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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리뷰]  UHD-BD 리뷰 -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북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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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04 20:44:07

 

몽키 펀치가 아닌, 미야자키의 루팡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젊은 신인 시절, (극장 상영작으로서는 처음으로)감독을 맡아 연출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은, 당시 38세였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훗날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후 보여주는 많은 센스들이 그대로 가미된 '미야자키의 루팡'을 그리고 있습니다. 

 

원작자 몽키 펀치 씨는 결코 그릴 수 없다고 인정한 이 '상냥한 루팡'이 벌이는 활극 애니메이션은 비록 1979년 개봉 당시에는 박한 대접을 받았지만, 현 시점엔 루팡 3세를 그린 작품 중 가장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선 2019년 7월에 VAP가 4K UltraHD Blu-ray(이하 UBD)까지 발매했고요.(모든 루팡 3세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초로 UBD가 발매된 건 2019년 3월에 발매된 루팡 3세 vs 복제인간)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건 그 VAP의 4K 마스터를 미국의 애니메이션 배급사 디스코텍 미디어가 다듬어 발매한 '북미판 칼리오스트로의 성' UBD입니다. 이 북미 지역에서도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이 어떤 모양새로 4K화 되었는지, 본 리뷰에서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매한 칼리오스트로의 성 BD와 비교하면서 체크해 볼 생각입니다.(한국 정발판 BD나 VAP가 발매한 구판 BD와 비교하지 않는 이유는, 영상 퀄리티 항목에 기술)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81.2G/본편용량 40.9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85:1/ 비트레이트 40.03Mbps

수록 음성 트랙: 음성 퀄리티 항목 기술 참조

* 북미판 패키지도 일본 VAP판과 마찬가지로, UBD 1Disc 사양

* 본 디스크는 물론, 리뷰 작성 시점엔 전 세계 어디에도 한국어 자막 수록 판본 없음

 

트리플 레이어 디스크를 썼지만 정작 본편 용량은 듀얼 레이어(66G)에 넣어도 될 정도인데, 이유는 디스크 한 장에 서플을 이것저것 꽤 넣었기 때문입니다. 

 

이 패키지는 북미에서 '컬렉터즈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정가를 35달러나 매겨 발매했는데, 그런 것치고는 UBD 1 Disc인 건 그렇다치고 정작 동봉 물품은 4p 짜리 속지뿐... 이었지만, 실은 디스크 내 특전을 꽤나 많이 챙겨 넣었습니다. 자세한 건 서플 항목에서.

 


- 서플 사항


북미판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UBD에 수록된 서플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록 스펙은 논 크레딧 오프닝, 트레일러 일부, 아트 & 갤러리 항목의 프로모셔널 아트/ 모델 시트/ 이미지 보드는 2160p, 이외의 영상은 1080p 입니다.(음성은 모두 LPCM 2.0ch)

 

  • 오디오 코멘터리

: 평론가이며 웹 사이트 LupintheThird.com의 개설자인 리드 넬슨 씨의 작품 해설 코멘터리.

  • Play Film with Intro by David Hayter

: 북미(망가 엔터테인먼트 배급)판 루팡 더빙을 맡은 데이비드 헤이터 씨가 말하는, 칼리오스트로의 성

  • Full Film 오리지널 스토리보드
: 본편 영상을 PIP로 띄운 콘티 시청 서플.(지브리 발매 BD에도 콘티 시청은 있지만, 본편 PIP는 없음)
  • Unused Opening 스토리보드
: 미공개 오프닝 콘티
  • 논 크레딧 오프닝
  • 국제 배급판 오프닝
  • US 오프닝 & 엔딩 : 1992년/ 2000년/ 2006년 미국 홈 비디오 발매판 오프닝과 엔딩
: 작품 내용은 동일하고, 관계사 CI 영상이나 텔롭 표기 등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 트레일러 모음집

- 일본 트레일러 1, 2

- 일본 트레일러 1, 2(1980년 자막)

- 영어 트레일러

  • 각계 인터뷰

- with 데이비드 헤이터 (망가 엔터테인먼트 배급판 루팡 역 더빙 담당)

- with 밥 버진 (스팀라인 픽처 배급판 루팡 역 더빙 담당)

- with 오오츠카 야스오 (칼리오스트로의 성 작화 감독)

- with 토모나가 카즈히데 (칼리오스트로의 성 카 체이싱 작화 및 연출)

- with 몽키 펀치 (만화 '루팡 3세' 원작자)

