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기사] 오아시스레코드, 26년만에 LP판 다시 찍는다
1952년 창업한 국내 최장수 음반사인 ‘오아시스레코드’가 26년 만에 LP레코드 생산을 재개한다. 한국 대중음악사의 오랜 빗장이 마침내 풀린다.
오아시스레코드 뮤직컴퍼니는 자사가 보유한 7000여 개의 마스터테이프(녹음 원본)에 실린 음악을 LP레코드로 재발매하는 ‘오아시스 걸작선’ 시리즈를 17일 처음 선보인다고 본보에 밝혔다. 오아시스는 음반사 사운드트리, 비트볼레코드, 리듬온, 세일뮤직, 뮤직앤뉴 등과 손잡고 LP를 생산한다. 오아시스사의 창고에 오랜 세월 보관한 원본 마스터테이프에서 추출한 오리지널 음원으로 모든 음반을 제작한다. 그간 희귀 가요 음반들은 마스터테이프를 구하기 힘들어 CD나 LP에서 편법으로 복각한 경우가 많았다. 1960, 70년대에 판매된 중고 초판 LP는 현재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게 다반사다.
이훈희 오아시스레코드 엔지니어가 7일 서울 서초구 오아시스 사옥의 릴테이프 창고에서 마스터테이프를 살펴보고 있다. 펜글씨로 정보를 적어둔 1만여 개의 테이프 중 다수는 일반 대중에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녹음을 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7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만난 김용욱 오아시스레코드 대표는 “2013년 시작한 오아시스의 마스터테이프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이 전체의 60% 이상 진척됨에 따라 오랫동안 미뤄온 숙원 사업인 LP 재발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17일 세상의 빛을 보는 ‘오아시스 걸작선’ 1호는 혼성듀엣 ‘뚜아에무아’의 ‘임이 오는 소리/가는 마음 보내는 마음’(1974년) 앨범. 무려 46년 만에 오아시스 딱지를 달고 LP로 부활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년) 엔딩에 삽입된 ‘임이 오는 소리’의 원곡이 담긴 음반. 뚜아에무아는 1970년대에 몽환적 포크 음악을 구사하며 평단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같은 날 나오는 걸작선 2호는 김수철이 몸담은 그룹사운드 ‘작은거인’의 2집 ‘별리’(1981년)다. 처절한 국악가요 ‘별리’를 비롯해 ‘일곱 색깔 무지개’ 등 8곡이 담겼다.
오아시스레코드 없이는 한국 대중음악사를 제대로 쓰기 힘들다. 6·25 전란 중이던 1952년 창립했다. 나훈아, 남진이 이곳 전속 가수로 데뷔했다. 역사적인 히트곡과 명반을 독점하다시피 줄줄이 내놨다. 지난 세기에 지구레코드(1954년 미도파음반으로 창업) 등과 함께 가요계의 산파 역할을 했다. 가수 양성, 앨범 기획, 음반 제작, 음악출판을 아우르며 지금의 대형 기획사들 이상의 영향력을 당대에 발휘했다. 올해 말까지 한국 최초의 헤비메탈 밴드 무당 2집, 심수봉 ‘골든앨범’ 등 다양한 음반이 차례로 오아시스 LP로 부활한다.
앞으로 많은 오아시스 레코드가 좋은 퀄리티로 나오길 바랍니다.
오아시스 마스터 테입관리가 잘 되어 있어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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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은 소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