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프라임차한잔
ID/PW 찾기 회원가입

[유저리뷰]  UHD-BD 리뷰 - 멀홀랜드 드라이브 (크라이테리온판)

 
20
  2390
Updated at 2021-12-15 10:38:50


 

꿈인가 현실인가

2001년 개봉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 [ 멀홀랜드 드라이브 ]는 그냥 보는 건 별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굳이 해석하거나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들면 데이빗 린치 감독이 늘 그랬듯이 감독의 마수에 빠져 머리가 복잡해지는 류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린치 감독이 늘 그랬듯이, 보고 나면 뭔가 이해를 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나면 또 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디스크를 갖춰 놓으면 좋은- 전형적인 디스크 친화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크라이테리온이 자사의 첫 4K UltraHD Blu-ray(이하 UBD) 타이틀로 이 영화를 선정한 건 꽤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전체용량 88.9G/본편용량 88.1G, HDR10 & 돌비 비전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1.85:1/ 비트레이트 70.36Mbps(HDR10) + 7.54Mbps(DV)

음성스펙 DTS-HD MA(24/48) 5.1ch (1종)

자막: 영어(SDH) 1종 (Off 가능)

* (리뷰에 쓰인)크라이테리온판과 유럽 스튜디오 카날판 모두 UBD 및 동봉 BD에 한국어 자막 없음

 

크라이테리온 첫 UBD답게 스펙은 상당히 신경 쓴 수준. 특히 영상 쪽은 HDR10 비트레이트도 수준급에 돌비 비전도 FEL 스펙으로 빵빵하게 집어 넣었습니다. 다만 음성 트랙이 DTS-HD MA 5.1ch 1종뿐인데, 필자도 굳이 앳모스 믹싱이 필요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스테레오 트랙도 하나쯤 더 넣었으면 어떨까 싶기는 했습니다.

 

추가로 이 타이틀은 UBD 및 (2015년에 크라이테리온이 발매한 BD와 동일한)패키지 동봉 BD 모두, 린치 감독 타이틀이 그렇듯이 챕터 구분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 서플 사항

 

크라이테리온판 멀홀랜드 드라이브 UBD의 서플은 모두 패키지 동봉 BD에 수록되었습니다. 이 BD는 2015년 크라이테리온이 발매한 동 작품 BD와 같은 디스크이며, (당시에도 그랬듯이)모든 서플은 영어 음성이고 어떤 자막도 지원되지 않습니다.

 

  • Interviews (총 4종)

- David Lynch and Naomi Watts (1080p, 27분)

- Laura Harring, Johanna Ray, Justin Theroux, and Naomi Watts (1080p, 36분)

- Angelo Badalamenti (1080p, 20분)

- Peter Deming and Jack Fisk (1080p, 23분)

  • Deleted Scene: Int. Hollywood Police Station - Day (1080p, 3분)
  • On-set Footage (1080i, 25분)
  • 트레일러 (1080p, 2분)

 

개중에선 인터뷰가 특히 볼만하긴 한데 린치 감독 성향상 작품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늘어놓기 보다는 메이킹 관련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덩달아 자막이 전혀 없다보니, 아무래도 한국 시청자에겐 손대기 쉬운 타입은 아닙니다.

 

참고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한국판 BD는 2016년에 컨텐트존이 발매했는데, 여기는 서플이 메이킹 인터뷰(22분 56초) 1종뿐입니다. 물론 설령 UBD가 국내 정식 발매된다 해도, 크라이테리온 독자 제작 서플은 못 가져온다는 것은 감안해야 합니다.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파나플렉스 플래티넘 카메라로 찍은 오리지널 35mm 아날로그 필름을 가지고, 2015년에 이미 크라이테리온이 감수한 4K 리스토어 마스터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마스터를 2015년 크라이테리온 BD와 2017년 스튜디오 카날판 BD 제작에 사용했고.

 

하지만 올해 발매되는 UBD는 (크라나 카날이나)모두 2021년에 새로 스캔/ 리마스터한 4K 마스터를 사용했습니다. 이 마스터를 가지고 크라이테리온과 스튜디오 카날이 서로 독자적으로 HDR10 및 돌비 비전 그레이딩을 거쳐 제작했으며, 본 리뷰에서는 개중 크라이테리온판을 다룹니다.


