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야마하 YH-L700A 헤드폰 리뷰 | 공간음향으로 재현하는 머리 위의 영화관
글/사진 : 로보캅 (rbc123kr@naver.com)
야마하가 선사하는 공간음향 지원 헤드폰
최근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과 이어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여러 업체들이 수많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음악 감상용이지만 개중에는 동영상 감상시 입체적인 음향을 지원하는 제품들도 있다. 예컨대, 코드리스 분야의 선두두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들이 애플 기기들과 연동되어 공간음향을 제공한다.
하지만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경우엔 딱히 동영상이나 음악 감상에 있어 입체 음향을 느껴볼 기기들이 마땅치 않았는데 야마하에서 그 목마름을 해소할 제품을 내놓았다!
야마하라면 이미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멀티채널 오디오계의 강자로서 오래전부터 자사의 리시버를 통해 일반적인 멀티채널 음향을 넘어서는 음장기술을 선보여왔다. 또한 하이파이 쪽으로도 일명 트루 사운드를 표방하며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그런 야마하에서 최근 경향이라 할 수 있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블루투스 헤드폰 제품을 드디어 선보인다. 이미 수많은 강자들이 포진한 이 시장에서 야마하는 자사의 독자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는 3D 사운드 기능을 탑재하여 간편하게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체험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멀티채널 무선 헤드폰의 대명사는 소니 MDR HW700DS와 같은 제품군으로 아직까지도 이 제품의 기능성을 뛰어넘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더 이상 개발되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JVC XP-EXT1 이 있지만 비싼 가격과 해외직구로만 구매가 가능함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HW700DS 의 경우 블루투스 방식이 아니고 반드시 소스기기와 HDMI 또는 옵티컬 연결이 필요한 방식이라 음질의 우위는 있을 수 있어도 편의성은 많이 떨어진다. 어디까지나 최근의 트렌드는 스마트 기기나 블루투스 지원 소스기기로 간편하게 감상하면서 그 와중에 고음질이나 입체음향 등을 추구하는 추세이다.
디자인과 구성, 스펙
야마하 YH-L700A 의 디자인은 간소하다.
오버이어 헤드폰이지만 이어컵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금속재질 사용을 자제하여 무게를 줄였다.
헤드밴드 부위는 천 재질로 처리하여 땀이 차지 않게 하였고, 이어컵의 하우징도 천과 가죽으로 처리하여 고급감을 높였다.
이어컵의 폴딩은 회전이 가능하여 보관 및 이동시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이동이 간편한 파우치도 제공된다. 이어컵은 부드러운 가죽 재질인데 손쉽게 교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제품 구성은 본체와 파우치 외에 3.5mm 스테레오 케이블, 기내용 플러그 어댑터, A-C 타입 USB 전원케이블 등을 제공하고 있다.
착용감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소니나 보스의 무선 헤드폰만큼 좋지는 않지만 에어팟 맥스보다는 낫다. 헤드 밴드가 상당히 늘어나 꽤 대두에 속하는 필자도 편안히 착용하여 장시간 영화감상을 할 수 있었다. 약간의 장력이 느껴지나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착용감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가능하다면 매장에서 미리 착용해보길 바란다.
무게 또한 330g으로 최근 출시된 소니 WH-1000XM5의 250g 보다는 무겁지만 에어팟 맥스의 389g 보다는 가볍다. 사람에 따라서는 300g이 넘어가는 무게는 장시간 감상시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목을 편안히 받칠 수 있는 감상환경이 필요할 수 있다.
스펙은 다음과 같다.
블루투스 외에 3.5mm 오디오 단자로 소스기기에 직접 연결도 할 수 있는데 최근 스마트 기기들이 3.5 mm 출력을 없애는 추세이므로 활용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 코덱은 SBC, AAC, aptx adaptive 까지 지원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있는 LDAC 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상당히 준수하다.
애플과 소니, 보스 등이 이 분야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데 본 제품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또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 활성 상태에서도 음질이 거의 변하지 않는 느낌이다. 다만 사용 가능 시간은 많이 줄어들게 된다. (34시간 -> 11시간)
이외에 귓속 구조를 측정해 음질을 조절하는 기능 (Listening Optimizer), 외부소리 듣기 (ambient sound), 음질 최적화 기능 (Listening care) 등도 네이밍에 걸맞게 충실하게 지원한다.
본체에는 터치식 조작을 적용하지 않았고 모든 버튼이 물리식 조작버튼이다.
전원 on/off, 블루투스 페어링,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및 외부 소리 듣기, 음장기능 on/off 및 변환 등이 모두 외부의 물리버튼을 통해 이루어지며 터치식처럼 보이는 우측 이어컵의 재생, 중지, 곡 전환 버튼조차도 사실 물리식 조작 버튼이다.
버튼이 정전식 터치 방식이 아닌 점은 사용자에게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어두운 곳에서 영상을 감상할 경우 물리식 버튼이 정확한 조작에 더 유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작은 전용 앱으로도 가능한데 앱에서 EQ는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다.
3D 사운드의 경우 사용중 언제 어느때고 본체의 3D 버튼을 2초 이상 누르면 활성화시킬 수 있고 역시 활성화 상태에서 2초 이상 다시 누르면 끌 수 있다.
활성화 후 3D 버튼을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시네마 -> 드라마 -> 뮤직비디오 -> 콘서트홀 -> 야외공연장 -> 오디오룸 -> 배경음악
순으로 모드가 바뀌는데 모든 과정이 친절하게 헤드폰 내에서 음성으로 지원된다.
