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안시루멘 이상의 밝기는 일반적으로 홈프로젝터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수준의 밝기, 즉 지나치게 밝다는 평가를 받는 스펙이었다. 하지만 광원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극장 필름 영사기의 쇠퇴, HDR의 탄생 등 영상 화질에 대한 기준 자체가 서서히 변화하면서, 이제 홈프로젝터에서도 5000안시루멘급의 하이엔드 모델을 접해볼 수 있는 시대에 진입했다. 즉 프로젝터에서 '밝다'는 예전과 같이 무조건 홈시어터에 부적합하는 등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오늘 소개할 비비텍 DU857은 최대 밝기 5000안시루멘의 스펙을 가진 프로젝터지만 본격적인 홈프로젝터 모델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DU857은 사무실이나 전시장, 카페, 학교에서 사용하는 업무용에 가까운 모델이다.

5000안시루멘의 밝기의 초고광량 프로젝터라는 점도 그렇지만, WUXGA(1920*1200)이라는 16:10 화면비와 더불어 D-Sub 단자와 RSS-232 직렬 통신 포트 등 후면 단자 구성을 보면 더욱 업무용에 가깝게 보인다. 게다가 리모컨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레이저 포인트 기능까지 제공한다. (※ 동영상 참조)

그런데 DU857은 홈프로젝터로서 활용 가능한, 상당한 수준의 기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2개의 HDMI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16:9 화면비 모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PC는 물론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 게임기와 연결해도 화면비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최고 밝기 모드인 '프레젠테이션' 모드에서 DU857이 보여주는 색감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으며 동시에 고광량 프로젝터인데도 불구하고 블랙 레벨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5000안시루멘을 기준으로 검색해 보면 동급 스펙의 경쟁 제품들보다 가격까지 확실하게 저렴해서 (일부 허위 매물 제외) 어디서 이런 제품이 튀어나왔는지 잠시 당황할 정도다.

DU857의 핵심 정체성은 업무용이지만 가정용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반전 매력이 넘치는 제품이다.

홈프로젝터로서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오늘 리뷰를 통해 알아보기로 하자.

디자인

https://youtu.be/-bT6ZGQUWwA

DU857의 크기는 31.4 X 21.3 X 12.6(cm)로 일반적인 프로젝터보다는 살짝 작은 편이다. 하지만 무게는 3.3Kg으로 묵직하다.

외형적인 특징은 커다라 렌즈 구경을 강조하여 전면에 배치한 점이다. 정면에서 보면 귀여운 느낌마저 든다.

상단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전원, 방향키, 엔터, 메뉴, 소스 변경 키 등이 배치되어 있다.

후면 입출력 단자에는 좌측부터 LAN, HDMI 1/2, 오디오 인/아웃, 12V 트리거, USB 2.0, 비디오 인/아웃, RS-232 포트, 미니 USB, 리모컨 IR 수신부 등을 볼 수 있다.

리모컨에는 크게 2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버튼 배경 조명이 밝은 핑크빛이라는 점, 그리고 한 가운데 'Laser'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레이저 버튼을 누르면 붉은 색의 레이저 포인트가 나타나는데 프레젠테이션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펙을 통해 주요 특징 알아보기

투사계와 화면비

DU857은 DLP 프로젝터로서 최대 5000안시루멘의 밝기를 투사할 수 있는 초고광량 프로젝터다. WUXGA급 프로젝터, 즉 1920*1200의 해상도를 가진 제품이라 화면비는 16:10이다. 위 스펙에 표기된 투사비, 투사 거리, 영상 크기는 모두 16:10이 기준이라 홈시어터의 기준인 16:9와 약간 차이가 있다.

홈엔터테인먼트 컨텐츠 화면비 대부분이 16:9이기 때문에 DU857의 네이티브 화면비가 16:10이라는 사실은 홈프로젝터로서 활용하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다행히 DU857은 16:9 화면비는 물론 2.35:1 / 4:3 / 레터박스 등의 다양한 화면비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16:9 홈시어터 화면비의 스크린 사용자라고 해도 사용에 큰 불편을 따르지 않는다.

