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 AES라고 해서 잘 검증된 논문들만 올라오는 건 아니었군요.
진빠지는 야근 중에 오디오 생활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즐거운 논문 탐구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침 흥미로운 주제였던데다 전문을 본인 홈페이지( http://boson.physics.sc.edu/~kunchur//Acoustics-papers.htm )에 올려두고 있어 쉽게 다운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논문 제목은 Cable pathways between audio components can affect perceived sound quality(오디오 컴퍼넌트 사이의 케이블 경로는 사운드 퀄리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입니다. AES(Audio Engineering Society) 저널 2021년 6월호에 게재되었구요.
대충 내용은 실증적으로 인터케이블의 더블블라인드 테스트로 차이를 구분해냈다! 올라~ 로 처음에는 이했습니다. 다른 경로는 전혀 차이없이 인터케이블 2종만 차이를 두고 다양한 연령층에서 유효한 통계적 구분값을 도출해냈다고 얼핏 이해하고 깜짝 놀랄 뻔 했습니다.
1000달라짜리 몬스터 케이블과 25달라짜리 일반 케이블이었거든요. 근데... 이게 몬스터 XLR케이블하고 RCA케이블간의 비교더군요. 으잉??? 아니 왜??? XLR하고 XLR을 하던가 RCA하고 RCA를 비교하지 대체 왜????
그제서야 논문제목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 왜 케이블이라는 표현 대신 케이블 경로라는 표현을 쓴 건지. 우선은 측정치의 변수가 케이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커넥터도 있을테고, 소스기기와 앰프의 RCA와 XLR 회로 분기 쪽도 있을테니까요. 이런 복잡한 방식을 대체 왜 택한걸까 하고 생각하다 저자의 커리어를 살펴봤습니다.
그러네요. 이 분은 오디오공학자가 아니라 초전도/나노구조 쪽의 저명한 교수님이시더군요. 아마 오디오애호가로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곁들이신거겠죠. 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애호가로서 본인의 오디오파일로서의 경험이 연구방법이나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이 논문의 핵심은 가청영역의 최소치를 찾아내려는 노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XLR vs RCA에서 그 의미가 퇴색되어버리는 바람에 뒤에 나오는 측정치가 무의미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러다보니 AES에 실린 논문이라고 해서 맹신해선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개 오디오 동호인이 얄팍한 지식으로 이러한 연구결과를 폄훼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으니까요. 여튼 오늘 하루도 오디오 공부하다... ㅠ.ㅠ 야근 30분 연장입니다. 다들 편안한 밤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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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 달렷길래 읽어 볼려 햇더니 하필 코로나에 걸려버려서 글이 눈에 안들어오네요 ㅜㅜ
그 어떤 저명한 학술지라 하더라도 틀린 내용은 분명히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