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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4K UHD 블루레이 리뷰 | 세계 최초의 ‘완전한 AKIRA 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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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19:47:01

글 : johjima (knoukyh@korea.com)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완전한 AKIRA 4K’

1988년 7월에 개봉한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AKIRA (이하 아키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다면 적어도 어떤 경로로든 그 이름을 한 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개봉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화제를 뿌린 작품이다.


개중 필자와 같은 물리 매체 마니아들이 오랜 세월 이 작품을 주목해 온 이유는, 아키라가 ‘홈 미디어 역사의 산증인이란 점’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가정용 영상물 미디어가 선보인 이래 거의 모든 매체로 계속 발매되었으며 & 동시에 늘 ‘발매 시점에 동원 가능한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지향해 왔다. 1988년 개봉한 해에 일본에서 발매한 VHS와 LD를 시작으로, 지금 여기서 살펴보는 4K UltraHD Blu-ray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 참고: 아키라 홈 미디어의 자세한 역사는 필자가 과거 정리한 아래 링크 게시물을 참조 바란다.

 | 애니메이션 AKIRA와 그 판본에 대한 잡설  |  블루레이‧DVD

 

그런데 최후의 물리 매체로 예상되는 4K UltraHD Blu-ray (이하 UBD)에 와서 문제가 생겼다. ‘시대가 이제야 (작품의 시간대를) 따라왔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앞세워 화려하게 발매한 일본판 UBD부터, 아키라는 삐걱대기 시작한다. 

 

뿐인가? 그 이후에 발매된 일본 이외의 해외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음성 스펙이 BD 당시보다 다운되거나, 영상 스펙이 HDR이 아니거나... 마치 누가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당대 최고’를 지향해 온 그 명성에 금이 간 것이다.


하지만 마침내 2021년, 드디어 가장 완전한 아키라 UBD가 등장한다. 바로 한국에서.


디스크 스펙

  •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 화면비 1.85:1
  • HDR 10
  • 수록 사운드 포맷 (UBD 및 패키지 동봉 본편 BD 동일)
    • 돌비 트루HD(24/192) 5.1ch (일본어)
    • LPCM(16/48) 2.0ch (일본어)
    • DD(640kbps) 5.1ch (영어)
  • 자막: 한국어, 영어 (Off 가능)


본 UBD 패키지에 동봉된 본편 BD는, UBD 제작용 마스터를 2K 다운 컨버트하여 수록한 ‘신판 BD’이다. 후술하는 대로 구판 아키라 BD에 있었던 프레임 오류 등의 사항이 모두 수정되어 있다.


 

한국 정식 발매되는 아키라 UBD를 ‘완전판’이라고 칭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판 디스크의 메뉴 화면에서도 강조된 대로 24비트/ 192kHz 스펙으로 수록된 돌비 트루HD 5.1ch 메인 오디오에 있다. 


그럼 일본판은? 작년에 발매된 일본판 아키라 UBD의 제작 주관사 반다이 비주얼은, 아키라 UBD에 24/192 스펙의 메인 오디오를 담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이에 일본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한 다큐까지 방송되었고, 후술하는 대로 이 영상을 서플리먼트로 수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실제 일본판 아키라 UBD에 담긴 메인 오디오는 16비트/ 192kHz 스펙으로 다운된 돌비 트루HD 5.1ch였다. 이에 대해 일본판 UBD 발매 직후부터 필자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항의했지만, 일본의 모든 관련 회사들은 조개처럼 입을 다물고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팬들을 기만해 왔다.


그에 비해 이번에 한국 정식 발매되는 아키라 UBD는, 24/192로 제작된 마스터 사운드 데이터를 온전하게 수록한 ‘완전판’이다. 물론 09년 발매된 구판 BD 시절의 사운드 데이터를 가져온 게 아니라, 아키라 UBD 제작을 위해 일본 아키라 사운드 제작팀이 새롭게 작성한 ‘하이퍼 소닉 페가서스’ 사운드 마스터를 말이다.