(리뷰마다 늘 언급하지만)현재 컬러 시스템상 (여러분들이 현재 이 리뷰를 보고 있는)SDR 모니터에서는, HDR10 영상을 출력 체감 그대로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모든 UBD 스크린샷은, HDR 영상 캡쳐 후 SDR 디스플레이에 볼 수 있도록 별도의 150니트 기준 톤 맵핑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덧붙이면 이 UBD는 톤 맵핑 샷과 실제 디스플레이상 출력 체감이 다소 동떨어진 편이므로, 이번 리뷰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필자의 리뷰용 기준 디스플레이 중 하나인 LG OLED C9에서 출력되는 사항에 근거한) 별도의 ‘체감 맵핑 샷’을 추가 첨부합니다. 이처럼 기술적으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그래도 실제 HDR 영상의 밝기와 컬러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참고] 아래 모든 이미지들은 클릭하면 3840*2160의 오리지널 해상도로 확대됩니다. 페이지 뷰잉용으로 작게 리사이징 된 이미지에 비해 세부적인 차이를 확인하기 쉬우므로, 정밀한 비교를 원하는 분들은 확대해서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일단 이 작품의 BD 중에서 가장 좋은 화질을 보여주는 건, 2017년 발매된 스튜디오 카날판 리마스터 BD입니다.(2010년 카날 발매 BD는 리마스터 이전 구 2K DI 마스터) 크라이테리온판은 카날판 리마스터 BD와 같은 마스터를 썼지만, 인코딩 및 오소링에 카날만큼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 크게 a. 그레인을 포함한 미세 디테일 표현력과 b. 명암부의 계조 표현력에서 밀리는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덩달아 컬러 노이즈도 꽤 눈에 띄는 등, 전반적으로 좀 너저분한 모양새였고.

 

그 대신 본 리뷰에서 소개하는 크라이테리온판 UBD는, 2015년 크라이테리온 BD보다 단순한 명목 해상도 외에도 여러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일단 아예 새로 작성한 마스터답게(그래서 스캔 영역이 구판 대비 좀 다르고, 덩달아 같은 화면비에서 정보량 상태도 다릅니다.), 구 BD의 4K 업스케일만으론 선예도나 디테일 등 모든 면에서 (그 차이가 크게 와닿건 아니건) 이번 UBD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이건 굳이 HDR/DV 체감 샷을 가져다 대지 않고 150니트 기준 맵핑 스샷만으로 비교해도 이미 명백하게 보일 것이(라서 일부러 맵핑 샷만 넣었)고, 실제 출력 화면에선 하이 다이나믹으로 살린 명부 디테일들도 가세해서 더 차이가 벌어지는 상태. 이에 대해선 아래 스샷 등으로도 계속 손쉽게 엿볼 수 있으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더불어 2015년 크라이테리온 BD에서 특히 평이 좋지 않았던 필름 그레인 상태와 탁하고 노이즈가 많았던 컬러 역시, UBD에선 균일하고 보기 괜찮게 뽑아놓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 참고로 이 UBD는 HDR 맵핑 휘도가 최대 1000니트/ 평균 144니트라서, 150니트 맵핑 샷에서도 그레인/ 노이지 그레인 상태를 꽤 실제에 근접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HDR10/ DV 체감 샷은 실제 출력 화면과 명암/색감면에선 비슷하게 표현되지만 출력 그레인감을 완전 재현하는 건 불가능.)


덕분에 2017년 카날판 BD(+ 4K 업 스케일)에 비해서도, 보다 양호한 디테일 표현력 및 곱게 필름 질감을 살린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장점. 카날이 12월 6일에 발매한 UBD(동일한 100G 디스크/ 본편 용량 90G 상당)와 비교하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일단 절대 기준상 이만하면 양호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좀 알기 쉽게 대중적인 UBD와 비교하면 소니 픽처스 UBD의 그레인 처리 타입과 유사한데, 좀 덜 끓고 더 안정된 입자감을 보여주는 감각?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한편 명암 처리와 계조면에서도 역시 하이 다이나믹 스탯 덕이 있어서, 꽤 좋은 수준을 보여 줍니다. 전체적인 화면 밝기는 (OLED의 스펙 휘도에 맞게 맵핑 출력하는)DV라도 BD 대비 약간 가라앉은 느낌으로 나오지만, 그냥 밝기만 한 동사 BD에 비해 훨씬 차분하고 투명하며 대비와 입체감이 살아난 그림이 특징.

