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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BD 리뷰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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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17 22:14:36


 

50%, 그러니까 내 뇌의 절반만 쓰면...

뤽 배송 감독의 영화 루시(원제: Lucy)는, 과학이란 포장지로 싼 철학 영화인 것 같은 영화입니다. ~같은 이라고 한 것은 필자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담은 철학적 담론(이라고 믿어지는 것)에 대해 그다지 감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철학에 심취하셨을까 의문이기도 하네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본 날 일기장에 그렇게 적었던 필자가 이 영화의 4K UltraHD Blu-ray(이하 UBD)를 가지고 있는 건, 순전히 2016년 말 어느 추운 날 일본에서 참석했던 JVC 주최 시연회 때문입니다. 당시 JVC의 DLA-Z1이라는 리얼 4K 프로젝터 런칭 시연회에서 이 UBD를 틀어줬는데, 속된 말로 그 화면빨에 뿅가서.

 

그렇지만 정작 리뷰는 2021년 어느 더운 날 쓰고 있는 필자. 여기엔 어떤 철학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일까요? 과학적 리뷰를 철학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많은) 포장지로 싼 리뷰가 지금 펼쳐집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전체용량 58.5G/본편용량 57.6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2.39:1/ 비트레이트 79.99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한국어 자막 수록 판본 없음

 

루시는 UBD 원년인 2016년에 발매된 모든 UBD 중에서, 평균 비트레이트가 가장 높은 축에 듭니다. 유니버설은 이 타이틀 이후엔 이렇게 80M대에 근접하는 타이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후술하듯 HDR10 그레이딩 휘도도 정확히 최대 1000/ 평균 400에 맞춰놓는 등 여러모로 이 UBD를 동사의 레퍼런스로 삼으려던 흔적이 엿보입니다.

 

다만 한국 팬들에게 아쉬운 점은 이 UBD에 한국어 자막이 수록된 판본이 없으며, 한국 정식 발매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 서플 사항


루시의 서플은 모두 UBD 패키지에 동봉된 Blu-ray(이하 BD)에 수록되었습니다. 이 BD는 2014년 발매된 루시 BD와 동일한 디스크입니다.

 

  • The Evolution of Lucy (1080p, DD 2.0ch): 16분 14초

영화의 각본, 촬영 기법, 시각 효과에 대해 설명하는 메이킹 영상

  • Cerebral Capacity: The True Science of Lucy (1080p, DD 2.0ch): 10분 4초

실제 과학적 사실과 작중 유사 과학의 괴리에 대하여


서플은 양적으로도 단촐하고 질적으로도 좋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유일하게 장점이 있다면, 필자가 서플에 대해 서술하는 수고를 줄여줬다는 정도.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루시는 최대 8K 해상도 및 HDR 직접 촬영과 체크가 가능한 소니의 시네 알타 F65 카메라를 가지고 촬영한 4K RAW를 중심으로, 4K DI 피니쉬를 거쳐 마스터를 제작했습니다. 이처럼 마스터 스펙부터 이미 BD를 초월한 상태였지만, 그 스펙이 제대로 빛을 본 건 개봉 2년 후에 상용화된 UBD 덕분입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일단 디테일 표현력 차이는 음, 스샷 외에 더 설명이 필요할까 싶네요. 그나마 덧붙인다면 이 정도 격차는 이 영화의 UBD/ BD 사이에선 흔한 것입니다. BD 발매 당시엔 BD 최상급에 가깝다고 칭찬받았던 그 루시 BD의 디테일과 비교해서 말입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런 장면은 또 어떠신지? UBD에선 마치 BD보던 눈 나쁜 사람이 도수에 맞는 안경을 끼고 다시 보는 것처럼 나오는데, BD로는 소비자용 시스템에서 뭔 업 스케일을 어떻게 해도 이 수준이 안 나옵니다. 디테일 외에도 명암의 대비나 블랙이 더 뚜렷해지면서, 블랙 표현력이 좋은 디스플레이로 보면 화면 입체감 자체가 확 달라지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루시의 HDR 그레이딩 방향성은 이처럼 또렷해진 디테일을 잘 뒷받침합니다. 명암 대비가 뚜렷해지면서, 일부 다소 뭉개지던 사물간의 경계가 더 뚜렷해지고 & 블랙이 보다 깊어지면서 색감 역시 더 진중하고 차분합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동시에 BD/ SDR에서 보여주던 일부 장면의 들뜨는 느낌이 없고, 화면 투명성이 더 빼어난 것도 장점. 덤으로 HDR10 그레이딩 역시 지금도 최적으로 권장되는 최대 휘도 1000/ 평균 400을 정확하게 맞춰서 제작하여, 특히 최근의 휘도 스펙 혹은 맵핑력이 받쳐주는 상급 디스플레이로 감상하면 굉장히 감탄할만한 HDR 표현력이 나옵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마지막으로 색감면에서도 광색역이랍시고 나대는 대신 촬영된 DCI-P3 색역을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주력했고 & HDR 그레이딩의 사실적 표현력이 합쳐져서 굉장히 느낌이 좋은 편. BD의 약간 누렇게 필름감이 도는 화면빨도 취향에 따라 끌릴 수 있지만, 현실 대비 색 정확성이라든가 살짝 누런 장막이 벗겨진 듯한 UBD 그림의 장점이 그보다 더 분명하게 나옵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사실 이 UBD를 지금까지 리뷰로 소개하지 않았던 건, 좀 아이러니하게도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냥 척 봐도 BD보다 좋은 것도 알기 쉽고, UBD 자체의 절대 화질도 좋거든요. 말그대로 2016년 당시 '자막이나 텔롭만 BD보다 더 선명하다'는 악평을 듣던 UBD가 많았던 그 시절, 루시 UBD는 이처럼 UBD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던 한 장입니다.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글쎄... 상당히 자주 쓰인 CG들은 렌더링 스펙 한계상 UBD에서도 실사 대비 그리 선명해지지 않으면서, 가끔 그 위화감이 BD 대비 더 크다는 것 정도? 그나마 배경으로 쓴 CG는 오프 포커스로 잡는 연출이 많아서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마지막의 컴퓨터 흡수 장면 같은 건 대화면에서 보면 좀 실소가 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UBD를 보고 나면 BD로 다시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패키지 동봉 BD (= 14년 구판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결과적으로 이 UBD의 화질 평점을 매기면 94점은 너끈하다고 봅니다. 이후 2016년에 이안 감독이 F65(4K 촬영 모드)에다 60/120프레임으로 찍고 & 소니 픽처스가 4K/ 60p로 수록한 '빌리 린스 롱 하프 타임 웤스' UBD가 나오기 전까지, F65 촬영 영화를 최고의 영상빨로 볼 수 있는 작품은 단연 이 UBD였습니다.