서플리먼트

한국판 아키라 UBD의 서플은, 모두 서플 전용 보너스 Blu-ray(이하 BD)에 수록되었다. (UBD 및 본편 BD에는 본편만 수록) 모든 서플에는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 AKIRA Sound Making 2019 (1080p24/ LPCM 2.0ch, 39분 55초)

: (일본 내 TOKYO MX 채널에서 2019년 3월 28일에 방송되기도 한) 아키라의 리마스터 작업 관련 다큐멘터리. 전반부에는 UBD화를 위한 리마스터 작업 전반에 대한 설명하며, 후반부에는 담당 성우들 및 사운드 디렉터의 대담 영상이 담겼다.


다만 참고로 이 다큐에선 일본판 아키라 UBD에 24/192 사운드가 수록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메인 5.1ch 사운드의 ‘24/192 마스터(WAV 포맷)’를 만든 건 사실이지만 정작 일본 발매 UBD/ BD에는 전술했듯이 돌비 트루HD 5.1ch 메인 오디오 스펙이 16/192로 수록되었다. 따라서 이 다큐에서 말하는 사운드 관련 내용은 모두 ‘한국판’ UBD 및 패키지 동봉 BD에만 ‘온전히’ 구현되는 사항이다.


■ AKIRA Sound Clip By 게노 야마시로구미 (1080i/ LPCM 2.0ch, 19분 7초)

: 아키라의 사운드 제작과 믹싱 등을 담당한 야마시로구미의 작업 영상 및 설명과 작중의 테마 스코어 + 영상을 혼합하여 만든 일종의 '메이킹 뮤직 비디오'. 1988년에 VHS 등으로 별매했던 동 타이틀 영상을 디지털 업 스케일하여 재수록했다.


■ End Credits (1988년 공개판) (1080p24/ LPCM 2.0ch, 4분 3초)

: 1988년 7월 개봉한 아키라 개봉판의 엔드 크레딧 영상.(참고로 이 88년 일본 최초 상영판은 지금까지 재공개되지 않았고, 가정용 미디어로도 수록된 적이 없다.)


이 엔드 크레딧의 특징은 '일본어 크레딧'이라는 점(DVD 이후 모든 아키라의 가정용 미디어에 수록된 크레딧은 북미 공개판 영어 크레딧)과, 영상 말미에 카네다의 바이크 효과음이 들어가 있다는 점(일본 최초 상영판 이후에 공개된 모든 상영판과 홈 미디어의 엔드 크레딧에는 이 효과음이 없다.) 두 가지다.


■ Storyboard Collection

: 스토리 보드. 정지 화면을 넘겨 가며 보는 영상 콘티집이며, 인덱스가 제공된다.


■ TV Spot (32초)

 

■ Theatrical Trailer (2분 8초)

 

한국판의 서플은 일본 초판 수록 사항을 거의 모두 망라했다. 다른 점은 일본판에 있는 예고편/ PV 및 CM 영상 총 5종이 한국판에는 2종만 수록된 것 정도.


DVD 당시 원작자 오토모 씨의 별도 코멘트라든가 각종 제작 자료 데이터를 총망라하여 제공했던 것에 비하면, 사실 이번 아키라 UBD의 서플은 전체적으로 다소 빈약한 인상이긴 하다. 필자 개인적으론 1988년 개봉판의 엔딩 크레딧을 넣어준 것이 상당히 기쁘기는 했지만, 그조차 일반적인 시선으론 그냥 일본어 크레딧일 뿐이니까.


그래도 모든 서플에 한국어 자막이 빠짐없이 첨부되었고 그 번역 퀄리티도 흠잡을 데 없으니, 이번에도 변함없이 본편 감상 후 마음의 여유를 갖고 돌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영상 퀄리티

아키라는 35mm 마스터 포지티브 필름(셀화 전사가 완료된 후의 건판이라,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형태로 제작/ 보존)을 4K 스캔 후, HDR 리마스터 과정을 거쳐 UBD용 마스터를 제작했다. 일본판과 한국판 UBD 모두 이를 평균 81Mbps 가량의 높은 영상 비트레이트로 수록했으며, 양 판본의 영상 경향도 동일하다. 


