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리뷰] UHD-BD 리뷰 - 풀 메탈 재킷
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베트남 전쟁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삼은 미국 영화는 정말 많지만, [ 풀 메탈 재킷 ]은 '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베트남전 영화란 점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 천재 감독이 그 베트남 전쟁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궁금해서 본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감상이 어땠는가 하면... 1987년에 개봉(한국내에선 1996년 최초 개봉)된 영화를 언젠가 영화관에서 보고, VHS도 빌려 보고, DVD도 보고, BD도 보고, 급기야 2020년에 발매된 4K UltraHD Blu-ray (이하 UBD)도 사서, 몇 번째로 다시 봤는지 세다 잊어버렸지만 또 다시 보고 리뷰도 작성하고 있다, 로 답변은 대신하겠습니다. 그러니 바로 디스크 리뷰로 들어갑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전체용량 60.1G/본편용량 58.7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78:1/ 비트레이트 62.69Mbps
최고 품질 사운드: DTS-HD MA(16/48) (영어)
* 본 리뷰에 쓰인 디스크는 북미판 UBD 및 패키지 동봉 BD이며, 둘 다 한국 정발판과 동일 디스크
* 북미판 UBD 및 패키지 동봉 BD에 본편 한국어 자막 지원 (서플은 모두 비지원)
풀 메탈 재킷은 2020년에 발매된 UBD지만 스펙 자체는 평범합니다. 영상 비트레이트도 헐리우드 평균보다 높게 잡혀 있지만, 진폭이 크고 실제로도 (원본 필름 열화 영향도 있어서)시퀀스별 화질 편차가 좀 있는 편.
참고로 북미(및 한국 정발)UBD에는 일본어 음성 트랙이 있어서, 공개 당시 나름 인상적이라 회자되기도 했던 일본어 더빙으로도 감상 가능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선 더빙 방영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걸 듣다 보면 (우리도 더빙 음성도 듣고 싶다! 는)아쉬움도 새록새록.
- 서플 사항
풀 메탈 재킷 UBD의 서플은 (BD에 수록된 것과 동일한)오디오 코멘터리 1종만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패키지 동봉 BD에도 트레일러와 메이킹 서플 1종 외엔 다른 서플이 없으며, 결정적으로 코멘터리 포함 모든 서플에는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북미판 UBD/ BD 및 한국판 UBD/ BD (과거 한국 정발된 BD 포함) 모두 마찬가지.
- Full Metal Jacket - Between Good and Evil (480i, DD 2.0ch) : 30분 49초
- Theatrical Trailer (480i, DD 2.0ch) : 1분 28초
코멘터리도 꽤 흥미롭게 엮어 나가고 메이킹 서플도 내용은 볼 만하지만, 둘 다 한국어 자막은 없는 데다가 서플은 메이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트레일러마저 SD 해상도 그대로 넣은(= 과거 정발된 BD도 그랬고) 무성의함이 아쉬운 편.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풀 메탈 재킷은 80년대 당시 보편적으로 쓰였던 35mm 촬영 카메라인 Arriflex 35 (BL과 II C 혼용)를 이용하여 찍은, 네거 화면비 1.37:1의 영화입니다. 때문에 당시의 TV (4:3 브라운관 시절 = 1.33:1) 방영 및 DVD로 발매했을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큐브릭 감독 작고 후에 등장한 BD (2006년 발매한 MPEG2 코덱판)부터 1.78:1(= 16:9) 화면비로 만들어 내놓으면서 논란 시작.
DVD, 640x480 (1.33:1)
BD, 1920x1080 (1.78:1)
UBD, 3840x2160 (1.78:1,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하기사 요즘에는 (필름/ 레이저)아이맥스 덕에 다시 4:3 화면비(필름/ 레이저 아맥 화면비는 정확히는 1.43:1)가 각광을 받... 나? 싶지만, 워너 입장에선 디지털 TV 보편 화면비인 16:9 에서 좌우 블랙바가 크게 생기는 네거 화면비를 고집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기는 합니다. 큐브릭 감독이야 이미 가신 분이라 말이 없으시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상하 정보량이 주는 압박감이 상당했던 영화라 좀 아쉽기는 하네요.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그리고 풀 메탈 재킷의 UBD는 2020년 UBD 발매를 위해 네거에서 새로 4K 스캔을 하면서 > (앞선 화면비 비교샷에서도 나오듯)스캔 위치를 약간 달리 잡고 화면 왜곡을 보정하면서 > BD와 화면비는 같지만 화면 정보량은 좀 달라졌습니다.(어느 쪽이 더 나은 게 아니라, 시퀀스별로 정보량이 BD가 더 많은 부분도 있고 UBD가 많은 부분도 있고 이런 식입니다.)