 


- 음성 퀄리티


루시는 BD에선 최고 스펙 메인 오디오 트랙이 DTS-HD MA(24/48) 5.1ch였고, UBD에선 돌비 앳모스(24/48)입니다. 앳모스 평균 음성 비트레이트는 5846kbps,

 

결론부터 말하면, 루시의 앳모스 트랙은 영상만큼 품질이 좋습니다. BD의 DTS-HD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금 들어도 완성도 높은 HD 사운드지만, UBD의 앳모스는 거기에 대등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 오버헤드 스피커의 '재미'까지 추가했다보니.

 

구체적으로는 초장에는 드라마 위주라서 좀 심심하지만,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가 본격적으로 각성하는 장면부터 오버헤드 스피커도 기지개를 켭니다. 초반에는 그저 공간감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각성 이후엔 뇌가 활성화되는 정도에 따라 강렬해지는 액션 > 발생하는 소음의 강도가 점점 커지면서, 동시에 각 스피커에 배분되는 이동감과 민첩함이 점점 강려크하게 다가오는 믹싱이 돋보이는 앳모스 디자인.

 

동시에 스코어, 대사, 효과음 모두에 걸쳐 S/N이 좋고 선명성이 뛰어나서, 이러한 믹싱 디자인을 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점. BD DTS-HD에 비하면 주로 고역의 '날카로운 맛'은 다소 뭉특해진 감이 있긴 한데, 전체적인 소리 공간감과 임장감은 앳모스 쪽이 더 좋고 전술한 대로 믹싱 안배도 보다 뛰어난 맛이 있어서 > 몇몇 시퀀스만 찍어 보면 서로 장단점을 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러닝타임 전체에 걸쳐 영화를 즐기기엔 UBD 앳모스가 더 좋습니다.

 

덤으로 UBD의 저역이 BD에 비해서 보다 낮고 깊다는 것도 장점. 영상의 블랙과 마찬가지로 영화 분위기를 다잡아 주는 데 큰 몫을 하며, 쓸데없이 벙벙대거나 하지 않고 전체 대역대의 밸런스도 좋기 때문에 온전하게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고로 사운드 평점도 93점은 충분. 요즘 영화답게 소리 선명함이야 어느 정도 깔고 들어가지만, 그것을 디스크 매체에서 '잘' 들려주는 것 & 돌비 앳모스 믹싱을 이해하고 영화에 맞게 잘 풀어놓는 것은 수록 노하우에 달린 일이고 > 단순 어필력보다 영화 자체를 즐기게 해주는 여러 안배가 돋보입니다. 

 

말하자면 특정 몇몇 시퀀스로 데모 디스크를 만들기는 약간 약... 할 수는 있어도, 영화 전체를 제대로 즐기게 해주는 사운드란 관점에선 좋은 오디오의 표본이고 & 그 앳모스가 UBD에만 수록되어 있어서, UBD의 가치를 더 견인하고 있기도 하네요.

 


인간의 뇌를 100% 다 쓰면 어떻게 됩니까?