따라서 본 항목 이후 첨부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한국판 UBD에서 캡처한 것이며, 비교 대상은 같은 제작사에서 과거에 발매한 한국판 아키라 (구판)BD이다.

 

[참고] 현재 컬러 시스템에서는 (여러분들이 현재 이 리뷰를 보고 있는) SDR 모니터에서 HDR 영상을 그대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아래 스크린샷은 HDR 영상을 캡쳐한 후 SDR 색역의 디스플레이에 볼 수 있도록 별도의 톤매핑 과정을 거쳤다. 기술적으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실제 HDR 영상의 밝기와 컬러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아래 모든 이미지들은 클릭하면 3840*2160의 오리지널 해상도로 확대된다. 페이지 뷰잉용으로 작게 리사이징 된 이미지에 비해 세부적인 차이를 확인하기 쉬우므로, 정밀한 비교를 원하는 분들은 확대해서 보시는 편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번 아키라 UBD의 영상이 보여주는 장점은, 우선 애니메이터들이 빼곡하게 손으로 그려 넣은 모든 그림들을 최대한 남김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작품은 거의 전설이라고 칭해질 만큼 소위 ‘화면이 비지 않게’ 디테일을 그려 넣은 장면이 많고 + 이것들을 제대로 ‘움직이게’ 해서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 많다. UBD는 이러한 정성들- 물경 15만 장에 이르는 셀화를 말 그대로 한땀한땀 그려내어 움직이게 한 그 디테일-을, 과거에 아키라를 담아냈던 어떤 매체보다도 더 ‘잘’ 맛볼 수 있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다만 아키라는 (일본 기준)09년 발매된 구판 BD 제작 당시부터 이미 필름 상태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으며, 때문에 장면별로 열화 상태에 따른 해상감 편차가 제법 나는 편이다. 덩달아 UBD에서는 명/암부 모두 그 편차가 더 크게 다가오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날로그 필름으로 제작된 모든 작품이 갖는 한계이자, 특성이라 해야 할 것이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아울러 구판 BD와 UBD는 필름 그레인 처리면에선 방향성이 다르다. 구판 BD는 그레인을 최대한 손대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방침이었는데, 문제는 리마스터 처리 시에 암부/ 명부 가릴 것 없이 전체적인 화면 밝기를 다소 올리는 바람에 > 필요 이상으로 지저분하다 느껴질 수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에 비해 UBD의 그레인은 구판 BD보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특히 열화가 시작된 필름을 HDR 처리할 경우 그레인이 컬러 노이즈를 먹으면서 형형색색 들끓는 게 거슬리기 쉬운데, 아키라 UBD에선 이를 잘 제어하여 억누르고 있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일례로 이런 장면의 경우 (상기 스크린 샷에서는 마치 UBD의 그레인이 지워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실제 HDR 출력 화면(LG OLED C9 기준)으로 확인하면, 정갈하게 가라앉았을 뿐 그레인 자체는 여전히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필름 그레인에 대한 호불호에 앞서 HDR화에 따른 노이지 그레인은 그 자체가 디테일을 잠식하기 시작하므로, 특히 대략 20년가량이 지난 구작 필름들의 HDR화는 상당한 난제에 속한다. 이 점에서 아키라 UBD의 화면은 그레인을 통한 필름의 질감은 유지하면서 & 화면에 해악인 노이지 그레인은 꽤 잘 억제하는 솜씨를 보여준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렇게 노이지 그레인의 함정을 넘은 HDR 처리가 아키라 UBD에 가져다 준 순기능은, 주로 광원의 강렬함과 필름의 질감 표현이다. 최대 1000니트/ 평균 369니트로 수록된 아키라 UBD의 HDR10 영상은, 특히나 이를 제대로 받쳐주는 디스플레이에선 필름의 질감과 투과광 처리 등 아날로그 셀 특유의 느낌들을 모두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더불어 UBD의 암부는 구판 BD보다 더 깊게 가라앉아 있어서, 실질적인 화면 다이나믹스 역시 BD에 비해 훨씬 넓다. 여기에 영상의 S/N을 높게 유지하는 등 섬세한 마스터링 처리가 합쳐진 덕에, 아키라 UBD의 HDR 출력 영상은 BD보다 정세하면서도 더 투명하며 동시에 마치 싱싱한 필름을 보는 듯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마지막으로 색감면에선 (UBD 스샷의 한계로)일견 구판 BD쪽이 밝고 화사해 보일 수 있는데, 실제 UBD/ HDR 화면을 띄워 보면 UBD 쪽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으면서도 진한 터치의 컬러를 보여준다. 특히 필자의 감각으론, 무턱대고 광색역이랍시고 나대는 것이 아니라 ‘필름 전사 셀화’의 감각을 잘 전달하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고 싶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역시나 스크린샷으로는 그 감각이 100% 전달되지 않는데, UBD는 주로 적황색 계통이 진하게 나오면서 작품 자체가 가진 강렬한 이미지들을 구판 BD보다 더 잘 살려내 준다. 이는 지금까지 스크린샷으로 첨부된 장면들은 물론, 작품 초반 시청자를 인상적으로 휘어잡는 네오 도쿄의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이나 폭주족들의 오토바이 라이트 등에서 충분히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더불어 구판 BD는 마스터링 시에 명/암부 모두 밝기를 올리면서, 주로 배경 레이어에서 종종 마치 수채화 느낌이 나는 장면이 많다. 반면 UBD는 당시 애니메이션 채색에 쓰인 포스터칼라 특유의 느낌을 잘 보여주는 신이 상당히 많다. 이 역시 UBD 제작진이 추구한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웅변한다고 본다.


