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2021 US 오픈 예정지 토리 파인즈 (Torrey Pines GC) 방문기
미국의 락다운조치가 완화되면서 캘리포니아에서도 골프장이 오픈하여 그나마 숨통을 틔우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만 다니다가 멀어도 좀 좋은 곳 없나 알아보던 차에 토리 파인즈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이미 다녀오신 분의 글이 하나 보입니다만 사진 링크가 잘려있기도 하고 오래 되어서 하나 더 올립니다.)
매년 남자 프로 골프 투어(PGA)가 열리곤 하는 코스로 좋은 날씨 덕에 1월에 PGA 개막하는 경기를 여는 곳이기도 하죠. 올해 1월에 열린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이 열린 곳입니다. (예전에는 뷰익오픈 이란 이름으로 한참 열렸었죠.)
샌디에고 북쪽의 라 호야 비치를 끼고 있는 36홀의 유명한 골프장인데 이게 샌디에고 시에서 운영하는 시립 퍼블릭 골프장입니다.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사람은 30불 정도에 칠 수 있는데 저는 샌디에고 주민이 아니라서 125불을 내었습니다. (암튼 다음에 또 기회를 만들어 샌디에고로 와야 할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경치가 좋고 날씨도 좋은 곳이라서 예매 오픈되면 오전 좋은 시간대는 5분내로 매진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주민들이 먼저 예약하고 남은 자리만 외지인에게 제공한다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길에 아놀드 파머, 잭 니클러스, 톰 왓슨을 비롯해 유명한 우승자들의 명패가 위엄을 더 해 줍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퍼블릭이기때문에 클럽하우스는 너무 소박한데 역대 우승자의 사진들을 게시해 이 곳에서 열린 대회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온통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이네요. 프로샵에서 판매하는 2021년 US 오픈 기념 굿즈를 몇 개 샀습니다. (유명한 곳 가면 볼 마커라도 꼭 하나씩은 사서 남기려고 합니다. 음반도 블루레이도 안 사는 요즘 유일한 사치...)
경기 중계할때 자주 보이던 시계탑에서 사진도 찍고...
희귀종인 토리 파인이라는 해송이 이 골프장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36홀로 north와 south course로 나뉘는데 north가 길이가 좀 짧고 아기자기 하다고 하네요. 지대도 조금 더 높아서 경치도 더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간 곳은 north course입니다.
다음 주는 south course를 갈 예정인데 여기는 전장이 조금 더 길다고 합니다. 보통 PGA 대회가 양 코스 날짜 번갈아 열리는데 마지막 날은 주로 south에서 열린다고 하네요.
아침 티 오프할때는 날씨도 흐리고 해무가 자욱해서 바다가 안보여서 경치가 안보인다고 지인이 안타까워하는데 몇 홀 돌다가 점점 구름이 걷히면서 서서히 멋진 경관이 보입니다.
페어웨이 상태는 너무 좋습니다. 원래도 좋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2달 문 닫았더니 잔디가 정말 제대로 정비가 되었다고 하네요. 정말 푹신한 느낌으로 마음 놓고 아이언샷 팍팍 날린건 좋은데 그린이 단단해서 다 튕겨내네요. 지난 주까지 에어레이션 한 바람에 그린에 모래가 많아서인지 스핀도 안 먹어서 전반 홀에서는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만 스코어는 나쁘지 않습니다. 라베를 경신하고 80대 초반으로 가나 했는데 잘 맞나 싶더니 막판에 100야드 안에서 다섯 타를... 핸디 귀신은 세계 곳곳에 있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ㅠㅠ
구름 완전히 걷히니 정말 절경이 펼쳐집니다. 멀리 태평양바다를 보면서 날리는 티샷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기 파 3가 north course의 시그너처 홀이라네요.
여기서도 깃대 옆 3미터에 딱 붙였는데 쩝... 버디는 참 어렵네요.
타수를 줄이려면 정말 퍼터는 필수인것 같습니다.
암튼 좋은 날씨에 좋은 곳에서 재미있게 즐기고 왔습니다.
다음 주 PGA 선수들도 버거워한다는 긴 코스를 자랑하는 south course에서 짤순이가 어떤 삽질을 할 지 걱정되지만 벌써 그 시간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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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봐도 멋있고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