  • Art & Information : 본 항목의 서플은 모두 리모컨 좌우 버튼으로 넘기는 식의 감상 서플

- 프로모셔널 아트 : 포스터 등 각종 공식 이미지 수록

- 모델 시트 : 캐릭터나 소품 등 각종 설정화 수록

- 이미지 보드 : 주요 컬러 콘티 이미지 수록

- A Brief History of thr Film : 평론가 리드 넬슨 씨의 라이너 노트

- Cagliostro's American Adverture : 칼리오스트로의 성 미국 배급 히스토리

- 번역 노트 : 영어 자막 번역 주안점 기술

  • (히든 서플)

-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40주년 기념 트레일러 (1080p, PCM 2.0ch)

: 탑 메뉴의 Play와 setup 우측에 있는 낙서를 선택하면 감상 가능

- 일본/ 북미 대본집 (디스크 내 PDF 파일 2종)

: 디스크를 UBD 리딩 가능 PC ODD에 넣으면 보이는 (암호화되지 않은)PDF 파일 2종으로 수록

 

일본 VAP 발매 UBD에는 (VAP가 지브리 서플에 대한 권리가 없기 때문에)디스크 내 서플이 PV집과 본편의 HDR/SDR 비교 영상집밖에 없는 것에 비해, 디스코텍은 지브리쪽 서플 판권까지 가지고 있어서 지브리판 BD에 있는 칼리오스트로의 성 관련 서플 모두 + (지브리판 BD에도 없는)북미쪽 관련 서플 + 아트 갤러리 등 아카이브성 자료까지 모두 디스크 서플먼트로 꽉꽉 채워 놨습니다.

 

재미있는 건 일본 지브리판 BD에는 디스크 내 서플로 수록된 대본집(리모컨 방향키로 넘기는 방식)이, 북미판에선 디스크 내 PDF 파일로 첨부되었다는 점. 비록 흑백 복사한 것을 PDF화한 문서이긴 해도, 진짜 가능한 서플은 최대한 다 챙겨주겠다는 의지가 팍팍 전해지는 모양새. 간단히 말해 서플만으로도 이 디스크는 구입 가치가 있습니다.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은 35mm 필름에 전사된 셀 애니메이션으로, 전사 후의 포지티브 필름을 일본의 영상 제작사 VAP 주관 하에 2019년 4K 스캔 후 복구 및 리마스터 처리를 거쳐 4K DI화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북미판 UBD는 이 VAP판 4K 마스터를, 디스코텍 미디어에서 인코딩 및 HDR 그레이딩 스탯을 달리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졌고.

 

앞서 언급했듯이 칼리오스트로의 성 UBD는 북미판/ 일판 둘 다 동봉 BD가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UBD의 비교 기재는, 2014년에 지브리가 가득 컬렉션으로 발매된 지브리판 칼리오스트로의 성 BD를 사용했고요. 그 이유는 VAP가 08년에 발매한 구판 BD는 품질이 좀 조악하고 & 지브리판 BD에는 한국 정식 발매판 BD에는 빠진 MGVC(마스터 그레이드 비디오 코딩)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쪽과도 비교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잠깐! MGVC(마스터 그레이드 비디오 코딩)이란?

