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리뷰] UHD-BD 리뷰 - 라스트 액션 히어로
현실? 가상?
터미네이터를 통해 일약 액션 스타로 발돋움한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다이하드를 통해 액션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존 맥티어난 콤비가 만든 영화 [ 라스트 액션 히어로 ]는, 그 파괴적인 면면에 '라스트' '액션' '히어로'라는 제목까지 끼얹은 1993년 최고의 액션 블록버스터... 여야 했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전에 그 제목만으로 상상하던 제 머릿속에선 그랬지요.
헌데 실제로 영화를 본 후 제 감상은 어땠냐면, 액션... 영화네. 였습니다.(진짜로 일기장에 딱 저렇게 적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통해 터미네이터의 주연이 사실은 실베스터 스탤론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그 충격으로 정신이 얼얼해서였을 겁니다. 자기 일이면서 남처럼 이야기하는 이유도, 그 당시 충격이 너무 커서 마치 영화와 현실이 구분이 안 되었던 기억을 떠올리다보니.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그렇게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이 영화가, 개봉 28년만에 4K UltraHD Blu-ray(이하 UBD)로 돌아왔습니다. 이 사랑스런 코믹 액션 영화를 담은 UBD를, 발매한지 딱 두 달이 된 8월 15일(북미 일반판 발매일 기준)에 리뷰로 말해봅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83G/본편용량 77.9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2.39:1/ 비트레이트 58.94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2021년 5월 18일(스틸북 한정판)/ 5월 27일(일반판) 한국 정식 발매
* 리뷰에 사용된 북미 발매판은 UBD에 한국어 자막 지원/ 패키지 동봉 BD는 비지원
러닝타임상 비트레이트를 50M대 이하로 깎았으면 66G 듀얼 레이어 디스크에도 넣을 수 있었을텐데, 영화를 좋아하는 소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싶었는지 적절한 비트레이트와 적절한 용량으로 나왔습니다.
- 서플 사항
라스트 액션 히어로 UBD 패키지에 동봉된 BD는 2010년 발매된 초판과 동일한 디스크이고, 그래서 작품 관련 서플이 전무합니다.(소니 픽처스 발매 기타 BD 트레일러만 몇 종 수록)
그대신 이번 UBD에 서플을 넣으면서 체면치레를 했는데, 덕분에 UBD에만 한국어 자막이 수록된 북미판도 코멘터리 포함 모든 서플에 한국어 자막이 지원됩니다.
- 오디오 코멘터리: 존 맥티어난 감독이 들려주는 작품 관련 이야기
- Original Behind the Scenes Featurette (SD 업스케일 1080/60p, DD 2.0ch): 6분 36초
: 영화 장면들과 배우들의 증언으로 들려주는, 개략적인 작품 소개
- Deleted & Alternate Scenes (2160p & HDR, DD 2.0ch): 총 9분 8초
: Alternate 엔딩 포함 총 6개 시퀀스의 삭제 신
- Big Gun by AC/DC (SD 업스케일 1080/60p, DD 2.0ch): 4분 46초
: 작품 영상과 함께하는 AC/DC의 뮤직 비디오
- Theatrical Trailer (1080p, DD 2.0ch): 1분 27초
- 영상 퀄리티
라스트 액션 히어로는 파나플렉스 카메라로 찍은 35mm OCN (오리지널 네거)을, 본 UBD 제작을 위해 4K 리마스터한 뒤 HDR 그레이딩하여 마스터를 제작했습니다. 다만 구간에 따라 다양한 필름을 썼는데, 얘들이 각각 열화된 정도가 좀 달라서 전체적으로 썩 고르지는 못한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일단 상당히 좋아진 부분들은 이정도로, 썩 괜찮은 개선감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 영화는 DVD나 BD나 해당 매체에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에 못 미치는 퀄로 나와서 좀 애매했는데, UBD에선 그래도 좋게 뽑힌 부분은 해상감부터 꽤 그럴싸하게 나와 주었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런 식으로 야외 장면 중에서도 코닥 100T 촬영 구간으로 보이는 부분들은, 자연광이든 촬영광이든 광빨이 받쳐주면서 > 선명감 + (다른 시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정갈한 입자감으로 괜찮은 체감 화질을 보여줍니다. 단지 계속 이런 느낌만 유지되면 참 좋았겠지만...