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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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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서브우퍼 설치와 세팅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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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23 12:05:18

서브우퍼 설치와 관련해 중복된 질문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부족한 지식이지만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게시물 하나로 올려볼까 합니다.

AV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분들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되실 때마다 몇 번에 나눠서 읽다보면 오디오와 음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쌓고 AV를 취미로 즐기시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긴 글을 쓰다보니 저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조금 설명이 소홀한 부분도 있을 텐데 추후에라도 가끔씩 다시 들여다보면서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2채널 하이파이용 오디오와 AV용 오디오의 차이는 서브우퍼의 존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음악에서 40Hz 이하의 저음은 거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음악 감상용 시스템에는 굳이 서브우퍼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저음까지 즐기고 싶다면 좀 더 큰 톨보이 스피커를 사용하면 되죠.

 

**물론 2채널 하이파이용 오디오에도 잘 세팅할 수만 있다면 서브우퍼는 적은 비용으로 큰 업그레이드 효과를 볼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 이야기는 이 글의 후반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일반적으로' 음악감상에서 서브우퍼는 꼭 필요한 장비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얘기가 다르죠.

영화에서 탱크가 지축을 뒤흔들고 거대한 육식 공룡이 육중하게 달려오는 소리를 제대로 느끼려면 20Hz 근방까지 떨어지는 초저음을 재생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음향이 보급되면서 가정에서도 13채널 이상의 스피커를 설치해 사용하는 AV 애호가들이 있을 정도지만 그 많은 채널 중 고작 0.1채널이라고 부르는 LFE(저역효과음. Low Frequency Effects)가 영화를 영화답게 감상하게 만들어주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일반적인 스피커들은 이런 LFE 신호를 재생하기가 어렵습니다.

 

제조사가 공개하는 스피커의 스펙을 살펴보면 얼마나 낮은 저음까지 재생할 수 있는지 기재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크기가 큰 톨보이 스피커라면 30Hz 안팎, 평범한 북쉘프 스피커들은 50Hz~60Hz 정도, 그보다 더 작은 새틀라이트 스피커들은 100Hz에서 심하면 150Hz까지도 저음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수천 만 ~ 수억 원대에 이르는 고가의 대형 스피커를 제외하면, 20Hz까지 평탄하게 저음을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는 매우 드문 게 현실이죠.

 

여기서 잠시, 오디오를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두 가지 용어에 대해 먼저 이해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헤르츠(Hz)와 데시벨(dB)이란 용어죠.

 

오디오를 취미로 하다보면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는 용어들인데 이 기회에 알아두면 두고 두고 오디오 생활에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애썼으니 처음엔 복잡해 보이더라도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오시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공기의 진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리의 성질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헤르츠(Hz)는 공기가 초당 몇 번 진동하는지, 그 진동수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1초에 한 번 진동했다면 1Hz인 거죠.

이런 진동수를 음향에선 주파수(Frequency)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진동의 파형은 아래 그림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처럼 1Hz는 1초 동안 한 번 진동하는데 가장 높은 지점(마루)과 낮은 지점(골)을 한 번씩 통과하는 파형을 갖습니다.

그리고 초당 진동하는 횟수(=주파수)는 음의 높이를 결정하게 되는데 주파수가 커질 수록 고음이 되고 작아질수록 저음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20Hz ~ 20kHz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구간을 가청주파수 대역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1초 동안 20번 진동하는 저음부터 2만 번 진동하는 고음까지 들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건 청력이 손상되지 않은 건강한 어린아이들이나 가능한 얘기고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40세가 넘으면 15kHz, 50세가 넘으면 12kHz 이상의 고음은 잘 듣지 못하게 되죠.

 

그리고 음악이나 영화를 더 좋은 소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소리의 속도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소리의 속도는 섭씨 0도, 1기압 조건에서 초속 331.5미터입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0.6미터씩 증가하기 때문에 음속은 실온에서 대략 초속 340미터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1Hz의 소리가 어딘가에 부딪쳐 반사되지 않고 한 번 온전한 파형을 그리기 위해선 340미터의 거리가 필요합니다.

1초 동안 한 번 진동하는 것이 1Hz인데 소리는 1초에 340미터를 이동하니까요.

 

이렇게 한 번 진동할 때 이동하는 거리를 파장(波長)이라고 하는데 소리 1Hz의 파장은 340미터인 겁니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 대역 중 가장 낮은 저음인 20Hz의 파장은 17미터(340 ÷ 20)라는 걸 알 수 있죠. 

 

이쯤되면 고작(?) 오디오라는 취미를 즐기자고 소리의 속도와 파장까지 공부해야 되나 싶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실제로 오랜 세월 오디오를 취미로 즐겨온 마니아들 중에도 좋은 소리를 듣고 싶으면 그냥 더 비싼 오디오를 구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뿐입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복잡한 내용이지만 하나씩 이해하다보면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한 자신의 오디오 음질에 만족할 수 없거나 음역대별 밸런스가 무너지고 부밍이 발생하는 등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실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럼 계속해서.....^^

 

dB(데시벨)은 전력, 전압, 에너지 등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소리와 관련해서는 음압(소리의 압력)의 단위로 사용합니다.

음압이라고 하면 어렵게 들릴 수 있으니 쉽게 소리의 크기, 즉 볼륨이라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깊게 들어가면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요.

 

dB의 특징은 절대값이 아닌 상대값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연애력이라는 게 있다고 가정해 보죠.

A는 지금까지 3명의 여자친구를 사귀어봤고 B는 5명의 여자친구를 사귀어봤습니다.

여자친구의 숫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A는 B보다 연애력 수치가 2만큼 작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태 솔로인 C와 비교하면 A는 연애력이 3만큼 큰 사람인 거죠.

 

dB도 이처럼 비교 대상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상대적인 비율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사람의 청각은 작은 소리에 민감하고 큰 소리엔 상대적으로 둔감한 특성이 있습니다.

앰프에서 스피커로 열 배의 출력을 보낸다고 해서 열 배 더 큰 볼륨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 부분은 깊게 들어가면 로그함수까지 설명해야 하니까 지금 이 단락에선 앰프의 출력은 3dB 커질 때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지만 사람의 청각은 6dB이 커져야 두 배 더 큰 소리로 인식한다는 정도만 이해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dB과 관련해서는 밑에서 관련 내용이 나올 때 조금 더 설명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헤르츠(Hz)와 데시벨(dB)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는 생기셨을 겁니다.

아직 모르겠다 싶으시면 위의 설명들을 다시 읽어보시고 Hz와 dB에 대해 어느 정도 개념을 잡으신 뒤에 아래 내용으로 넘어가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만큼 Hz와 dB은 오디오라는 취미를 즐길 때 알아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계속해 보죠.^^

 

스피커가 소리를 내는 원리는 스피커에 장착된 드라이버 유닛이 앞뒤로 움직여 공기를 진동시키는 것입니다.

드라이버 유닛마다 구조와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저음을 재생하는 드라이버 유닛은 아래의 사진과 비슷한 형태로 제작됩니다.

그리고 서브우퍼에 장착된 우퍼 유닛이 1초에 20번 진동하면 20Hz의 초저음이 재생되는 거죠.

 

**인간의 청각으로는 들을 수 없는 20Hz 이하의 저음을 초저음이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이 글에선 일반적인 스피커들이 재생하기 힘든 20Hz ~ 40Hz 사이의 저음을 제 임의대로 초저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럼 크기가 작은 북쉘프 스피커에서도 드라이버 유닛이 초당 20번 진동하면 20Hz의 초저음을 재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그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볼륨을 높여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창문이나 소파가 흔들릴 정도의 저음을 경험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고음보다 저음이 에너지가 크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으시죠.

실제로 오디오 평론가라는 사람들도 저음은 에너지가 크고 고음은 에너지가 작다고 설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기본적인 물리 법칙입니다만, 진동 에너지는 파장이 짧을수록(고음) 크고, 길수록(저음) 작습니다.

 

예를 들어 선풍기 날개가 초당 20번 회전할 때와 2만 번 회전할 때, 어느 쪽이 더 센 바람이 나올지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당연히 2만 번 회전할 때 더 센(=더 에너지가 많은) 바람이 나오죠.

 

그렇다면 어떻게 고음보다 에너지가 작은 저음이 소파와 창문을 뒤흔들고 벽과 바닥을 넘어서 층간 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요?

 

저음이 고음보다 에너지가 크다는 오해는, 스피커가 고음과 동일한 볼륨으로 저음을 재생하기 위해 훨씬 많은 부피의 공기를 더 큰 진폭(오디오에선 스피커 유닛이 앞뒤로 진동하는 폭)으로 진동시켜서 만들어낸 저음을 우리가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장이 긴(=에너지가 작은) 저음을 파장이 짧은(=에너지가 큰) 고음과 동일한 밸런스를 가진 볼륨으로 재생하려면 더 많은 부피의 공기를 더 큰 진폭으로 진동시켜야 하는 거죠.

 

초당 20번 회전하는 선풍기가 2만 번 회전하는 선풍기와 동일한 에너지를 가진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선풍기 날개를 크게 만들어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겁니다.

 

이어폰의 경우 귀에 꽂아서 듣기 때문에 길이 3cm 정도에 불과한 귓구멍 안(외이도) 작은 부피의 공기만 진동시키면 됩니다.

그렇게 작은 부피의 공기를 진동시키는 것은 이어폰에 사용되는 작은 드라이버 유닛으로도 충분하죠.

 

하지만 스피커는 이어폰과 사용 환경이 다릅니다.

작게는 3~4평 내외의 방부터 크게는 수천 평이 넘는 공연장을 채우고 있는 큰 부피의 공기를 충분한 에너지로 진동시켜야 하죠.

그리고 이렇게 큰 부피의 공기를 진동시키려면 드라이버 유닛의 크기도 커져야 합니다.

 

소형 스피커든 대형 스피커든 고음을 재생하는 트위터는 거의 대부분 지름 1인치(2.54cm) 정도의 크기를 가진 작은 유닛 하나만 장착되어 있습니다.

반면 저음을 재생하는 우퍼 유닛은 소형 새틀라이트 스피커라고 해도 3인치 안팎, 북쉘프 스피커는 4~6인치, 톨보이 스피커는 6~15인치에 이르기까지 트위터보다 훨씬 큰 우퍼 유닛을 1개에서 많으면 네댓 개 이상 장착한 것을 볼 수 있죠.

 

3~4인치 정도 크기의 우퍼 유닛이 장착된 북쉘프 스피커로 40Hz 이하의 초저음을 재생하면 우퍼 유닛이 격렬하게 진동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대역의 저음은 들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분명 40Hz 이하의 저음을 재생하고 있긴 하지만 우퍼 유닛의 크기가 작아 충분한 부피의 공기를 충분한 진폭으로 진동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볼륨이 작아 사람의 귀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죠.

마치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 수십 cm만 거리를 떨어뜨려도 고음만 들리고 저음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스피커의 우퍼 드라이버 유닛을 보면 대부분 깔때기처럼 움푹 안으로 들어간 형태로 좀 더 공기를 효율적으로 모아서 밀어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음 재생에 특화된 본격적인 서브우퍼라면 일반 스피커에 사용하는 우퍼 유닛보다 확연하게 더 큰 10~16인치 정도의 대형 유닛을 사용하는 것이죠.

 

그리고 스피커의 드라이버 유닛은 앞뒤로 진동하는 구조이다보니 당연하게도 소리의 진동은 유닛의 앞과 뒤 양쪽 모두에서 발생합니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드라이버 유닛의 전면 재생음과 후면 재생음이 만나게 되면 서로 간섭을 일으켜 제대로 된 소리를 감상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드라이버 유닛의 크기가 커질수록 유닛 후면에서 발생하는 소리 에너지도 커지기 때문에 이 후면 방사음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스피커 통(인클로저.Enclosure)의 부피도 그만큼 커져야 합니다.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서브우퍼는 인클로저의 형태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저음반사형(=베이스 리플렉스 Bass reflex)이고 또 하나는 밀폐형(Sealed)입니다.

 

저음반사형으로 제작된 스피커와 서브우퍼는 인클로저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구멍이라고 했지만 그냥 덩그라니 구멍만 뚫려있는 게 아니라 속이 빈 파이프 형태로 인클로저 안쪽으로 구멍이 연결되어 있죠.

아래 그림처럼 말입니다.

 

 

저음반사형 스피커는 구멍과 연결된 파이프가 대포의 포신과 비슷한 형태라 포트(Port)형 스피커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그 구멍이 통풍구 같다고 해서 벤트(Vent)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런 저음반사형 스피커는 헬름홀츠 공명기(Helmholtz resonator)의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헬름홀츠라는 물리학자(&생리학자&철학자)는 불규칙한 형태의 공기가 공진(共振)하는 주파수를 구했는데 그 공식을 설명하는 건 너무 복잡하니까 생략하겠습니다.

빈 유리병 입구에 입술을 대고 바람을 불면 낮게 깔리는 저음이 발생하는 걸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헬름홀츠 공명기의 원리도 그와 같습니다.

 

헬름홀츠 공명기의 원리를 저음반사형 스피커에 적용했을 때, 포트의 파이프 길이가 길어질수록, 그리고 인클로저 내부 부피가 클수록 더 낮은 주파수에서 공진(共振)을 일으키게 됩니다.

 

**공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다른 진동에 반응해서 함께 진동하는 것을 공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음반사형 스피커는 우퍼 유닛만으론 재생하기 어려운 저음을 포트에서 일어난 공진을 통해 재생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저음반사형 서브우퍼들이 인클로저 부피가 큰 이유는 헬름헬츠 공명기의 원리에 따라 인클로저 부피를 크게 해서 더 낮은 주파수에서 포트 공진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죠.

 

반면 밀폐형은 말 그대로 인클로저가 밀폐되어 있어서 드라이버 유닛 후면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스피커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더 낮은 저음을 재생하려고 할수록 우퍼 유닛의 크기는 커져야 합니다.

하지만 유닛의 크기가 커질수록 진동할 때 뒤틀리기 쉽고 대부분 움푹 파인 형태인 우퍼 유닛의 가장자리와 중심부가 재생하는 소리에 시간차가 생기는 등등 입력된 신호와 다른 왜곡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이런 왜곡을 최소화하려면 재료부터 설계까지 많은 기술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고스란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왜 우퍼 유닛이 커지면 재생음에 시간차가 발생하는지 제가 쓴 다른 글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시길 바랍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40334&sca=&sfl=wr_name%2C1&stx=%EC%9A%9C%EB%A1%9C&sop=and&scrap_mode=

 

그래서 대다수의 스피커와 서브우퍼들은 효율적으로 저음을 재생하기 위해 저음반사형으로 제작됩니다.

B&W, 포칼, 다인오디오, JBL, 클립쉬, 윌슨 오디오 등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부분의 스피커 전문 브랜드들이 저음반사형으로 스피커를 제작하고 있죠.

 

반면 밀폐형 스피커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브랜드는 Magico, YG Acoustics 같은 몇몇 브랜드 외엔 많지 않습니다.

DP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SVS는 서브우퍼 라인업에 저음반사형과 밀폐형 두 가지 타입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요.

 

꼭 가격이나 부피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저음반사형 스피커가 재생하는 저음의 풍성함을 좋아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저음반사형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저음반사형 서브우퍼 역시 저음이 부드럽고 풍성한 느낌을 얻을 수 있죠.

반면 밀폐형 서브우퍼는 상대적으로 저음이 풍성하진 않지만 좀 더 반응이 빠르고 단단한 저음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글로는 그 차이를 설명드리기가 어려운데 같은 크기의 유닛을 사용한 동일 브랜드의 저음반사형과 밀폐형 서브우퍼를 나란히 놓고 소리를 들어보면 두 가지 타입의 서브우퍼에서 재생되는 저음의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흔히 영화감상용으로는 저음반사형 서브우퍼가 좋고 음악감상용으로는 밀폐형 서브우퍼가 좋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분류는 과거에 많이 이야기되던 것이고 요즘엔 기술의 발전으로 저음반사형으로 밀폐형에 뒤지지 않는 단단한 저음을 재생하는 좋은 서브우퍼들도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저음반사형이 더 저음의 양과 에너지가 큰 편이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 서브우퍼를 사용할 땐 층간 소음을 걱정해서 밀폐형을 선호하는 분들도 계시죠.

어쨌든 저음반사형과 밀폐형 둘 중에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직접 비교해서 들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부터 실제로 서브우퍼를 설치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보죠.

 

초보자분이 서브우퍼를 구입하셨다면 그 뒤에 보이는 복잡한 입출력 단자들과 각종 수치를 조절하는 노브, 선택 스위치를 보고 좀 주눅이 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신호의 흐름과 각 단자들의 역할을 이해하면 충분히 혼자 케이블을 연결하고 세팅해서 사용할 수 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서브우퍼는 파워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타입과 파워앰프가 내장되지 않은 패시브 타입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액티브 타입은 내장된 파워앰프를 구동하기 위해 전원이 필요하고 온, 오프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으니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절대다수의 서브우퍼는 액티브 타입이므로 이 글에선 액티브 타입의 서브우퍼를 기준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일반적인 서브우퍼의 뒤쪽을 살펴보죠.

아래 사진은 과거 서브우퍼 전문 브랜드로 명성이 높았던 벨로다인의 SPL 시리즈2 모델 후면입니다.