▲ 한국 구판 BD (3840x2160 리사이징)


▲ 한국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필자가 워낙 오랫동안 팬이었던 작품이라 다소 말이 길어진 감이 있는데, 본문에서 자세히 열거한 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 아키라 UBD의 그림은, ‘과거 상영된 35mm 필름’을 되도록 잘 살려서 보여주려는 디스크 ]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키라 UBD는, a. 현시점에 아키라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매체이며 b. 아키라 애니메이션 본래의 모습을 가장 ‘잘 재현하는’ 매체이다. 이는 CAV판 LD(스페셜 컬렉션 아키라)를 비롯하여 DVD, BD까지 아키라의 이름을 달고 나온 거의 모든 매체를 경험한 필자가 보증한다.



참고

아키라 구판 BD는 2009년 최초 발매된 일본판을 포함 전 세계 모든 판본에서, 1시간 29분 7초 즈음(상기 스크린샷 부분) 프레임이 잠깐 되감기는 오류가 있었다. 이 오류는 이번 UBD 및 UBD 패키지에 동봉된 신판 BD에서는 제대로 수정되었다.


음성 퀄리티

아키라의 사운드는 매체가 바뀔 때마다 영상 이상으로 성의를 들여 수록되었다. 이는 모두 아키라의 사운드 작업을 총괄한 야마시로구미의 집념 덕분이다.


(이번 UBD 패키지 내 영상 특전에도 언급되듯)야마시로구미가 만든 아키라의 사운드는, 실제 악기는 물론 사람의 목소리까지 섞어 만들어낸 아주 독특한 스코어가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그 내제된 다이나믹스와 디테일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살려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맛이 있고, 실제로 아키라는 새로운 매체로 선보일 때마다 이전보다 더욱 작품에 녹아들게끔 도와주는 인상적인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 야마시로구미가 이번 아키라 UBD화를 위해 추가로 들인 정성은 크게 세 가지다.


a. 작중 쓰인 효과음 등 이른바 ‘생활 사운드’를 일부 새로 녹음하여 추가

b. a와 발맞추어 과거 녹음된 전체 사운드를 24/48 스펙으로 디지털 리마스터

c. a+b를 주파수 대역별로 업 컨버트하여 24/192 마스터 작성


특히 중요한 공정은 c다. 앞서도 적었듯이 아키라는 구판 BD부터 이미 24/192 (돌비 트루HD) 5.1ch 사운드를 수록했는데, 이 09년 BD 제작 당시엔 스코어/ 효과음/ 대사 등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 주파수 대역대에선 모두 동일한 업 컨버트 알고리즘을 걸었다.