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광빨이 잘 받쳐주지 못하면서 그레인 노이즈가 심하게 잡히는 이런 장면들에선, 필름 질감과 룩이 느껴져서 좋다! 는 분과 vs 어둡기도 어두운 게 그레인만 막 끓어서 별로다! 는 분이 충돌하기 딱 좋습니다. 특히 90년대 35mm 필름작들과 소니식 고휘도 HDR 그레이딩이 만난 타이틀이 이런 경향이 많은데, 라스트 액션 히어로도 이걸 완전히 회피하진 못합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분명 이 UBD는 아나몰픽 렌즈를 대어 촬영한 화면 감각을 시작으로, 보다 깊은 블랙 + 확실한 명암 대비 등 평가할 부분도 많은데... 최대 3991니트/ 평균도 1352니트에 달하는 HDR 그레이딩 스펙 때문에, 휘도 스펙 못 받쳐주는 디스플레이에선 암부 계조니 뭐니를 떠나 전체적인 그림이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러다보니 (플레이어든 디스플레이든)HDR 톤 맵핑 테크닉이라도 받쳐주지 않으면, 일껏 괜찮게 살려낸 부분들도 그냥 칙칙해서 별 느낌 안 들고 + 안 좋은 부분들은 괜히 노이지 그레인 끓는 것만 잘 보여서 = 화질상 맘에 안 드는 타이틀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상급 QLED 등에선 '확 느낌 사는데?' 싶은 부분들도, 대충 7 시리즈 OLED 같은 데서 보면 '색은 좀 진한 거 같은데... 왜 이렇게 그림이 침침해?' 같은 느낌이 된다는 이야기.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그러니까 1500니트-2000니트대가 나오는 QLED에선 위 BD 스샷 수준의 밝기에다 적/청색이 진하면서 윤기가 난다면 vs 500-700니트대 OLED에선 아래 UBD 스샷처럼 색은 진한데 밝기가 저래서 감흥이 덜하다, 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HDR 톤 맵핑을 그럴싸하게 해주든가 그게 아니라도 충분히 대화면에서 잘 뜯어보면 BD 대비 개선 사항이 잘 보일 수도 있지만, 평범한 밝기의 평범한 사이즈 TV에선 BD에 비해 어둡기만 하고 뭐가 나아진 거냐? 할 공산이 크기도 합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러니까 색감면에서도 a. 실제론 BD 당시 꼭 방화톤으로 부옇게 뜨는 감을 줄이고 보다 필름 룩을 제대로 살린 광색역으로 잘 개선했는데, b. 평범한 4K/HDR 디스플레이에서 보면 그냥 다 칙칙하기만 하지 그런 개선감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결국 수록되기는 BD 보다 더 밝고 + 더 가라앉은 블랙과 정세한 계조에 + 제대로 필름 룩을 살린 색감과 영상 경향 등등 좋은 점이 많아도 vs 실제 소비자 디스플레이에서 그런 감각을 100% 느끼는 건 꽤 어려운 게 이 UBD의 문제점.
요새는 특히 평균 400/ 최대 1000니트 안에서 필름 룩 잘 살리고 노이지 그레인 잘 억제하여 > 일반적인 소비자용 4K/HDR 디스플레이에서도 꽤 그럴싸한 모양새를 보여주는 다른 제작사들의 우수한 타이틀도 많아지는 상황이라... 소니 픽처스가 필름에 실제 수록된 다이나믹스를 되도록 살려 넣기 위해 높은 휘도의 HDR 그레이딩을 하려는 취지는 좋다고 보지만, 현실적인 소비자 디스플레이 스펙과의 괴리도 좀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싶긴 합니다.(실제로 2021년에도 평균은 커녕 최대로 쥐어짠 휘도도 1000은 고사하고 500니트도 넘지 못하는 HDR 대응 디스플레이가 넘치는 게 현실입니다.)
UBD 패키지 내 BD (2010년 발매된 BD와 동일, 3840x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이런 이유로 필자가 볼 때, 실제 순수 수록 화질로 보자면 이 UBD 화질은 90점 이상은 된다 생각하지만 vs 보는 분들의 시스템에 따라선 그 가치를 100%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전반적으로 투미한 그림이라도 BD가 덜 답답해서 좋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오랜 시간 소장할 수 있는 물리 매체니까, 향후 더 스펙 좋은 디스플레이나 톤 맵핑 지원 시스템에서 볼 때를 기다리라 할 수도 있긴 한데... 그 실체를 모르고 옛 추억에 한번 봤다가 실망하고서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 시청자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좀 불쌍한 UBD다 싶긴 하네요.
- 음성 퀄리티
라스트 액션 히어로는 BD에는 DTS-HD MA(24/48) 5.1ch가 메인 오디오 트랙으로 실렸고, 이번 2021년 UBD에선 돌비 앳모스가 등장했습니다. 음성 비트레이트는 약 4.66Mbps.
(* 참고로 UBD에도 DTS-HD MA 5.1ch 트랙이 같이 들어있는데, UBD의 그것은 BD의 동 포맷보다 스펙이 낮은 16/48, 5.1ch 사양입니다.)