DP에서 인기가 높은 SVS의 최근 모델들은 디지털 크로스오버 회로가 내장되어 구성이 좀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일반적인 입출력 구성을 가진 벨로다인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구성이 조금씩 다른 부분은 있지만 위의 사진은 일반적인 서브우퍼가 갖춘 입출력 단자와 조절 노브 대부분을 보여줍니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으니 잘 안 보이시면 확대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AVR(AV리시버 앰프)과 서브우퍼를 연결해 사용할 때 이 모든 입출력 단자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선 초보자분이 처음 서브우퍼를 구입해 AVR과 연결할 때 필요한 순서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단락에서 설명하지 않은 입출력 단자들에 대한 설명은 마지막에 따로 다루도록 하죠.

 

 

1. 모든 오디오 기기의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뺄 때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서브우퍼와 AVR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 서브우퍼용 케이블을 꺼내놓습니다.

 

서브우퍼용 케이블은 크게 언밸런스 케이블과 밸런스 케이블 두 종류가 있는데 끝에 달린 단자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용 서브우퍼는 RCA 단자 형태로 된 언밸런스 케이블로 연결하는데 RCA 단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밸런스 케이블의 XLR 단자는 이렇게 생겼죠.

 

 

XLR 타입의 밸런스 케이블은 일반적으로 고가의 분리형 AV 프로세서(AV Processor)와 연결할 때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XLR 밸런스 입력을 지원하는 서브우퍼 역시 고가인 경우가 많죠.

밸런스와 언밸런스 신호 전송에 대한 차이까지 설명하려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저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언밸런스 RCA 케이블 연결을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야마하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AVR 브랜드인 데논(Denon)의 최고급 모델 AVC-A110의 후면입니다.

클릭해서 크게 확대한 뒤 중앙의 PRE OUT 이라고 적힌 구역을 찾아보세요.

제가 파란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해당 구역의 위쪽을 보시면 SUBWOOFER(기종에 따라 SW라고 적혀있기도 함)라고 적힌 단자가 보이시죠?

제가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이곳에 미리 준비해둔 언밸런스 RCA 서브우퍼 케이블을 꽂습니다.

 

제가 그림을 첨부한 A110 모델처럼 서브우퍼 프리 아웃이 두 개 이상 제공되는 AVR도 있는데 당황할 건 없습니다.

자신이 한 대의 서브우퍼만 사용한다면 AVR 메뉴얼을 살펴보시고 한 대의 서브우퍼를 연결할 땐 어느 단자에 연결하면 되는지 확인하신 뒤 그곳에 연결하시면 됩니다.

 

고가의 AVR 중에는 두 개 이상의 서브우퍼 출력을 제공하면서 각각 서브우퍼의 거리와 크로스오버 등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SW1, SW2 등으로 단자의 이름이 적혀있는데 두 개의 서브우퍼를 각각 SW1과 SW2 단자에 연결합니다.

그런 다음 AVR 설정 메뉴에서 각각의 서브우퍼를 설정하면 됩니다.

AVR 메뉴에서 서브우퍼를 설정하는 방법은 밑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AVR의 서브우퍼 프리아웃에 케이블의 한쪽을 연결했으면 반대쪽은 서브우퍼에서 LFE 라고 적힌 단자를 찾아 연결합니다.

LFE라고 별도로 표기된 단자가 없다면 INPUT이라고 적힌 위치에 있는 L, R 두 개의 입력 단자 중 R(일반적으로 빨간색 단자)에 연결하면 되는데 기종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사진으로 첨부한 벨로다인 서브우퍼의 경우도 LFE 입력 단자가 L(흰색)에 표기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죠.

 

그런데 시중에서 서브우퍼 케이블이라고 판매되는 제품을 보면 양쪽 끝에 하나씩 RCA 단자가 있는 평범한 모노 타입 케이블이 있는가 하면 

 

 

아래 제품처럼 Y형 케이블이라고 해서 어느 한쪽만 RCA 단자가 두 개로 나눠진 형태의 제품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서브우퍼들이 흰색(L), 빨간색(R) 이렇게 두 개의 입력 단자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만약 한쪽 끝이 두 개로 나눠진 Y형 케이블을 구매하셨다면 서브우퍼에 있는 두 개의 L, R INPUT 단자에 하나씩 꽂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모노 케이블과 Y형 케이블 어느 쪽을 사용해도 서브우퍼의 음질이 달라지진 않으니까 어떤 형태의 케이블을 구입하셔도 무방합니다.

 

서브우퍼에 입력단자가 LFE 하나 뿐인 제품들도 있는데 이런 제품에는 Y형 서브우퍼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해선 안 됩니다.

갈라진 두 개의 단자 중 하나를 LFE 입력 단자 연결하면 서브우퍼의 소리는 문제없이 나오지만 꽂지 않은 단자가 서브우퍼 후면의 금속과 닿으면 노이즈가 발생하고 기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입력 단자가 LFE 단자 하나 뿐인 서브우퍼에 Y형 서브우퍼 케이블을 이용하려면 우퍼에 연결하지 않은 쪽 단자는 절연테이브로 잘 감싸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두 개 이상의 서브우퍼 프리아웃 단자를 지원하는 AVR을 사용하는 경우 행여나 Y형 서브우퍼 케이블을 AVR의 SW1, SW2 단자에 꽂고 케이블 반대쪽의 모노 단자를 서브우퍼의 LFE 단자에 꽂아서는 안 됩니다.

Y형 서브우퍼 케이블은 AVR과 연결할 때 한 개의 프리아웃 신호를 서브우퍼의 좌, 우 입력단에 맞춰서 두 개의 단자로 분할해 전송해 줄 수 있을 뿐, 그것을 반대로 사용해서 서로 다른 2개(SW1, SW2)의 신호를 합쳐서 하나의 모노 단자로 전송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AVR에서 서브우퍼 프리아웃은 한 개의 모노 신호로 전송되는데 왜 서브우퍼에선 두 개의 스테레오 입력단자를 제공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서브우퍼에 입력 단자가 두 개인 것은 AVR이 아닌 음악감상 전용 2채널 스테레오 앰프와 연결할 때를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AVR과 연결할 때는 서브우퍼의 입력 단자 하나가 놀게(?) 되니까 하나의 모노 신호를 두개로 나눠서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도 판매되는 것일 뿐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Y형이 아닌 일반 모노 타입 케이블로 LFE 단자 하나에만 연결해도 서브우퍼 음질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2. 케이블을 연결했으면 AVR과 서브우퍼의 메인 전원을 켭니다.

보통 서브우퍼는 전원 스위치가 뒤쪽에 있고 전원을 켜고 끄기 위한 별도의 리모컨을 제공하지 않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서브우퍼는 매번 전원을 켜고 끄지 않아도 되도록 자동(Auto) 스탠바이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위에 올린 벨로다인 서브우퍼의 후면 사진을 보시면 오른쪽 위에 서브우퍼 볼륨 조절 노브가 보이고 바로 밑에 작게 POWER On Auto 스위치가 보이실 겁니다.

메인 전원을 켠 상태에서 이 스위치를 Auto 쪽으로 맞춰두면 저음 신호가 입력될 때만 서브우퍼가 자동으로 켜지고 입력 신호가 없으면 일정 시간 이후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면서 스탠바이 상태로 들어갑니다.

 

오토 스탠바이 기능은 기종에 따라 Auto On-Off, 혹은 Turn On mode Alway-Signal sense 등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을 텐데 평소엔 스탠바이 상태로 대기하다가 신호가 입력되면 전원이 켜지게 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스탠바이 상태에선 거의 전기를 소모하지 않죠.

 

오토 스탠바이 기능이 편리하긴 하지만 꺼져있던 서브우퍼가 처음 저음 신호를 입력받아 켜질 때 조금 반응이 늦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음이 들려야할 곳이 잠시 안들렸다가 재생되기 시작하죠.

한 번 서브우퍼가 켜지면 영화를 보는 내내 문제없이 저음이 재생됩니다만 다음에도 꺼졌다가 켜질 때, 시간으로 따지면 몇 초 정도 저음이 안들렸다 재생되는 것이 거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오토 스탠바이의 단점이 거슬리는 분들을 위해 트리거(Trigger) 단자가 제공되는 서브우퍼도 있습니다.

다시 데논 A110 모델의 후면을 보시죠.

 

 

왼쪽에 제가 초록색으로 동그마리로 표시한 부분이 트리거 출력 단자인데 A110 모델은 2개의 트리거 출력 단자를 지원하고 있네요.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AVR과 서브우퍼 양쪽 모두 트리거 기능을 지원해야 하는데 보급형 제품엔 트리거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먼저 본인이 구입하신 제품이 트리거 단자를 지원하는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트리거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들끼리 트리거 케이블을 연결해 놓으면 하나의 기기만 전원을 켜고 끔으로 나머지 기기들의 전원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AVR과 서브우퍼를 트리거 케이블로 연결한 상태에서 AVR의 전원을 켜면 곧바로 서브우퍼가 켜지기 때문에 저음이 뒤늦게 재생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죠.

AVR이 부팅되어 처음 소리를 재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보다 서브우퍼가 켜지는 속도가 더 빠르니까요.

 

트리거 단자는 인(In), 아웃(Out)으로 구분되는데 먼저 켜져야 할 기기의 트리거 아웃을 나중에 켜져야 할 기기의 트리거 인과 연결해야 합니다.

AVR과 서브우퍼를 트리거 케이블로 연결한다면 AVR의 트리거 아웃을 서브우퍼의 트리거 인에 연결하는 거죠.

 

트리거 케이블은 아래 사진처럼 3.5파이 규격의 모노 케이블을 이용하는데 단자 형태를 보면 모노인지 스테레오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테레오 케이블은 아래 사진처럼 단자 끝에 검은 색 구분선이 두 개 있는 것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어폰 케이블이 이런 단자 형태죠. 

AV 동호인들 사이에선 3.5파이 스테레오 케이블을 트리거 케이블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트리거 단자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기기들 설명서엔 반드시 모노 타입 트리거 케이블만 사용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트리거 기능을 이용하시려면 모노 타입의 케이블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3. 서브우퍼의 전원을 켰으면 Volume 혹은 Gain 이라고 적힌 노브를 찾아보세요.

이 노브는 말 그대로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저음의 볼륨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기종에 따라 볼륨값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낮은 볼륨에 맞춰놓은 상태로 세팅을 하면 정확한 측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볼륨은 12시 방향에 맞춰놓고 AVR 세팅에 들어갑니다.

 

엔트리급 보급형 제품을 제외하면 요즘 AVR들은 대부분 마이크가 기본으로 제공되어 사용 환경의 음향 특성(=룸 어쿠스틱.Room Acoustic)과 스피커의 저음 재생 한계 등을 측정해서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브우퍼의 볼륨을 12시 방향에 맞춘 다음 AVR에서 자동 룸 어쿠스틱 보정 과정을 실행했을 때 볼륨이 너무 커서 보정 과정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라면 AVR에서 서브우퍼의 볼륨을 줄이라는 메시지가 뜰 겁니다.

그럼 그 때 볼륨을 조금 낮추면 되니까 처음엔 볼륨을 12시에 맞춰놓고 세팅에 들어갑니다.

 

 

4. 페이즈(Phase)는 '0'에 맞춥니다.

음향에서 말하는 페이즈는 소리의 위상(位相)을 의미하는데 서브우퍼에서 페이즈를 '0'에 맞춰두면 입력된 소리 신호의 파형을 그대로 재생하고 '180'에 맞춰두면 반대로 뒤집어 역상으로 재생합니다.

 

말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힘드실 테니 아래 그림을 보시죠.

앞서 보여드렸던 1Hz의 소리 파형입니다.

 

이 소리를 페이즈 기능을 이용해 위상을 180도 뒤집은 파형으로 재생하게 되면 이렇게 됩니다.

 

 

파형의 마루와 골이 역상으로 뒤바뀐 형태가 되는 거죠.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의 움직임이 앞으로 튀어나왔다가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원음이었다면 페이즈를 180에 맞출 경우 반대로 먼저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움직임이 됩니다. 

 

이런 페이즈 기능은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저역대에서 흔히 부밍이라고 말하는 듣기 싫은 저음이 발생할 때 사용합니다.

부밍이 일어날 때 소리의 파형을 역상으로 뒤집어 재생하면 반드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부밍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위에 첨부한 벨로다인 서브우퍼의 경우 페이즈 스위치가 '0'과 '180'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지만 서브우퍼 기종에 따라 0에서 180까지 노브를 돌려 세밀하게 소리의 위상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각 채널의 스피커와 서브우퍼 사이에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각각 재생되는 소리에 시간차가 있을 때 그 시간차를 보정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페이즈의 수치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서브우퍼에 장착된 페이즈 스위치는 특정 주파수의 파형만 조절하는 게 아니라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음역대의 모든 주파수의 위상을 한꺼번에 건드리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드렸듯이 소리는 주파수에 따라 파장(한 번 진동하는 동안 이동하는 거리)이 다르죠.

따라서 페이즈 노브를 조절해 소리의 파형을 조절하다보면 주파수에 따라 오히려 이질감이 생길 수 있고 각 채널의 스피커들이 재생하는 소리보다 서브우퍼의 저음이 조금 느리게 재생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페이즈 기능은 '0'에 맞춰두고 서브우퍼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AVR 메뉴의 EQ와 거리 설정을 이용해 좋은 소리를 찾아가는 게 좀 더 권장할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그리고 드디어..... 크로스오버(Crossover) 노브를 만지작거릴 시간입니다. 

기기에 따라 하이 컷(High Cut), 혹은 로우 패스 필터(Low Pass Filter) 등등 다양하게 부르지만 제 글에선 크로스오버 설정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오랫동안 AV를 취미로 해온 분들조차 서브우퍼 크로스오버 설정에서 잘못된 세팅을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서브우퍼를 AVR과 연결해서 사용할 때,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는 제발, 꼭, 무조건, 반드시, 가장 높은 주파수 최대치에 맞춰두고 더 이상 건드리지 마세요.

 

크로스오버는 서브우퍼가 아니라 AVR에서 설정하는 겁니다.

 

이것이 AVR과 서브우퍼를 연결할 때 크로스오버 설정의 정석이고 또 벗어나지 말아야 할 원칙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이 글의 핵심이기도 하죠.

그래서 서브우퍼 기종에 따라 크로스오버 최대치 지점엔 LFE, 혹은 Bypass라고 표기되어 있는 모델들도 있습니다.

 

위에 첨부한 벨로다인 서브우퍼 후면의 사진을 보면 크로스오버 조절 노브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야 최대치인 120Hz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서브우퍼 모델들은 시계 방향으로 노브를 끝까지 돌려야 최대치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벨로다인 서브우퍼의 크로스오버 조절 노브 바로 밑을 보시면 Internal X-over와 Subwooper Direct를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가 보이실 겁니다.

왼쪽의 Internal X-over를 선택하면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이용해 특정 주파수 이하의 저음만 서브우퍼가 재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Subwooper Direct를 선택하면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거치지 않고 AVR에서 보내준 신호를 그대로 재생하게 되죠.

 

이렇듯 고가의 서브우퍼들 중엔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사용할 것인지 사용하지 않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서브우퍼에 내장 크로스오버 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위의 벨로다인 서브우퍼를 AVR과 연결한다면 스위치를 Subwooper Direct 쪽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는 거죠.

 

크로스오버 설정을 AVR에서만 해야 한다면 왜 서브우퍼에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을 달아놨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것 역시 서브우퍼를 음악감상용 2채널 하이파이 앰프와 연결할 때 필요한 기능입니다.

그에 대한 설명은 이 글 마지막 단락에 하도록 하죠.

 

AVR과 서브우퍼 양쪽에서 각각 별도로 크로스오버를 조절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재생되는 소리에선 특정 음역대의 저음은 아예 재생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는 최대치로 맞춰놓고 AVR에서 크로스오버를 세팅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일단 서브우퍼에 장착된 크로스오버는 가장 높은 주파수까지 최대로 높인 상태에서 AVR의 설정 메뉴로 들어가세요.

AVR 메이커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Speaker Setup, Speaker Configuration 항목의 설정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프론트, 센터, 서라운드 스피커의 연결부터 설명드리자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까 저는 여러분들이 AVR 메뉴얼을 읽어보시고 각 채널의 스피커를 AVR에 연결해서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라는 전제 하에 크로스오버 설정과 관련된 내용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스피커 구성 메뉴로 들어가면 프론트, 센터, 서라운드 등등 현재 AVR과 연결된 스피커들의 '크기'를 Large와 Small 둘 중 하나로 설정하도록 되어 있을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크기란 20Hz에서 20kHz까지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 전체를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인지, 아니면 일부 저음역대는 재생할 수 없는 스피커인지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20Hz의 초저음까지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는 대부분 물리적으로도 크기가 큰 편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Large와 Small이라는 단어를 쓰는 거죠.

 

아래는 데논 A110 모델의 메뉴얼에서 스피커 크기를 결정하는 항목에 대한 설명을 찾아본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북쉘프 스피커라면 모를까 어느 정도 크기가 큰 톨보이 스피커를 프론트로 사용하고 있다면 AVR 스피커 구성 메뉴에서 Large로 설정해야 할지 Small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Hz의 초저음까지 평탄하게 재생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대형 스피커를 가지고 계신 게 아니라면, 영화 감상에선 모든 채널의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고 각 채널의 크로스오버를 80Hz로 맞추는 게 THX의 권장사항입니다.