마스터 그레이드 비디오 코딩은 파나소닉 AVC 디스크 서비스에서 개발한 계조 압축 수록 기술입니다. 다만 MGVC 디코드가 가능한 지원 플레이어에서만 발현되는 제한이 있으며, 타이틀도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아서 현재는 사장된 기술.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843375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헌데 이 UBD를 켜고 나서 프롤로그 장면 뜨자마자, 이 비교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크린 샷에서도 바로 나타나듯이, UBD화 컨셉 자체가 기존 BD와 방향성이 아예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파나소닉 AVC가 작업한)지브리판 BD의 영상 컨셉은 '아날로그 필름의 맛을 최대한 간직하면서, 일부 채도와 색조 보정을 한 화면'이었는데 vs VAP가 작업한 4K 마스터 제작 컨셉은 '디지털 애니메이션 때깔의 화면'이라서요.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일단 선예도 측면에선 UBD쪽의 우위가 잘 나타나는 편. 35mm라면 4K는 되어야 디테일도 최대한 긁고 특히 애니메이션 해상도 체감에 큰 영향을 주는 윤곽 선예도가 최대한 선명하게 뽑히기 때문에, 이 UBD의 선예감은 BD + 컨슈머 업 스케일로는 완벽하게 따라가기 힘듭니다.(특히 애니메이션 선예도 강화에 일가견이 있는 AI 방식 업 스케일을 쓰면 또 모르겠으나)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특히 일반적인 업 스케일 조정을 할 때 샤픈을 심하게 먹이면 아티팩트나 윤곽선이 2중으로 나오는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4K 스캔 리마스터한 UBD는 그런 문제가 애초에 없습니다. 굳이 따지면 슈토 현상(열화된 아날로그 포지티브 필름 스캔 시, 일부 윤곽선에 녹색띠가 더께 씌워지는 현상)까지도 BD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이는 소소한 단점은 있는데, 그보단 전체적인 선명감 개선이 더 쉽게 와닿기도 하고? 상하좌우 정보량이 BD보다 줄어든 것 외에는, UBD는 일단 해상감면에선 OK.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한편 다이나믹스 면에선 UBD/ HDR이 좀 더 밝지만, 아주 큰 차이를 내지는 않습니다. 디스코텍이 손을 본 이 UBD의 HDR 그레이딩 스펙은 다소 특이하게도 최대 4447니트/ 평균 159니트(일본 VAP판 UBD는 불명) 정도라, 완전히 백색으로 채색된 포인트나 일부 광원(HDR 처리하면서 해당 부분 휘도를 특히 세게 건) 외에는 대개의 현 시점 소비자용 디스플레이에서도 의도된 화면 밝기 재현이 아주 어렵지는 않은 편입니다.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더불어 필름 스크래치 복구와 함께 순수한 암부 깊이는 좀 더 떨어트려 놔서(UBD의 암부가 전체적으로 작품 특성을 반영해 청색이 짙어진 것과 별개로, 밝기 자체는 BD보다 좀 더 내려가는 편), 특히 이런 장면은 정말 요즘 디지털 애니 보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NR 처리를 꽤 세게 걸었는지 필름 그레인도 거의 다 지워놔서, 그 부작용으로 가끔 윤곽선이 끊어지고 그림의 질감이 오히려 BD보다 더 안 나오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것이...


지브리판 BD의 MGVC 출력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MGVC ON/ 4K 업 스케일 출력)

(* 디스크 데이터 직접 캡처 샷과 구분 및 촬영 해상도를 감안 임의 화면비로 크롭)

UBD/HDR10 출력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HDR 톤 맵핑 1000니트 제한 출력)

 

(상기 비교 사진은 디스플레이 화면을 직접 촬영했으며 개개인의 시스템에 따라 그 편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다만 예시로만 참조 바랍니다.) 일례로 지브리 BD의 MGVC 출력 상태와 비교하면, 계조 표현력이나 전체적인 영상 투명도 면에서 MGVC 출력 상태의 BD가 좀 더 눈에 들어오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제작 방향성에 따른 차이도 크지만, 그림의 입체감 역시 MGVC 출력 BD가 부분부분 더 도드라지고요. 

 

지브리판 BD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MGVC Off/ 4K 업 스케일 출력)

(* 디스크 데이터 직접 캡처 샷과 구분 및 촬영 해상도를 감안 임의 화면비로 크롭)

지브리판 BD의 MGVC 출력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MGVC ON/ 4K 업 스케일 출력)

 

참고로 MGVC는 적용 출력해도 알아채기 쉬운 색감 방향성이나 윤곽 선예도가 변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첫눈에 MGVC 적용/ 비적용의 차이를 눈치 채기는 어렵지만, MGVC 적용 화면은 쉽게 말해 전체적으로 그림에 고급스러움이 더해집니다. 칼리오스트로의 성 BD는 MGVC 적용 상태가 아주 강하게 어필하는 편은 아니고(지브리 BD 중에선 대표적으로 센과 치히로 BD의 MGVC 어필력이 강한 편) 사진으로 다 담아내기도 어려운 것이 좀 아쉬운데, 장점을 간단히 요약하면 음영 농담의 터치감이 더 도드라지면서 전체적인 투명감과 그림의 질감이 좋아진다는 것.

