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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게]  꼭두새벽에 골프 배우는 이야기 (2) - 레슨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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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4-19 20:50:51
안녕하세요?
오늘은 연습장 처음 갔던 날 겸 레슨 첫 날 기억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등록할 때 장갑 챙겨 오라고 들어서 전날 마트가서 하나 장만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손에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마트 두 곳을 갔네요.
( 이런 건 꼭 내가 사려고 하면 없더라... )

채는 가지고 있었지만, 락커를 못 받은 관계로 가방에 골프화하고 장갑만 챙겨 놓았습니다.
골프치시는 분 많다는 걸 실감했네요. 락커 여분이 없다니....

알람 맞춰 놓고 누웠는데 마음이 싱숭생숭 합니다.
( 못 일어나면 어쩌지? )
( 똑딱이부터 다시 하나? )
( 맞긴 맞으려나? )
싱숭생숭....
5초 후에 잠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파워 숙면러.
무슨 걱정이 있어도 머리만 닿으면 쿨쿨쿨....
.
.
.
10여년간 출근 알람으로 단련된 몸 답게,
다음날 새벽 5시 20분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 으아 다행이다. 안 늦었다. )

가방 속에 장갑과 신발을 다시 확인하고 컴컴한 새벽 길을 걸어갑니다.
 
( 똑딱이부터 다시 하나? )
( 맞긴 맞으려나? )
첫 날인데 전혀 신나지 않고, 이게 연습하면 되려나 하는 두려움이 가득했네요.
옛날에 처음 배울 때 당췌 제대로 못 쳤거든요.
예기 불안이.....

어쨌든, 3개월은 해본다 생각하고 터벅터벅 걸어서 연습장에 갑니다.
도착해서 직원 및 프로님과 인사를 합니다.

주섬주섬 신발을 신고 장갑을 끼고 있으니,
프로님께서 연습장 7번 아이언을 가져다 주십니다.

채는 일단 이거 쓰시고요.
예전에 조금 배우셨다고요?
(네. 10년도 더 전에요.)
일단 자연스럽게 휘둘러 보세요.
붕~~~~
( 아하하. 안 맞았습니다. 심지어 공이 티 위에 있는 상태로 휘둘렀..... )

프로님 당황하셔서, 바닥에 공 내리고 치는 거라고 알려주시고. ㅋㅋ
어드레스고 그립이고 다 잊어버려서 처음부터 시키는대로 잡고 서고
( 이런 것들이 있다는 걸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ㅎㅎ )
서로 당황당황. ㅎㅎ
 
일단 어디까지 기억하고 계시는지 볼께요.
똑딱이 아시죠? 똑딱이 해보실께요.
팔 요만큼만 움직여서 쳐 보실께요.
딱.
( 어라? 이건 또 맞네요 ? )
오... 공이 맞네요.
 
그럼 요만큼만 더 올려서 쳐 보실께요.
깡.
( 파워 생크... T.T )
머리가 들리셔서 그래요. 배에 힘주고 스윙 해보실께요.
딱.
( 좀 저쪽으로 많이 휘었지만, 앞으로 가긴 갔.... )
( 지금 생각해보면, 머리를 무슨 상모 돌리듯이 흔들면서 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그래도 예전에 배운거 다 잊어버리진 않으셨네요?
( 네? 저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요? )
( 아마도 다음날부터 안 나올까봐 걱정되서 하신 말씀이신듯 싶습니다 =.= )
 
일단 오늘은 이렇게 팔을 여기까지만 올려서 계속 쳐 보실거에요.
몸 흔들리지 않게 배에 힘주고 해보실께요.
( 아니 저 아무 것도 모르는데요? )

처음에 대략 이런 식으로 시작한 듯 합니다.
끝날 때 다시 한 번 풀스윙으로 휘둘러 봤는데 저 옆으로 50미터 갔네요. ㅎㅎ
 
처음 시작할 때는 몸에 코어 근육이라고는 흔적기관처럼 남아 있었거든요.
만져보면 여기 근육이 있긴 한건가 싶을 정도.
 
레슨 받고 40분동안 혼자 열심히 하프 스윙...
휘두르면서 7번 아이언 왜 이렇게 무겁지 ? 이런 생각도 하고...
카카오라서 치고 나면 스윙이 화면에 나오는데 초민망.
무슨 목각인형 같은 자세로 치고 있었죠.
나중에 옵션에서 끌 수 있다는 걸 알아서 끄고 쳤네요. ㅎㅎ
 
운동 안 하던 몸이라 뭐 한 것도 없는데 땀이 비오듯 났었습니다.
 
문제는,
아직 춥기도 하고 옷 갈아입고 출근하기도 그래서 얇은 니트를 입고 갔는데, 아뿔사...
끝나고 보니까, 늘어났네요.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은 꼭 운동복 입고 가세요. T.T
 
이걸 무슨 재미로 하나...라는 생각 절반
하다보면 늘겠지...라는 생각 절반
이 섞인 마음으로 출근했네요.

써 놓고 보니까 지금도 못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하고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네요. ㅎㅎ
님의 서명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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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4-19 20:50:13

글 정말 재밌게 쓰시네요.
꼭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저같이 만년 백돌이로 남지 마시고요.

WR
2022-04-19 20:53:34
저는 백돌이는 고사하고, 공이 앞으로 계속 가기만 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2022-04-20 06:41:59

수고하셨습니다 오래전에 배웠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곧 잘 맞추실 수 있을 겁니다

WR
2022-04-20 11:17:33

감사합니다. 맹연습 중입니다. ㅎㅎ

2022-04-20 11:46:01

옛날얘기 쓰신거죠? 얼른 DPGA나오셔요~

WR
Updated at 2022-04-20 11:55:21
불과 몇 달 전입니다.
그래서 아직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무엇인가를 시작해 보아서, 나름 제게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어딘가에 적어두고 싶어서, 일기같은 글이지만 적어 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자세도 거리도 갈 길이 멀어서, 골프장에서 뵐려면 몇 달 더 걸릴 듯 합니다.
올해 안에 꼭 참석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2022-04-21 13:43:00

이미 글로 적으신 단계는 훌쩍 넘으신것 같은데 공이 맞아나가기 시작하고 라운딩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재밌는 스포츠가 아닌가 싶어요. 돈이 많이 들고 안맞으면 우울해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

WR
2022-04-21 15:30:10

일희일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잘 맞지도 않았는데, 무릎 팔목 옆구리까지 안 아픈데가 없네요.

내일은 잘 맞겠죠. ㅎㅎ

2022-04-21 22:50:50

지난 겨울에 시작해서 필드 3번 나간 40 후반 초보입니다. 동병상련(?)을 느끼며 화이팅을 보냅니다. ^^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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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2 08:22:12

성골 기원합니다!

저는 요새 바디턴 스윙 연습하다가 공은 더 안 맞고 힘드네요. ㅎㅎ

Updated at 2022-04-22 15:35:21

골프라는 요망한 운동은

 해도 잘 안늘지만, 안해서는 늘수가 없고

포기하려고 하면 뜬금포로 갑자기 좀 맞다가

좀 맞는다고 자만할라치면 나락으로 떨어져서 멘탈을 산산히 부셔버리는 운동인데

최고 지랄맞은 건, 이런데도 헤어나올 수 없다는거네요 ㅎㅎ

 

화이팅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골프생활 되시길~~ ^^

WR
2022-04-22 15:54:29
감사합니다.
그저께, 어제, 오늘이 다 다르니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ㅎㅎ
성골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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