THX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가 세운 회사로 영화 음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통과한 제품에만 THX 인증 마크를 붙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초보자분들에겐 THX가 제시한 수치대로 크로스오버를 설정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THX의 권장사항대로 모든 채널을 Small로 설정하고 크로스오버를 80Hz로 세팅하면 원래 서브우퍼에서 재생되도록 녹음된 0.1 채널의 LFE 신호(20Hz~120Hz)는 물론이고 프론트와 센터, 서라운드 등등 각 채널의 스피커에서 재생하도록 녹음된 소리 중에서도 80Hz 이하의 저음은 서브우퍼가 재생하게 됩니다.

 

그럼 원래 머리 뒤쪽에 위치한 백 서라운드 스피커에서 재생되어야 할 80Hz 이하의 저음이 앞쪽 벽면 가까이에 설치한 서브우퍼에서 재생된다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음일수록 지향성(指向性. Directivity. 소리·전파·빛 등의 송수신에 있어서 특정 방향에서 강한 성질을 나타내는 현상)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무지향성이라고 하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저음은 어느 스피커에서 재생되는지 그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고음은 지향성이 있어서 소리가 확산하는 각도(범위)가 좁기 때문에 고음이 발생하는 지점이 어딘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저음으로 내려갈수록 소리가 확산하는 각도가 넓어져 200Hz 이하의 저음은 확산각이 360도에 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200Hz 이하의 저음은 말 그대로 사방으로 확산하기 때문에 소리의 진원지가 어딘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거죠.

이런 특성을 이용해 저음 재생에 특화된 서브우퍼 쪽으로 모든 채널의 저음을 몰아주는 것이 THX의 권장 세팅인 겁니다.

 

그럼 만약 이렇게 AVR에서 모든 채널의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고 또 각 채널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80Hz로 설정한 상태에서 제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던 서브우퍼 자체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조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 상태에서 서브우퍼 자체의 크로스오버를 60Hz에 맞추게 되면 60Hz~80Hz 사이의 저음은 서브우퍼와 각 채널의 스피커, 어느 쪽에서도 재생되지 않게 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해당 대역의 저음이 전혀 재생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잘 안 들릴 정도의 작은 볼륨으로 재생되긴 하죠.

AVR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은 설정한 주파수를 기준으로 정확히 그 이하 대역을 재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크로스오버 회로의 -24dB/octave slope curve 같은 복잡한 특성을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궁금하신 분은 댓글에서 제가 다른 회원분의 질문에 답변드린 내용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이 상태에서 서브우퍼 자체의 크로스오버를 100Hz로 맞춰도 문제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어차피 AVR에선 80Hz 이하의 저음만 서브우퍼로 보내고 80~100Hz 음역대는 각 채널의 스피커에서 재생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서브우퍼에서 출력되는 소리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서브우퍼 본연의 역할인 0.1채널에 해당하는 LFE 신호 재생에 문제가 생기죠.

 

프론트나 센터, 서라운드 채널과 마찬가지로 0.1 채널에 해당하는 LFE 채널 역시 독자적인 저음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채널들이 가청주파수 전대역의 신호를 담고 있는 것에 비해서 LFE 채널은 영화에서 거대 공룡의 발자국 소리나 지진이 일어날 때 등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20Hz~120Hz의 저역 주파수 정보만을 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죠.

 

따라서 모든 채널의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고 AVR 메뉴에서 모든 채널의 크로스오버를 80Hz로 설정한 뒤 서브우퍼 자체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100Hz에 맞추게 되면 프론트, 센터, 서라운드 등등의 채널에선 문제가 없지만 정작 LFE 채널에 담긴 100~120Hz 주파수의 소리는 어디에서도 재생되지 않게 됩니다.

 

중요한 이야기라서 다시 한 번 설명드립니다.

 

만약 서라운드용으로 사용하는 스피커의 크기가 작아서 AVR의 룸 어쿠스틱 보정 기능을 실행했더니 서라운드 채널의 크로스오버가 110Hz로 설정됐다고 가정해 보죠.

 

그런데 사용자는 THX의 권장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80Hz라고 들은 기억이 나서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추면 어떻게 될까요?

AVR은 서라운드 채널용으로 녹음된 소리중에서 110Hz 이하의 저음은 서브우퍼가 재생하도록 신호를 보내주고 있는데 서브우퍼는 자체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춰놨으니 80Hz 이하의 저음만 재생하게 됩니다.

80Hz~110Hz의 저음은 서브우퍼와 서라운드 스피커 양쪽 어디에서도 재생되지 않게 되는 거죠.

 

그리고 LFE 채널에 담긴 저음 중에서도 80Hz~120Hz에 해당하는 저음 또한 재생되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우퍼 자체의 크로스오버는 최대치로 높여놓고 AVR에서 크로스오버를 세팅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몇 번이고 제가 위에 적은 내용을 반복해 읽으면서 크로스오버 설정의 개념을 정확히 잡으셔야 합니다.

 

참고로 DP 회원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SVS의 최신 서브우퍼들은 DSP(Digital Signal Processor)가 내장되어 있고 스마트폰 앱으로 다양한 설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로스오버 회로(=로우패스 필터)를 끄고 AVR에서 전달된 저음 신호를 가감없이 재생해주는 모드도 제공하죠.

 

아래 사진은 SVS 서브우퍼용 스마트폰 앱에서 로우패스 필터를 On, off 시킨 상태를 각각 보여줍니다.

 

 

사진 왼쪽은 크로스오버 회로(=로우패스 필터)를 동작(On) 시킨 뒤 로우패스 주파수를 최대치인 200Hz로 세팅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은 로우패스 필터를 Off 시킨 화면인데 로우패스를 끄게 되면 LFE 모드가 활성화(LFE Mode Active)되었다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사진 왼쪽이나 오른쪽 세팅 어느 쪽을 선택해도 AVR의 설정 메뉴를 통해 모든 스피커 채널의 크로스오버를 80Hz로 세팅하면 서브우퍼에서는 개별 스피커 채널들에 담긴 20Hz~80Hz 음역대의 저음과 LFE 전용 채널에 담긴 20Hz~120Hz의 저음을 함께 재생합니다.

다만 AVR에서 전송된 저음 신호가 SVS의 서브우퍼에 내장된 로우패스 필터를 거치느냐 거치지 않느냐의 차이가 발생할 뿐이죠.

 

밑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아날로그 사운드를 전송할 때 신호 경로가 길어지고 거쳐가는 회로가 많아질수록 음질은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VR과 서브우퍼를 연결해서 사용할 때 서브우퍼에 내장된 로우패스 필터를 거치지 않거나 Off 시킬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그 기능을 사용해야 합니다.

 

간혹 영화를 볼 때만 서브우퍼가 울리고 음악감상을 할 땐 서브우퍼가 울리지 않는데 AVR로 음악감상을 할 때도 서브우퍼를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위에서 말한 THX의 권장사항대로 AVR 설정 메뉴에서 모든 채널의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고 크로스오버를 80Hz로 맞췄다면 음악감상에서도 80Hz 이하의 저음은 서브우퍼에서 재생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서브우퍼가 울리지 않는다면 몇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A. 제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던 서브우퍼 자체의 크로스오버를 건드리진 않았는지.

서브우퍼 자체의 크로스오버를 최대치로 올려놓지 않고 임의대로 낮춰놓으셨다면 서브우퍼가 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B. 저음이 많지 않은 음악을 듣고 있는 건 아닌지.

감상하는 음악에 따라 80Hz 이하의 저음이 많지 않거나 볼륨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서브우퍼가 아예 울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액션 영화에서처럼 박력 넘치게 서브우퍼가 작동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서브우퍼 드라이버 유닛에 손을 대보면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죠. 

 

C. 음악감상을 할 때 퓨어 다이렉트 같은 모드를 사용하진 않으시는지.

AVR은 태생적으로 영화 사운드를 재생하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소리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비디오 보드와 DSP(Digital Signal Processor), 그 외 각종 회로를 거쳐서 소리를 재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2채널 음악 감상에선 그런 복잡한 회로와 디코딩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죠.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들이 AVR의 음질을 불신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AVR은 복잡한 신호 경로를 통해 여러 부품들을 거쳐서 소리가 재생되기 때문에 음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2채널 음악감상 전용 앰프와 AVR을 비교해 음질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라서 그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여간 신호 경로가 길어지고 복잡해지면서 원음이 손상되고 노이즈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AVR은 2채널 음악 감상 용도로 최대한 신호경로를 짧고 단순하게 만드는 모드를 제공합니다.

메이커에 따라 이런 2채널 음악 감상 전용 모드를 호칭하는 방식이 다른데 보통 퓨어(Pure)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리고 이런 퓨어 모드를 사용하면 비디오 회로부가 꺼지고 각각의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재생할 주파수 대역을 나눠주는 기능(크로스오버 설정)을 했던 DSP 회로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퓨어 모드에선 Small로 설정했던 프론트 스피커도 Large로 동작하게 됩니다.

퓨어 모드에선 저음부터 고음까지 모든 음역대를 프론트 스피커가 재생하기 때문에 서브우퍼는 작동하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2채널 음악감상에서도 서브우퍼가 울리길 원할 경우 퓨어 모드를 선택해선 안 됩니다.

 

그럼 다시 크로스오버 설정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보죠.

 

제조사가 공개한 스펙상 30Hz 정도까지 저음이 내려가는 값비싼 프론트 스피커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그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겁니다.

고가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분들 입장에선 고작(?) 수십에서 수백만 원대의 서브우퍼에 저음을 맡긴다는 게 미덥지 못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 프론트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하되 프론트 채널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THX 권장사항인 80Hz보다 약간 낮춰서 50Hz~60Hz 정도로  설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0Hz까지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니까 크로스오버도 30Hz에 맞춰야하지 않을까 싶으시겠지만 스피커 제조사들이 말하는 스펙은 측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과장된 경우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과장 없이 30Hz까지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라해도 60Hz정도로 크로스오버를 설정하면 60Hz 이하의 저음을 재생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고음의 재생 능력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거운 100개의 상자를 싣고 달리는 트럭에서 10개의 상자를 내려놓으면 그만큼 연비도 좋아지고 언덕을 오를 때도 힘에 여유가 생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스피커가 가진 저음 재생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의 사이트를 클릭해 보세요.

주파수 음역대별 테스트 톤을 재생해주는 사이트입니다.

 

https://www.szynalski.com/tone-generator/

 

이 테스트를 진행하려면 AVR에서 프론트 스피커를 Large로 세팅한 뒤 테스트 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VR의 음악감상 전용 기능인 퓨어 모드를 사용해서 간단하게 서브우퍼의 작동을 멈추고 프론트 스피커만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센터나 서라운드 등 다른 채널의 스피커도 테스트하고 싶으시면 스피커 케이블을 분리해 프론트 스피커 채널에 연결한 다음 테스트하시고요.

측정용 마이크와 프로그램이 있다면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장비가 없다면 자신의 귀로 직접 저음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조사가 30Hz까지 재생할 수 있다고 스펙에 기재한 스피커라면 다른 주파수 대역의 볼륨과 거의 동일한(±3dB 편차 범위 안) 볼륨으로 30Hz까지 재생되어야 합니다.

만약 30Hz까지 저역을 낮췄을 때 중,고음보다 두드러지게 소리가 작아진다면 그 스피커는 30Hz까지 저음을 재생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죠.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스피커라면 앰프의 출력을 고정시켜 놓고 테스트톤을 재생했을 때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20Hz~20kHz) 범위 안에서 모든 음역대가 동일한 볼륨으로 재생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론적인 이상향이고, 실제로는 모든 스피커가 주파수 음역대에 따라 어느 주파수는 조금 더 큰 볼륨으로, 어느 주파수는 조금 작은 볼륨으로 재생하게 되죠.

몇 개의 드라이버 유닛으로 가청 주파수 영역대 전체를 재생해야 하는 스피커의 특성상 이 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이 편차가 너무 커지면 음역대별로 밸런스가 무너져서 음악이나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됩니다.

 

각 주파수별로 스피커가 재생하는 볼륨의 편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주파수 응답특성(Frequency response) 그래프입니다.

아래와 같은 그래프인데 혹시 보신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V를 취미로 둔 애호가라면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를 보고 이해하는 것이 기기를 구입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실제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그래프의 가로축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주파수(Hz)를 나타내고 세로축은 볼륨(dB)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를 보시면 dB의 단위가 dB SPL 이라고 적혀있는 걸 볼 수 있죠.

 

제가 글 서두에서 Hz와 dB에 대해 설명을 했을 때 dB에 대해선 뒤에서 조금 더 설명하겠다고 말씀드렸죠?

dB은 무엇을 기준으로 했는지에 따라 dBm, dBM, dBμV, dBV 등등 단위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오디오와 관련해서 이런 단위들을 모두 배워둘 필요까진 없죠.

이 글에선 오디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dB SPL(Sound Pressure Level)이란 단위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앞서 dB은 상대값을 나타내는 단위라고 했는데 꼭 그렇진 않습니다.

비교되는 대상을 하나의 기준처럼 고정시켜 놓으면 절대값과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죠.

 

dB SPL은 이처럼 소리의 크기를 절대값처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단위입니다.

1kHz의 소리를 재생했을 때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0dB이라고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값보다 얼마나 더 큰 소리인지 음압을 표기한 것이 dB SPL이죠.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0dB SPL은 압력의 단위인 파스칼(Pa)로 나타냈을 때 0.00002Pa 입니다.

 

아래 그림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소음의 크기를 dB로 나타낸 겁니다.

 

 

여기서 사용된 dB의 단위는 정확히 말하면 dB SPL(Sound Pressure Level)입니다.

예를 들어 층간 소음에 대한 법적 기준이 주간엔 57dB, 야간엔 52dB이라고 할 때 사용하는 단위 역시 dB SPL이죠.

 

요즘 앰프들은 전면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볼륨 레벨이 숫자로 표시되는 제품이 많습니다.

이때 앰프 디스플레이에 표기된 숫자는 상대값입니다.

이 숫자는 입력된 신호를 얼마의 비율로 감쇄, 혹은 혹은 증폭시켰는지를 나타내는 것이지 실제 청취자가 듣고 있는 소리의 크기를 절대값으로 나타내는 게 아닙니다.

앰프에서 동일한 출력을 내준다고 해도 어떤 스피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청취자가 듣게 되는 소리의 크기는 달라지니까요.

 

스피커의 스펙을 보면 "Sensitivity : 90dB" 와 같은 수치가 적혀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스피커의 Sensitivity(감도)는 앰프에서 1kHz의 소리를 1와트(W)의 출력으로 내보냈을 때 스피커에서 재생된 소리의 압력(≒볼륨)을 1미터 거리에서 측정한 값을 말합니다.

1와트라는 출력 대신 2.83V의 전압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죠.

Sensitivity (2.83V/1m) : 90dB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피커들은 대부분 감도가 90dB 안팎입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dB은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0dB로 기준 잡고 그보다 얼마나 더 큰 소리인지 스피커에서 1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소리의 압력을 측정한 것이므로 정확하게는 dB SPL이라고 표기해야 합니다.

 

참고로 감도가 87dB SPL인 A 스피커와 90dB SPL인 B 스피커를 비교하면 앰프에서 동일한 볼륨 레벨로 음악을 재생해도 A 스피커는 B 스피커보다 3dB 작은 볼륨으로 재생됩니다.

스피커를 교체했더니 전에 사용하던 스피커보다 볼륨을 더 높여야(혹은 줄여야) 예전 스피커에서 듣던 볼륨으로 감상할 수 있더라는 경험담들은 스피커마다 감도가 다르기 때문인 거죠.

 

자 그럼 앞에서 예를 들었던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를 다시 볼까요?

 

 

일반적으로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이야기할 때 ±3dB 편차 범위 안에서 재생할 수 있는 음역대를 그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음역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3dB 편차 범위 안이라는 건, 앰프에서 일정한 출력을 내줄 때 스피커가 저음부터 고음까지 소리를 재생해서 음역대별로 가장 큰 볼륨과 가장 작은 볼륨의 차이가 크게는 +3dB, 작게는 -3dB 범위 안에서 재생되는 구간을 의미하는 거죠.

   

위 그래프의 스피커는 150Hz 부근이 93dB로 가장 큰 볼륨이고 70Hz부터 급격하게 음압(볼륨)이 감쇠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볼륨이 가장 큰 93dB과 ±3dB 범위 안에 들어가려면 가장 낮은 볼륨이 87dB인 주파수를 찾으면 되는데 그래프를 보면 대략 65Hz 부근입니다.

그래프만 본다면 이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은 65Hz~20kHz (±3dB)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위 그래프는 스피커 제조사가 무향실에서 측정한 것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70Hz부터 음압이 뚝 떨어지다가 갑자기 45Hz부터 다시 음압이 치솟아 오르더니 30Hz에선 또 급격하게 음압이 떨어지는 주파수 응답특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무향실이 아닌 일반 실내에서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측정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무향실은 소리의 반사음이 들리지 않도록 특별히 설계된 공간입니다.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벽이나 바닥, 천장 등에 반사되는 소리를 배제하고 스피커에서 마이크로 직접 전달된 직접음만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무향실이 필요한 거죠.

 

 

위 사진이 그러한 무향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벽과 천장, 바닥에 뾰족한 흡음&분산재가 가득 설치되어 있어서 소리를 흡수하도록 되어있고 미처 흡수하지 못하고 반사되는 소리는 측정용 마이크 방향과 다른 쪽으로 분산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는 거죠.

 

무향실이 아닌 일반적인 실내에서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측정하면 반사음들끼리 부딪쳐서 저역에 부밍이 발생하거나 급격히 음압이 감쇠되는 음역대가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스피커 자체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게 되죠.

 

참고로 아래 동영상은 덴마크의 스피커 전문 브랜드인 다인오디오가 스피커를 설계할 때 사용하는 측정실입니다.

