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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리뷰 | 로켓맨 (Rocketm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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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13:49:56

글 | DP 컨텐츠팀 (contents@dvdprime.com)


무대 뒤에 가려진 엘튼 존의 진짜 모습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영화 [로켓맨]은 전 세계적인 ‘퀸(Queen) 열풍’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와 여러모로 비교 선상에 놓일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영국 출신의 뮤지션을 다룬 이야기인데다 대표곡의 타이틀을 영화 제목으로 선정했다는 점, 두 작품 모두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관여 했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의 성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공통 분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영화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점들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전기물의 내러티브에 퀸의 대표곡들을 삽입해 음악영화로서의 재미를 한 껏 살렸던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달리, [로켓맨]은 주인공의 혼란스런 내면을 판타지적인 비주얼로 연출한 뮤지컬에 가깝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재현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완전히 상이한 표현 양식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엘튼 존이란 인물의 성공 신화보다는 슈퍼스타 이면의 삶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레지널드 드와이트(엘튼 존의 본명)의 트라우마와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에게는 철저히 무관심했고 결국 집을 떠난 아버지, 아들보다는 자기의 인생이 더 중요했던 어머니, 성공 후 자신을 연인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던 매니저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홀로 고립된 엘튼 존의 심리가 다양한 뮤지컬 장면으로 표출된다.

 

엘튼 존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음에도 R등급을 고집했을 만큼, 자신의 암울했던 과거사를 묘사함에 있어 일절 타협하지 않는 점은 매우 놀랍다. 알코올, 마약 중독, 동성애, 자살시도 등 자신의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부분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 본 작품은 엘튼 존의 고해성사가 담긴 회고록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솔직하다. 그러한 솔직함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

 

굳이 엘튼 존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편의 뮤지컬 영화로서 [로켓맨]을 감상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특히 태런 에저튼의 연기는 그의 배우 경력에 있어 전환점이라고 할 만큼 뛰어난데, 겉보기엔 전혀 엘튼 존과 닮지 않은 그이지만, 뛰어난 가창력과 열정적인 배역 몰입 덕분에 외모의 괴리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나 구성면에서 [로켓맨]의 영화적 완성도는 [보헤미안 랩소디]보다 더 뛰어난 편이지만 음악영화로서 해당 뮤지션의 히트곡을 사용하는 방식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주옥 같은 엘튼 존의 히트곡들은 영화 속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하는 일종의 변사처럼 활용될 뿐, 원곡이 지닌 본연의 에너지와 매력을 분출하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노래의 가사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참신하나 전체적으로 대중성에서 거리감을 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블루레이 퀄리티

[킹스맨], [독수리 에디], [툼 레이더] (2018)을 찍었던 조지 리치몬드가 촬영을 담당한 [로켓맨] 블루레이는 2.39:1의 화면비를 가지고 있으며, 아리알렉사로 디지털 촬영해 2K로 D.I한 마스터 소스를 사용했다. 평균 비트레이트는 29.3Mbps로 준수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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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의 의상과 무대 퍼포먼스가 화려한 탓에, 태런 에저튼이 초반에 입고 나오는 주황색 악마 코스튬을 비롯해 다양한 원색의 색조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화면을 보여준다. 디테일한 요소들에 있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점점 짧아지는 엘튼의 머리숱(…)이라든가, 짧게 깎은 수염자국과 같은 신체적 특징의 세부적인 표현력이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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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애트모스를 탑제한 오디오는 엘튼 존의 명곡들을 편곡한 뮤지컬 시퀀스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Rocket Man’, 'Your Song’, 'Goodbye Yellow Brick Road’, ' I'm Still Standing’,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등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들에게는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데,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결합된 뮤지컬로서 멀티 채널이 주는 공간감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영국식 억양이 두드러지는 대화 역시 매우 분명하고 명료하게 전달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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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피쳐

[로켓맨] 블루레이에는 양질의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먼저 눈에 띄는 건 다량의 삭제 장면과 확장된 뮤지컬 시퀀스다. 그 중 한 두 가지만 소개하면, 엘튼과 버니가 합숙할 자취방을 구한 직후의 장면인데, 엘튼이 자신에게 추근대는 (여자) 집주인에 대해서 버니에게 투덜거리는 것을 비롯해 엘튼이 집주인의 애정공세(?)를 부담스러워 하는 장면이 담겨져 있다.