하지만 UBD화 작업 시엔 이들 소리 성분을 각각 분리한 뒤 > 해당 오브젝트 별로 따로 대역 레벨을 올리든지 컷하든지 하는 식으로 보다 세밀하게 작업한 것이 최대 특징이며, 이것이 ‘하이퍼 소닉 페가서스’ 마스터의 핵심이다.



그 결과 아키라의 UBD(및 신판 BD)에 수록하기 위해 작성된 마스터는, 순수 ‘품질’면에서 전체 대역 밸런스가 구판 BD 당시보다 더욱 개선되었다. 또한 그런 한편으로 믹싱 시에 상황별로 (주로 효과음의) 사운드 강조 포인트를 다르게 주면서, 장면에 맞는 유기적인 소리가 나도록 ‘재미’를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판 BD에 비해 ‘강렬’하면서도 ‘넓게’ 펼쳐지는 소리다. 그 결과 구판 BD 당시보다도 시청 공간 구석구석 선명하게 침투하는 느낌. 이런 감각은 초반 도입부 - 바이크 질주 신까지만 비교해 봐도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주행음이라든가 바닥에 깔린 폭주족의 팔이 바이크 바퀴에 깔려 부서지는 효과음 등등이 구판 BD보다 훨씬 선열하게 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스코어와 SE의 볼륨 밸런스를 새롭게 손본 것도 특색. 일례로 카네다와 테츠오의 스타디움 결전 챕터에서, 구판 BD 당시엔 스코어에 깃든 코러스가 더 강조되었다면 vs 이번 UBD(및 신판 BD)에선 작중 전투 효과음이 보다 강조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구판 당시엔 ‘분명 특색있는 스코어지만, 스코어 사운드가 작품 자체를 앞서 나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들이 > 이번 UBD에선 보다 작품에 녹아들면서 서로를 견인하는 모양새로 바뀐 감이 든다.

 


전술한 대로 소비자를 한껏 기만하며 16비트/ 192kHz로 수록한 일본판 돌비 트루HD 5.1ch (음성 비트레이트 10157kbps)에서도, 이런 감각 자체는 풍겨 나온다. 하지만 야마시로구미가 작성한 24/192 WAV 마스터를 그대로 돌비 트루HD 5.1ch 무손실 압축하여 수록 (음성 비트레이트 16041kbps)한 한국판 아키라 UBD가, 분명 더 ‘자연스럽고 깊은’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예를 들면 초반의 북소리부터, 느껴지는 음의 질감과 밀도가 다르다. 간단히 말해 한국판의 북소리가 일본판의 북소리에 비해 가죽 표면을 두드려 울리는 감각이 훨씬 구체적으로 살아난다. 거기에 함께 섞여드는 중저역의 잔향감도 훨씬 조밀하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 결과 더 자연스러운 소리, 스코어란 걸 의식하지 않고 영상과 함께 물아일체로 빠져들 수 있는 소리가 울린다. 북소리를 시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필자도 리뷰를 잊고 빠져들었다. 이것이다, 청자를 더 섬세하게 감싸는 소리. 이게 바로 24/192로 완전하게 수록된 ‘하이퍼 소닉 페가서스’ 사운드다.