 

 

스피커 정면 뿐만이 아니라 상,하,좌,우로 전달되는 소리의 특성까지 측정하기 위해 반원형으로 수십 개의 마이크를 설치하고 회전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여담입니다만 대부분의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정면에서 들리는 소리(정축. On-Axis)와 정면에서 상하, 좌우로 비껴난 위치에서 들리는 소리(비축. Off-Axis)에 큰 차이가 없도록 스피커를 설계하려고 애씁니다.

정축과 비축의 소리 차이가 심해질수록 스윗 스팟(가장 좋은 음상이 맺히는 청취 위치) 범위가 좁아지며 청취자가 조금만 스윗 스팟을 벗어나도 급격하게 음역대별 밸런스가 무너진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커 제조사들은 무향실에서 저렇게 정교한 장비들을 통해 스피커를 테스트하고 설계합니다.

 

이런 측정실을 제대로 설계하고 운용하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무향실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스피커 제조사들도 많습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런 스피커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제작하는 스피커가 어떤 소리를 재생하는지 정확한 주파수 응답특성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스피커를 만드는 셈입니다.

 

주파수 응답특성이 좋은 스피커란 음역대별로 재생되는 볼륨이 동일한 스피커입니다.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를 봤을 때 수평으로 직선에 가깝게 평탄한 그래프를 보여주는 스피커가 '이론적으로는' 좋은 스피커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주파수 응답특성이 평탄한 스피커는 음악감상을 할 때 조금 심심하게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스피커 제조사들은 크게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특정 음역대를 살짝 부풀리거나 감쇄시켜서 자신들만의 음색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음악을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용 스피커들은 가수와 악기의 소리를 정확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가정용 스피커보다 주파수 응답특성이 상대적으로 평탄한 특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요즘엔 녹음 엔지니어가 의도한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원음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가정에서도 스튜디오용 모니터 스피커를 사용하는 분들도 많죠.

 

아래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녹음 스튜디오 중 하나인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내부 사진입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엔 여러 개의 녹음실이 있는데 그중 Studio One의 모습이죠.

 


전면에 프론트, 센터 모니터로 사용된 검정색 스피커는 B&W의 800D3 모델입니다.

B&W의 800 시리즈는 일반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해 제작되었음에도 여러 스튜디오에서 모니터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스피커입니다.

주파수 응답특성만 따지자면 제네렉(Genelec)이나 노이만(Neumann) 같은 모니터 스피커 전문 제조사의 제품들보다는 응답특성이 평탄하지 못한 제품이지만 말이죠..

 

그런데 아무리 주파수 응답특성이 좋은 스피커를 구입해도 그 스피커를 자신의 청취공간에 들여다 놓으면 주파수 응답특성이 전혀 달라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향실이 아닌 이상 벽이나 천장, 바닥, 가구 등등에 부딪친 반사음들이 서로 간섭을 일으켜 전혀 다른 주파수 응답특성을 보이게 되니까요.

 

그래서 오디오란 취미에 내공이 쌓인 고수들일수록 기기를 바꾸는 것보다 자신의 청취 공간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스피커의 위치를 조정하며 흡음재와 분산재 등을 통해 청취공간의 음향특성을 개선하려고 애쓰기 마련입니다.

단정적으로 말해, 수천만 원짜리 고가의 앰프나 케이블을 구입하는 것보다 청취공간의 음향특성을 개선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음질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서브우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양질의 저음을 재생하려면 좋은 서브우퍼를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브우퍼의 위치 선정과 룸 어쿠스틱 세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죠.

최적의 서브우퍼 설치 위치를 찾는 방법은 좀 더 밑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SVS 서브우퍼 PB2000 Pro 모델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제조사가 공개한 겁니다.

수치가 너무 작아서 안보이실 텐데 클릭해서 확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SVS의 PB 시리즈는 인클로저에 포트(구멍)가 있는 저음반사형 타입인데 보라색 실선이 서브우퍼의 포트를 막지 않은 스탠다드 모드에서의 주파수 응답특성입니다.

노란색 실선은 포트를 막고 밀폐형처럼 작동시켰을 때의 응답특성이고요.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의 서브우퍼들 중엔 포트를 막으면 밀폐형처럼 작동할 수도 있도록 설계된 제품들이 있는데 SVS 제품들이 그렇습니다.


그래프 아래의 글자들을 읽어보면 16Hz에서 290Hz 사이의 음역대를 ±3dB 편차 범위 안에서 재생할 수 있다고 적혀있군요.

 

그래프를 확대해 보시면 실제로 보라색 실선이 16Hz ~ 290Hz 범위 안에서 대략 87dB부터 93dB 사이의 볼륨으로 재생되고 있는데 ±3dB 조건을 충족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건, 실제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음역대에서 거의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평탄한 응답특성을 보인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SVS의 서브우퍼가 좋은 제품으로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거겠죠.


가끔 제조사에 따라 ±3dB 범위가 아닌 -10dB 범위에서 측정한 결과를 스펙으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스펙들은 참고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역대별로 볼륨의 편차가 10dB까지 벌어진다는 건 녹음된 음원의 소리를 음역대에 따라 최대 10dB이나 볼륨의 차이가 나도록 왜곡해서 재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880Hz의 소리는 96dB의 음압으로 재생하는데 440Hz는 86dB의 음압으로 재생하는 스피커가 있다고 가정해 보죠.

이 스피커로 혼성 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면 남성 베이스의 목소리는 여성 소프라노에 비해 최대 10dB이나 작게 재생되기 때문에 실제론 여성 소프라노의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10dB의 조건은 충족하죠.

 

지휘자는 베이스와 소프라노 양쪽이 모두 동일한 셈여림(=볼륨)으로 노래 부르도록 했고 스튜디오에서도 그렇게 똑같은 볼륨으로 레코딩했는데 음역대에 따라 10dB나 편차가 나는 스피커로 이 합창곡을 들으면 여성은 세게 노래 부를 때 남성은 여리게 노래 부른 것으로 들리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은 ±3dB 편차 범위에서 엄밀하게 측정한 결과치를 놓고 말해야 하는 건데 많은 스피커 제조사가 과장된 스펙을 광고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래에 제가 첨부한 사진은 많은 분들이 서라운드나 애트모스 스피커 용도로 구입해 사용하시는 JBL의 Control 1 Pro에 대해 JBL 홈페이지가 공개한 스펙입니다.

 

 

클릭해서 확대해 보시면 스펙 상단에 주파수 응답특성(Frequency response)이 보이는데 -10dB 편차 범위에서 80Hz ~ 20kHz라고 기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죠.

그런데 바로 밑에 있는 ±3dB 조건에선 재생할 수 있는 음역대가 100Hz ~ 18kHz로 대폭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위의 차트를 보고 JBL Control 1 Pro 스피커를 구입해 서라운드 스피커로 사용하신다면 AVR 메뉴에서 서라운드 채널 크로스오버를 설정할 때 80Hz로 설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스피커의 크로스오버를 80Hz로 설정하면 실제론 100Hz 이하의 저음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을 확인하고 이해해야 제대로 된 세팅이 가능합니다.  

 

AVR 세팅 메뉴에서 THX의 권장사항대로 전 채널의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추려면 현재 사용중이신 스피커들이 모두 80Hz까지는 평탄하게 저음을 재생해 줄 수 있는 스피커여야 합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스피커들은 80Hz는 커녕 심하면 120Hz까지도 저음이 내려가지 않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각 채널에 사용중인 스피커의 스펙을 살펴보시고 ±3dB 조건에서 몇 Hz까지 저음이 내려가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제조사가 성능을 과장했을 것을 감안해 저는 그 수치보다 10Hz 정도 더 높게 크로스오버를 맞춰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사 메뉴얼에 ±3dB 조건에서 100Hz~20kHz까지 재생한다고 적혀있는 스피커를 서라운드스피커로 사용중이라면 AVR 메뉴에서 서라운드 채널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110Hz 정도로 설정해 주는 겁니다.

±3dB 조건에서 100Hz까지 저역을 재생하는 스피커라면 105Hz~110Hz 정도에서 이미 볼륨이 감쇠되기 시작할 테니까 넉넉하게 110Hz를 크로스오버 포인트로 잡는 거죠.

 

그런데 스피커들의 저음 재생 능력에 맞춰 크로스오버를 THX의 권장 수치인 80Hz보다 훨씬 높여서 설정하다보면 영화를 감상할 때 이질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앞서 200Hz 이하의 저음은 지향성이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100Hz 이상의 중저음의 경우 재생되는 위치를 전혀 분간하지 못한다고 단정짓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서브우퍼를 앞쪽 벽 근처에 자리잡아 놓고 백 서라운드 스피커의 크로스 오버를 150Hz로 설정해 놨다고 가정해 보죠.

이 시스템에서 헬기가 뒤에서 앞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감상한다면 소리의 이동 방향이 좀 어색하게 들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론적으로 200Hz 이하의 저음은 확산각이 360도에 달해서 지향성이 없다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크로스오버를 80Hz보다 많이 높게 세팅한 경우 해당 채널의 소리가 빈약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요즘 AV 애호가들은 천장에 애트모스용 스피커를 설치하는 게 추세죠.

그런데 설치 편의성을 위해 북쉘프보다 훨씬 작은 새틀라이트 스피커를 설치했다가 다른 채널 스피커와 너무 밸런스가 맞지 않아 교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애트모스용 천장 스피커들이 재생해주지 못하는 저음은 서브우퍼에서 재생하고 있는데도 머리 위쪽에서 들리는 사운드가 너무 빈약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보통 5인치 안팎 크기의 미드 우퍼 유닛을 사용하는 북쉘프만 되어도 제조사가 밝힌 주파수 응답특성을 보면 60Hz 이하까지 재생된다고들 하고 제품에 따라 40Hz까지 저음이 내려간다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스피커들을 실제로 들어보면 80Hz 안팎의 저음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80Hz의 테스트 톤을 각각 프론트 스피커와 서브우퍼로 재생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서브우퍼로 재생하는 80Hz의 저음을 듣다가 북쉘프 스피커가 재생하는 80Hz를 들어보면 아, 이래서 저음 재생에 특화된 서브우퍼가 필요한 거구나 라는 걸 체감할 수 있으실 겁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서라운드나 애트모스용으로 천장에 설치할 스피커들을 구입하실 땐 예산과 설치 여건이 가능하다면 80Hz까지는 평탄하게 저음을 재생해 줄 수 있는 스피커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AVR 메이커에 따라 서브우퍼 관련 설정 중에 서브우퍼 모드라는 항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데논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AVC-A110 모델의 메뉴얼 중 해당 항목을 캡쳐한 사진입니다.

 

 

이 설정 항목에서 기본은 LFE 단독으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LFE + Main으로 설정할 경우 Small로 설정한 채널은 물론 Large로 설정한 스피커의 저음 신호까지 서브우퍼가 재생하게 됩니다.

 

모든 채널을 Small로 설정한 상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프론트 스피커를 Large로 선택한 상태에서 서브우퍼 모드를 LFE + Main으로 설정했다면 프론트 스피커가 재생하도록 되어있는 저음이 프론트와 서브우퍼 양쪽에서 모두 재생됩니다.

같은 주파수 영역대의 저음이 프론트와 서브우퍼 두 기기에서 이중으로 출력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좋게 말하면 저음이 풍성해질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저음이 과하게 들릴 수 있죠.

 

이 설정은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지만 프론트 스피커를 Large로 선택한 상태에서 LFE + Main으로 설정하면 음악이든 영화든 녹음 엔지니어가 의도한 소리보다 저음을 훨씬 과하게 듣는 셈입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응용 문제를 하나 내볼까요? ^^

 

위의 메뉴얼 사진을 보시면 프론트, 센터가 Large로 설정되어 있고 서브우퍼 모드가 LFE로 설정되어 있을 경우 입력신호에 따라 서브우퍼에서는 사운드가 출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적혀있죠?

왜 그런지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해서 생각해 보세요.

답은 바로 알려드리겠지만 먼저 스스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

프론트와 센터를 라지로 설정한 상태에서 예를 들어 영화가 대사 위주로 진행되는 중이라면 서브우퍼는 울릴 일이 없습니다.

대사 위주로 진행되는 장면에선 전방의 프론트, 센터 스피커에서 거의 대부분의 소리가 나오는데 이 채널들이 Large로 설정되어 있다면 서브우퍼는 0.1채널에 해당하는 LFE 신호가 입력될 때까지 울리지 않고 대기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LFE 채널은 액션이나 스펙타클한 장면에서 들리는 초저음을 담은 것이라 대화 위주의 조용한 장면에선 사용되지 않습니다.

프론트와 센터가 Small로 설정되어 있고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춰뒀다면 그나마 가끔씩 서브우퍼가 들릴듯 말듯 울릴 일이 있을 수 있지만 프론트와 센터를 Large로 설정했다면 대사 위주의 장면에서 서브우퍼가 울릴 일은 없죠.

서라운드 스피커를 Small로 설정했다 해도 대사 위주의 장면에선 후방의 서라운드 채널에서 80Hz 이하의 저음이 나올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역시나 서브우퍼가 저음을 재생할 기회는 없는 겁니다.


그리고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시는 경우 아무래도 크로스오버와 별개로 처음부터 서브우퍼 전용 LFE 0.1채널에 담긴 저역 효과음에 해당하는 충격음이 부담되실 수 있을 겁니다.

귀보다 몸이 울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초저음이 이 LFE에 해당하죠.

 

기종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여러 AVR들이 LFE 채널의 볼륨을 조절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니 사용하는 AVR의 메뉴얼을 살펴보시고 해당 설정 항목을 찾아 조절해 보세요.

이웃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줄이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아래의 그림은  데논 AVC-A110 모델의 LFE 조절 항목에 대한 설명입니다. 

 


입력모드가 7.1채널 외부 입력모드가 아닌 경우 기본 설정인 0dB에서 -10dB까지 LFE의 볼륨을 줄일 수 있다고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죠.

이 기능을 사용하면 Small로 설정한 각 채널의 크로스오버 이하의 저음은 영향을 받지 않고 LFE 0.1 채널에 해당하는 초저음 효과음의 볼륨만 조절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설정을 마치셨으면 그 다음 단계는 서브우퍼를 놓을 최적 위치를 찾는 것입니다.

 

글 서두에 AV에서 서브우퍼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말씀드렸지만 또 한편으로는 필요악이고 또 애증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AV 애호가들에게 서브우퍼는 층간 소음의 주범이기 때문에 항상 눈치를 보며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애물단지니까요.

 

그나마 조금 볼륨을 높일 수 있는 주말 낮 시간대에도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저음의 부밍 때문에 양질의 저음을 듣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브우퍼가 설치된 장소가 제대로 된 저음을 재생하기에 공간이 너무 좁다면 특정 음역대가 지나치게 볼륨이 커지면서 일명 부밍(Booming)이라고 말하는 듣기 거북한 저음이 발생하니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밍이라는 것은 정재파(定在波. Standing Wave)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 정재파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서브우퍼 세팅을 완성할 수 있죠.

 

앞서 Hz라는 용어를 설명하며 소리의 파형에 대해 잠시 설명드렸는데 스피커에서 재생된 소리의 진동은 당연하게도 제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이동하며 전달됩니다.

수면에 돌을 던지면 그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듯이 말이죠.

 

**진동은 성질에 따라 종파와 횡파로 나뉩니다.

매질이 진동하는 방향과 파동이 진행하는 방향이 같으면 종파, 수직이라면 횡파라고 하죠.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자면 글이 길어지니까 이 글에선 소리는 종파인 반면 물결은 횡파라는 것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퍼져나간 진동은 벽과 천장, 바닥에 부딪쳐 반사됩니다.

개방된 넓은 공간이 아닌 이상 오디오룸 실내에선 반사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이런 반사음은 입사음이나 또다른 반사음과 간섭을 일으켜 정재파를 발생시킵니다.

정재파가 발생하면 특정 음역대가 부스트(Boost)되거나 반대로 감쇠되어 음역대별 밸런스가 극단적으로 무너지게 되죠.

 

글로만 설명드리면 이해하기 어려우실 테니 아래 그림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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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실선은 벽으로 향하는 입사음의 파형이고 빨간색 실선은 벽에 반사되어 돌아온 반사음의 파형입니다. 

그리고 검은색 실선은 입사음과 반사음이 서로 간섭을 일으켜 발생하는 정재파를 보여줍니다. 

 

잘 보시면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는 지점에선 두 진동의 에너지가 합쳐져서 정재파의 파형이 상,하로 크게 치솟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본문 초반에 헤르츠라는 용어를 설명했을 땐 언급하지 않는 내용인데, 소리의 크기(볼륨)는 진동의 폭이 결정합니다.

진동의 파형 그래프에서 마루부터 골까지 수직 거리의 절반이 진동의 폭입니다.

이 진폭이 커질수록 더 볼륨이 큰 소리가 되는 거죠.

 

따라서 정재파의 파형이 상하로 크게 치솟는다는 건 해당 위치에서 음압(소리의 압력≒볼륨)이 커진다는 겁니다.

즉,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는 지점에선 볼륨이 과도하게 치솟는다는 거죠.

 

이것을 음향에선 부스트(Boost)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부밍이라고 말하는 듣기 싫은 과도한(=부스트된) 저음이 바로 정재파의 결과물인 거죠.