 

지브리판 BD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MGVC Off/ 4K 업 스케일 출력)

(* 디스크 데이터 직접 캡처 샷과 구분 및 촬영 해상도를 감안 임의 화면비로 크롭)

지브리판 BD의 MGVC 출력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MGVC ON/ 4K 업 스케일 출력)

UBD/HDR10 출력 직접 촬영. (파나소닉 UB9000: HDR 톤 맵핑 1000니트 제한 출력) 

 

이에 비해 이번 UBD/ HDR10 그림은, 앞서도 말했듯이 워낙 그림을 디지털스럽게 개변해 놨고 색감 역시 굉장히 체감을 많이 바꿔서 MGVC 출력 상태와 대등한 비교가 어려운 편입니다. UBD에서 광색역 적용으로 전반적인 색채가 선명해진 건 장점이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제작 시점엔 (당연하게도)BT.709 색역 출력 체감에 맞춰 채색했는데 UBD에선 특히 녹/ 적색의 출력감을 진하게 올리면서 '필름에 얹힌 포스터 컬러감'이 아니라 '디지털 채색된 애니메이션 컬러감'으로 나옵니다.

 

물론 2014년 BD 제작 당시의 기조도 발색의 선명함과 신선한 느낌에 포커스를 맞춘 건 맞습니다만, 당시엔 어디까지나 필름에 발라진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선에서 멈췄다면 이번 UBD는 소위 너무 나갔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실사 촬영이야 필름에 발라진 다이나믹스와 색감을 최대한 살리려면 HDR/ 광색역으로도 다 살리기 어렵지만, 애니메이션은 실사 촬영과 달라서 어디까지나 '만들어낸 그림'이기 때문에 필름이라 해도 어차피 '당시의 규격'에 맞춘 그림이 나오도록 조정하니까요.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또한 이 UBD는 기본적인 다이나믹스 체감이 고만고만하고 & 휘도 스펙이 충분하지 않은 디스플레이에서 본다면 BD에 비해서 오히려 모자라단 느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예도와 색감... 더 나아가면 이 색감 변화가 아마 가장 크게 다가올 거라 봅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UBD의 시청 체감도 호불호가 갈릴 거라는 생각이 들고.

 

2014년 발매된 스튜디오 지브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MGVC 상태 아님)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결과적으로 이 UBD의 영상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장점: 

  • 이전까지 가장 우수했던 지브리판 BD에 비해서도, 윤곽 선예도는 분명한 개선을 보여 줌
  • 필름의 수복 상태도 2014년 2K DI 마스터에 비해 좀 더 좋아져서, UBD에서도 그 장점이 드러남
  • (체감이 되느냐와는 별개로)HDR 그레이딩에 따른 절대적인 다이나믹스 폭과 기본 계조 역시 개선

(* 지브리판 BD의 MGVC 구현 상태와 비교하면, 계조 표현력은 UBD가 더 아래)

 

단점:

  • 그레인을 거의 싹 지우면서, 전체적인 그림의 질감이 지브리판 BD 대비 다소 떨어짐
  • 광색역화가 좀 지나쳐서, 색감 개선 수준에서 멈춘 게 아니라 아예 디지털 채색스러워짐

 

말하자면 BD 대비 차이점을 확실히 보여주려고 노력한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필름의 연식이 있다보니 절대적인 S/N이나 컨트라스트감 같은 게 요즘 제작 애니랑 맞먹는 건 또 아니라서... 마치 UBD는 '난 구작이 아니야!'라고 외치는 듯하지만, 정작 보면서는 '넌 구작인데 생긴 게 왜 그래?'라는 감상이 나옵니다. 결국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이나)지나치게 노력해서 이렇게 됐다'라는 한 마디로 정의하고 싶네요. 

 


- 음성 퀄리티


앞서 디스크 스펙 항목에서 이 디스크의 수록 사운드는 음성 퀄리티 항목 기술을 참조하시라고 했는데, 이유는 음성 트랙이 좀 많은 데다 어떤 게 메인이라고 딱 짚기가 뭣해서 그렇습니다.

 

- Japanese DTS-HD MA(16/48) Mono (1979년 녹음한 오리지널 음성)

- Japanese LPCM(24/48) 2.0ch (2019년 리믹스판 스테레오)

- Japanese DTS-HD MA(24/48) 7.1ch (2019년 리믹스판 멀티채널)

- English DTS-HD MA(16/48) Mono (1992년 Streamline Pictures 더빙 음성)

- English LPCM(24/48) 2.0ch (2000년 Manga Entertainment/Animaze 더빙 음성)

- English Family-Friendly LPCM(24/48) 2.0ch (Manga Entertainment 에서 일부 표현을 순화한 버전)

- Isolated Score LPCM(24/48) 2.0ch : 효과음 및 대사 음성 제거 버전. OP/ED 보컬은 유지.