전체 화면은 16:10 화면비라 16:9 컨텐츠는 상하로 약간 늘어난다. 위 스크린의 화면비는 16:9인데, 스크린 프레임 때문에 늘어난 부분이 상하로 0.5% 씩 잘려 보인다.

DU857 투사 영상의 화면 비율을 16:9로 조정하면 16:9 스크린에 딱 들어 맞는다. DU857에서 16:9 화면비를 구현하는 방식은 16:10에서 상하를 각각 0.5 비율로 원본을 잘라내는 방식이 아니라 16:9에 영상을 꽉 채우는 방식이라 영상 정보에 손실이 없다.

4:3 화면비인데 16:10에서 4:3을 만들어 내므로 16:9 스크린에서는 위아래가 약간 잘려서 보인다.

2.35:1에서는 16:10에서 위아래를 완전히 잘라낸다. 따라서 위아래 블랙바가 생기는 2.35:1 영화 컨텐츠의 경우, 암막에서 2.35:1 화면 비율 모드로 감상하면 위아래 블랙바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2.35:1에서는 자막도 함께 잘리고 블랙바에서 블랙이 개선되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가급적 16:9 화면비로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투사 거리

스펙 상 투사비는 1.39 ~ 2.09로 100인치 기준 3m 정도의 표준적인 투사 거리를 가진 제품이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DU857은 WUXGA급이라 16:10 화면비가 기준이다. 16:9 스크린의 가로 세로 사이즈가 2.21 X 1.26(m)인데 반해 16:10은 2.15 X 1.35(m)가 된다.

16:9 화면비로 투사 거리를 계산하려면 100인치의 경우 가로 사이즈를 2.15가 아닌 2.21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된다.

다음은 16:9 화면비를 기준으로 한 영상 크기별 주요 투사 거리다.

80인치 : 2.5 ~ 3.7m
100인치 : 3.1 ~ 4.6m
120인치 : 3.7 ~ 5.5m
150인치 : 4.6 ~ 6.9m

16:10 풀화면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다. (16:9에 비해 대략 10cm 씩 줄어든다)

80인치 : 2.4 ~ 3.6m
100인치 : 3.0 ~ 4.5m
120인치 : 3.6 ~ 5.4m
150인치 : 4.5 ~ 6.7m

설치 편의성

1.5배 줌렌즈에 상하좌우 30도의 키스톤, 무엇보다 4코너 조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설치 편의성은 높은 편이다. 4코너 조정은 16:9 화면비 모드에서도 16:10이 아닌 16:9 비율을 가진 사각형의 모서리를 기준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손쉽게 보정이 가능하다.

렌즈쉬프트와 같은 물리적 이동 기능은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신 수평/수직 이미지 이동 기능을 제공하여 렌즈쉬프트의 부재를 보완하고 있다.

영상 모드

DU857은 총 6가지의 영상 프리셋 모드를 제공한다.

프레젠테이션
밝음
영화
게임
sRGB
DICOM

이 중 핵심은 프레젠테이션 모드다. 네이밍 그대로 프레젠테이션할 때 사용하는 모드인데 이 모드가 대부분의 영상 컨텐츠에서 눈에 쏙 잘들어 올 정도로 튜닝이 잘 되어있다.

(▼ 아래 이미지들은 클릭하여 확대하면 각 이미지들 간의 차이점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프레젠테이션 모드의 색온도는 '보통'이며 최고 밝기 수준에서 컬러를 선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주변광이 있는 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광이 없는 암막에서도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이 모드를 먼저 접한 후에 아래 5가지 영상 프리셋 모드를 접하면 순간적으로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다. 단점은 가끔씩 최상위 명부에서 계조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점인데,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이 모드를 고집해도 될 정도로 시원시원한 영상을 선사한다.