그리고 이와 반대로 소리의 파형을 180도 뒤집은 것처럼 입사음과 반사음이 역상으로 만나게 되면 오히려 볼륨이 감쇠되는데 이것을 딥(dip)이라고 합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원래의 소리와 180도 역상된 소리가 만나면 서로의 진동 에너지가 상쇄되는 현상이 일어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됩니다.

+1과 -1을 더하면 0이 되는 것과 같죠.

완벽하게 위상이 일치하거나 180도로 역상이 되었을 때 부스트와 딥이 가장 크게 일어나지만 살짝 파형이 어긋난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의 부스트나 딥은 발생합니다.

 

참고로 요즘 많이 사용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이런 소리의 역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헤드폰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를 마이크로 받아들인 다음 그 소리의 파형을 180도 역상시켜서 헤드폰 유닛으로 재생하는 거죠.

그럼 외부의 소음과 역상된 소리가 서로의 진동 에너지를 상쇄시키며 결과적으로 청취자에겐 외부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이런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을 차단하는 용도로 유용합니다.

하지만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때 스피커에서 재생된 소리가 반사음과 부딪쳐 특정 음역대가  들리지 않게 된다면 문제죠.

그래서 딥은 좋은 음질의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큰 적으로 손꼽힙니다.

 

참고로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의 정면에서 재생되는 소리와 후면에서 재생되는 소리는 그 파형이 180도 역상 관계입니다.

유닛의 앞과 뒤에서 각각 재생된 소리가 부딪치면 서로의 에너지가 상쇄되어버리죠.

스피커 인클로저는 이런 상쇄 현상을 막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큰데 관련된 내용은 제가 쓴 아래 링크의 글을 읽어보시면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35571&sca=&sfl=wr_name%2C1&stx=%EC%9A%9C%EB%A1%9C&sop=and&scrap_mode=

 

흥미로운 점은, 입사음이나 반사음과 다르게 정재파는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위치에서 발생한다는 겁니다.

위의 그림을 보시면 보라색 실선과 빨간색 실선은 앞뒤로 진행하지만 정재파를 의미하는 검은색 실선은 고정된 위치에서 부스트와 딥이 일어나는 걸 알 수 있죠.

얼핏 생각하기에 실내에서 특정 음역대에 부밍이 발생하면 실내 어느곳에서나 같은 음역대의 부밍을 듣게 된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은 정재파의 특성상 일정한 위치에서만 그 음역대의 부밍을 듣게 된다는 겁니다.

 

만약 자신이 평소 영화를 감상하는 위치에서 특정 음역대에 부밍이 발생한다면 청취 위치를 옮겨보세요.

확실히 그 음역대에선 부밍이 줄어들겁니다.

 

그리고 정재파와 같은 원리로, 스피커와 벽 사이의 거리에 따라서도 소리에 간섭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을 SBIR(Speaker Boundary Interference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스피커 전면으로 재생되는 저음이 스피커 뒷벽에 반사되어 나오는 저음과 간섭을 일으키는 것이죠.

앞서 설명드렸듯이 200Hz 이하의 저음은 확산각이 360도에 달하기 때문에 스피커 후면으로 확산한 저음이 뒷벽에 반사된 후 다시 스피커 전면 쪽으로 향하면서 특정 주파수에 문제를 일으키는 겁니다.

 

좀 어려운 이야기지만, 스피커 전면의 유닛부터 뒷벽까지 거리를 쟀을 때 그 거리가 1/4 파장 길이에 해당하는 주파수는 스피커의 재생음과 뒷벽에서 반사된 소리가 역상 관계가 되어 진동 에너지가 상쇄됩니다.

 

예를 들어 57Hz의 파장은 6미터(정확히는 5.96491......m)인데 이 파장의 1/4 거리는 1.5미터죠.

따라서 벽과 스피커 유닛까지 1.5미터 거리에 스피커를 설치하게 되면 57Hz의 소리는 뒷벽에 반사된 소리와 역상 관계가 되어 딥이 발생해 잘 들리지 않게 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좀 더 편하실 겁니다.

 

 

따라서 스피커 전면 유닛과 뒷벽까지의 거리가 1m ~ 2.2m 사이에 위치하면 그 위치에 따라 40Hz ~ 80Hz 사이의 저음이 SBIR 효과로 인해 감쇠됩니다.

 

SBIR은 스피커와 뒷벽 사이의 거리가 관건이기 때문에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설치할 때 어떤 위치에 놓느냐에 따라 청취위치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줄일 수 있습니다.

SBIR로 인한 저음 왜곡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피커를 벽에 매립하는 것이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아래 사진은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자기 소유의 와인 농장 안에 마련한 Miraval 스튜디오 내부입니다.

 

 

9.6.6채널에 달하는 돌비 애트모스 음악까지 녹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놓았는데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들 외엔 모두 벽이나 유리에 스피커가 매립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전면 스피커들의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스피커들이 유리벽 너머로 매립되어 있어서 SBIR을 방지한 세심한 설계로 만들어진 스튜디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서있는 공간은 뮤지션의 연주를 녹음하는 곳인데 전면 스피커 사이에 또 하나의 유리벽을 설치해 차음에 만전을 기한 모습을 볼 수 있죠.

 

어쨌든, 보기에 좋고 케이블 연결이 손쉬운 위치에 서브우퍼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양질의 저음을 듣기 위해선 위치 선정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최적의 서브 우퍼 위치를 찾아내려면 앞서 테스트 톤을 재생해줬던 사이트에 다시 접속합니다.

https://www.szynalski.com/tone-generator/

 

이 사이트의 테스트톤을 이용해 20~120Hz 의 소리를 주파수별로 재생하면서 어느 주파수에서 정재파와 SBIR이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측정 장비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청취위치에서 귀를 기울여 특정 주파수 대역대의 소리가 두드러지게 크게 들리거나(부스트) 작게 들리는지(딥) 체크하는 거죠.

그렇게 최대한 정재파와 SBIR 영향이 적은 위치를 찾아 서브우퍼 위치를 여기저기 바꿔보면서 최적의 위치를 찾는 겁니다.

 

서브우퍼의 적절한 위치를 찾을 때는 부스트뿐만 아니라 딥이 발생하는 위치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부스트는 AVR의 EQ를 통해 해당 주파수의 볼륨을 줄여줄 수도 있지만 딥은 소리의 위상이 180도 역상이 되어 서로의 진동 에너지를 상쇄시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EQ로 보정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AVR 중엔 두 개 이상의 서브우퍼 프리아웃을 제공하는 기기기들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서브우퍼를 두 대 운용하실 수 있다면 이러한 딥을 제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대의 서브우퍼를 각각 다른 위치에 설치해서 딥이 발생하는 구간을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아래 사진은 서브우퍼 전문 제조사인 SVS 홈페이지에 소개된 듀얼 서브우퍼 권장 설치 위치입니다.

 

 

이중에서도 음향공학적으로 가장 권장되는 배치 방법은 위쪽의 두 가지 방식입니다.

가장 좋은 건 두 대의 서브우퍼를 각각 앞뒤 벽 모서리 대각선 위치에 하나씩 설치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서로 마주하는 옆벽에 하나씩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배치하기 어려울 경우엔 어쩔 수 없이 전면 벽에 나란히 설치하는 등의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죠.

  

200Hz 이하의 저음은 지향성이 없기 때문에 서브우퍼를 방 정중앙에 놓으면 저음은 사방으로 퍼지게 됩니다.

따라서 서브우퍼를 구석 모서리에 붙여놓으면 스피커가 놓인 위치의 바로 뒷벽과 옆벽으로는 저음이 퍼질 수 없기 때문에 청취자 쪽으로 전해지는 저음의 양이 많아집니다.

 

이건 일반 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에 스피커를 설치하면 청취 위치에서 들리는 저음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부스트보다 딥이 더 문제인 환경에선 딥이 발생하는 주파수의 볼륨을 EQ로 끌어올리기보다 일부러 구석진 자리에 서브우퍼를 놓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서브우퍼를 구석에 설치해 딥이 발생하는 주파수 대역까지 저음의 양을 늘린 뒤 딥이 발생하지 않는 음역대는 EQ로 볼륨을 줄여주는 거죠.

 

또한 스피커와 서브우퍼 뒷벽에 저음용 흡음재를 많이 설치하면 SBIR로 인한 딥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저음의 에너지를 감쇄시키기 위해서는 흡음재의 부피도 커져야 합니다.

흡음재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흡음하려는 주파수 파장의 1/4 두께를 확보해야 하죠.

20Hz의 초저음을 흡음하기 위해선 흡음재의 두께가 4.25미터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20Hz의 파장은 17미터(소리의 속도인 초속 340를 주파수 20으로 나눈 값)이고 17미터의 1/4 길이는 4.25미터.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저음 흡음재를 뒷벽 가득 설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취미가들에게 불가능한 일이죠.

  

결국 룸튜닝이란 청취 공간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타협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최적의 서브우퍼 위치를 찾기 위해 무거운 서브우퍼를 이리저리 옮기는 건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입니다.

그럴 땐 서브우퍼를 평소 청취 위치로 옮겨둔 뒤 사람이 방 안 곳곳으로 이동해서 정재파와 딥이 발생하지 않는 위치를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람과 서브우퍼의 역할(위치)을 바꿔서 소리를 체크하는 방법이죠.

  

물론 최적의 위치를 찾았다고 해도 특정 주파수 대역에선 어느 정도의 부스트와 딥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찾은 최적의 위치에 서브우퍼를 설치한 다음, AVR에 내장된 룸 어쿠스틱 보정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합니다.

 

각 메이커별로 이 룸 어쿠스틱 보정 기능을 부르는 명칭이 다른데 야마하는 YPAO, 데논은 오딧세이(Audyssey) 등등의 이름으로 전용 측정 마이크와 함께 보정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일체형 AVR에 내장된 룸 어쿠스틱 보정 프로그램은 주파수별로 아주 세밀하게 보정이 이뤄지진 않더군요.

일단 AVR 구입시 동봉된 마이크가 저렴한 제품이기 때문에 소리를 제대로 측정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현재 가정용 오디오에 제공되는 룸 어쿠스틱 보정 기능 중 가장 인정받는 건 Dirac입니다.

Dirac은 회사 이름이자 그들이 개발한 룸 어쿠스틱 보정 기능인데 2023년 기준 최신 버전인 Dirac ART(Active Room Treatment)는 흡음재와 반사판 역할까지 시뮬레이션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일부 오디오 브랜드에서만 이 Dirac 기능을 채용하고 있지만 AV 앰프가 아닌 2채널 하이파이용 앰프들에서도 점차 Dirac과 제휴해 해당 기능을 내장하는 메이커가 늘어나고 있죠.

 

어쨌든 한 번 룸 어쿠스틱 보정 기능을 실행한 뒤 어색하다 싶은 음역대는 사용자가 다시 손을 봐주는 게 좋습니다.

AVR의 EQ를 이용해 부스트와 딥이 발생하는 주파수의 볼륨을 줄이거나 높여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리를 찾아가는 거죠.

Theta의 카사블랑카 같이 수천만 원의 가격표가 붙은 하이엔드급 AV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분들도 내장된 Dirac 기능을 이용할 땐 가청주파수 전대역을 보정하지 않고 저역대만 보정해놓고 쓰는 게 더 낫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꼭 그렇게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요즘엔 서브우퍼 자체에 나름대로 쓸만한 EQ가 내장된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으니까 예전에 비해선 세팅이 좀 더 간편해진 셈입니다.

대부분의 AVR에 내장된 EQ 조절 기능은 자신이 원하는 음역대만 정밀하게 조절하기가 어려운 반면 서브우퍼에 내장된 EQ는 20Hz~120Hz 대역을 5밴드 이상으로 나눠서 나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초보자분들에게 이 작업은 난이도가 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공이 깊은 AV 애호가라고 해도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PC와 연결할 수 있는 측정용 마이크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도 과도한 부스트와 딥은 평범한 사람들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세한 볼륨 편차는 무시하고 부스트와 딥이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곳 위주로 EQ를 조절해주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설정을 마치고 난 다음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만약 저녁이라서 저음의 진동이 이웃들에게 민폐를 끼칠 것 같다 싶으시면 서브우퍼 뒤쪽에 있는 볼륨을 조절해 서브우퍼의 소리만 살짝 줄여주면 됩니다.

AVR 리모컨에 달린 전체 볼륨 버튼을 누르면 프론트, 센터, 서라운드, 서브우퍼 등등 모든 채널의 볼륨이 동시에 같은 비율로 줄어들지만 서브우퍼 자체에 달린 볼륨을 줄이면 다른 채널의 볼륨은 유지한 채 서브우퍼의 저음만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베이스 트랩(저음 전용 흡음재)를 구입해 벽의 모서리 같은 곳에 설치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저음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베이스 트랩들은 제품마다 흡음하는 주파수 영역대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AV 환경에서 정재파를 줄이기 위한 음역대와 잘 매치되는 흡음재를 찾는 게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 베이스 트랩이나 구입해서 설치하면 오히려 음역대별 밸런스를 더 무너뜨리는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서브우퍼의 올바른 설정과 최적의 위치를 찾기 위한 내용을 적었습니다만,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대다수 AV 애호가들의 입장에선 서브우퍼의 묵직한 저음이 나올 때마다 흐뭇하면서도 또 걱정이 되실 겁니다.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초저음은 바닥과 벽을 통해 이웃집으로 전해지게 마련이고 극장과 비슷한 수준의 볼륨으로 영화를 감상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이웃과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방음 공사를 통해 충분한 볼륨을 확보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업체에 방음공사를 맡겨서 극장과 같은 볼륨을 새벽에도 즐길 수 있으려면 수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설사 돈이 있다고 해도 개방된 거실에 오디오가 설치돼 있다면 방음공사를 진행하기 어렵죠.

그렇다고 안방에 AV 장비를 들여놓고 방음공사를 하겠다고 하면 배우자분이 양해해주기도 어려울 거고요.

그러니 대다수 AV 애호가들은 잔뜩 볼륨을 낮추고 주말 낮에나 겨우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집에서 AV 시스템으로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차분한 대사 위주의 장면과 역동적인 액션씬에서의 볼륨이 큰 차이가 나서 그때마다 리모컨으로 볼륨을 조절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액션씬에 맞춰서 볼륨을 줄여놓으면 대사 위주의 씬에서는 볼륨이 작고 어쩐지 스피커들의 소리도 밸런스가 조금 안 맞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실제로 대다수의 스피커는 어느 정도 볼륨이 확보되어야 제소리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건 스피커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청각 특성 때문입니다.

 

인간의 청각은 일정 크기 이상의 볼륨에선 저,중,고음을 고르게 듣는 편이지만 볼륨이 작아지면 중역대의 소리를 가장 민감하게 듣고 상대적으로 저음과 고음은 잘 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스피커라도 한밤중에 작은 볼륨으로 음악을 재생하면 큰 볼륨으로 재생할 때와 대역별 밸런스가 다르게 들리는 겁니다.

 

 

이 문제는 어느 정도 볼륨을 높이면 해결됩니다만 조용한 장면에서 대사가 잘 들릴 정도로 볼륨을 키워놓으면 액션씬에선 (공동주택에서 감상하기엔) 너무 소리가 크게 들리게 되죠.

 

실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도 인물의 대사만 나오는 조용한 씬과 폭발적인 액션씬은 볼륨 차이가 꽤 큽니다.

다만 극장에선 이웃집 신고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그런 큰 볼륨을 즐겁게 만끽할 수 있는 거고요

 

하지만 대다수 AV 애호가들은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니 특히나 서브우퍼를 사용하는 경우 액션씬에서 너무 큰 충격음 때문에 걱정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AV 리시버들은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컴프레션(Compression) 기능을 제공합니다.

 

제조사마다 이 컴프레션 기능을 호칭하는 이름이 다른데 돌비 볼륨(Dolby Volume), 나이트 모드(Night Mode), 다이내믹 컴프레션(Dynamic Compression), 혹은 다이내믹 볼륨(Dynamic Volume) 등등의 명칭을 사용합니다.

 

이런 컴프레션 기능을 사용하면 볼륨이 작은 소리는 살짝 키워주고 큰 소리는 살짝 줄여줘서 전체적으로 어느 장면에서든 체감되는 볼륨의 차이가 크지 않도록 보정해줍니다.

 

데논의 AVR을 예로 설명드리자면 설정 메뉴로 들어가서 다이내믹 볼륨(Dynamic Volume) 항목을 찾아보세요.

 

해당 설정 항목을 찾아보시면 Heavy, Medium, Light, Off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겁니다.

이 설정값들은 Light, Medium, High 순서로 가장 작은 볼륨과 큰 볼륨의 차이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원래 녹음된 대사 위주의 씬에서 체감 볼륨이 1이고 액션씬에서의 체감 볼륨이 10이라고 한다면

Light 모드에선 대화씬의 볼륨을 2, 액션씬의 볼륨을 8 정도로 보정하고

Medium 모드에선 대화씬의 볼륨을 3, 액션씬의 볼륨을 7 정도로 보정해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Heavy 모드에선 대화씬의 볼륨을 4, 액션씬의 볼륨을 6정도로 보정해서 평범한 대화씬이나  액션씬에서나 볼륨 차이가 거의 없어지죠.

 

*여기선 쉬운 설명을 위해 볼륨을 플러스 수치로 언급했습니다.

또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대로 수치를 나열했을 뿐, 실제 다이내믹 볼륨 기능을 통해 보정된 결과값의 정확한 비율은 아닙니다. 