동시에 디테일도 강화되었지만 덩달아 (HDR 그레이딩을 먹으면서 많은 부분이 노이즈로 변모한)필름 그레인도 별 여과없이 모두 수록되면서, 시청 디스플레이에 따라서는 꽤 거슬릴 여지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대신 실내 촬영에다 조명을 잘 조사할 수 있었고 필름 보존 상태도 비교적 좋은 이런 장면에선, 그래도 노이지 그레인보단 디테일 좋아진 게 더 눈에 띄는 편. 단지 이런 장면들은 또 화면 정보량이 BD보다 더 적은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한편으로 HDR 그레이딩 덕도 있어서, 암부의 디테일과 계조 상태는 BD에 비해 좀 더 눈에 띄게 좋기는 합니다. 단지 이런 장면도 노이지 그레인이 디테일을 일부 먹었고, 특히 휘도가 높게 나오는 TV (삼성 QLED 상위 기종 등)에선 이 노이즈들이 꽤 거슬립니다. 순수 필름 그레인이 곱게 깔리는 거라면야 그 자체가 필름 고유의 정보라 하겠지만, 이건 워낙 화면에 좀 심하게 번쩍번쩍 컬러 노이즈로 끓는 거라.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사실 이 UBD는 HDR 그레이딩 휘도가 최대 1246니트지만 평균은 159니트 정도라서 수록 의도 자체는 대개의 요즘 4K/ HDR 디스플레이에서 잘 볼 수 있는 편인데... 그래서 위와 같은 장면은 대개의 장비에서 꽤 멀끔하게 나오고 그레인도 덜 튀지만, 제일 첫 장면(파일 이병 얼차려 신) 같이 광원이 강렬한 장면들에선 휘도 스펙이 높으면 광원은 강렬하되 노이즈가 좀 심하게 끓고 vs 낮으면 노이즈는 덜 끓는 느낌이되 광원의 강렬함이 죽고 이런 식.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그래도 UBD 최후의 보루(?)인 색감면에선, 보다 진하고 강렬한 적색과 HDR로 확장된 영상 다이나믹스가 시너지를 보여줘서 대개의 장면에서 무난하게 잘 나오는 편입니다. 특히 컬러리스트가 지나치게 힘을 주면 마치 애니메이션틱해지는 불꽃들도, 그 선까지 가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등 요즘 나온 UBD답게 선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덕분에 보존 상태가 어떻든 색감 면에선 달리 흠을 잡기 어려운 편. 전체적으로도 비록 아날로그 필름의 HDR 그레이딩이 수반하는 문제들을 종종 보여주지만, 전반적인 '선명감'이나 '그림의 질감' 측면에서 UBD의 판정승은 확실합니다. 완전무결한 우위는 아니어도 디테일과 다이나믹스(재현성) 역시 장점이 더 많다고 봐도 무방하고요.
그래서 이 UBD의 화질에 평점을 매긴다면 대략 90점 정도. 혹시나 화면비를 1.37:1로 냈다면 전 92점까지 끌어올렸겠지만, TV에서 보는 분들 대부분 불평 또 불평이었겠지요.
- 참고사항
패키지 동봉 BD(= 07년 발매된 VC-1 코덱 BD/ 08년 정식 발매 BD),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보시는 것처럼 UBD에서는 한국어 자막의 일부 번역 및 자막 스타일/ 디폴트 위치가 구판(= 패키지 동봉) BD와 달라졌습니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풀리면서 조금 손을 본 듯도 한데, 마침 넷플릭스에선 리뷰 작성 시점에 이 영화가 내려가서 직접 확인은 못 해봤네요.