밝음 모드는 말 그대로 최고 밝기 모드인데 육안으로 비교했을 때는 색온도가 '따뜻하게'로 변경된 것 외에는 프레젠테이션 모드와 다른 점이 없다. 소위 말하는 '누런끼'가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불편하면 프레젠테이션 모드가 더 낫다.

영화 모드는 말 그대로 암막에서 영화 감상 시 사용할 수 있는 모드다. 위 프레젠테이션과 밝음 모드와 비교해 보면 평균적인 밝기에 있어 큰 차이가 난다. 짧은 시간 내에 고광량 모드와 교차 비교하면 지나치게 어둡다고 느껴질 수 있겠으나, 영화 모드에서는 블랙과 컬러가 깊어지고 명부 계조가 살아나기 때문에 어두운 장면이 많은 영화 컨텐츠를 재생하는데 있어서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sRGB 모드는 해당 색역에서 RGB 컬러가 정확하게 보일 수 있도록 브라이트니스를 제한하게 되며 이에 따라 영화 모드와 마찬가지로 좀 어두워 보이게 된다.

게임에 최적화된 게임 모드다. 참고로 DU857의 인풋랙은 33ms로 일반적인 게임을 즐기기에 큰 문제는 없다.

DICOM 모드라는 생소한 이름의 프리셋이다. 이 모드는 선명한 섀도우 이미지를 생성하여 MRI, X-Ray 등 의료용 회의에 적합하다. 따라서 일반 영상을 재생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작동 소음

작은 크기에 초고광량 프로젝터인만큼 작동 소음이 작지는 않다. 스펙상 33dB이며 일반적인 프로젝터의 소음 스펙보다 1~2dB 정도 높은 수치다.

후면 단자

업무용 프로젝터에서 볼 수 있는 비디오 인(D-Sub) 단자도 있지만 동시에 HDMI 단자도 2개나 제공하고 있다.

크기와 무게

크기는 31.4*21.3*12.6(cm)로 일반적인 프로젝터보다는 약간 작다. 반면 무게는 3.3Kg으로 다소 묵직하게 느껴진다.

스크린샷

※ 본 리뷰에서 제공하는 스크린샷은 프로젝터 영상의 전반적인 경향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에 용이하지만, 몇 가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두 눈으로 보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스크린샷 하단의 설명을 반드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촬영에는 1.3 게인값을 가진 16:9 100인치 크기의 화이트 스크린이 사용되었습니다.)

설치

테스트 패턴이 16:10 비율로 나타나기 때문에 16:9 스크린에 맞추기는 힘들다. 테스트 패턴대신 16:9 이미지를 띄워서 설치해야 한다.

초고광량 프로젝터라 거실등을 켜놓고 설치해도 불편함이 없다.

최종적으로 4군데 모서리만 일치시키면 되기 때문에 밝기만 하면 아무 이미지나 상관 없다. DU857은 4코너 조정 기능을 비롯, 1.5배 줌, 키스톤, 디지털 렌즈쉬프트 등 다양한 설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위 이미지는 DU857의 화면비를 16:9로 변경한 후 PS4 프로의 영상 출력 정보를 표시한 화면이다. 1920*1080 해상도에 60Hz 재생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선명한 폰트 이미지를 보면 렌즈 포커싱도 좋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암막 환경

※ 어느 회원분이 주변광이 많은 밝은 환경의 스크린샷 말고, 프로젝터 본연의 화질을 볼 수 있는 암막 환경의 스크린샷을 먼저 보는 게 프로젝터 화질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셔서 이번 리뷰에는 완전 차광된 암막 환경의 스크린샷을 먼저 보도록 하겠습니다.

