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Paul McCartney - 13번째 Archive Collection 2020 <Flaming Pie(1997)>
며칠 전 Paul McCartney형님이 1997년에 발표했던 앨범 <Flaming Pie>를 "Archive Collection"(솔로(Wings시절까지 더해서) 카다로그 재발매 시리즈)로 다시 발매했습니다.
돈이라면 이미 버실만큼 버신 분인데 아직도 배가 고프신지 이 분의 Archive Collection의 가격은 구성만큼이나 어마무시합니다.
수 십년 충성을 다한 팬들에게 베푸실 마음보다는 언제까지 빨대를 꽂으시려는 지...
이 번에도 어김없이 4장의 LP와 5장의 CD, 무려 2장의 DVD(BD 아닙니다)를 하나로 묶어 70만원에 <Collectors Edition>을 내놓으셨습니다.
황공하옵게도 저와 같이 저렴한 팬들을 위해서도 5계급으로 나누어 은혜(?)를 베푸셨는데 가장 낮은 <Special Edition>은 특별히 원래 1장짜리 Original앨범에 골수팬만 한번 정도만 들을 Out-Take 모음 1장을 더 붙여 주셨습니다.
가격은 당연히 두 장 값으로.
욕할거면 사지 말아야 하는데 사면서도 욕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저는 <Collectors Edition>의 1/10만(2LPs).
욕은 하겠지만 이와 별개로,
앨범 <Flaming Pie>는 돈이 아깝지 않게 잘 만들어진 앨범 맞습니다.
엄청난 능력자 본인은 물론 Jeff Lynne, Steve Miller의 비중있는 도움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George Martin할아버님에 Ringo Starr큰형님까지 무게가 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Paul McCartney형님은 CD용량 전부까지는 아니어도 앨범은 시간과 곡수를 꽉꽉 눌러 담아 주는데 많은 가수들처럼 좋은 노래 1곡 아니면 2곡, 팬이라면 들어줄 만한 노래 3곡, 그리고 나머지 안들어도 되는 노래로 앨범을 채우는 게 아니라 팬들이 베스트로 손에 꼽는 곡이 다 다를만큼 정성을 들인 곡들이니 앨범 살 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는 이 앨범까지는 Paul McCartney형님이 마음만 먹으면 빌보드 싱글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을 끝으로 Paul McCartney형님의 빌보드 싱글 순위 1위의 희망도 깨끗하게 접었습니다.
앨범 <Flaming Pie>는 발매된 주요 국가에서여전히 잘 팔리면서 "Gold"를 기록했었고 소위 비평가라는 사람들에게도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Melody Maker인 Paul McCartney형님이라 해도 또 다른 "Yesterday"를 내놓을 수 없다면 지금 우리가 공유하는 대중음악의 큰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한계가 너무 뚜렷해 졌기 때문일 겁니다.
이 앨범은 1997년에도 LP로 발매가 됐습니다(다만 CD의 전성기에 거의 수명을 다한 LP의 마지막 시절에 예의상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그 수가 적어 지금 이 앨범은 살 수 있는 돈이 있어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14곡의 노래로 한 시간 정도의 긴 시간을 1장의 LP에 빼곡하게 실어놨기 때문에 열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매된 "Archive Collection"은 'Half Speed Across LP'로 2장에 나누어 실었습니다.
사실 1997년이면 지금부터 23년 전 옛날이라고 해도 사실 당시 녹음기술이 아주 떨어진 시대는 아니였기 때문에 2020년의 리마스터라고 해서 귀에 쏙 들어올 만큼 향상된 소리를 들려 줄 것이라고 기대는 안했습니다.
하지만 1997년 원래의 음반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귀에 쏙 들어오는 느낌은 없었는데 눈에 잘 띄지 않는 얇은 막을 하나 걷어 낸 소리만큼은 분명하게 나는 것을 느낍니다.
악기의 위치가 머리 속에서 그려지는 소위 '고스트 이미지'가 더 선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사용하는 평범한 기기 수준으로도 말이지요.
기회가 되면 듬직한 기기에서 제대로 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앨범은 "CD만 있고 LP는 못샀기 때문에" 구입한 것이라는 솔직한 저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앨범 있는 거 다 아는데 또 샀다."는 아내사람님의 애정 어린 꼬집힘을 받을 수 있어서 이 또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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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스의 70년대 음반까지는 익숙하지만, 80년대 커리어, 하물며 90년대 이후의 작품은, 손이 안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성실하고 롱런한 레전드 아티스트들의 결과물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한 듯 합니다.
평가도 박하구요. 음성 변조하고 가명으로 발표했다면 오히려 대박났을 음반도 있을 듯합니다.
Flaming pie도 그냥 폴매카트니가 아직도 음반 내나 보네.. 노익장이시다. 정도로만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