이 UBD 앳모스 트랙의 특징은, BD의 DTS-HD보다 전체적인 투명감과 강렬함이 더 좋다는 것. 앳모스로 제작되지 않은 사운드 트랙을 앳모스 믹싱으로 분리 수록한 구작 타이틀의 경우, BD/DTS-HD 시절엔 두툼하던 서라운드 사운드가 UBD/앳모스에선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고 대신 퍼지는 사운드로 나오기 쉬운데 > 이 타이틀은 2010년도 BD/DTS-HD 대비 이번 UBD/앳모스의 전체적인 에너지감이 더 강합니다.
덕분에 코믹 터치긴 해도 엄연히 액션도 있는 이 영화의 그 액션 효과음- 총격이나 폭발, 온갖 친숙한 액션 무비 사운드들도 과거보다 한층 느낌 좋게 살아나며 + 오버 헤드 확장도 종종 괜찮은 믹싱 할당을 통해 현장감을 배가시켜 줍니다. 전체적으로 공간감이 상당히 좋고 + 높이감도 종종 깜짝깜짝할 만큼은 들려주는 돌비 앳모스.
추가로 BD 당시보다도 리어 서라운드 채널에 생활 사운드를 더 빈번하게 할당한 느낌이라든가, 공중의 오브젝트: 예를 들면 갈매기 소리가 오버 헤드 스피커로 잘 울려준다든가 하는 배려도 좋습니다. 여기에 저역도 빈번하진 않지만 울릴 땐 펀치력이 괜찮고, 대화 수록도 별 문제 없이 깔끔하게 잘 나오고.
사실 최신 영화의 경우 BD에는 DTS-HD/ UBD에는 앳모스로 넣더라도 양자가 일장일단이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고역의 날카로운 에너지감 면에선 오히려 DTS-HD가 더 선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vs 이 타이틀의 경우엔 이렇게 UBD/ 앳모스가 연식에 맞게 실제 퀄이나 믹싱 디자인이나 여러모로 개선하고 나왔으니 딱히 BD가 아쉬울 게 없습니다. 특히 비트샘플링 스펙이 떨어지는 UBD의 DTS-HD 5.1ch조차, BD의 그것보다 체감상으론 더 나은 인상이라.
이렇게 기본적인 음성 퀄이나 믹싱상의 배려나 모두 괜찮으니, 팁을 하나 드린다면 볼륨 마음껏 울릴 수 있는 환경일 경우 평소 듣는 수준보다 볼륨을 한두 단계 더 올려서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S/N이 괜찮은 음성이라 볼륨 올려도 심하게 거슬리지 않고, 상당히 재미있게 믹싱한 앳모스 음성의 진가를 더 쉽게 느낄 여지도 커지니까요.
필자 역시 이 새로 개비된 앳모스 사운드 덕에 꽤 흠뻑 빠져서 즐기기도 한 만큼, 사운드쪽 평점은 망설임 없이 92점 가량은 주고 싶네요. 이건 화질과 달리 아마 앳모스 시스템을 갖춘 분들은 대부분 쉽게 동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90년대까지의 모든 액션 영화와 그 히어로들에게 바치는 작품
이 영화는 사실 당대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우리나라 관람 등급 기준으로 말하면, 15세가 보기엔 좀 수위가 쎄고 vs 그렇다고 성인이 보기엔 어딘지 좀 유치해서. 감독은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 같지만, 당대에나 지금이나 솔직히 이도저도 아닌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으로 나왔다는 감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 이렇게 UBD를 사다 보고 리뷰도 쓰고 있는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말이지요.
다만 스토리 아이디어 자체는 신선했거니와... 무엇보다 (작중)현실과 가상을 막론한 등장 인물들의 모습들이, 조금만 더 세련되게 살렸다면 지금 관점으로도 상당히 괜찮았을 만큼의 '끼'는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2010년 BD로 볼 때도 그랬고, 2021년 UBD로 볼 때도 그 감상만큼은 변함 없네요.
더구나 이 UBD는, 본문에 자세히 적었듯이 상당히 성의를 들여 만든 것도 맞습니다. 비록 시청 시스템에 따라서는 특히 화질면에서 그 성의가 다 드러나지 않고 뭔가 이도저도 아닌 느낌으로 다가올 공산도 있습니다만, 잘 뜯어보면 좋은 UBD라 불릴 '자질'은 충분히 갖춘 한 장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좋아하는 분께는, BD를 가지고 있더라도 중복 구매를 권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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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티비 KS8000으로는 우중충한 느낌으로 나오더라구요 안사려다가 고민끝에 북미판 스틸북을 알라딘 중고로 샀었는데(아마존은 배송시 파손 가능성 때문에 걸렀어요) 제품은 잘 구입했지만 확실히 만족도가 좀 떨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