 

이런 컴프레션 기능은 장면에 따라 볼륨을 조절해가며 듣는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영화에 담겨있던 원음을 왜곡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Heavy 모드처럼 너무 강하게 컴프레션 기능을 걸어 사용하는 건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실제로 컴프레션 기능을 Heavy 모드로 설정한 뒤 영화를 감상해 보시면 사운드가 매우 단조롭고 답답하게 들리실 겁니다.

영화 사운드 제작자의 의도대로 감상하려면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게 제일 좋습니다.

다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환경에선 액션씬의 엄청난 볼륨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컴프레션을 살짝 걸어서 타협하는 거죠.

 

그런데 데논 AVR에선 이런 볼륨 조절 모드가 하나 뿐이 아닙니다.

메뉴얼을 찾아보시면 다이내믹 컴프레션(Dynamic Compression) 같은 기능으로도 큰 볼륨과 작은 볼륨 사이의 차이를 줄일 수 있죠.

그런데 다이내믹 컴프레션의 경우 돌비 계열의 사운드포맷(Dolby Digital, Dolby TrueHD, Dolby Atmos 등등)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모든 사운드 포맷에서 컴프레션 기능을 사용하려면 다이내믹 볼륨 기능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어쨌든 AVR 메이커에 따라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대부분 큰 볼륨과 작은 볼륨의 차이를 줄여주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니 사용중이신 AVR의 메뉴얼을 잘 살펴보시고 해당 기능을 테스트 해보세요.

 

많은 사용자들이 본인이 구입한 제품의 메뉴얼을 정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잘한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자동차 메뉴얼 같은 건 두꺼운 책 정도의 분량인데 그걸 모두 정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AVR 역시 마찬가지인데 과거 VHS 비디오 테이프 시절 사용하던 돌비 프로로직 AVR의 경우 사용법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VR이 더 많은 채널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게 되면서 메뉴얼의 두께는 점차 두꺼워졌고 그 기능을 100% 활용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아졌죠.

 

일반 2채널 하이파이 오디오와 다르게, AVR은 내장된 DSP를 통해 사용자 환경에서 발생하는 상당수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줄여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상당수 유저들은 그런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고 끙끙 앓는 경우가 많죠.

 

제가 쓴 이 장문의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기초적인 음향과 AVR, 서브우퍼에 대한 이해가 생기셨을 겁니다.

그전엔 외계어처럼 들리던 AVR의 메뉴얼도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훨씬 이해가 잘 되실 거고요.

 

그러니 구입하신 AVR의 메뉴얼을 한 번이라도 꼭 정독하시길 권합니다.

메뉴얼에 설명된 기능들만 잘 활용해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또 더 좋은 음질로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서브우퍼 자체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은 어느 때 사용하는 것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앞서 잠시 설명드렸듯이 이 기능은 서브우퍼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2채널 하이파이 앰프와 서브우퍼를 연결해 사용할 때 필요한 것입니다.

 

2채널 오디오만 사용하는 유저들 중에도 저음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분들은 많습니다.

저음 재생에 한계가 있는 북쉘프를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는 분이라면 서브우퍼를 매칭해서 더 낮은 저음까지 감상하고 싶을 수 있죠.

상당수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들은 서브우퍼의 효용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만, 잘만 매칭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나름대로 업그레이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서브우퍼 사용입니다.

 

20Hz까지 저음이 내려가는 수천만 원짜리 고가의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사실 음악감상용으로는 굳이 서브우퍼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50~60Hz 정도까지만 저음이 내려가는 북쉘프 스피커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유저라면 아무래도 박력있는 저음을 즐기기 어렵고 음악의 스케일이 작게 들리죠.

 

개인적으론 저역 재생에 부족함을 느끼는 분이라면 음악감상용으로도 서브우퍼의 도입을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들이 서브우퍼를 탐탁지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저음의 품질이 하이파이 오디오 감상용으론 떨어진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설사 양질의 저음을 재생하는 서브우퍼가 있다 해도 메인 스피커와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수십만 원대의 보급형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저음의 품질은 본격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들의 눈높이 귀높이에 맞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 가격대의 보급형 서브우퍼들은 대부분 영화감상에서 풍성한 저음을 제공하는 데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음악감상용으로는 해상도가 떨어지고 저음의 반응도 느리죠.

 

하지만 어느 정도 기본기가 탄탄한 서브우퍼를 구입한다면 해상도가 높으면서도 빠르고 단단한 저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피커와 서브우퍼의 소리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려면 크로스오버 포인트와 설치 위치를 잘 세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치위치와 관련해서는 제가 위에서 충분히 설명드렸고 크로스오버 설정은 매칭하려는 스피커가 ±3dB 조건에서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저음부터 80Hz까지 아주 조금씩 높여가면서 최적의 세팅을 찾아가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2채널 하이파이 앰프를 서브우퍼와 연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2채널 앰프의 프리 아웃 출력을 서브우퍼의 인풋 단자에 연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2채널 앰프의 스피커 출력을 서브우퍼의 스피커 레벨 인풋 단자에 연결하는 겁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AVR엔 서브우퍼와 연결하기 위한 Subwoofre Pre Out 단자가 있지만 대다수의 2채널 하이파이 앰프들은 별도의 서브우퍼 프리 아웃 단자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청주파수(20Hz ~ 20kHz) 전 대역의 신호를 출력해주는 일반적인 프리 아웃 단자를 제공하는 제품들은 많죠.

 

AVR과 서브우퍼를 연결할 땐 입력단자가 모노로 한 개만 있으면 되는데 대부분의 서브우퍼에 입력 단자가 L, R 두 개인 것은 2채널 스테레오 앰프의 프리 아웃 L, R 출력을 연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프리아웃 단자가 있는 2채널 인티앰프(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한 샷시 안에 들어있는 앰프)를 사용하는 분이라면 기존 스피커는 인티앰프의 스피커 출력에 연결하고 L, R 프리아웃 단자를 서브우퍼의 L, R 인풋 단자에 연결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만약 기존 스피커가 ±3dB 조건에서 저역이 50Hz까지 내려간다면 서브우퍼 자체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50Hz에 맞추는 겁니다.

그럼 인티앰프에서 서브우퍼로 입력된 가청주파수 전대역에 해당하는 프리아웃 신호 중 50Hz 이하의 저음은 서브우퍼가 재생하게 되죠.

 

그런데 대부분의 스피커에서 저역 재생 한계값은 ±3dB 조건이기 때문에 50Hz까지 저음이 내려간다는 스피커라고 해도 실제론 55~60Hz 부근부터 이미 다른 음역대에 비해 볼륨이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 상태에서 최적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저음이 많은 음악을 재생하면서 서브우퍼의 크로스오버는 50Hz를 기본으로 55Hz 정도까지 조금씩 올려가면서 최적의 값을 찾아야 합니다.

 

분리형 2채널 프리 + 파워 앰프를 사용하는 분이라면 프리 앰프에 L, R 프리아웃이 각각 두 조 제공되는 제품이 제일 좋습니다.

그럼 한 조는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연결하고 또 한 조는 프리앰프와 서브우퍼를 연결하는 거죠.

사용하던 스피커는 파워앰프와 스피커 케이블로 연결된 상황일 텐데 그 상태 그대로 놔두시면 됩니다.

 

만약 프리아웃이 L, R 한 조만 있는 프리앰프라면 Y형 분리 케이블을 이용해 각각 파워앰프와 서브우퍼에 연결하거나 프리 아웃 단자까지 지원하는 서브우퍼를 사용해야 합니다.

전자의 방식은 케이블 모양만 다를 뿐 앞서 설명한 인티앰프를 연결하는 방식과 같으니 후자의 연결 방식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본문에 첨부한 벨로다인 서브우퍼의 후면 사진을 보면 RCA 입력단자 바로 위에 출력단자가 있는 걸 볼 수 있죠.

이런 서브우퍼가 있다면 2채널 프리앰프의 L, R 출력을 서브우퍼의 RCA 인풋 단자에 연결한 뒤 서브우퍼의 RCA 아웃풋 단자를 파워앰프와 연결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서브우퍼 자체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를 50Hz에 맞추면 2채널 프리앰프로부터 입력받은 가청주파수 대역 중에서 50Hz 이하의 저음만 서브우퍼가 재생하게 됩니다.

 

서브우퍼의 프리아웃에서 출력되는 신호는 서브우퍼가 입력받은 신호를 그대로 출력하는 바이패스(Bypass) 혹은 스루아웃(Thru out) 방식인지, 아니면 크로스오버를 거치고 난 하이패스(High pass) 신호를 전송해주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아래 사진은 벨로다인의 DD18 Plus 모델의 후면인데 밸런스와 언밸런스 입출력을 모두 지원하는 모델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밸런스 출력과 언밸런스 출력 모두 Thru Out과 High pass 두 종류의 출력을 지원하는 걸알 수 있습니다.

High Pass Out은 크로스오버 회로를 거치고 난 뒤 크로스오버 포인트 위쪽의 주파수만 출력해주는 단자이고 Thru out은 크로스오버를 거치지 않은, 입력받은 신호 그대로 출력해주는 단자입니다.

 

하지만 서브우퍼의 인풋과 아웃풋을 모두 사용하는 방법은 서브우퍼의 입출력 단자와 크로스오버 회로를 거치는 셈(High Pass Out의 경우)이라 최대한 음질 손실 없이 신호경로를 짧고 단순화시키려고 애쓰는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들 입장에선 꺼려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호 경로가 길어지고 중간에 거쳐가는 회로들이 많아질수록 음질은 조금씩 나빠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2채널 스테레오 앰프와 서브우퍼를 연결할 땐 서브우퍼의 인풋단자만을 이용한 방법으로 연결하는 걸 권장합니다.


참고로 위의 DD18 Plus 모델은 자체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이 80Hz와 100Hz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노브(Knob)를 돌려서 다양하게 주파수를 설정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 회로보다는 80Hz와 100Hz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 방식의 크로스오버 회로가 아무래도 음질 손실은 적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런 고가의 서브우퍼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저음이 100Hz까지도 내려가지 않는 스피커를 사용할 리가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 모델을 AVR과 연결해서 사용한다면 최소한 100Hz까진 평탄하게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를 사용해야 합니다.


위에 설명한 몇 가지 방식이 서브우퍼의 RCA 입력단자를 활용해 2채널 하이파이 앰프와 연결하는 방법들입니다.

다음은 서브우퍼의 스피커 입력단자를 이용해 하이파이 앰프와 연결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서브우퍼들 중엔 스피커 단자가 제공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2채널 하이파이 인티앰프 중에 프리아웃 단자가 없는 제품들을 서브우퍼와 연결하기 위한 것이죠.

 

서브우퍼는 안에 파워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타입과 별도의 파워앰프가 필요한 패시브 타입이 있는데 보통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서브우퍼는 액티브 타입입니다.

그래서 액티브 타입의 서브우퍼를 사용할 경우 AVR의 서브우퍼 프리아웃 신호만 연결하면 우퍼의 큰 유닛을 움직여 소리를 낼 수 있죠.

 

그런데 2채널 하이파이 앰프의 스피커 출력을 서브우퍼에 연결하게 하게 되면 서브우퍼는 내장된 파워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패시브 타입처럼 작동하게 됩니다.

서브우퍼의 유닛을 서브우퍼에 내장된 파워앰프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인티앰프가 직접 움직이는 거죠.

 

이렇게 서브우퍼의 스피커 단자를 활용하는 방법도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스피커 입력단만 있는 서브우퍼를 2채널 인티앰프와 연결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스피커 입력단은 물론 스피커 출력단까지 있는 서브우퍼에 2채널 인티앰프를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서브우퍼에 스피커 단자가 입력만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을 프리아웃이 없는 2채널 인티앰프와 연결하려면 두 조의 스피커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인티앰프의 스피커 출력단에 두 조의 스피커 케이블을 동시에 체결한 뒤 한 조는 서브우퍼에, 또 한 조는 기존 스피커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거죠.

 

보통 2채널 앰프의 설명서를 읽어보면 하나의 스피커 출력에 두 개의 스피커를 동시에 연결하지 말라고 적혀있습니다만 서브우퍼와의 연결은 음역대별로 주파수를 나눠서 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큰 무리가 되진 않습니다.

일반 스피커를 두 조 연결하면 20Hz에서 20kHz 가청주파수 전대역을 재생하는 두 조의 스피커를 인티앰프 한 대로 구동해야 하지만 서브우퍼를 한 대 연결해서 크로스오버를 50Hz에 맞추면 서브우퍼는 50Hz 이하만 재생하게 되니까요.

 

물론 이런 연결법은 앰프에 좀 더 많은 부하가 걸리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서브우퍼의 스피커 입력단자를 이용해서 우퍼 유닛을 힘차게 울리려면 전원부와 출력이 튼실한 앰프를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서브우퍼가 스피커 입력단자와 출력단자를 모두 제공하는 모델이라면 앰프쪽에 두 조의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스피커 케이블 한 조로 인티앰프와 서브우퍼의 스피커 입력 단자를 연결한 뒤 서브우퍼의 스피커 출력단자에 나머지 스피커 케이블 한 조를 연결하고 그것을 기존 스피커에 연결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방법 역시 서브우퍼의 입력단과 출력단을 모두 이용할 때의 단점과 마찬가지로 신호 경로가 길어지고 복잡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하이파이 앰프와 서브우퍼를 연결할 때 신호 경로상 음질의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서브우퍼의 프리 입력단자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2채널 하이파이 앰프와 서브우퍼를 연결하는 방법은 이렇게 다양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브우퍼를 구입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AVR과 연결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죠.

그래서 AVR과 연결하는 용도로만 제작되는 서브우퍼들도 많으며 그런 제품들은 아예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2채널 하이파이 앰프와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브앰프들 중에도 AVR과 연결할 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거치지 않도록 아예 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죠.

한참 위에서 설명드린 벨로다인 우퍼의 Internal X-over 와 Subwoofer direct 기능처럼 말입니다.

 

오디오에서 음질을 조금이라도 좋게 하려면 신호가 이동하는 경로를 최대한 짧고 단순하게 만드는 게 좋은데 크로스오버 회로 역시 음질엔 이득이 될 게 없습니다.

그래서 서브우퍼를 AVR과 연결해서 사용한다면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다시 거칠 필요가 없으니까 크로스오버를 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모델들도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음향에 대한 기초와 서브우퍼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봤습니다.

초보자분들에겐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텐데 어렵더라도 몇 번 되풀이해서 읽어보면 조금씩 신호의 흐름과 각종 단자의 용도에 대한 개념이 잡히실 거라 생각합니다.

 

서브우퍼 설치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재파를 최소화하는 것인데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하다보니 앞에선 기초적인 개념만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렵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재파는 스피커가 설치된 공간의 크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모든 오디오룸은 200Hz 이하의 주파수에서 기본 공진주파수(Resonant Frequency)를 갖기 때문입니다.

 

오디오룸의 크기에 따른 기본 공진 주파수를 구하는 공식도 있는데 흔히 오디오 관련 사이트에선 음속을 거리의 두 배로 나누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340 ÷ (거리 X 2) 라는 거죠.

예를 들어 앞벽부터 뒷벽까지의 거리가 5미터인 오디오룸이 있다면 이 공간에선 340 ÷ (5 x 2), 즉 34Hz에서 정재파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위 계산으로 도출된 주파수는 최저 정재파 주파수이며 해당 주파수의 정수배(2, 3, 4......)에 해당하는 68Hz, 102Hz, 136Hz.... 에서도 정재파가 발생합니다.

 

오디오 평론가들도 공공연히 저 공식을 통해 정재파를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저 공식만 가지고 오디오룸의 정재파를 계산하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정재파는 단순히 앞벽과 뒷벽 사이의 거리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니까요.

 

물론 스피커가 설치된 앞벽과 뒷벽 사이의 반사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재파가 실제 소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긴 합니다만 소리라는 게 단순히 스피커 앞쪽으로만 확산하는 건 아니죠.

따라서 오디오룸의 가로, 세로, 높이를 모두 알아야 해당 오디오룸에서 발생하는 정재파의 주파수와 발생 위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오디오룸의 정재파 주파수를 계산하는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F는 정재파가 발생하는 주파수(Frequency)이고

C는 음속(m/sec)

L, W, H는 오디오룸의 길이(Length), 폭(Width), 높이(Height)

p, q, r은 최저 정재파 주파수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구하기 위해 양의 정수(0, 1, 2....)를 대입합니다.

 

머리가 아프실 텐데 복잡하게 직접 계산할 것 없이 아래 링크한 사이트로 들어가셔서 본인의 오디오룸 크기를 입력하면 바로 그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trikustik.at/raummoden-rechner/

 

요즘 30평대 신축 아파트의 서재 공간 크기는 대략 길이 4미터, 폭 3.5미터, 층고 2.3미터 안팎 정도입니다.

이 정도 크기의 공간에 오디오를 들여놨을 때 실제 악기가 연주하는 음역대에서 어떤 정재파가 발생하는지 직관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길이 416cm, 폭 350cm, 높이 230cm의 수치를 입력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위 링크의 사이트에 접속해 저 수치를 입력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우스를 가장 왼쪽의 빨간 막대에 가져가 보시면 41.23Hz 1-0-0 E1 이라는 수치가 뜨는 걸 볼 수 있죠?

이 크기의 서재에서 발생하는 가장 낮은 저음의 정재파가 E1음에 해당하는 41.23Hz라는 뜻입니다.

이 주파수는 정튜닝한 4현 베이스 기타의 4번줄 개방음을 퉁기면 나오는 소리 41.2Hz와 일치합니다.

 

그리고 밑에 보이는 Room 3D를 보세요. 