 

 

또 하나는 무명의 밴드시절 엘튼이 순회 공연을 다니는 장면의 분량이 늘어났는데, 이 일련의 장면들에서 엘튼의 성적 정체성을 보다 더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그 외에 코멘터리와 메이킹 영상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먼저 'Music Reimagined'는 테런이 재해석해서 부른 엘튼 존의 원곡에 대해 총괄제작을 맡은 엘튼 본인이 크게 터치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실제로 덱스터 플래처 감독 역시 테런에게 "엘튼처럼 부르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 절대 그러지 말고 그냥 당신의 노래로 이야기와 인물을 떠오르게 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모창가수와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적절히 믹싱해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던 [보헤미안 랩소디]와는 음악적 방향성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을 이해시켜주는 대목이다.

 

'Becoming Elton John: Taron's Transformation'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테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엘튼 존은 테런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시사회 때 '마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한다. 반면 테런은 첫 촬영날 굉장히 일상적인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엘튼 존을 연기하는 것 자체에 주눅이 들어 후회가 밀려 왔노라고 토로한다.

 

'Full Tilt'는 영화의 뮤지컬 요소에 대해 조명하는 부가영상이다. 엘튼의 오랜 파트너였던 작사가 버니 토핀은 자신의 노래들이 전부 영화적 요소를 지닌 단편 소설에 비유하기도 하며, 음악에 담긴 본질적인 내용에 상상을 덧입히면 그것으로 끝내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로켓맨]에 쓰인 노래들은 가사에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시킴과 동시에 그 장면을 뮤지컬로 구성하는 특이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부가영상은 'It's Going to be a Wild Ride: Creative Vision'인데, 바로 엘튼 존이 자신의 전기영화를 만들 때 추구했던 방향성과 이상을 밝혀주며 영화 제작 과정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엘튼이 전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어둡지만 꼭 담아야 했던 마약 중독이나 인생의 굴곡을 어떻게 균형 잡히게 다뤄야 했는지, 그리고 현실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이자 판타지를 바탕으로 한 전기영화로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비전 등이 담겨 있다.

 

 

스페셜 피처 목록

 
• Extended Musical Numbers (14:48)
• Deleted and Extended Scenes (19:39)
• It's Going to be a Wild Ride: Creative Vision (7:08)
• Becoming Elton John: Taron's Transformation (6:52)
• Larger Than Life (8:55)
• Full Tilt (10:09)
• Music Reimagined (11:33)
• Rocketman Lyric Companion with Optional Sing-Along (35:44)
• Rocketman Jukebox (52:49) 

총 평

아쉽지만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엘튼 존을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로켓맨]은 역대 음악 전기영화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보헤미안 랩소디]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사적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단순하고도 평이한 내러티브가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고, 배우들의 목소리로 새롭게 녹음한 엘튼 존의 명곡들은 엔터테인먼트적인 목적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로켓맨]은 그냥 놓치기엔 아까운 영화다. 엘튼 존의 삶과 그의 음악 여정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동시에 볼거리 충만한 뮤지컬 영화로서도 제 기능을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중음악계의 거장을 색다른 방법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작품 - ★★★★
  • 화질 - ★★★★☆

  • 사운드 - ★★★★☆
  • 부가영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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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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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14:21:24

흥행이 아쉽긴해도 개인적으로는 보랩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테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네요 물론 타이틀(4k 일반판으로 구입)도 정말 잘빠졌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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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22:24:46

정성어린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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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2 10:59:25

저도 잘 본 작품입니다

엘튼존하면 음악은 좋으나 약간 편견이 있었는데

영화다보니 각색도 있었겠지만 좀더 가깝게 느껴지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재밋는건 킹스맨 골든서클의 진짜 엘튼존과 주인공 테런 에저튼의 캐스팅과의 대비 같군요

이전에 본 리뷰이지만 이제서야 감사글 남깁니다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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