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꼭두새벽에 골프 배우는 이야기 (3) - 하다보면 늘겠죠 ?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지러이 날아가는 스크린의 골프공을 보며 마음 수양에 힘을 쓰는 골린이 입니다.
하아.. 화내지 말고 쳐야지...
저에게는 까마득한 옛날에 잠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닭장(?)에서 골프를 배웠을 때 생긴 매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7번 아이언 아무리 쳐도 70m....부들부들.
스크린 에서 딱 한 번 쳐 봤는데, 거리가 안 나니 파3홀에서 워터 해저드에 퐁당 퐁당.
어흑...
그래서 이번에 새로 시작할 때도 7번으로 100미터만 가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140미터 간다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쳐. ㅋㅋㅋㅋ
이런 생각이죠.
( 그런데, 지금도 140미터를 어떻게 쳐? ㅋㅋㅋㅋ 이러고 있습니다. ㅎㅎ )
아무튼, 이런 아픈 기억으로 인해, 골프를 배운다기 보다는, 큰 기대 없이 새벽에 운동한다 생각하고 시작했거든요.
어쨌든 운동하는거니까, 월화수목금... 꼬박꼬박 나갔습니다.
주말에는 푹 쉬고요.
주말에도 연습했으면 벌써 몇 군데 부러지고 찢어졌을 듯 싶습니다.
아픈 이야기도 정말 눈물 한 바가지 인데, 나중에 적어보겠습니다.
아무튼 한 달 동안 월화수목금 열심히 나갔는데, 맨날 비슷한 거죠.
스크린에서 연습하니까, 치면 얼마 나가는지 바로바로 보여서 좋은데요.
한 2주 지나니까 얼추 70미터 나갑니다.
아이 씐나! 처음엔 50미터 저 옆으로 갔는데 이젠 앞으로 70미터 가네.
그런데 2주 더 지나서 한달되니까 가까스로 80미터 가기도 하고, 여전히 70미터 정도...
이제 하나도 안 신납니다.
공 치면 화남요.
하루는 프로님께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하다보면 늘긴 늘죠 ?"
( 제 속마음 : 제가 다음 달에도 70미터 치고 있는건가요? )
프로님이야 당연히 "그럼요. 금방 늡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 아마 속으로 '여기서 포기하시면 안되요.' 라고 하셨을 듯 싶네요. )
아아..
40대 아저씨의 흔적기관처럼 남은 근육으로는 안되는 건가.
그래도 한 달 동안 꼬박꼬박해서 개미 눈꼽만큼 근육이 불어났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듭니다.
제가 배우는 프로님은 레슨 할 때, 제가 제일 못하는 거 하나 씩만 알려주시거든요.
신기하게 시키는 대로 하면 갑자기 잘 맞는데, 혼자하면 도루묵...
그래서, '레슨은 중요하구나' 라고 생각은 하는데, 당췌 거리가 안 늘어나서 시무룩...
그런데, 찾아보니까 처음에는 원래 거리가 안 늘더라고요.
검색하면, 저하고 비슷한 고민 하신 선조들의 고민글이 한 뭉텅이 나옵니다.
일부 골프 신동이신 분들이나 처음부터 빵빵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
골프는 원래 어렵구나.
공이나 계속 치자.
이게 제가 배우고 한 달 지나서 며칠 동안 폭풍검색 해보고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백스윙도 엉성
다운스윙도 엉성
머리는 계속 들리고....
가끔 80미터 간게 신기한 것이었죠.
그런데, 지금도 머리가 쑤욱...
머리 어떻게 고정하는 건가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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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스윙이 안 쓰던 근육들을 움직이는 거라 처음엔 볼도 정확히 안 맞고 거리도 안 나죠.
그러다 어느 순간 거리가 확 늘어나는 시점이 올 겁니다.
아침마다 가신다니 부지런하시네요.
7번으로 140m 날리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