 

말하자면 한때 크라이테리온이 UBD/ HDR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래서 다소 우려했던 것치고 의외로 꽤 괜찮은 그림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HDR화에 동반되는 노이지 그레인 처리에도 꽤 신경을 쓴 모습이며, 크라이테리온이 정한 이 그레인과 노이지 그레인 핸들링은 필자가 보기엔 좋은 타협점을 골랐다고 봅니다.(참고로 필자는 무턱대고 모든 그레인/노이지 그레인 가리지 않고 다 살려내서 출력하는 UBD는 오히려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건 인코딩을 잘했다기보다 실제 HDR 출력 화면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청자 배려가 부족한,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입장입니다.)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다만 괜찮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2001년도 35mm 필름을 기반으로 그 재현력이 괜찮다는 것이므로, 이 UBD에서 무슨 칼날 같은 해상감과 화사번쩍한 색감을 찾으면 안 되기도 합니다. FEL/12비트 스펙으로 그레이딩된 DV(+ 를 가장 잘 표현하는 OLED) 출력이라도, HDR10보다 색조나 채도면에서 보다 좋은 그림을 보여주긴 하지만 절대적인 잣대로 볼 땐 비슷한 수준이라 하는 게 맞겠고.

 

참고로 DV에선 HDR10 대비 암부가 약간 뜨는 장면도 종종 있기는 합니다. 대신 C9 스펙상 클리핑되는 대략 850-900니트 이상의 밝기들에 대해 DV는 휘도와 계조를 적절하게 축소 맵핑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하이 다이나믹 특유의 대비감은 줄어들지 않으며 & 전반적으로 좀 더 싱싱한 유광 블랙성 암부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 따라서 되도록 이 UBD는 DV 출력으로 즐기는 것을 권하고 싶기도 하네요.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총평하면 크라이테리온은 UBD의 첫 단추를 잘 꿴 편이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디지털 촬영보다 구작/ 필름 촬영물을 많이 다룰 크라이테리온의 UBD가 어느 정도 퀄리티로 나올지에 대해서는, 특히 동사에서 2015년에 낸 멀홀랜드 드라이브 BD의 퀄리티로 보나 그간의 행보로 보나 좀 불안한 맛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긴 한데... 실제 디스크는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은 덕도 있지만, 과히 모난 데 없이 원본 필름의 맛을 꽤 잘 살린 물건이 나왔다고 보이네요.


물론 동사는 BD에서도 첫 단추는 잘 꿴 편이었다가 점차 인코딩이 무성의한 타이틀이 많아지는 편이었긴 한데... UBD 시대가 닫히는 게 빠를지 크라이테리온이 초심을 잃는 게 빠를지, 필자로선 그다지 내기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긴 하네요.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타겟 휘도 150니트 톤 맵핑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그런 의미에서 크라이테리온판 멀홀랜드 드라이브 UBD의 영상 퀄리티에 대한 평점은 92점 정도. 왜 그렇게 평하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위에서 전부 했으니까 이만 생략하고, 비교용 스크린 샷이나 더 첨부해 두겠습니다.(비교용은 BD와 체감 샷 2종만 첨부합니다.)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패키지 동봉 Blu-ray (2015년 크라이테리온 발매판과 동일, 3840 x 2160 리사이징)

UBD (OLED C9/ HDR10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UBD (OLED C9/ DV 프로파일 체감 샷: C9 자체 맵핑 및 모든 외부 톤 맵핑 Off 상태)

 


- 음성 퀄리티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2010에 발매된 카날 구판부터 계속 DTS-HD MA 5.1ch 메인 트랙을 유지해 왔고, 이번 UBD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2015년 이전 발매된 BD들은 16/48 스펙인 반면, 2015년 크라이테리온 BD와 그 이후 발매된 BD들 & 이번 UBD는 모두 24/48 스펙 DTS-HD MA 트랙이라는 차이점은 있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의 사운드 체감은, DVD <<< BD 구판 < BD 신판 ≒ UBD 대충 이런 느낌.

 

a. 무손실 압축 포맷빨을 제대로 받았던 BD 구판은, DVD 대비 대화 선명성과 스코어 투명성 면에서 꽤 장족의 발전을 들려줬습니다. 

b. BD 구판 대비 영상 외에도 음성의 디지털 리마스터와 믹싱도 좀 손을 댄 기색이 있었던 BD 신판은, 단순히 24비트빨이 아니라 보다 다이나믹 레인지와 S/N이 개선된 감이 있었습니다.

c. BD 신판 대비 UBD는, 수록 비트레이트가 약간 더 우위(BD 신판은 크라판 기준 3711kbps/ UBD는 크라판 기준 3873kbps)이고 실제로도 SE 등 사운드 디테일 면에서 좀 더 깨끗한 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음성용 마스터 자체는 동일한지 b 수준의 차이를 들려주진 않습니다.