DU857의 프레젠테이션 모드로 투사한 영상들이다. 영상 색온도가 살짝 높기는 하지만 한국 시청자들 중에는 6500K는 누렇게 보인다는 의견도 있어 입문기에서는 이 정도가 딱 좋게 느껴진다. 확실히 광량이 높기 때문에 화면에서 영상이 쭉쭉 뻗어나가는 맛이 있어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홈프로젝터라는 관점에서 화질을 바라봐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다만 자주 접할 수 있는 장면은 아니지만 맨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최상위 명부에서는 계조가 다소 뭉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화질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면 자잘한 단점들이 있겠으나 100만원 이하의 가격을 가진 프로젝터에서 평균적인 영상들이 눈에 잘 들어오는지에 대해 직관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고광량 프로젝터라 블랙 레벨이 낮을 수는 없지만 눈이 암순응 상태에 있기 때문에, 즉 홍채가 열린 상태에 있기 때문에 밝은 부분과 대비되는 블랙의 느낌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이 정도 밝기의 프로젝터라면 블랙바가 블랙이 아닌 짙은 그레이로 보일 확률도 있는데, DU857에서는 그레이가 아닌 블랙에 훨씬 더 가까운 블랙이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럽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역시 높은 광량을 바탕으로 선명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HDR 게임의 경우 이제 BT. 2020 색역에 익숙해져서 인지 HDR 지원 프로젝터에서 볼 수 있는 좀 더 다채로운 컬러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리뷰 진행 시기가 올림픽 기간이라 아이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배구 경기를 대화면으로 시청하기로 했다. DU857은 내부에 네트워크 기능이 없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는 외부 재생기를 이용해야 한다.

위 영상은,

아이패드 프로 == (USB-C/HDMI 젠더) == DU857 순으로 연결한 후 브라우저에서 포털 사이트를 접속해 띄운 영상이다.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경기고 영상의 비트레이트가 높지 않아 화질 자체가 좋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한국 배구팀을 응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주변광 허용 환경

대낮에 커튼을 아예 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인 환경 조건이라는 의견이 있어 얇은 커튼을 쳤다. (너무 얇아서 효과가 미미했는데 향후에는 좀 더 어둡게 만든 후에 즉, 좀 더 현실적인 환경으로 만든 후에 촬영할 예정이다.)

주변광이 있는 환경에서 촬영한 스크린샷들을 가지고 화질이 어떠니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게임, 스포츠,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컨텐츠를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촬영했으니, 초고광량 프로젝터로 이런 환경에서 투사하는 영상들은 대략 어떠한지 아래 스크린샷들을 직접 참조하시기 바란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장르 특성 상 초고광량 프로젝터의 위력을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블랙으로 뒤덮힌 화면이 아니라면 이 정도 환경에서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정리하면 DU857은 밝기 수준이 매우 높으므로 밝은 장면들은 주변광의 영향이 미미하지만, 어두운 장면들은 (일종의 그림자이므로) 주변광에 영향을 받는다.

홈시어터 겸용 가능한 초고광량 업무용 프로젝터

● 장점

- 초고광량인 5000안시루멘급 프로젝터라 적당한 주변광을 허용하고서도 충분히 투사 가능

- 업무용이지만 홈프로젝터로서 활용 가능한 색감과 화면비 구현

- 5000안시루멘 이상 / Full HD 이상의 조건에서 최저 가격

● 단점

- 업무용으로서는 가성비로 따져볼 때 딱히 단점 없음

(가정용으로서는)

- 16:10 네이티브 화면비 (다만 16:9 화면비 모드가 있어 단점 상쇄 가능)

- 최대 밝기 모드에서는 하일라이트 계조가 다소 뭉쳐 보임

DU857은 본질적으로 사무실, 학교, 카페, 교회 등 업무용으로서 적합한 제품이지만, 색감이 우수하고 2개의 HDMI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16:9 화면비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홈프로젝터로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 5000안시루멘 밝기를 가진 프로젝터 중 100만원 이하의 가격을 가진 제품은 DU857이 유일하기 때문에 주변광이 넘쳐나는 일반적인 주거 환경 하에서 프로젝터를 사용하고자 하는 초보 입문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며, 초고광량이므로 스크린 없이 벽에 투사하여 프로젝터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