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엡손 EH-TW7100 리뷰 | 보급형 3LCD 4K PRO UHD 프로젝터의 맏형
엡손 TW7000의 상급기 TW7100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엡손의 보급형 4K 프로젝터에 대한 관심이 디피 디스플레이 포럼에서 여전히 뜨겁다. 특히 TW7100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데, 이는 성능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2020년 2월 현시점 구매하고 싶어도 제품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간절해 지고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이라 리뷰를 위한 제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DP에서도 결국 리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TW7000을 리뷰한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아래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TW7000과 TW7100의 핵심적인 차이점은 명암비와 내장 스피커 유무 밖에 없기 때문에 TW7100에 대한 여러분들의 최종적인 궁금증의 종착역은 도대체 두 제품 중 무엇을 사야하느냐에 이를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리뷰 자체는 보급형 3LCD 4K PRO UHD라는 정체성을 가진 TW7100에 대한 리뷰이고 모든 독자들이 기존에 리뷰했던 TW7000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다는 가정 하에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결'이라는 무리한 방식보다는 TW7100 제품 자체에 대한 설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전 TW7000 리뷰와 중복되는 부분은 간단하게 요약만한 후에 리뷰 마지막 부분에 두 제품의 최종 차이점에 대해 의견을 정리하고자 한다.
디자인
외형적으로는 TW7000과 거의 동일하다. 수동식 줌링과 포커스링이 투사 렌즈를 감싸고 있으며 렌즈 상단에 수직/수평 렌즈 쉬프트 레버가 위치하고 있다.
▲ (좌) TW7100 / (우) TW7000
▲ (좌) TW7100 / (우) TW7000
TW7100과 TW7000의 외관상 차이점은
1. 렌즈부의 컬러가 TW7100은 옅은 골드, TW7000은 옅은 실버이며,
2. TW7100 후면에는 양쪽으로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는데 반해 TW7000은 스피커가 없다. TW71000 내장 스피커 출력은 각각 10W 수준이다.
후면 단자는 동일하며, 무게는 TW7100이 좀 더 무겁다. (TW7100 6.9Kg > TW7000 6.6Kg)
TW7100의 후면 단자이다. USB 전원이나 스테레오 오디오 잭과 같은 자잘한 I/O를 제외하면 후면에서 볼 수 있는 영상 출력 단자는 2개의 HDMI 단자가 유일하다. 스펙은 18.1Gbps 대역폭을 지원하는 HDMI 2.0b 버전이다. 18.1Gbps를 지원한다는 의미는 4K / HDR / 10비트 / YCC 4:2:2 영상을 60프레임으로 재생 가능하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4K HDR 게임의 60프레임 재생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묵직한 리모콘은 백라이트를 지원하며 버튼 배치는 하위 기종인 TW7000과 동일하다.
스펙으로 특성 파악하기
주요 스펙 해설
기본 성능에 관한 설명은 사실 TW7000 리뷰와 대부분 겹치지만 다시 한번 간단하게 요약하기로 한다. 3LCD의 구동방식부터 시작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한다면 아래 리뷰를 참조하시면 된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dpreview&wr_id=66499
TW7100의 핵심 정체성을 요약하면 3LCD / 4K / HDR 지원 프로젝터다. 리얼 4K는 아니지만 4K DLP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XPR과 비슷한 방식으로 광학적으로 4K를 구현하고 있으며 엡손에서는 이를 4K PRO UHD이라 칭하고 있다. 리얼 4K의 완벽함에는 못 미치지겠지만 훨씬 더 경제적으로 4K를 구현한다.
밝기는 3000루멘으로 엡손에서는 일반 화이트로 측정한 밝기가 아니라 RGB 화소가 동시에 투사되므로 컬러 밝기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LED 광원 프로젝터 제조사들도 컬러의 채도를 강조하여 실제 안시루멘으로 측정한 수치보다는 훨씬 밝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암비는 100,000:1로 형제 기종인 TW7000의 40,000:1과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명암비의 핵심은 화이트가 아니라 블랙이며 100,000:1이라는 수치는 블랙이 깊다는 의미다. 이 부분은 아래 스크린샷을 통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HDR 10과 HGL (Hybrid Gamma Log) 방식의 HDR 기술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부 컬러 프로세싱을 10비트로 처리하고 있다. 윈도우 10 OS나 일부 저가형 디스플레이 기기와 같이 내부 컬러 프로세싱을 8비트로 할 경우 완전한 HDR이라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4K 프로젝터와 마찬가지로 3D 재생을 지원하는데 3D 안경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삼성과 LG가 TV에서 3D 재생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3D 컨텐츠 감상에 있어서는 최근 출시되는 4K 프로젝터 외에는 현실적으로대안이 없다.