이렇게 됩니다... 가 아닌데 이 영화는 이렇게 되서 실소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영화니까... 창작물적 허용이라 생각하면 물론 못 볼 것은 아닙니다. 사실 완전 나쁜 놈으로 열연한 최 민식 배우(그 찰진 한국어 음성 덕에, 이 분과 몇몇 똘마니들이 나올 땐 한국 사람 누구나 자막도 필요없는 편안함은 덤)라든가 유사 과학을 엄청나게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모건 프리먼 옹의 연기도 좋고... 뤽 베송 감독 연출력도 어디 간 거 아니고요.

 

하지만 제게는 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보다 2016년 그 추운 날 일본 모처에서 JVC의 4K 프로젝터로 본 이 UBD가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앞으로 UBD들이 루시 UBD만큼 나오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서 100%가 되면, 다시 디스크가 지구의 시간과 역사를 정복할 수 있을 거라는 꿈과 망상이 한데 뒤섞여 그날은 잠도 못 자고 당시 DP 프로젝터 게시판에 썰을 풀었던...

 

필자 개인의 사담은 이쯤하고, 하여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다시 리뷰로 틀어봐도 그 AV적 퀄리티빨에 매료되는 이 UBD. 유이한 단점은 한국 정식 발매가 안 되었다는 것과 서플이 빈약하다는 것 정도? 하지만 영화적 재미로, 그러니까... 문과적 마인드로 보다보면 그것도 재밌습니다. 일단 저도 문과생이고.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12
Comments
2021-07-17 14:40:35

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
제가 아주 애정하는 타이틀이라 더 반갑네요.
1917, 모탈엔진 과 루시 이 세작품은 화질로는 탑티어죠.
덕분에 자주 돌려보는 영화들입니다.
말씀처럼 z1과 이 타이틀 이후에 본격적인? UBD 시대가 만개 했으면 알마나 좋았을까요. ㅜ ㅜ

오늘은 루시 한번 더 보고싶어 지네요.

2021-07-17 15:10:49

 비교 사진을 굳이 확대하지않아도 엄청난 차이가 느껴지내요

한국어 판본이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2021-07-17 15:45:34

리뷰를 읽고나니 끝내주는 화질로 루시가 보고싶어집니다 

2021-07-17 17:40:25

10인치 싸구려 패드로 보는데도 2K와 4K가 이렇게 확 다른 화질 차이가 보이는 건 처음인데요.
역시 뤽 베송도 AV 성애자가 분명한듯.
영화는 먼가 심오한 척 하면서도 얄팍했던...
그래도 케이블에서 해주면 계속 보게 되긴합니다.
리뷰는 언제나 추천&감사 드립니다.

2021-07-17 17:44:54

역시 웬만한 UBD 리뷰는 결국 "판형이 깡패다"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2021-07-17 20:06:42

이제껏 개인적 관점으론 화질에 관한 한 넘버원이라 생각하고 있던
타이틀인데 극찬을 해주시니 제가 더 반갑네요.
사실 많이 의아해 하고 있었거든요. 루시의 화질 이야기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루시가 의자에 묶여있을 때 벽에 한자로 씌여져있는 사자성어같이 보이는
글귀의 우리말 발음에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트위터 하고 있던 시절에 그 장면을 사진 찍어 올렸더니 다 들
뒤집어졌었지요. ㅎ

2021-07-17 22:42:26

제가 예전에 화질에 있어서 레퍼런스로 이 작품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저보다 먼저 언급한 분이 계셨는데, 4k로 보니 확실히 좋더군요.

위에 스크린샷 중에 모건 프리먼의 얼굴이 close-up된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 좋았습니다.

전 레버런트나 1917 보다 화질에 있어서는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플젝으로 보면서 tv 화면처럼 쨍한느낌 받기로는 이 영화가 처음 이었습니다. (색감도 찐함)

리뷰를 보니 제 마음이 기쁘네요. 

2021-07-18 17:21:19

저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라 재생 주기가 손에 꼽을 정도로 빠른 타이틀인데 4K의 괜찮은 화질과 음질이 한 몫 하기도 하지요. 물론 자막이 아쉽기는 하지만요.
조지마님의 재미있는 리뷰를 접하면서 시공을 초월한 윤회적 철학성이 영화적 상상력으로 잘 버무려진 루시의 감상시간을 다시 마련해봐야겠네요.
잘 보았습니다.^^

2021-07-19 12:29:54 (14.*.*.207)

너무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이고,

가끔 케이블에서 방송하면 또 보게되더라구요.

 

Updated at 2021-07-20 00: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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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12:24:42

이 영화를 본 날 명량도 같이 봤었던 게 기억나네요.

뜻하지 않게 최민식 데이였네요 ㅎㅎ

2021-08-27 18:36:49

영화자체의 내용전개나 설정등은 개인적으로는 맘에
와 닿지 않는 타이틀입니다만,영상퀄과 사운드만으로도
탄성을 자아 내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도 모처에서 보셨던 그 감흥이 몇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한번 자리매김 할때,그것을 추억한다는 것.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좋은 일이지요,,,
리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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