거라고 예상했던 그녀가 돌아와 스텝들과 관중석을 메운 엑스트라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을 떠올리면서 슬픔의 에너지가 이 장소를 가득 메우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슬픔을 견디고 이를 예술로 치유하는 그 장면이 유독 실감났던 이유다. 


그 외에 수록된 영상들은 주로 [스타 이즈 본]에 삽입된 노래들의 잼 세션 및 레이디 가가의 뮤직비디오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레이디 가가와 브레들리 쿠퍼가 즉흥적으로 부른 듀엣곡 "Midnight Special"의 잼 세션 영상은 제법 진귀한 필름이라 할 수 있다. 
 



Special Features List
- The Road to Stardom: Making A Star Is Born

- Jam Sessions and Rarities: "Baby What You Want Me to Do" (Jam Session)

- Jam Sessions and Rarities: "Midnight Special" (Jam Session)

- Jam Sessions and Rarities: "Is That Alright" by Lady Gaga

- Music Videos: "Shallow" Lady Gaga and Bradley Cooper

- Music Videos: "Always Remember Us This Way" by Lady Gaga

- Music Videos: "Look What I Found" by Lady Gaga

- Music Videos: "I'll Never Love Again" by Lady Gaga

총평

[맘마미아! 2],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 [위시 업] 등 지난 한 해는 유독 귀를 즐겁게 한 영화들이 있어 행복했던 것 같다. 국내에서는 퀸의 흥망성쇠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의 화제성이 워낙 컸던 터라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없지 않지만 [스타 이즈 본]도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주었던 음악영화다. 
 
특히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레이디 가가의 호연, 그리고 첫 연출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브래들리 쿠퍼의 다재다능한 연출력은 [스타 이즈 본]이 낳은 진정한 ‘스타탄생’의 결과라 하겠다. 극장에서 관람한 관객들, 혹은 극장 사수를 놓친 관객 모두에게 있어 [스타 이즈 본] 블루레이는 그 감동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작품 - ★★★★
  • 화질 - ★★★★

  • 사운드 - ★★★★★
  • 부가영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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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2-27 22:09:44

저도 이번에 4k 블루레이로 봤었는데 진짜.. 스토리는 영 아니였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라 느꼈음) 

사운드가 진짜 미쳤더군요..

아마존에서 4k 보햄랩소디도 사서 봤지만 노래야 당연히 보헴이 훨씬 좋지만 사운드만큼은 스타이즈본이 압승이라고 생각할정도였어요

Updated at 2019-02-28 09:33:56

말이 필요 없는 멋진 영화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 모두에게 큰 호감을 갖게 해준 영화 

노래 들으면서 눈물이 흐르게 되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

2019-02-28 10:15:19

끝장나는 사운드라니~
별수없이 질러야겠네요.

Updated at 2019-03-01 11:32:40

잘 읽었습니다.

말씀대로 [보헤미안 랩소디]에 묻힌 감은 있지만, 여러모로 멋진 영화였어요.

가가 누님의 노래가 "멘토" 브래들리 쿠퍼를 너무 압도해버리기도 했고... ㅎㅎ


참, 제목이 [스타 "이즈" 본]으로 번역되었는데, 글 제목은 "이스"로 되어있네요.

2019-02-28 22:06:37

용산CGV 일반관에서 볼 때부터 사운드가 대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대규모 페스티벌 음향의 특징을 잘 옮겨온 믹스였거든요. 아무래도 제작에 세계적 규모의 음악 기업 라이브 네이션이 관여한데다 (비록 자사가 관려하는 글래스톤버리 페스티벌 등의 자료영상을 배경으로 합성했지만) 미국 최대 규모의 코첼라 페스티벌 개최지에서 촬영하다 보니 노하우가 많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2019-03-01 19:30:24

사운드에 관한 기대가 가장 큰데요! 역시군요!

2019-03-02 00:27:59

아쉽게 4k 영상 리뷰가 없네요.
블루레이로만 사서 4k 로는 못봤거든요.

2019-03-02 06:13:52

두번째 감상하니 shallow 라는 노래가 참좋네요
처음에는 alwalys remember us this way 가 좋다가
엔딩곡의 i will never love again 참좋았는데
두번감상할때는 shallow가 너무 좋아졌어요^^
다시감상하니 노래가 참 좋다는 생각합니다
스토리에 맞는 노래의 가사가 참인상적이었어요
반복 리메이크되니 스토리보다
현대적인 노래 부분의 전달을 잘한것 같아요

2019-03-03 13:14:36

너무좋은영화에요 ㅜㅜ

2019-03-04 11:48:45

감명깊게 봤습니다.

2019-03-05 19:40:02

스피커를 업그레이드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는 최고~~

2019-03-06 23:42:17

음악은 좋네요 upscaled 4k라서 1080p 블루레이로 구매했는데 잘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2019-03-29 11:09:15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2019-04-02 13:02:22

어제 OST샀는데.. 다시 한번 들어봐야 겠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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