▲ 퀵코너 기능 : 화면 4군데 모서리 중 하나를 선택하여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1.62배의 광학줌과 함께 키스톤, 상하좌우 렌즈쉬프트를 함께 지원하여 설치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으며 여기에 '퀵코너'라는 엡손 특유의 키스톤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설치의 편의성은 최상급이다. 광원은 램프 타입으로 스펙상 에코모드에서 5,000시간, 노멀모드에서 3,500시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TW7100은 TW7000과 달리 10W 출력의 스테레오 내장 스피커를 지원하며, 블루트스 기능을 통해 외부 스피커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소음은 TW7000과 동일하며 후면 단자는 위 디자인편을 참조하면 된다.
투사 거리
투사 거리는 16:9 100인치형 스크린을 기준으로 2.92m~4.75m (2.92m X 1.63 = 4.75) 사이다. 주요 스크린 크기에 대한 투사거리는 다음과 같다.
- 80인치 : 2.33m ~ 3.8m
- 100인치 : 2.92m ~ 4.75m
- 120인치 : 3.5m ~ 5.7m
- 150인치 : 4.38m ~ 7.14m
▼ 참고로 아래는 TW7100과 TW7000의 스펙 비교표이다.
명암비 / 내장 스피커 유무 / 무게 외에는 동일하다.
스크린샷
※ 참고 : 스크린샷은 영상의 성향을 상당 부분 반영하여 글보다 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실제 육안으로 보는 것과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HDR 영상은 100니트 이상의 밝기와 함께 Rec. 2020 색역이 반영되는데 반해, sRGB 색역으로 기본으로 하는 현재 대부분의 DSLR과 모니터에서는 100니트 이상의 밝기와 함께 Rec. 709 이상의 색역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또한 카메라의 측광 특성으로 인해 배경이 백색이나 흑색에 치우친 경우 전체 밝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으니 스크린샷은 참고 자료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디지털 사진의 표현력에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젝터 투사 영상의 전체 성향은 충분히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으니 적절한 수준에서 참고하면 특정 제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알려드립니다. (만약 아래 비교 사진의 차이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면 사진을 클릭하여 확대하여 보거나 모니터를 좀 더 밝게 조정할 것을 권장합니다.)
맥북==(HDMI)==TW7100 연결
HDR에 앞서 우선 PC를 통해 Rec. 709 색역의 SDR 4K 컨텐츠를 통해 일반적인 영상의 화질을 보도록 하자.
Rec. 709 색역에 가장 부합하는 영상 모드는 '자연색'인데 TW7000/TW7100의 최대 장점인 밝으면서도 높은 명암비를 통해 영상의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밝은 시네마' 모드로 영상을 재생했다. 가장 밝은 '다이나믹' 모드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3개 영상 모드에서 밝기가 올라가도 블랙 깊이의 표현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 TW7100의 큰 매력이다.
이 장면에서 주의 깊에 봐야할 부분은 약간 떠 있는 흑색의 배경이 아니라 바로 거미의 '눈'이다. 배경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진하게 블랙을 표현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즉 배경 자체는 완전 블랙 상태가 아니다. (※ 만약 여러분들이 지금 보고 있는 모니터에서 배경과 눈의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면 모니터를 밝게 조정하거나 사진을 클릭하여 확대해서 볼 것을 권장합니다.)
마찬가지로 배경보다 더 깊은 블랙을 피사체(나무 가지)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칼 같이 선명한 해상도와 함께 엡손 컬러의 특징인 화려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발색이 인상적인 장면들이다.
블랙을 위주로 한 배경에 원색 계열의 컬러가 뒤섞인 장면들에서 명암비 높은 TW7100의 진가가 특히 드러난다.
이번에 출시된 엡손의 보급형 4K 홈프로젝터들의 특징은 디폴트 세팅이 훌륭해서 별도의 조작 없이 바로 투사해도 소비자들의 눈에 쏙 들어온다는 점이며 TW7100에서 '밝은 시네마 모드'로 재생한 SDR 영상은 마치 초대형 LCD TV를 보는 듯 선명하고 밝다. 위에서 본 여러 SDR 컨텐츠에서 TW7100의 최대 장점인 블랙이 꾸준히 돋보이는데, 이는 단순히 블랙이 깊기 때문이 아니라 블랙의 순도 역시 높기 때문이다. 순도가 높다는 의미는 블랙에 간혹 섞이기도 하는 기타 잡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엑스박스 원==(HDMI)==TW7100 연결
이제 엑스박스 원 엑스를 통해 4K / HDR 10 영상을 한번 보도록 하자.
4K 영상의 정밀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TW7000에서 이미 확인했지만 TW7100 역시 HDR 10의 톤매핑이 훌륭하다. 더욱이 TW7100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PQ 커브를 조정하여 주변 상황에 맞게 중간톤의 밝기를 조정할 수 있으므로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수준의 값을 정하여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SDR 컨텐츠에 비해 전체 밝기가 살짝 올라간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대신 HDR의 최종 목적인 명부의 계조는 더 잘 살아 있다.
