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테스트 청음회는 무산됐습니다.
열흘 전 저는 케이블로 인해 음질 차이가 발생하는지, 그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테스트 청음회를 제안했었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56685&series_page=1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번 청음회는 오디오 평론가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었습니다.
저는 여섯 명의 자칭 오디오 평론가들에게 청음회 취지를 설명하고 초대 메일을 보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청음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하지 않았으며 답장조차 없었습니다.
압니다.
바쁘고 고매하신 오디오 평론가들께서 저 같은 일개 애호가가 개최하는 청음회에 참석하는 건 격에 안 맞는 일일 겁니다.
그걸 알고 또 청음회의 취지상 오디오 평론가들의 참가가 필수였기 때문에 저와 몇몇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천만 원의 상금까지 제시했던 것이었습니다.
오디오 평론가들이 오디오쇼 같은 곳에 가서 하루 종일 강연을 해도 그 금액엔 훨씬 미치지 못할 테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들 중 누구도 공개 테스트 청음회엔 나서지 않았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리뷰를 빙자한 광고로 동호인들에게 수백, 수천만 원짜리 엉터리 제품들을 수십 년 간 팔아치우는 일에 적극 동참한 오디오 평론가들이 엄격하게 통제된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검증해보자는 자리에는 단 한 번도 나선 적이 없다는 사실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 유튜버는 제가 제안한 청음회 소식을 듣고 화가 난다면서 동영상을 올렸더군요.
케이블 간에 차이가 없다는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진행하는 테스트 청음회에 누가 참석하겠냐고, 자기 딸아이도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한다면서 창피한 수준의 청음회라고 비아냥거리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유튜브 동영상은 제가 제안한 청음회를 지목한 게 아니라고 발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링크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청음회 방식이 어떤 것인지 제 설명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저 유튜버의 지적이 엉뚱한 헛발질이란 걸 아실 겁니다.
실제로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의 핵심은 진행자조차 비교 대상의 정체를 알지 못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청음회 사전 준비를 맡되 테스트 음원을 제작하는 것까지만 참여하고 실제 테스트엔 참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리고 제가 테스트 음원을 조작할 가능성을 감시하기 위해 양측 참관자 한 분씩이 테스트 음원 편집 과정을 참관&녹화하고 실제 테스트는 음원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양측의 진행자 두분이 음원을 넘겨받아 진행한다고 설명드렸죠.
그 후 테스트 음원의 정체를 아는 저와 양측 참관자 두 분은 테스트 장소에서 떨어진 별도의 장소에서 휴대폰을 끄고 모든 외부연락을 차단한 채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대기할 것이라고까지 설명했고요.
이렇게 엄격하게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 조건에 맞춰서 청음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의도를 가진 창피한 수준의 청음회라 비난하는 모 유튜버는 왜 그런 엉뚱한 비아냥을 영상까지 만들어 올린 걸까요?
그 유튜버라고 해서 글을 읽고 이해할 능력이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케이블에 따라 음질 차이가 있다고 믿는 본인의 믿음? 신념?이 공격당하는 것 같아 분노한 나머지 청음회 진행방식에 대한 설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거겠죠.
오디오 평론가들도 잘 알 겁니다.
엄격하게 통제된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볼륨을 동일하게 맞추고 비교하면 자신들이 그렇게 극찬하고 뽐뿌질했던 케이블을 막선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을요.
그러니 공개된 자리에서 테스트해보자고 하면 나설 수가 없는 거죠.
자칭 오디오 평론가님들.
이 정도까지 온라인에서 자신들의 리뷰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Snake Oil(가짜, 엉터리 제품)을 뽐뿌질하는 창피한 리뷰는 쓰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 말이 불쾌하고 본인들의 명예가 훼손당했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저를 고소하세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인지 사실 적시 명예훼손인지 공개된 자리에서 따져볼 수 있을 테니 저는 대환영입니다.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처벌받을 일도 없지만요.
판이 커질수록 자신들이 불리한 걸 알기 때문에 케이블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찻잔 속의 태풍으로 가라앉길 숨 죽여 기다리는 그쪽 분들이 과연 저를 고소할 용기가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 논쟁에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해보자는 소비자의 요구를 비난하며 제조사와 오디오 평론가들을 두둔하는 분들도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자신들의 제품이 공개적으로 가짜, 엉터리 제품이라고 비난당하고 있는데도 케이블 제조사들이 어떠한 법적 대응도 하지 않는 놀라운 인내력(?)을 보여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디오 평론가 개인이라면 "X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같은 변명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수백억, 수천 억 매출이 걸린 기업도 그럴까요?
DP회원분들 정도의 연배면 기업의 생리가 어떤 것인지 잘 아실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허위?비방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떠한 더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행동에 나섭니다.
그런 기업들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 실제로 음질 차이가 있다면 이런 수모(?)를 참고만 있을까요?
그런데 지금 케이블 제조사와 수입사, 판매샵, 오디오 평론가들은 뒤로 물러선 채 논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립니다.
......이유가 뭐겠습니까?
더러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서 피하는 겁니다.
현상황은, 이 논쟁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인 제조사와 판매업체, 오디오 평론가들은 뒤로 물러나서 구경만 하고 있는데 소비자들만 위 짤방처럼 서로 죽일듯 싸우고 있는 셈입니다.
값비싼 케이블을 사용해보니 음질이 좋아졌다는 경험을 한 소비자라면 이럴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까요?
1. 케이블 간에 차이가 없다는 동호인들을 측정치에만 매달리는 막귀라고 비난한다.
2. 케이블 제조사와 케이블 성능을 극찬하는 리뷰를 쓴 오디오 평론가들한테 검증에 나서라고 요구한다.
저는 후자의 방법이 이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어쨌든, 청음회는 무산되었습니다.
댓글과 쪽지로 청음회를 응원하고 후원까지 약속해 주셨던 분들에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사족. 이 글을 작성한 직후 모 방송사에 케이블 논쟁에 대한 자료를 뉴스 제보로 보냈습니다.
뉴스로 다뤄줄지는 일주일 정도 지나봐야 알 수 있다네요.
해당 방송사가 뉴스로 다뤄주지 않는다면 다음 주엔 또 다른 방송사에 제보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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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회를 개최하는데 있어 중재자는 중립을 지켜야하는 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욜로님의 정해진 입장에 대해 지적을 한 건 아닐까 생각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누구 하나 발뻗고 나서지 않았다는 점 또한 문제가 되겠죠.
열받으면 나와서 얘기하면 되는데 온라인 상으로 영상 찍어 비하하는 행위는 전쟁은 했지만 불법 행위는 하지 않았다라 입장표명하는 거짓선동 행위와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욜로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