야마시로구미가 이처럼 멋지게 24/192로 열심히 만들어 놓은 마스터 사운드를 일본판 UBD가 왜 16/192로 다운 컨버트 수록했는지는, 전술했듯이 일본의 제작 관련사들이 조개처럼 입을 다물고 아무도 공식 멘트를 하지 않아 알 수가 없다. 그러면서 버젓이 24/192 사운드 출력의 장점을 말하는 다큐를 디스크 서플리먼트로 수록해 둔다? 참으로 낯가죽도 두꺼운 작자들이다. 하긴 조개 껍질이 좀 단단하긴 하지만.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건 이제 기만의 시간은 끝났다. 한국판 UBD가 24/192 돌비 트루HD 5.1ch로 제대로 수록했으니까. 구판 BD에 비해 더 자연스럽게 & 그러면서도 선명하게 들리는 아키라 UBD 및 신판 BD의 5.1ch 서라운드는, 한국판 UBD에서 가장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이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가장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고

한국판 아키라 UBD 및 패키지 내 BD에 함께 수록된 LPCM 스테레오 포맷은, 앞서 언급한 a/b/c 과정 중 a/b를 거친 마스터를 > 16/48로 다운 컨버트하여 작성된 트랙이다.


이 트랙은 일본판 UBD 및 패키지 내 BD에도 16/48 LPCM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전술한 대로 새로 녹음한 효과음 등의 개선 효과를 스테레오 시스템에서도 선명하게 들어볼 수 있는 얼마간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채널 다운믹스가 여의치 않은 사용자는 기호에 따라 선택하여 즐겨 보자.


한국에서 만나게 된, 최고 레벨의 AKIRA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예전에 필자는 AKIRA의 판본과 발매 매체의 역사에 대해 간단한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하단 링크 참조)

 | 애니메이션 AKIRA와 그 판본에 대한 잡설  |  블루레이‧DVD


역시나 다시 언급하는 대로, 1988년 12월 일본 내 VHS와 LD로 첫선을 보인 이래 AKIRA는 언제나 그 발매 시점에 일본이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물리 매체 기술력을 집대성한 타이틀이었다. 그만큼 이른바 ‘일본의 자부심’을 담은 타이틀이었고, 그런 만큼 일본판 AKIRA는 발매 매체를 막론하고 늘 최고 레벨로 꼽혀 왔다.



하지만 4K UltraHD Blu-ray에서는 아니다. 이 마지막 물리 매체는, 한국에서 최고 레벨로 등장한다.


어떤 점에서 그런지는 본문에서 모두 자세히 설명했지만, 굳이 추가로 덧붙인다면 필자는 본 패키지에 수록된 한국어 자막의 퀄리티 역시 그에 일조한다고 본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 정식 발매판의 한국어 자막은 감상 퀄리티를 좌우하는 중대한 요소인데,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이것도 우수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래 두 가지 사항이 그렇다.


a. 구판 BD에선 자막이 제공되지 않았던 본편 대사들(1시간 25분 2초, 1시간 34분 44초)도, UBD에서는 빠짐없이 한국어 자막이 추가되었다.

: 구판 BD에선 이 부분의 스코어 볼륨이 너무 커서 대사가 묻힌다. 하지만 이번 UBD 및 신판 BD용 음성에선 대사가 상대적으로 더 잘 들린다. 이를 확인하고 제대로 자막을 추가한 제작사의 성의가 돋보인다.


b. UBD를 위해 제작된 새로운 서플에 대한, 좋은 번역과 오탈자 없는 한국어 자막

: 특히 사운드 메이킹이나 야마시로구미의 작업 영상에서 언급되는 각종 전문 용어나 악기명 등을 잘 옮겼으며, 담당 성우 대담 등 이외의 번역도 유려하다. 



자, 이제 정말로 더는 설명할 것이 없다. 최고 레벨의 ‘진짜’ AKIRA 4K UltraHD Blu-ray는 바로 한국판이다. 오랫동안 AKIRA의 팬이었던 필자도 진심으로 만족했고, 이 한국판 AKIRA 4K UltraHD Blu-ray 패키지를 받아 보는 모든 분들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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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6-09 20:04:38

구판 스틸북 보유중이라 그냥 패스하려고 했는데 리뷰를 보고나니 또 질러야 겠네요 ㅠㅠ

2021-06-09 20:07:48

오우~~~ 기대됩니다.

2021-06-09 20:10:13

아직 BD 개봉도 못했는데 구판이 되고 이번엔 UBD 나오다니...

평생 저금통 털어야 하니 참.  세월아 멈추어다오. 기술아 멈추거라.