 

물론 음성 퀄이 A - B - C 순으로 전투력(?) 업 되었다고 해도, (영상과 마찬가지로)UBD 음성이라 해봤자 아무래도 20년 된 영화 티가 나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살짝 부드럽고 탁한 맛이 남은 스코어라든가, 아주 깊게 강력하게 떨어지는 맛은 없는 섭 저음이라든가 등등.

 

하지만 그 한편으로, 필자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이 수수께끼스럽고 호러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따뜻한 감도 있는 종잡을 수 없는 스코어들을 듣기엔, 또 딱 이 정도로 살짝 부드럽고 탁한 게 좋다 싶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리고 대화 선명성도 완전 어제 녹음한 수준은 아니라도 충분히 듣기 좋고 생각보다 깨끗하게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 역설적으로 이 영화의 미스테리함을 배가시켜 주기도 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UBD 음성을 채점하라면 글쎄... 89점은 된다고 봅니다. 채널 이동감도 필요할 땐 적절하게 들어가는 등 재미면에서도 괜찮고, 절대적인 음질 관련 평가 요소도 두루두루 모난 데 없는 수준으로 나와주고. 다만 대단한 어필력은 그다지 없고 동사의 BD 대비 개선감을 크게 들려주지 못하니 90점대까지 주긴 어렵다고 생각하네요.

 

여담이지만 크라이테리온도 요즘 영화(로마, 기생충 등)에선 돌비 앳모스 같은 최신 포맷을 별 무리없이 괜찮게 넣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동사의 주 레퍼토리인 구작들의 원래 사운드를 이머시브 재믹싱해서 낼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개의 구작 전문 제작사들은 대개 원본 그대로의 사운드를 표방하며 LPCM 모노 같은 (요즘 듣기엔 영 재미없는)트랙도 불사하기는 합니다만, 크라이테리온은 과연 UBD에 들어와서 어떤 행보를 걷는지 그걸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습니다.

 


어려운, 하지만 곱씹어 보고 싶다면 즐거울 수도 있는

이 UBD의 오픈 케이스 게시물에도 언급했지만, 필자가 이 영화를 다시 보는 동력 중 상당수는 로라 해링과 나오미 왓츠에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 영화는 영화 평론가(라는 좀 피곤할 수도 있는 직업이)라서 작정하고 달려들어 연구하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해서 이미지만 계속 기억하며 따라가는 게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 이유로 감상이든 리뷰든 여러 이유로 몇 번이나 본 필자지만, 딱히 이 영화의 내용 이해에 대한 강의는 쓰고 싶지도 않고 쓸 수도 없습니다. 대신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이 영화에 대한 제각각의 이해를 논한 내용은 얼마든지 있으니, 그쪽을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그래서 순전히 디스크 리뷰어로서만 말하자면, 크라이테리온이 처음으로 발매한 이 UBD는 꽤 그럴싸한 모양새로 나왔습니다. 적어도 동사가 제작할 UBD들이, 최근 (디스크 퀄리티보다는 굿즈 느낌으로 전락해 가는)동사의 여러 BD들보다는 더 힘 좀 쓴 수준으로 나오리라고 전망할 꺼리는 줬다고 보고요. 그런 의미에서 향후 크라이테리온이 가진 많은 예술적인 컨텐츠들이 UBD로 잘 나와주길 기대하고 싶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14
Comments
2021-12-09 20:54:15

나오미 왓츠만 생각나는 영화이긴 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다시 한번 신판으로 감상해야겠네요. 역시 전문적인 리뷰 잘 봤습니다.

WR
Updated at 2021-12-15 10:34:29

네, 그러고보면 이 영화가 나오미 왓츠의 인생을 바꾸기도 했지요. 영화나 사람 일이나 모를 일입니다.

2021-12-09 22:57:02

리뷰 잘 봤습니다.

크라이테리온판이 잘 나오기도 하고 한정판 박스 크기 때문인지 카날 4K 주문취소분이 많이 생기는 바람에 운좋게 하나 챙겨 지금 오고 있는 중이네요.