각각의 3D 음장에 특색이 꽤 있어 다양한 감상에서 여러 음장모드를 돌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3D 사운드가 켜지면 자동으로 헤드 트래킹 모드로 진입한다. 에어팟 시리즈에서도 지원하는 기능인데 고개를 돌리면 음상이 바뀌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감상 중 고개를 완전히 오른쪽으로 돌리면 왼쪽 이어컵에서 주로 소리가 나오는 식이다. 신기하기는 하지만 헤드 트래킹 기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므로 고개를 자주 움직여 감상에 방해가 된다면 끄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음질과 성능
본격적인 감상에 들어가보았다.
아이폰에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2채널 음악감상을 먼저 해보았다.
음질은 비교적 플랫하면서도 저음이 약간 부스팅된 양상이다. 전반적으로 편안하면서 오래 듣기 좋은 음색이다. 좀 더 자극적인 음색을 원하는 분들에겐 심심하게 느껴지는 소리일 수 있다. 야마하가 하이파이 제품에서 추구하는 트루 사운드가 여기에도 적용된 모습이다. 해상도나 밀도감 등에 있어서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아주 예민한 귀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음악감상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으므로 여름이 아니라면 아웃도어 용으로도 쓸만한 제품이다. (검고 투박해보이는 디자인으로 인해 패션 아이템 용도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 음악 감상에서도 3D 사운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3D 음장모드 중 뮤직비디오나 콘서트홀, 야외 공연장, 오디오룸 등의 모드를 적용해보면 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에어팟 시리즈의 경우 돌비 애트모스로 스트리밍되는 애플뮤직 음악에서만 공간음향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지만, 야마하 YH-L700A 의 경우 음원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음원을 기기 자체의 음장 기술을 적용해 3D 사운드로 감상이 가능하다.
물론 일반적인 2채널 음원을 3D 사운드 음장을 가미해 감상할 경우 인공적인 느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음악감상에 있어 퓨어 사운드를 선호하는 분들은 3D 사운드 모드를 끄는 편이 낫다.
3D 사운드 모드는 영화 감상시에 그 위력을 발휘한다.
필자는 소스기기로 애플TV 를 사용중인데 애플 기기에도 페어링은 원활하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의 그레이맨을 감상하였다.
그레이맨은 넷플릭스 스트리밍에서도 돌비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지만 블루투스로는 풀 스펙의 애트모스 음향 전송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2채널 블루투스 신호를 받아 헤드폰 자체에서 3D 사운드를 적용하는데 그 효과가 제법 괜찮다.
일반 모드로 감상하다가 3D 사운드를 활성화시키고 시네마 모드를 선택하게 되면 공간감이 확장되고 각종 효과음들이 더 입체감을 띄게 되며 OST 음악마저도 더 생동감이 느껴진다. 마치 극장 안에 들어와있는 느낌이 드는데 그 효과가 아주 자연스럽다.
가상 서라운드의 한계상 뚜렷한 방향성까지 느끼긴 힘들지만 이 정도면 일반 2채널 헤드폰들에 비해 훨씬 생동감있는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또한 블루투스 방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딜레이 현상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블루투스 무선헤드폰 중에선 에어팟 맥스의 공간음향 기능이 경쟁자라 할만한데, 에어팟 맥스는 애플 기기에서만 공간음향을 느낄 수 있고 영화에서의 음향도 다소 플랫하다.
반면, 야마하 YH-L700A는 쉴드 TV, 구글 크롬캐스트 등 블루투스가 가능한 모든 소스기기에서 공간음향 적용이 가능하고 영화 음향에서 저음이 강화된다. 영화감상이란 측면에서는 야마하 YH-L700A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게다가 무게도 더 가볍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일반 블루레이 플레이어들의 경우 블루투스 송신을 지원하지 않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본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YH-L700A는 현 시점에서 대세라 할 수 있는 스트리밍 방식의 소스기기에 최적화된 기기가 아닐까 싶다.
시간/공간 제약없이 영화를 입체음향으로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
멀티채널 스피커나 사운드바 등을 들여 힘들게 설치해놓고 볼륨을 마음껏 올릴 수 없으면 상당한 스트레스이다. 대부분 편안한 감상 시간이 야간이 되는데 이웃이나 가족에게 민폐가 될까봐 낮은 볼륨으로만 감상을 하게 되면 어느새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래서 아웃도어에서의 음악감상 외에도 집에서 편안히 음악이나 영상물 감상을 할 때에도 헤드폰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헤드폰은 2채널만 지원하거나, 멀티채널을 지원해도 상당히 까다로운 세팅이나 추가기기 구입 등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야마하 YH-L700A 는 블루투스 송신이 가능한 소스기기만 있으면 그 종류가 무엇이든 페어링 한 번으로 간편하게 영화관에서의 감상과 같은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흔치 않은 기기이다. 물론 그 체험의 정도가 실제 극장과 똑같을 수는 없고 일반 멀티채널 홈시어터의 음향수준에 비교해도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소스기기와 헤드폰 본체 하나만 있으면 되는 강력한 편의성과 소스기기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범용성, 리모컨조차 필요없는 간단한 조작성 등으로, 쉽고 간편하지만 어느정도 차별적인 성능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매우 귀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제품이라 평하고 싶다.
장점
- 간편한 블루투스 페어링만으로 영화관 같은 입체음향이 가능
- 소스기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3D 사운드 적용 가능
- 강력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으로 아웃도어용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
- 본체의 물리 버튼과 전용 앱을 통해 조작이 매우 간단함
- 음악이나 영상물 종류에 따라 3D 사운드의 다양한 체험이 가능
단점
- 순수 음악 감상시 음질이 최고 수준은 아니고 EQ 조정 불가
- 여전히 무거움
- 패션 아이템으로서는 아쉬운 디자인
글쓰기 |
좋아보이는데 베오플레이 포탈과 비교하면 어느정도 차이가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