 

2021-06-09 20:18:30

감사합니다!!

2021-06-09 20:21:32

추천 드립니다.

빨리 주문 하고 싶군요.^^

Updated at 2021-06-09 20:32:46

참.. 그리고 서플로 수록된 다큐 뿐만 아니라 일본판 UBD에 수록된 책자에서도 24/192 사운드의 강점에 대해 자세히 써놨는데, 일본판은 본편 사운드가 자랑했던 것보다 스펙이 깎여서 우스꽝스러운 꼴이 됐죠. 한국판 만세입니다.ㅎㅎ

2021-06-09 20:41:44

와 4K 존버 성공
세계 최고의 판본 많이들 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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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20:54:46

자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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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2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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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09 22:22:00

인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폭풍소년이 먼저 왔군요.
오랜만에 조지마님의 잔뜩 기합이 들어간 리뷰네요.
읽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마치 오래전에 샀던 LD복사비디오를 처음 데끄에 넣었을 때처럼.

2021-06-09 22:28:33

웬일로 일본이 허가해줬네요?

지금까지의 일본을 보면 이런 문제는 굉장히 예민하게 굴던데 한국 제작사측이 강력한 요구를 했나보군요.

UBD쪽이 DNR을 써서 구판BD보다 약간의 배경디테일 저하가 느껴지긴 하지만 애니4K는 첫구매가 될거라서 기대가 큽니다. 비록 보유디스플레이가 SDR이긴 하지만요.

기습(?)적인 리뷰 잘 봤습니다.

 

1
2021-06-09 22:52:26 (1.*.*.33)

아직도 LD 소장 중입니다 ^^

2021-06-09 23:09:57

 확실히 화면이 이전 대비 깔끔해보이네요.

2021-06-09 23:27:13

최고의 판본인 만큼 모두에게 구입의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2021-06-09 23:47:35

기존 BD판이 있어서 중복구매는 안하려고 했는데 리뷰덕분에 또 지르겠군요..ㅠ.ㅠ

2021-06-10 02:17:55

이런 리뷰를 듣고 나니 안 살수가 없겠습니다...

2021-06-10 08:10:43

너무 좋네요

2021-06-10 10:47:29

uhd 플레이어도 없고 

bd도 거의 2년전부터 팔기만 하고 안사고 있지만..

이건 사야겠네요. ㅠ하

2021-06-10 10:52:39

빨리 사고 싶은데 출시는 언제인가요 ㅠㅠ

2021-06-10 12:04:04

전 나중에 나온 아키라박스도 구매했는데
또 지름신이 오는군요

3
2021-06-10 12:23:07

또하나의 아키라가 추가되나요?^^

1
2021-06-10 15:16:00

몇 년 만에 들어와서 오랜만에 댓글 달게 만드네요. 발매하면 무

조건 지릅니다!

2021-06-10 15:58:38

 이 글을 읽은 이상  사지 않을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2021-06-10 16:02:59

조속히 발매소식이 들리면 좋겠습니다.

원래는 이번주에 뭔가 정보가 나올걸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2021-06-10 16:14:04

johjima님의 이런 뽐뿌는 또 첨이네요!
저항하면 다칩니다 ㅎㅎ

2021-06-10 18:17:16

완성도와 예술성....그리고 내용 면에서도 일본 버블경제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작품은 일본에서 다시는 나오기 힘들거 같습니다.

2021-06-10 22:40:43

 아키라가 없었는데 이번에 한방에 완전판으로 가야겠네요

기다려집니다 ㅎ

Updated at 2021-06-12 09:18:20

1. I’ve made it!
아이브가 해냈군요!^^
일본의 애니 장인이
한국의 물리매체 장인을 알아보고
최고의 자리를 허락해준 것일까요?ㅎㅎ
음성 스펙, 한국어 자막에 들인 시간과 정성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같은 장인정신으로 준비했을
아웃케이스와 스틸북도 기대가 됩니다~

2. “하이퍼 소닉 페가서스” 사운드!
이름부터 멋지네요!^^
그리고 UBD 수록 사운드가
16비트에서 24비트로 바뀐 것이
상당히 큰 차이를 만들어냈군요!

