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하이엔드 AV 프로세서, 스톰오디오 ISP MK2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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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식 발매 예정인 스톰오디오의 최대 32채널 지원 하이엔드 AV 프로세서, ISP MK2를 어제(10/25) 친견해볼 기회가 있었기에 간단하게 첫인상을 남깁니다.
1.
현재 하이엔드 AV 프로세서 시장에서 HDMI 2.0 대응 제품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회사는 네 곳입니다.
- 쎄타는 카사블랑카 IV > V(및 추가 DAC 모듈) 출시 이후에는 별다른 활동 없이 소강 상태
- 트리노브는 2016년 하이엔드 이머시브 AV 프로세서 얼티튜드 모델 출시 이후, 개량이나 외부 협업 중심
- JBL은 현 주력 모델로 SDR-35(AVR), SDP-55(프로세서), SDP-75(트리노브 리뱃지 프로세서) 전개중
- 스톰오디오는 ISP MK1 발매 후 3년만인 2020년에, 메이저 업그레이드 모델 MK2 발매
(* 브라이스턴 SP4는 스톰오디오 ISP MK1의 리뱃지 모델이며, SP4는 개량 예정 없음)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22033
개중에서 최신 AV 기술까지 적극 접목하고 있는 곳은 스톰오디오로, ISP MK2는 이전 게시물(상기 링크 참조)에서 언급했듯이 DTS:X Pro 대응 외에도 내년에는 HDMI 2.1 보드 체인지 로드 맵을 이미 밝힌 상태.
(HDMI 2.1 보드 체인지 후에는 하이엔드 제품 중에선 가장 먼저 4K/120Hz 및 8K 지원 & VRR 등 지원 예정)
2.
그 ISP MK2를 국내 정식 발매 취급사 감상실에서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한마디로 놀랐습니다.(참고로 이 감상실은 야마하 AVR 시연회로도 몇 번이나 들렀던 곳입니다.)
3주쯤 전에도 그 전 버전인 ISP MK1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어느정도 MK2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습니다만, 실제 소리는 그 기대치를 가볍게 뛰어 넘었거든요.
- 스피커 사이에 틈새가 느껴지지 않는 완전한 앳모스 및 서라운드 공간감
: 앳모스 및 서라운드로 소리가 이동하는 동선이 눈에 보인다 싶을 정도의 착각
- 공간보다 다소 큰 볼륨으로 틀어도 거슬리지 않는 소리, 그럼에도 디테일이 굉장히 좋은 소리
: 효과음의 미세 잔향을 살리는 능력, 분해능 등이 정말 일반적인 AV 앰프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
- 해상감 있고 큰 울림을 주는 저역, 살집 적절하고 알맞은 중역, 확 뻗어서 존재감 확실한 고역
: 어떤 소리도 확실하게 기분좋게 쏴주는 능력
일례로 기생충 UBD(돌비 앳모스 트랙) 중 초반 노상방뇨 취객에게 훈계하는 민혁의 '정신 차려, 정신!'하는 소리는 '머리 살짝 위에서 확 뻗어 다가오다 확산되는 느낌'이어야 하는데, 이게 이 MK2 수준으로 구현되는 AV 앰프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후반 지하실 소리의 울림이라든가 분위기감 조성 등등 이 UBD에서 가장 중시한 앳모스 공간감 표현이 너무 좋아(져)서- 저도 이럭저럭 기생충은 리뷰 등의 이유로 족히 십여 회 이상은 봤고 이 장면도 앰프 테스트차 수도 없이 들었는데, 이 디스크에 이 정도의 퀄리티가 있었나? 디스크 리뷰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냐? 할 정도였네요.
3.
더 간단하게 요약하면, 적어도 3시간 정도 청음으론 이 앰프의 약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물며 AV 신호 전환 딜레이도 굉장히 짧고 스위칭 노이즈(이른바 '퍽' 소리)도 없고, 포맷 변경이나 음장 변경에 따른 버그도 없고... 와, 이게 뭐야 싶었네요. 분명 MK1은 버그도 소소하게 있었고, 아니 그 전에 MK1의 사운드 수준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약점을 찾아내는, 아니 없으면 만들어내는 리뷰어인 제가 보기에 이 프로세서의 약점은 하나뿐입니다. 최신 녹음의 앳모스 등 이머시브 사운드 같이 원래 좋아야 하는 트랙은 그렇다 치고, 전통적인 구작 BD의 HD 서라운드 트랙이나 하물며 스트리밍 DD 혹은 DVD DTS 수준의 손실 압축 포맷까지 들어봐도- 모든 소리를 너무 '고급지게' 만들어 놔서 이 물건으론 컨텐츠 리뷰를 못 하겠다는 것이네요.
(* 손실 압축과 무손실 압축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게 아니라 원래 약점이 도드라지고 뭔가 빠져 있어야하는 추남추녀 압축 신호까지 고급지게 비단 옷을 입혀 놓은 느낌이 들어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듣든가 뭔가 비교재(같은 컨텐츠의 DD vs 돌비 앳모스)라도 있지 않으면 '얘도 좋다, 쟤도 좋다' 식의 아무 참고도 안 되는 컨텐츠 리뷰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덧붙이면 여기서 비단 옷을 입혔다는 느낌은 빈티지 앰프 계통에서 느낄 수 있는 착색변형이 아니라, 서라운드 자체의 공간감이나 분해능 같은 순수 음질 요소에서 체감상 하한치가 다른 앰프로 들었을 때보다 전체적으로 올라가면서 '고급지다'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을 잘못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덧붙여둡니다.)
하지만 디스크 리뷰는 서브 룸에서 계속 이어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리뷰어가 아닌 AV 애호가로서의 저는 이 물건에 홀렸습니다. 이만큼 전자 기기에 홀린 건 대충... 09년에 파이오니아 쿠로(9세대)를 처음 봤을 때 정도? 그 이후엔 별로 기억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내친 김에 대충 11월이나 12월 즈음에는, 제 시청각실에서 더 오래오래 들어보고 개인 감상문을 적어 볼 생각입니다. 네, 저 쿠로 때도 흥미삼아 한번 FHD 최강의 PDP가 어떤가 보기나 하자고 갔다가 그 자리에서 사가지고 온 나쁜(?) 버릇이, 12년 만에 다시 발동 걸렸습니다. 하지만 말리지 마십시오. 말리는 사람들은 모두 밀어버리겠어! < 라는 심정입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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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궁금하게 만드시네요. ^^ 가격대가 중요하겠네요. 아니 가격대를 떠나서 무조건 사고 싶어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