(+ 오디오 코멘터리)

 

이 항목에선 사운드 품질에 집중하니 일본어 음성에 대해서만 다룬다면, 일단 오리지널 모노 트랙은 가장 음성이 두터운 감이 있고 + 무대나 음상을 적절한 넓이로 펼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트랙은 그 느낌을 감안할 때 지브리판 BD에 있는 DTS-HD MA 모노(오리지널 음성) 트랙을 베이스로 한 것으로 추정되며, 아래 지브리판 BD 단독 리뷰에도 언급했듯이 리마스터 시에 약간 영화적 '뽕'을 넣은 감이 있는 정도입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919344

 

다음 2019년판 리믹싱 음성은 스테레오의 경우엔, 오리지널 소재가 워낙 오래된 탓도 있어서 다이나믹스는 고만고만하니 좁고 그대신 모노 음성에 비해 약간 선명해졌다 정도? 후술하는 멀티 채널판처럼 채널 이동감 등이 아주 크게 어필하지도 않기 때문에, 단지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최대한 잘 즐기는 용도라고 생각하면 되겠고요.

 

대신 2019년판 7.1채널 리믹싱 음성은, 특히 채널 이동감에 주목해서 믹싱을 새로 다듬었기 때문에 특히 액션 장면에서 상당히 그럴싸한 체감이 있습니다. 덕분에 초반의 그 유명한 피아트 500 카 체이싱 장면이라든가, 기타 여러 (하야오풍)육탄전 액션 신등에서 그 재미를 꽤 느낄 수도 있고요. 더불어 리어 채널도 생각보다 쓰는 편이고, 오리지널 음성과 위화감은 아주 크지 않으면서 그나름의 임장감이나 재미를 추구한 게 괜찮은 감입니다.

 

물론 그렇다곤 해도 절대적인 사운드 퀄리티 채점 요소: 사운드 밸런스라든가 S/N이라든가는 애초에 DTS-HD 리마스터라 해서 크게 기대하진 않았고, 실제 체감도 고만고만합니다. 또한 원 모노럴에서 대사 음성이 간혹 묻히거나 불분명하게 나오는 부분은, 2019년 리믹스라고 해도 별다를 바 없고요. 간단히 말해 주제가나 효과음이 고풍스럽게 울리는 건 좋지만, 요즘 추구하는 선명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참고로 (2019년 리믹스 음성이 만들어지기 전에 발매한)지브리판 BD에선 멀티채널이 DD 5.1ch 뿐인데, 이쪽이 VAP이 제작한 08년판 BD의 HD포맷 멀티채널보다 사운드 밸런스는 좀 더 좋은 느낌이었지만 압축 사운드 특성상 아쉬운 부분도 있기는 했습니다. 그에 비해 UBD의 DTS-HD 7.1ch는 VAP판과 지브리판의 아쉬움을 어느정도 해결하고 재미있게 울리니, 그 점은 좋다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사운드 퀄리티를 감안하여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오리지널 모노럴 음성을 80점 정도로 잡고, 리믹스 멀티채널은 재미 점수 더해서 한 83점 정도? 그나마 이쪽은 영상과 달리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해치지 않으려는 범위 안에서 요즘 느낌을 추구했다는 감은 있어서, 개인적으론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합니다.(물론 애초에 오리지널 릴 열화가 심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더 컸겠지만)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의 집대성, 다만...

이 작품은 서문에 언급한대로, 지금은 원작자가 그린 만화나 그 만화에 최대한 가깝게 제작한 모든 루팡 3세 애니메이션보다도 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 그 인기의 비결은 아마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자신이 공감했던 이유를 꼽으시겠지만, 개인적으론 남녀노소가 모두 쉽게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즐겁게 풀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네요.

 

그런 이 작품을 담아 낸 이 북미판 UBD는, 서플이나 음성/ 자막 등에서 진짜 작품에 대한 애정과 집대성하려는 의지가 팍팍 느껴지는 '좋은' 물리 매체입니다. 저도 패키지만 봤을 땐 '이게 컬렉터즈 에디션?'이라고 생각했는데, 디스크를 이래저래 뜯어보니 '이게 진짜 컬렉터즈 에디션이네'라고 긍정했을 정도고요. 디스크에서 이만한 열의를 느낀 건 제 그나름 긴 물리 매체 편력에서도 아주 흔하지는 않다 싶네요.