이 그림에서 Room 3D를 보면 괄호 안에 1-0-0 이라고 적힌 걸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앞서 설명한 정재파 계산 공식의 p, q, r에 각각 1, 0, 0을 대입한 값이란 의미입니다.

 

길이(L)에 대입하는 값 p만 1을 넣고 폭(W)과 높이(H)에 대입해야 하는 q, r은 0을 넣었다는 건 오디오룸의 앞벽과 뒷벽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재파를 계산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평행한 두 개의 벽(앞뒤, 좌우, 천장과 바닥)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재파를 Axial Mode라고 하는데 정재파 중에서도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정재파입니다.

Axial Mode는 p, q, r 값에 하나만 1을 넣고 나머지는 0을 넣어서 구할 수 있죠.

 

Room 3D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은 해당 주파수의 정재파가 발생하는 지점이며 파란색 위치와 빨간색 위치의 소리 위상은 서로 180도 뒤집힌 역상 관계입니다.

길이 416cm, 폭 350cm, 높이 230cm의 오디오룸에 별도의 룸 튜닝을 하지 않는다면 저 빨간색과 파란색 위치에선 41.23Hz의 정재파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보통 저런 공간에 오디오를 배치한다면 파란색 위치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청취자는 빨간색 위치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이런 공간에서 음악을 감상하면 베이스 기타가 4번 줄 개방음을 연주하는 부분에서 여지없이 정재파로 인한 부밍을 듣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오디오 룸 안에 별도의 가구가 설치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결과값입니다.

만약 책장 같은 가구를 들여놓게 되면 그만큼 공간의 크기는 달라지게 되고 정재파가 발생하는 주파수도 달라지게 됩니다.

 

만약 오디오 배치를 바꿔 길이가 긴쪽에 스피커를 설치한다면 아래처럼 p, q, r 값 0-1-0에 해당하는 그래프를 확인해 정재파가 발생하는 주파수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정재파는 49Hz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베이스 기타의 4번줄 3프렛을 누르고 연주하는 G1음이 바로 49Hz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리라는 건 스피커 정면으로만 확산하는 게 아니죠.

특히 저음의 경우 몇 차례나 말씀드렸듯이 지향성이 없기 때문에 360도 사방으로 퍼지게 됩니다.

음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재파는 스피커가 설치된 위치를 기준으로 앞뒤 벽면에서 입사음과 반사음이 간섭을 일으켜 발생하는 정재파입니다만 사방으로 확산한 저음은 좌,우 벽은 물론 천장과 바닥으로까지 반사를 일으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앞뒤, 좌우 벽에 부딪쳐 일어나는 정재파를 함께 계산하면(=공식에서 q, p, r에 1-1-0 대입) 방의 네 귀퉁이에서 주파수 64.04Hz의 정재파가 발생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사이트의 결과치를 해석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의 블로그에도 설명되어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보청기 회사의 청각음향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공학박사님이 운용하는 블로그인데 읽어보면 오디오 생활에 도움이 될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https://blog.naver.com/wyepark/222320068796

 

본문 초반에 말씀드렸듯이 소리의 속도는 실온에서 초속 340미터라고 하지만 그건 1기압, 섭씨 14도 조건일 때의 속도입니다.

음속은 기온이 섭씨 1도 올라갈 때마다 초속 0.6미터씩 더 빨라지는데 실내에 위치한 오디오룸의 기온은 대부분 섭씨 14도보다 많이 높은 편이죠.

만약 오디오룸의 온도가 섭씨 24도라면 스피커에서 재생된 소리는 초속 346미터의 속도로 이동합니다.

그만큼 주파수에 따른 소리의 파장도 살짝 길어지게 되는데 음속을 340미터로 놓고 계산했을 때와 비교해 20Hz의 파장은 30cm, 20kHz의 파장은 0.3mm 늘어나죠.

 

오차 범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음속은 초속 340미터를 기준으로 합니다만 한여름과 한겨울, 실내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파장이 긴 저음의 경우 온도에 따라 정재파 발생 위치가 수십 cm까지 바뀌게 되니까요.

그래서 같은 곡을 들어도 날씨(특히 온도)에 따라 조금씩 소리가 다르게 들리거나 평소엔 들리지 않던 저음의 부밍이 생기기도(혹은 사라지기도) 하는 겁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오디오룸의 크기와 스피커(&서브우퍼)의 배치에 따라 정재파와 SBIR의 영향으로 인해 오디오의 음질이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오디오 애호가분들 중엔 케이블이나 앰프를 교체해서 정재파를 해결했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정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도 아셨을 거고요.


지금까지 장황한 글을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논쟁이 되는 것은 원치 않으니 이 글은 DP 내에서만 읽어주시고 외부로 퍼가시는 것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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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1-16 10:32:49

 와 내공이 느껴지는 글 감사드립니다.

2021-01-16 10:35:17

대단한 글입니다.. 많은 도움이 될 자료입니다..

Updated at 2021-01-16 12:19:23

애메하게 헷깔렸던 분분들이 싹 정리가 되었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추천드립니다~

2021-01-16 13:08:01
2021-01-16 13:50:35

으아아아... 넘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10분의 1도 이해 못했지만...

당장 궁금했던, 우퍼 왜케 짱크고 무거운거야??? 에 대해서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우퍼 위치 말인데요.

스피커는 책상 위에 있는데, 우퍼는 바닥에 두면 소리 차이가 많을까요?

책상 위에 두기엔 우퍼 크기가...

WR
Updated at 2021-01-30 02:27:17

서브우퍼를 꼭 스피커와 가깝게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퍼를 책상 위에 올려두면 우퍼의 진동이 책상을 흔들면서 저음의 해상도가 떨어지게 될 겁니다.

 

말씀하신 환경에서 중요한 건 사용하는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입니다.

만약 저음이 80Hz까지 내려가지 않는 소형 스피커라면 AVR에서 크로스오버를 80Hz 이상으로 설정해 줘야 하는데 80Hz 이상의 주파수는 방향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소리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80Hz 이하까지 재생 가능한 스피커라면 제가 본문에 적은 최적의 서브우퍼 위치 찾는 법을 활용해 위치를 잡아주시면 됩니다.

1
2021-01-16 15:09:05

2021-01-16 16:11:42

 제가  굼금했던건데 논문을.... 만드셨네요.  대단하심돠.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21-01-16 17:54:35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추천하려고 로그인했네요. ^^;
저장했다가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2021-01-16 22:02:46

대단한 양과 질의 글이네요. 어설피 알고 있던 내용을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했습니자. 아직 다 이해못했는데 다시 읽어볼때마다 배우는게 있을것 같네요. 정성어린글 감사합니다 ^^

2021-01-16 22:31:13

이번에 홈시어터를 처음 장만하면서 어쭙잖은 지식으로 아파트에서는 우퍼를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예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요. 욜로님의 글을 보고 우퍼가 이렇게 중요한 건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 자주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WR
2021-01-18 01:00:51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서 나중엔 오기로 결국 마무리지었는데 결국 주말 이틀을 다 써버렸습니다.

이런 글 자주 올리려면 생계를 포기해야 돼서 더이상은 무리입니다. 

2021-01-17 09:12:31

좋은 정보가 많네요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1-17 19:10:17

장문의 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글도 좋았지만 이번엔 서브우퍼 종합편으로 좋은 복습이 됐습니다~

2021-01-18 09:02:38

좋은 지식에 감사 드립니다

복 받으실겁니다

2021-01-18 10:03:43

정성스런 글 감사합니다. 나중에 찬찬히 다시 봐야겠습니다.

2021-01-19 02:23:36

말씀대로 페이즈를 0으로 맞추니까 베이스 소리가 제대로 나네요.

페이즈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SVS는 0부터 180까지 돌리는 겁니다... 0이나 180이 아니라... 흠흠), 막 심심하면 조금씩 돌려가면서 사용했는데 알게 모르게 어딘가 안 맞는 걸, 0으로 하니까 괜찮네요.

 

 

ㅎㅎ 글 이따가 다시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2021-03-21 04:43:17

너무 감사합니다.

 

2021-04-27 23:29:41

올려주신 글이 AV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파트 작은방이라 우퍼는 포기했는데

우퍼가 없는것 보다 볼륨을 조정해서 사용하는게 

상급 스피커 쓰는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 같네요.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2021-05-10 01:08:48

 와 다시 봐도 진짜 바이블이네요..

볼때마다 새롭습니다.

2021-06-19 12:19:40

매우 유익하고 훌륭한 지식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8-20 14:00:56

 와...  이 내용은 정말 대박이네요...  
작성하시는데 정말 많은 공을 드리셨을것같습니다.  근처에 계시면 커피라도 사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  이 그래프 본적은 많은데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는거고 어떻게 봐야하는지  한참을 뒤져보다가 포기했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번에 다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여러번 읽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중입니다. ^^;;

2021-09-06 11:28:56

작은 All in one 앰프에 서브우퍼 적용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차에 너무 좋은 정보가 있어 감동입니다.
정성을 다해 전달해 주신 정보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Updated at 2021-10-03 14:45:50

공들여 작성하신 글 감동이고 너무 고맙습니다.

 

 

 

위 사진 처럼 벨로다인을 몇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재대로된 셑딩 방법을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저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님의 글을 보고 가뭄에 단비 만났듯 반갑고 고맙습니다. 

그런대 본문에

"따라서 위의 벨로다인 서브우퍼를 AVR과 연결한다면 스위치를 Subwooper Direct 쪽으로 선택해야만 합니다." 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찾아도 못찾겠습니다.

바쁘고 힘드시겠지만 

셑딩 방법좀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공간이 작다 싶으시면 제 매일로 보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ktsgod@gmail.com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 마란츠8805를 사용하는데 오딧세이를 돌려보니 프론트가 라지로 잡히든데 스몰로 고쳐야 되는지요?

참고로 프론트는 포칼 스칼라유토피아입니다.. 

 

WR
Updated at 2021-10-04 04:25:39

"위의 벨로다인 서브브우퍼를 AVR과 연결한다면 스위치를 Subwooper Direct' 쪽으로 선택해야만 합니다"라고 설명한 것은 본문에서 예로 든 벨로다인 SPL 모델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본문에 첨부한 해당 모델의 사진에 제가 다시 빨간색으로 동그라미를 친 곳을 보시면 해당 스위치를 보실 수 있죠.

 

 

그리고 올려주신 벨로다인 DD15 모델의 세팅 화면을 보니 로우 패스 크로스오버가 80Hz에 맞춰져 있던데 AVR과 서브우퍼를 연결할 땐 그렇게 세팅하면 안 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제가 본문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강조해서 몇 차례나 반복해 설명드렸으니 혹시 해당 내용을 읽지 않고 지나치셨다면 다시 읽어보시면 왜 그렇게 세팅해선 안 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EQ mode의 경우 대역대별로 극단적인 조절값이 입력된 것으로 보이는데 시스템을 설치한  장소에서 측정용 마이크로 체크한 결과를 반영한 건지요?

제가 벨로다인 DD 모델을 직접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청취실 룸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과 마이크를 지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현재 DD15에 세팅된 EQ값을 볼 때 25Hz의 경우 다른 대역대와 비교해 최대 -20dB 이상 음압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이건 청취룸에서 25Hz 부근의 음역대가 정재파를 일으켜 20dB이상 크게 볼륨이 부스트되고 있을 때에 써야하는 세팅입니다.

 

이 정도로 정재파가 발생하고 있다면 최대한 정재파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위치로 서브우퍼의 자리를 변경해보는 것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정재파로 인해 부스트, 딥 되는 음역대를 피해 서브우퍼의 위치를 변경하는 방법 역시 본문에 제가 적어놨습니다.

 

저역 전용 흡음재를 구입해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으나 25Hz 음역대에서만 정확히 흡음을 하는 흡음재는 찾기 어려우실 테니 서브우퍼의 위치를 변경하는 게 최선일 듯 합니다.

 

만약 서브우퍼의 EQ 세팅값이 마이크로 측정한 정확한 룸 특성을 반영한 게 아니라면 EQ값을 모두 0dB에 맞춰놓고 마란츠 AVR에서 오딧세이를 돌려 세팅한 값을 적용하셔야 합니다.

좀 더 정확한 세팅을 하고 싶으시다면 PC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측정용 마이크를 구입해 한 번 본인의 청취실 룸 특성을 체크해보시는 걸 권하고 싶고요. 

  

그리고 마란츠의 오딧세이가 스칼라 유토피아 스피커를 라지로 세팅했다고 하더라도 포칼이 공개한 스칼라 유토피아의 스펙은 ±3dB 조건에서 27Hz까지입니다.

설치 장소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순 있겠지만 저라면 스칼라 유토피아의 저음을 살리면서 서브우퍼를 병행해서 사용하기 위해서 AVR 세팅 메뉴에서 프론트 채널의 크로스오버를 40~60Hz 범위 안에서 조절해보면서 제 귀에 가장 자연스럽고 적당한 지점을 찾을 겁니다.

물론 정재파의 영향이 가장 적은 위치에 서브우퍼를 설치했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2021-10-04 03:34:16

정성스런 답변 감사드립니다.

측정 마이크는 기본 있습니다. 

Subwooper Direct 스윗치가 제것에는 없어서 어디서 하는지 알수가없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는 측정값은 원래 있었든것 같습니다..

제가 측정해서 만드게 아닙니다.

셋팅하는 방법을 아직도 잘모릅니다.

스칼라유토피아는 라지로 해놀가요? 아님 스몰로할가요?

아무튼 무식해서 취미활동 어렵네요...^^

 

WR
Updated at 2021-10-04 04:22:30

서브우퍼 다이렉트 기능은 일부 모델에서만 제공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가지고 계신 DD15가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지 먼저 메뉴얼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세팅 화면에서 로우패스 크로스오버 설정값을 80Hz가 아닌, 기기에서 세팅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치(최소한 120Hz 이상)로 맞춰두시면 됩니다.

그 이유 역시 제가 본문에 자세히 설명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중고 구매 등의 이유로 이전 사용자가 설정해 놓은 EQ 모드의 세팅값을 그대로 사용중이시라면 해당 수치들을 모두 0dB로 설정한 뒤 다시 AVR의 오딧세이를 실행하셔야 합니다.

지금 EQ 세팅값은 주파수에 따라 20dB 이상 볼륨 편차가 나도록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주파수 대역별 밸런스가 극단적으로 무너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DD15 모델은 0부터 99까지 볼륨값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 설정값은 10으로 되어 있더군요.

너무 낮은 볼륨으로 맞춰둔 채 AVR의 오딧세이를 실행하면 서브우퍼의 정확한 특성을 오딧세이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도 그렇지만 서브우퍼 역시 어느 정도는 볼륨을 높여주어야 제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말 낮시간대에 이웃의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한도까지 일단 볼륨을 높여놓고 EQ도 주파수별로 모두 0dB에 맞춘 뒤 다시 오딧세이를 실행하시길 권하고 싶네요.

 

스칼라 유토피아를 라지로 할지 스몰로 할지는 제가 결정드릴 수는 없으나, 저라면 일단 스몰로 설정한 뒤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40Hz부터 60Hz 사이에서 조절해가며 음악과 영화 양쪽에서 제 취향에 가장 좋게 들리는 주파수에 맞출 겁니다.

그런데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는 비율에서 음악 쪽이 더 비중이 높다면 현재 설정 그대로 스칼라 유토피아를 라지로 설정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스칼라 유토피아 정도의 스피커라면 음악 감상에선 어지간한 서브우퍼를 매칭하는 것보다는 스칼라 유토피아 자체의 저역 재생 능력에 능력에 맡기는 게 나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영화 감상에선 얘기가 다르지만 말입니다.

 

제가 본문에 쓴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셨다 하더라도 시간되실 때마다 몇 번에 나눠서 반복해 읽어보시면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답을 찾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21-10-04 04:35:49

빠르고 긴답변 감사합니다.

말씀 하신대로 찬찬히 올려주신글 정독하고

해보라는 대로

열심히 다시 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WR
Updated at 2021-10-04 13:41:11

댓글을 작성할 때 제가 시간 여유가 없어서 DD15의 메뉴얼까지 살펴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잠시 벨로다인 홈페이지에서 제품 메뉴얼을 살펴보니 서브우퍼 자체에 마이크 입력단자가 지원되고 측정용 마이크까지 제공되는 모델이더군요.

그럼 세팅이 훨씬 쉬워집니다.

 

일단 마이크 스탠드(없으면 카메라 삼각대 등)를 이용해 청취 위치의 본인 귀높이에 마이크를 세워놓습니다.

그런 다음 DD15 후면 하단의 마이크 입력단자에 마이크를 연결하고 DD15 자체의 Self EQ 과정을 진행하면 되는 겁니다.

Self EQ 과정을 진행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의 제품 메뉴얼 12페이지부터 자세히 설명되어 있네요.

 

https://velodyneacoustics.com/pdf/digitaldrive/DDManual.pdf

 

영어 메뉴얼이 익숙치 않으시다면 해당 설명을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복사한 뒤 크롬 브라우저나 네이버 등에서 제공하는 번역 서비스 기능을 이용해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해가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2021-10-05 15:51:41

네알겠습니다.