블루레이 닷컴 정보에는 66기가라고 적혀있는데 확실한 건 아니지만 다행히 받아본 사람 말로는 100기가인거 같고 동봉되는 BD도 크판과는 다르게  2021년 마스터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사운드가 24비트가 아니라 16비트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https://screenshotcomparison.com/comparison/19572

https://screenshotcomparison.com/comparison/19551/picture:2

스샷비교도 떴는데 원래 멀홀랜드 그레인이 상당히 날카로운 편으로 크라이테리온은 그걸 완화시켰다면 카날판은 그대로 살려서 수록한 느낌입니다.

카날판이 좀 더 지글거리겠지만 스샷만으로 판단해보자면 크라이테리온판에 비해 선명도나 입체감은 뛰어날 거라 보이네요.

아마 조미지마님이 보유하신 기기에서 감상한다면 그 차이를 크게 느끼실 거 같습니다.

다음 주쯤에야 오는데 빨리 받아보고 싶네요.

기대와 우려가 많았던 크라이테리온 4K였지만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거 같아 다행입니다.

카날과 애로우와 경쟁하며 좋은 작품 많이 출시했으면 좋겠네요.

2021-12-15 04:50:11

오늘 카날판 도착해서 용량 확인해보니 90기가이네요.

사운드는 다른 쪽에서 확인해보니 16비트가 아니라 크라이테리온과 동일하게 24비트랍니다.

반정도 봤는데 그레인이 미세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지글거림이 덜 느껴지네요. 블루레이구판에 비해 채도가 높긴 하지만 화질 무지 좋습니다..ㅎ

WR
2021-12-15 10:34:56

그랬군요. 알려 주셔서 감사하고, 카날판 용량 건은 본문에도 수정 반영해 두겠습니다.

2021-12-09 23:06:32

CC 첫 UBD라는 기념비적 타이틀이라는 네이밍만으로도 구입의 명분은 충분했지만, 난해한 영화를 나름 해석하는 맛을 느끼기에도 최적의 영화라 좋은 감상 시기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돌비비전 스펙으로 접해보는 명화의 감상에 기대와 설렘에 일조를 해주신 상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WR
2021-12-15 10:35:38

난해하기 때문에 볼 때마다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다시금 즐겁게 즐겨보시길 기원합니다.^^

2021-12-10 00:10:56

 저야 원래 직관적인 감성으로 호불호를 판단하는 수준이지만 

보는 내내 그저 어떤 완전체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일관했기에 

영화 감상을 마치고 속으로 이거 죽이는구나 했었습니다.^^ 

정발을 크라이테리언 받기 전에 본 것과 근래 플레이어가 바뀐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큰 작용을 한 것도 있겠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WR
2021-12-15 10:36:20

네, UB9000은 이전까지 다른 기기로 본 모든 UBD를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기기입니다.^^

2021-12-15 10:47:25

일년여 뜸을 들여 잡은 게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한 과정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만족감을 주네요.^^
요즘엔 들고 있던 4k 하나는 하루에 무조건 돌리네요.
풀개조 일본 버전의 그림이 눈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또 하나의 즐거움이 기다려집니다.

2021-12-10 08:21:01

멀홀랜드 드라이브 4K로 잘 나왔군요.

리뷰 감사합니다.


WR
2021-12-15 10:37:02

네, 미국 크라이테리온판뿐 아니라 유럽 카날판 UBD도 좋게 뽑혔다니 편한대로 골라 잡으시면 되겠습니다. 어차피 둘 다 한국어 자막 없으니 조건(?)은 같고.

2021-12-10 11:04:08

해상도는 BD와 비교 불가인 듯 합니다. 

4K시대에도 크라이테리언의 존재 의미를 여전히 가질 수 있다고 보여지는 첫 작품이군요.

 

DVD나 블루레이는 약간 포그필터(?) 끼워 놓은 듯한 화면이었는데.

확실히 HDR보다 DV가 밝기 측면에서 우위를 느낄 수 있지 않나 느껴지는 리뷰였습니다.

 

정성스런 리뷰는 언제나 추천&감사드립니다. 

WR
2021-12-15 10:37:57

네, 안 그래도 크라판 BD가 워낙 어수선하게 뽑혀서 그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도 크게 벌어집니다. 전 정작 국내 정발판 BD를 못 봤는데, 얘는 어떻게 뽑았나 궁금하긴 하네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