배경이 완벽한 블랙은 아니지만 피사체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라 참고할만하다. 블랙이 깊어지면서 즉 명암비가 올라가면 단순히 블랙 레벨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피사체가 드러나기도 한다. 예컨대 아래 장면에서는 심해의 부유물들이 떠다니는데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유물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 보인다. 이런 결론은 영상 비교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 (다행히 리뷰 시점까지 TW7000을 반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주요 장면들에서 TW7000과 TW7100을 비교해서 시청해 보았다. 분배기가 없고 동시 투사가 힘든 환경이라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다.) 인간 눈의 적응성 때문에 TW7100만 계속 보면 블랙이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데, 직접 비교를 해보면 결론적으로 최소한 블랙에 있어서는 TW7000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1)
(2)
말로만 설명하면 의미 없을 것 같아 이전 TW7000에 있는 스크린샷과 동일한 장면을 촬영해 보았다.
(1)은 이번에 촬영한 TW7100으로 투사한 영상이고, (2)는 지난 번 TW7000 리뷰에 포함되어 있는 스크린샷을 그대로 복사하여 다시 붙여 넣었다.
카메라의 한계가 있어 실제 영상보다 차이가 덜 나기는 하지만, 클릭해서 확대하면 좀 더 차이점이 드러난다. 위 스크린샷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블랙의 차이와 더불어 심해 부유물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정도인데, 실제로 TW7100에서 부유물들이 훨씬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에는 4K HDR 게임의 스크린샷을 보도록 하자.
비교적 최근 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의 다섯번째 시리즈다. 최신 게임 중에는 HDR을 설정을 보다 정밀하게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디스플레이 기기의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측정기만큼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위와 같이 블랙 - 중간 - 화이트 계조를 살릴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의 세팅을 유도할 수 있다.
중간 계조들이 뭉치지 않게 표현되고 있다. 또한 밝기가 높은 부분뿐만 아니라 어두운 부분들도 확실하게 어둡게 표현되고 있으며 영상의 임팩트는 이런 요소에서 발생한다.
엡손은 TW7100의 공식 스펙에서 인풋랙(Input Lag) 수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나 구글링을 통해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30ms 이하의 측정값을 보이고 있어 게임 플레이시 인풋랙 문제 때문에 지장 받을 일은 없다. (보통 50ms 이하면 OK)
인상적인 블랙, 그렇다면 TW7100, TW7000 중 뭘 사야하나?
TW7100은 이전에 리뷰한 TW7000과 마찬가지로 밝고 선명한 화질적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입문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눈을 만족시키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3LCD 프로젝터다. TW7000과 TW7100의 차이는 자잘한 부분을 제외하면 명암비가 핵심이다. 즉 블랙의 깊이에 대한 차이다. 블랙의 깊이가 있으면서 계조 역시 잘 살리고 있어 영상의 임팩트와 함께 영상에서 전달하려는 최대 정보량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만약 TW7000과 TW7100을 동시에 투사하고 여러 장면들을 여러분들에게 시연하고 영상의 호불호를 묻는다면 99%의 확률로 TW7100을 선택할 것이다. 이 점은 확실하다. 다만 문제는 가격에 차이가 난다는 것인데, 2020년 2월 중순을 기준으로 두 제품 간의 가격 차이는 대략 50만원 전후다. 이 두 기기간의 명암비 차이는 위에 기술한대로 단순 블랙의 깊이에 대한 차이뿐만 아니라 깊은 블랙을 바탕으로 여러 피사체들의 컬러를 더욱 돋보기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에 더해 TW7100은 계조에 대한 표현력까지 충실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고민이 깊어진다.
특히 TW7000의 해외 가격은 일본이 가가쿠닷컴을 기준으로 약 1680엔이고 북미는 아마존을 기준으로 약 1300달러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TW7000의 가격은 직구를 하더라도 전세계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거의 최저가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를 기준으로 약 140만원 전후) 블랙의 깊이 외에는 TW7100의 모든 특성을 그대로 물려 받았기 때문에 현상황에서 '가성비'만 따진다면 TW7000의 구입을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다른 것은 참아도 프로젝터의 블랙이 떠보이는 것은 못참는다는 소비자들은 이 차이를 감수하고서라도 TW7100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영상 전반에 걸쳐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깊은 블랙을 가진 TW7100을 구매해야 한다. 현재 TW7100은 북미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 소비자 가격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국내에서의 가격 격차가 언제쯤 좁혀질 수 있을지는 사실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구매 시점을 조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100인치 이상의 화면을 접해 본 사람들은 많아도 대화면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이 있다. 단순히 큰 화면에 만족하는 분들도 많은데, 크면서도 선명한 화면을 경험해 본다면 대화면 TV의 가격이 급속도로 낮아진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프로젝터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 300만원 이상의 중급기가 부담 되지만 선명함과 함께 블랙의 깊이가 살아있는 4K 프로젝터를 원한다면 엡손의 TW7100이 정답에 가장 가까운 제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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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봤습니다.
일본 제품이지만 구매 욕구가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