끝까지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11-05 15:02:16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다른 회원 분들도 찬찬히 읽어 보시면 좋은 내용인거 같습니다. 물론 저도 100% 이해는 못했지만

퇴근후 택배로 와 있을 클립쉬 우퍼 셋팅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12-09 06:50:07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다가 오늘에서야 읽었는데, 정성스럽고 고퀄러티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꾸벅

Updated at 2021-12-09 16:42:15

말씀하신데로 서브우퍼 셋팅(0도, 우퍼120hz, AVR 80hz cross over, LFE)을 해보았는데요, 셋팅이 제대로 되었는지 보기위해 위 링크의 톤제너레이터로 80hz 미만을 송출해봤는데, 우퍼와 다른 스피커들에서도 소리가 나면 잘 못 셋팅 된것이죠?  'LFE'와 'LFE+Main' 둘다 일반스피커에서 80hz이하 소리가 나더라고요 ㅠ.ㅠ

WR
Updated at 2022-03-15 01:34:41

답변에 오류가 있어서 밑에 다시 설명드렸습니다.

 

2021-12-10 17:02:03

답변 감사합니다. 다시 차근차근 해봐야겠네요. ㅠ.ㅠ

WR
1
2022-03-15 01:33:58

시간이 지났지만 제가 바쁠 때 답변을 적느라 내용에 오류가 있어서 다시 답변을 답니다.

 

AVR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이라고 해도 설정한 주파수를 기준으로 정확히 대역을 끊어주는 건 아닙니다.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췄다고 해도 80Hz 이하의 저음은 한 옥타브에 걸쳐서 12dB, 혹은 기기에 따라 24dB 감쇠되죠.

 

말로 설명드리자면 복잡하게 느껴지실 텐데 일단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위 그림의 가로축은 주파수, 왼쪽은 dB(음압≒볼륨)입니다.

제가 쓴 본문 내용을 다 이해하셨다면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와 같은 형식이란 걸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첨부한 그래프에는 하이패스와 로우패스, 두 개의 주파수 응답특성이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하이패스는 프론트 스피커, 로우패스는 서브우퍼의 주파수 응답특성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주파수 응답특성 그래프는 100Hz에서 서로 교차(크로스오버!)합니다.

하이패스 그래프를 보시면 100Hz에서 로우패스 그래프와 교차가 일어난 뒤 계속해서 음압이 떨어지는 게 보이실 텐데 아래 그림에 제가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음악에서 낮은 도 음과 높은 도 음을 한 옥타브(Octave) 관계라고 하죠?

 

 

이렇게 어떤 음보다 한 옥타브 높은 소리란 주파수가 두 배 더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한 옥타브 낮은 소리라면 주파수가 절반이란 의미죠.

 

위 그래프에서 하이패스와 로우패스가 교차하는 포인트인 100Hz의 음압을 확인해 보면 -6dB입니다.

그리고 100Hz보다 한 옥타브 낮은 50Hz 지점에선 -30dB까지 감쇠된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기준으로 한 옥타브 아래 주파수에선 볼륨이 -24dB 감쇠된 것이죠.

 

따라서 위 그래프는 100Hz를 크로스오버 지점으로 설정했을 때 주파수 응답특성이 -24dB/octave slope(기울기)를 가진 곡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설명이 길었는데 AVR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조절 기능도 이와 같은 기울기를 가진 주파수 응답특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프론트 스피커의 크로스오버를 80Hz로 설정했다고 해도 프론트 스피커는 정확히 80Hz까지만 재생하는 게 아니라 그보다 한 옥타브 낮은 40Hz까지 기기에 따라 -12dB ~ -24dB 정도의 기울기로 급격하게 볼륨이 작아지긴 하지만 소리가 나오긴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AVR에서 전 채널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80Hz에 맞추게 되면 각 채널에서 80Hz 이하의 소리가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니고 작게나마 재생되긴 합니다.

 

참고로 위 그래프의 크로스오버 포인트인 100Hz는 하이패스와 로우패스 응답특성이 각각 -6dB씩 감쇠된 지점입니다.

그리고 제가 본문 앞부분에서 데시벨에 대해 설명드렸을 때 사람의 청각은 6dB 차이가 나면 두 배 더 큰 볼륨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의미에서 -6dB 감쇠된 소리는 볼륨이 절반 작아진 것으로 인식하게 되겠죠?

 

결국 위 그래프에서 크로스오버 포인트인 100Hz의 주파수는 프론트 스피커와 서브우퍼가 각각 (사람이 듣기에) 절반의 볼륨으로 재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0.5 + 0.5 = 1이 되는 효과를 내게 됩니다.

 

이게 스피커나 앰프에서 크로스오버를 나눠서 우퍼와 트위터 혹은 프론트 스피커와 서브우퍼 등등으로 주파수 대역을 나눠 소리를 재생하는 방법인 거죠.

 

그러니 AVR에서 크로스오버를 80Hz에 맞춰도 프론트 스피커에서 그이하의 저역이 작게나마 들리는 건 정상적입니다.

그렇지만 80Hz보다 더 낮은 주파수로 내려갈수록 급격하게 볼륨은 작아지게 됩니다.

2022-03-29 16:59:29

아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최근 방문을 못 했었었어서 이제야 봤습니다.

결론은 이해 했지만 이론적인 부분은 몇번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이렇게 상세한 설명덕에 제 오디오 상식도 늘어가는것 같습니다.

2021-12-31 23:51:35

감사합니다! svs 서브우퍼 셋팅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22-01-11 16:42:18

 와, 대단하십니다.

스크랩해두고 두고두고 참고하겠습니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스피커 바닥에 대리석 같은 받침대를 놓으면 바닥이 단단해지면서 더 소리가 좋아질까요?

그리고 이러면 바닥 진동을 좀 잡을 수도 있나요?

 

아주 예전에 스피커 받침대 검색하다보니 스피커 바닥에 자석을 붙여서 바닥에서 띄우게 한 제품이 있던데 상품설명에는 소리가 좋아진다고 돼있던데 제 생각으론 소리가 더 안 좋아질 거 같은데 물어볼 데가 없네요.

바닥 진동은 좀 잡을 거 같지만...

WR
Updated at 2022-01-11 23:45:20

대리석이나 오석을 받침대로 써서 얻는 효과는 미관상 좋아보인다는 것과 스피커 스파이크로 인한 바닥 손상을 막는 것이 제일 큽니다.

대리석을 받쳐둔다고 해서 아래층으로 스피커 진동이 차단되는 효과는 없으며 기존에 발포 매트처럼 무른 재질 위에 스피커를 설치해둔 게 아니라면 스피커 재생음에 큰 변화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아래층으로 진동이 전달되는 걸 줄이기 위해 스피커 밑에 고무 받침 등을 끼워넣는 분들도 계시지만 진동 차단 효과는 없다시피하죠.

오히려 스피커 인클로저의 진동이 고무 받침을 진동시키고 다시 인클로저로 돌아와 재생음의 음질을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현대 스피커 제작사들은 대부분 가청 주파수 영역대에서 인클로저의 진동을 최대한 줄여서 드라이버 유닛의 진동으로만 소리를 재생하려고 애씁니다.

인클로저가 진동하면 드라이버 유닛의 진동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인클로저가 직접 공기를 진동시켜서 왜곡된 소리를 재생하기도 하니까요.

 

이론적으로 가장 좋은 스피커 받침은 인클로저의 진동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은 베어링 같은 구슬로 진동 에너지를 소멸시킨다고 하고 어떤 제품은 공중부양으로, 어떤 제품은 여러가지 복합 재질을 이용해 진동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바꿔 소멸시킨다고 광고하기도 하죠.

 

시중에 수많은 스피커 스탠드와 스파이크, 방진패드, 받침대 등이 판매되고 있고 저마다 최고의 음질향상을 얻을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실제로 그런 제품들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인클로저의 진동 제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스피커 재생음에 일부 변화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그 변화라는 건 대개 일장일단이 있는데다가 이것저것 비싼 재료와 마감으로 만든 제품들은 가격도 엄청 비싼 편입니다.

그런 제품들이 과연 그 값어치를 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죠. 

 

고가의 스파이크나 받침대를 구입할 게 아니라면 스피커 인클로저에서 발생한 진동 에너지가 다시 인클로저로 되돌아오지 않도록 빠르게 지면으로 흘려보내는 게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피커 스파이크를 바닥 콘크리트에 직접 꽂는 게 음질에 좋겠죠.

실제로 단독 주택에 거주하는 열혈 오디오 마니아 중엔 진짜 바닥을 파고 스피커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대다수의 취미가들에겐 불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오디오 애호가라면 단단한 바닥 위에 그냥 스피커를 설치하거나 바닥 마감재의 손상이 걱정되면 스피커 스파이크 슈즈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게 가장 속 편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저는 대리석과 오석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이 신경쓰여서 금속 재질의 스파이크 슈즈를 사용합니다.

2022-01-11 22:43:26

장문의 답변 감사드립니다.
큰.도움이 되었습니다.

Updated at 2022-01-17 12:29:48

이런 장문의 정성스러운 글은 추천 100개가 아깝지 않네요.


올리신 글을 정독해서 읽었네요.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것들이 이제서야 정리되는 듯 합니다.

스크랩하고 몇 번이고 정독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2022-01-22 15:18:43

DP 역사에 기리 기리 남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몇번을 다시 와서 읽고 있는데 한번에 다 이해되지 않는 제가 참 원망스럽습니다.

긴 질문을 몇개 드리고자 합니다. 별도로 글 쓰기 보다 여기에 댓글로 질문을 하면 다른 분들도 참고가 되실까해서요.

 

SVS PB-4000을 데논 AVR-6400H에 연결하여 7.1.4로 사용중입니다. 

 

1. 본문에서 서버 우퍼 설정시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는 최대치에 놓고 사용하라고 하셨는데요, 제 서버우퍼 앱에서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대치 200을 입력하고자 하면 ON을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LFE DISABLED"라고 되어 있구요, LFE MODE ACTIVE를 하면 OFF가되어 Low Pass Freq. 설정이 비활성화 됩니다.

LFE DISABLED면 혹시 0.1 채널에 해당하는 폭발음같은 극저음이 서브우퍼로 전달이 되지 않는것 아닌가요? 제 경우에는 서버우퍼 설정을 어떻게 하는것이 맞는지요? 

 

 

2. 솔직히 제가 막귀라서 이리 저리 세팅을 바꿔 봐도 사실 잘 구별을 못하겠는데요. 저만 듣는 것이 아니라 손님도 오고 하면 막귀 아닌 분도 있을 것 같아 가장 좋은 세팅을 하고 싶습니다. 전면 스피커로 클립쉬 RP-280f를 사용중인데요, 말씀하신 주파수특성을 찾아 보니 아래와 같네요.

frequency response: 32-25,000 Hz (±3dB)

(1) SVS PB-4000이 클립쉬 RP-280f 보다 비싸니 저음도 더 좋을 것이므로 크로스오버를 80에 세팅

(2) 가격은 싸지만 음악감상이나 이질감등을 생각해서 Large로 설정

(3) 본문에 나온대로 Small로 하고 크로스오버를 10Hz 정도 높인 45Hz 정도로 세팅

영화가 90%인데 프런트 스피커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3. ATMOS 천장스피커로 폴크오디오 RC80i in-ceiling 스피커를 사용중입니다. 주파수는 "frequency response: 50-20,000 Hz"라고 스펙에 나와 있습니다. 200Hz이하는 무지향이라하셔서 아무래도 저렴한 스피커라 우퍼가 저음을 담당하도록 현재 크로스오버를 150Hz에 두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아니면 천장이 2m로 낮아서인지 천장스피커가 울리는 느낌을 별로 못 받는데요, 이걸 80Hz로 낮추면 천장스피커가 좀더 많이 울려서 애트모스 효과를 더 느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비싼 서브우퍼가 저음을 담당하게 150Hz에 두는게 나을까요?

 

감사합니다.

 

 

WR
Updated at 2022-04-29 12:49:33

1. 본문에서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로우패스 필터)를 최대치에 맞춰둬야 한다고 설명드린 이유는 AVR에서 전달된 저음 신호를 놓치는 음역대 없이 모두 재생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벨로다인의 고가 서브우퍼 모델 중에는 AVR과 연결해서 사용할 때 아예 크로스오버 회로를 off 시킬 수 있는 기능을 내장한 모델도 있다고 설명드린 거고요.

 

이렇게 해당 기능을 Off 시키면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가 동작하지 않게 되며 AVR에서 전달된 신호를 가감없이 그대로 재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호 경로가 복잡해지고 여러 단계를 거칠수록 음질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아무래도 음질적으론 더 이득이겠죠.

 

이 부분에 대해 개념이 정확히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제가 본문에서 해당 내용을 설명한 단락을 몇 번이고 다시 읽으셔서라도 꼭 이해하셔야 합니다.

AVR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라면 왜 서브우퍼에 내장된 크로스오버(로우패스 필터)를 가장 높은 주파수에 맞춰야 하는지, 그리고 크로스오버 회로 off 기능이 지원되는 모델이라면 왜 off 시켜놓고 사용해야 하는지,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서브우퍼 세팅의 시작이니까요.

 

결론적으로 질문에 답변드리자면, SVS의 최신 서브우퍼들은 디지털 DSP 설정을 통해 이런 로우패스 필터 회로를 Off 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AVR과 연결해서 사용할 땐 로우패스 필터를 Off(=LFE Mode Active)시키시는 게 정답입니다.

DP에선 SVS 서브우퍼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으시니 SVS 설정앱의 로우패스 필터를 off 시키는 내용을 추가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2. AVR에서 각 채널별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어디에 맞출지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답처럼 제가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THX의 권장사항은 전 채널을 80Hz에 맞추는 겁니다만 이 세팅값이 모든 사용자를 다 만족스킬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니 말씀하신 세 가지 세팅값에 따른 소리의 변화를 저음이 많이 나오는 영화로 테스트해보시고 본인의 취향에 맞춰 결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3. 200Hz 이하의 저음은 지향성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소리의 재생위치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트모스용 천장 스피커라고 해도 80Hz까지 저음이 평탄하게 재생되는 스피커를 설치하셨다면 AVR의 스피커 설정에서 해당 채널의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80Hz에 맞추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구입하신 제품의 경우 50Hz까지 재생된다고 하니 그보다 살짝 높은 60Hz정도까지 테스트해보시는 것도 좋겠고요.

 

SVS 서브우퍼를 사용중이신 다른 회원분의 질문에 제가 비슷한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아래 링크에서 제일 밑에 달린 제 댓글들을 한 번 읽어보시면 좀 더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50072&sca=&sfl=wr_name%2C0&stx=%EC%9A%9C%EB%A1%9C&sop=and&scrap_mode= 

2022-01-22 16:22:41

답변감사합니다.

위의 링크의 뽀용님 글에 다신 댓글은 이미 몇번 읽어 보았고, 그 댓글 때문에 지금 서버우퍼 세팅을 공부하고 만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가 SVS앱을 오늘 깔아서 그땐 모르고 무심코 넘어갔는데 지금 다시 댓글 그림을 보니 뽀용님이 저하고 정말 똑같은 고민을 잠시 하셨군요. 저도 기존에 OFF로 끄고 사용해 왔는데, 최대치로 두라는 말씀에 최대치 200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ON을 시켜야 값을 최대치로 바꿀 수 있어서 헷갈렸습니다. 즉, 최대치보다 더 좋은건 OFF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답변중 2번 항목은 제가 신경 써서 들어봐도 어떤 것이 좋은지 구별을 못해서 여쭤봤습니다. 막귀에다가 9K Hz만 되어도 이제 못들어서... ㅠㅠ 남들은 전원 케이블만 바꿔도 엄청난 변화를 느낀다는데 저는 스피커를 바꿔놔도 모르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돈 들일 필요 없어서 좋긴 하지만.. 여튼 최선을 다해 제게 맞는 정답을 찾아 보겠습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2022-02-20 22:48:06

서브우퍼에 대한 논문수준의 글이네요.

쉽지 않은 내용을 쉽게 정리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틀동안 쓰신 글을 저는 두시간만에 읽고 이해를 50% 정도 했습니다.

AV용 외에 하이파이에도 서브우퍼를 연결하면 도움이 된다길래, 제 앰프에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WR
2022-02-21 02:08:53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1년 전에 쓴 글인데도 아직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가끔씩 다시 들여다보면서 그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보강하거나 손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긴 글이고 또 딱딱한 용어 설명과 복잡한 음향에 대한 이야기라 제 딴엔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한다고 노력했어도 한 번에 모두 이해하기엔 어려우실 겁니다.

그래도 시간 되실 때 몇 번 다시 읽어보시면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조금씩 이해가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2022-02-21 18:50:10

조금더 요약해서 쓰셔도 될 것 같긴 한데, 서브우퍼 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시려다보니 조금 길고 어려워진 느낌도 있었는데, 저는 좋았습니다.

문송이라고 하셨는데, 전혀 문송이스럽지 않는 방대하고 전문적인 글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22-05-13 18:35:17

덕분에 서브우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했습니다.

이제 설치 도전하겠습니다.

욜로님 감사합니다.

2022-06-20 09:46:30

pc에 2.1로 서브우퍼 사용하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22-12-04 11:48:46

방대한 분량의 정성의 강의글을 이제야 보았습니다.
정말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고 궁금했던 부분이 해결되었습니다.
큰 감사드립니다.

2023-04-12 19:09:00

틈나는대로 계속봐야겠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2023-08-27 15:54:17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23-11-20 18:36:14

엄청난 글입니다. 세시간 넘게 정독하며 읽은것 같네요. 읽기만 하는데도 이런데 작성하는데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셧을지 모르겟네요. 가입한지 몇년 됏는데 오늘에서야 이 글을 읽다니.. 우퍼를 썩히고 있었습니다. 오늘 당장 우퍼 세팅 다시 합니다.
유료로 읽어도 될 글을 이렇게 정리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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