그런데 LPCM 스테레오도
16비트/48kHz가 아니라
디지털 마스터 그대로
24비트/48kHz로 수록했다면
어떠한 차이가 났을지 궁금합니다.
궁극의 오리지낼리티(효과음도 오리지널이 아니긴 하지만)로
물리매체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기는 합니다.

3. 작년에 DVD 3디스크판을 구해서
매우 흥미롭게 감상하고 서플까지 다 봤지만
‘스토리 자체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생각해서
소장은 더 이상 안 하려고 했는데
감독과 음악 감독의 남다른 장인정신이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최고의 작화와 이국적인 음악들을
최고의 화질과 음질로 즐기는,
눈과 귀가 호강하는 “물아일체”의 경지도 동경하게 되구요^^

국내 정발판 DVD 3디스크판의 풍성한 서플,
스페인판 BD의 OST CD,
국내 정발판 렌티 풀슬립 스틸북 BD의 책자들,
국내 정발판 스틸북 UBD의 세계 최고 화음질,
미국판 UBD(또는 BD)의 독점 서플,
이렇게 저의 아키라 컬렉션을 마무리해야겠네요^^
위의 2가지 UBD만 추가하면 되는데,
한국판 스틸북 UBD의 프리오더를 꼭 성공해서
I’ve made it! 을 외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2021-06-11 09:49:58

판매나 프리오더 사이트나 일정이 어떻게 되죠?

2021-06-11 13:26:43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2021-06-12 10:23:05

 무조건 구매!!!

2021-06-12 11:13:41

스샷만 봐도 애니메이터들의 엄청난 피땀이 느껴집니다.
진짜 영혼을 갈아 넣은 퀄리티~

2021-06-14 10:31:09

 최고의 판본!!!!!

 당연히 질러야 합니다.~~~!!!!!

2021-06-15 13:53:58

 프리오더 일정은 어떻게 공지가 되었나요?

1
2021-06-17 08:37:44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이 올라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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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키라 4K 스틸북 한정판 프리오더 안내 드립니다.
1. 프리오더 일시 : 6월 22일 화요일 오후 2시
2. 3DISCS 4K 스틸북 한정판 : 3,300세트
3. 제품구성
- 풀슬립 아웃케이스
- 3DISCS 스틸북
- 32P BOOKLET ( 기존 블루레이 책자와 다른 내용 수록 )
- 4종 포스트카드 세트
4. 디스크 구성
Disc. 1 본편 아키라 4K UHD (영상 & 오디오 4K 리마스터링 버전 수록)
* 영상 : 1.85:1 (16:9) 2160p 23.98F / HEVC / HDR10
* 오디오 : 일본어 DOLBY TRUE HD 5.1ch (192kHz / 24bit)
일본어 LPCM 2ch (48kHz / 16bit)
영어 Dolby Digital 5.1ch
* 자막 : 한국어, 영어
* 본편 러닝타임 : 124분
Disc. 2 본편 아키라 BLURAY (영상 & 오디오 4K 리마스터링 버전 수록)
* 영상 : 1.85:1 (16:9) 1080p 23.98F
* 오디오 : 일본어 DOLBY TRUE HD 5.1ch (192kHz / 24bit)
일본어 LPCM 2ch (48kHz / 16bit)
영어 Dolby Digital 5.1ch
* 자막 : 한국어, 영어
* 본편 러닝타임 : 124분
Disc. 3 본편 아키라 BONUS BLURAY ( 65:42 )
■ AKIRA SOUND MAKING 2019 (39:55)
■ AKIRA SOUND CLIP BY 게노야마시로구미 (19:07)
■ END CREDITS (1988년 공개판) (04:03)
■ STORYBOARD
■ TV SPOT (00:31)
■ THEATRICAL TRAILER (02:06)
5. 소비자판매가격 : 52,800원
감사합니다.
아이브엔터테인먼트 드림
2021-06-17 08: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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