- 음성 퀄리티
풀 메탈 재킷은 07년 발매 BD에 LPCM 5.1ch을 넣으면서, DVD 시절(및 06년 MPEG2판 BD)까지의 DD 5.1ch 트랙과 차별점을 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UBD에는 DTS-HD MA(16/48) 5.1ch을 수록하면서, 더불어 오리지널 모노 트랙(DD, 192kb)이 추가.
일단 이 UBD의 DTS-HD 트랙은 (다른 워너 구작 UBD들이 종종 그러듯이)오리지널 사운드 릴에서 다시 리마스터한 게 아니라 디지털 PCM의 재인코딩 결과물입니다. 때문에 BD의 PCM 5.1ch에 비해 장족의 발전감을 들려 주지는 않고요.
다만 재인코딩 하면서 믹싱도 손을 본 모양인지, 일단 주요 효과음면에서 약간 볼륨이 커지고 덩달아 에코도 보다 또렷하게 들리는 감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총 쏘는 소리는 BD에선 무압축 LPCM 치고도 좀 탁하게 들리는데, UBD에선 (무손실 압축인)DTS-HD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좀 더 강렬하고 직선적으로 뻗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채널 배분이 거의 프런트 3채널에 몰려 있는 건 (당연히도)BD나 UBD나 동일한데... 그래도 DVD까지의 DD에 비해 BD의 LPCM이 보다 명징한(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좌우/ 센터 대사를 들려준 건 맞긴 하고, UBD에서도 그 감은 대개 그대로 유지합니다. 덕분에 하트먼 상사님의 그 우렁차고 잊을 수 없는 가르침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도 비슷하고요.
그 외에도 임의 배분된 것이긴 하지만 서브 우퍼 저음도 폭발이라든가 총성에 잘 배분되어 있고, 스코어의 경쾌함 같은 '분위기'도 큰 무리없이 살아납니다. 사실상 S/N을 비롯한 사운드 평가의 모든 요소가, 대단한 걸 기대하지 않으면 의외로 괜찮게 들리는 딱 그 정도.
한편으로 UBD에 수록된 오리지널 모노 트랙은 비록 볼륨도 그렇고 수록 음질도 그렇고 여러모로 '오래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그 특유의 '다른 소리와 분리되지 않고 다 함께 울리는 에코감'이 구작 영화를 본다는 감각을 꽤 잘 살려줍니다. 덕분에 몇몇 시퀀스에선 대사 음성이 오히려 서라운드 믹싱보다 더 인상 깊게 들린다는 느낌도 있고... 덩달아 스펙이 형편없는 손실 압축인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LD 보는 느낌도 나고 그렇습니다. 특히 그 유명한 엔딩곡 Paint It Black은 꼭 한번 이 모노 트랙으로 들어 보시길.
다만 오리지널리티는 오리지널리티고... 메인 오디오로 내세운 DTS-HD 5.1ch 트랙은 글쎄, 아무래도 87점 정도 이상은 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와서 오리지널 릴을 리마스터한다 해도 릴 테이프의 열화 때문에 어차피 갓 뽑은 싱싱한 음질 같은 걸 기대하긴 어렵지만, 한번 시도라도 해봤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다소 아쉬운 감각.
흔한 소재를 다룬, 흔하지 않은 영화
이 영화는 특히 전반부가 개인적으로 참 보기 뭣했는데, 영화가 나빠서가 아니라 전반부의 내용 때문입니다. 그 천재 큐브릭 감독답게 전반부의 그 내용을 아주 집요하게 끝내주게 잘 찍어 내놓으니, 막 보기는 보는데 곁눈질로 찡그리고 보고 싶을 때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쩐지 중간에 시청을 끊거나 일부 장면만 다시 본 적은 또 없습니다. 묘하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되는데, 진부한 표현이지만 아마 영화 자체에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자, 그럼 이 미국 감독이 영국에서 촬영한 베트남 전쟁 영화가 UBD로 어떻게 되살아 났는가... 에 대해서는 본문에 모두 기재했으니 선택은 보는 분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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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에는 후반부가 좀 별로였다고 생각했는데, UBD로 재감상해보니 후반부도 나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큐브릭답다고 생각했습니다.시퀀스별 화질차이가
있지만 화질부분은 대만족하면서 감상했어요, 음질도 뭐 둔탁하지는 않아서 괜찮았다고 보여지구요,기다리던 리뷰 잘 정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