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난생 처음으로 동반자의 홀인원을 직관했습니다.. 그런데...
아래 4월 11일 조인글을 올렸던 바로 세종GC 5번홀에서 그 홀의 아너가 친공이 110m 홀인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조인자도 금방 구성되었고, 날씨는 더할나위없이 좋았고 공기도 좋고 모든 것이 봄골프를 위한 날이었습니다. 대략 저희 초등동창 3명과 거의 비슷한 실력과 나이어서 크게 이질감 없이 동반자분도 매너있게 잘 어울려 주셨습니다.
후반 오르막 파5 홀을 힘겹게 마친 후 잠시 대기가 있었고, 앞 팀이 나가자 아너가 짧게 채를 잡고 휘둘렀습니다. 공은 평소보다 살짝 두껍게 맞는 소리가 나고 프린지에 툭 떨어져서 모두 각자 다음 순번을 준비하고 있는데 캐디의 우렁찬 소리가 계곡을 울립니다. "어~어~어~ 끝까지 보세요~ 저거 저거..."
고개를 획~ 돌려보니, 프린지에 떨어졌던 공이 슬슬슬 왼쪽으로 굴러가더니 갑자기 그린에서 꼴까닥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순간... 모두가 "어~" 하고 "설마~" 하면서 빙긋이 웃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참 이상하더군요.
저는 홀인원을 말로만 들었지 처음으로 목격을 하였는데, 그렇게 신기하지도, 그렇게 흥분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게 아니고 동반자들, 심지어 홀인원 한 사람도 구력 15년만에 처음 한다는 홀인원인데 그냥 "덤덤하다.."라고 하며 남들이 시키니까 하는 절 하고 사진찍고, 우리도 그냥 웃고 박수만 조금 쳐 주고 다음 홀로 이동하였습니다. 캐디도 그냥 미소만 지으며 저는 매년 4월이면 한 번씩 홀인원을 보네요.. 올 해도 4월에 누가 홀인원할까 했었는데.. 라고 담담하게 얘기하고 곧바로 다음 홀 준비를 시키더라고요.
그러면서 경기 끝나면서까지 홀인원 얘기는 별로 없고, 나중에 캐디백 차에 실을 때 캐디분이 인포에서 홀인원 증명서 받아가세요, 축하합니다. 하면서 그냥 가 버렸습니다.(홀인원 홀에서 10만원은 받았었습니다..^^)
인포메이션에 갔더니 데스크 직원은 계산할 때도 모르고 있다가 한 사람이 혹시 홀인원 증명서 왔나요라고 물어보니까 그제서야 증서와 골프공 1세트를 플라스틱 판 아래로 영수증과 함께 아무말 없이 주기만 하더라고요.
충남지역의 코로나 영향으로 샤워도 안 하고, 대전으로 나와서 중식당에서 밥만 먹고 너무나 덤덤하게 축하한다하고 다음에는 어디서 라운드하지 얘기하고 헤어졌습니다.(남들이 얘기하기에는 밤에 다시 모여서 2차를 가네, 3차를 가네 하는 얘기도 하나도 없었고요..^^)
오늘 월요일 퇴근시간 전인데, 아직도 단톡에서 홀인원한 것에 대한 아무런 얘기도 없고 또 저도 그냥 무덤덤하네요..^^
홀인원하면 무언가 엄청나게 기분이 묘할 것 같았는데, 별 감흥이 없었다는 첫 홀인원 감상기였습니다.
제가 보험들고 홀인원해야 그제서야 기분이 날까요? ^^
다음은 브릿지스톤 1번 공으로 4월에 세종GC 5번 홀에서 9일에 11시 29분에 홀인원 하였다 해서 남은 동반자들이 같은 번호로 산 로또 증명서입니다.
역시 홀인원이나 로또는 모두 남은 저희에게는 행운이 오지 않는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닿고 오늘도 힘차게 출근했습니다..
비오는 퇴근길입니다. 모두 편안한 저녁 되십시오~
PS)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홀인원 한 손을 꼭 잡고 그 기를 받아서 찍은 번호인데..
한 개가 뭡니까, 한 개가.. ㅠㅠ
내 인생, 한 방은 없나봅니다.. 그저 적금으로 꼬박꼬박~
2021-04-13 15:49:05
오라cc 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샷이글한 적 있었는데 그때 저는 직접 로또를 샀었는데 하나도 안 맞았습니다. ㅜ.ㅠ
2021-04-15 12:51:24
홀인원은 1/12,000 이고, 로또는 1/8,000,000 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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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한개만 홀인 하셨네요.^^
홀인식스를 노리셨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