 

다만 특히 영상 퀄리티 항목에서 언급한 대로, 이 UBD의 '영상'은 적어도 제 관점에선 전면적으로 편들기가 좀 그렇습니다. 애니메이션, 특히 일본제 2D 애니메이션의 UBD/ HDR화는 의욕 과잉으로 애매해지는 케이스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특히나 그런 감이 있고요. 물론 이런 방향성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이전 어떤 매체보다도 더 어필할 수도 있겠으니, 아예 '이건 아니다'라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서 결론은 뭐냐 하면, 음... 이 북미판 UBD는 이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 컬렉션 용도로 갖추기엔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브리판 BD라든가 정발판 BD를 가진 분이라도, 이 UBD는 (HDR 화면이 맘에 안 들든, 아예 재생을 못 하든)추가 서플 아카이브 용도만으로도 값어치는 하리라 보고요. 특히 서플 빈약한 일본판 UBD 덕분에(?), 이 '상대적 혜자 효과'가 아주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 이 UBD의 복이라 봅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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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2-04 15:17:40

미야자키 영감님이 손을 대도 후지코는 후지코.(분량은 적지만)

2021-02-04 15:25:08

도입부 말마따나 향후 수십년간 미야자키 하야오가 두고두고 써먹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기법과 이야기 철학등이 다 담겨 있는 작품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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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 17:00:41

철수세미에 버터를 발라서 벅벅 문지른 듯한 화질...ㅜㅜ

예전에 내일의 죠2 UBD 관련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도쿄무비신사 자사작품들 아카이브 차원에서의 4K복원 의지가 대단하더군요. 게다가 죠2가 물리매체관련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자부심까지...

이때부터 불안한 예감이 들었는데 내일의 죠2, 우주해적 코브라에 이어 루팡3세 복제인간, 칼리오스트로의 성 차례차례 나오는 결과물을 보면 차라리 하지마라고 말리고 싶은 심정이 듭니다...ㅠㅠ

반면 디스코텍사는 사장, 오서링 담당, 디자인 담당자 다 양덕들이라 자기가 만드는 아니메 블루레이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걸 느낄 수 있더군요. 일본에서 주는 영상마스터만으로 제작할 수 밖에 없는 열약한 조건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2021-02-04 17:05:25

 결국 또다시 사야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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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04 18:08:59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론 선호하는 화질(?) 같긴 합니다.

이 극장판 말고 다른 극장판을 옛날에 LD에서 뜬 비디오로 몇 편 봤는데.. (무자막으로 )

[카리스오트로의 성]과는 꽤나 괴리감이 많아서.. 

(그게 나쁜 건 아니고 재미있긴 했습니다.)

 

이 작품은 오리지날 시리즈들 보다 훨씬 

"하야오" 감독 작품 들 중의 연장선상에 있더군요.

2021-02-04 20:45:50

1. 잘 모르는 작품이지만
파나소닉 UB9000 일본판을 살 것이냐 북미판을 살 것이냐를 생각하며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UB9000에 대한 결론이 나기보다는,
리뷰를 읽다 보니 작품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일본 애니메이션 아카이브 차원으로
이 북미판 UBD는 나중에 꼭 구비해야겠다는 결심을 오히려 하게 되었습니다^^;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성한 서플을 보니
저 회사 참 마음에 듭니다^^

2. “계조 표현력이나 전체적인 영상 투명도 면에서 MGVC 출력 상태의 BD가 좀 더 눈에 들어오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제작 방향성에 따른 차이도 크지만, 그림의 입체감 역시 MGVC 출력 BD가 부분부분 더 도드라지고요.”

“지브리판 BD의 MGVC 구현 상태와 비교하면, 계조 표현력은 UBD가 더 아래”

-> MGVC를 켰을 때
계조 표현력과 영상 투명도, 그림의 입체감 측면에서
“좀 더”, “부분부분” 우위가 나타나는군요.

지금까지 johjima님의 리뷰들을 읽어온 경험에 비춰보면
아마 저의 막눈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가격 120만원 정도의 UB9000 북미판으로 갈 것이냐,
80만원 정도를 더 주고 UB9000 일본판 MGVC의 매력(감지할 수 없을지도 모를)에 빠져볼 것이냐..
머리로는 답이 일단 나오기는 나오는데,
나중에 지브리 일본판 BD를 볼 때 두고두고 후회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결정을 좀 더 미뤄봐야겠습니다.
올해 블프 전까지 MGVC 효과를 압도하는 다른 지브리 UBD가 출시되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기를 바라며..
(애로우 필름의 맥켄지인가 하는 분이
지브리 작품에 손을 좀 대 보시면 좋을 텐데요.)

아무튼 johjima님의 흥미진진한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2021-02-05 08:24:18

구입해야되나 화질이 엄청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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