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간단평] 이소라 6집 눈썹달 Vinyl
이소라 6집 눈썹달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고,
음반 콜렉터 특히 Vinyl Collector로서는 가격을 떠나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역시나 DP덕에 정보를 얻게 되고, 현재는 구입 관련한 정보가 가시질 않은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본질인 재발매반의 음질에 대해 정보를 나누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저보다 훨씬 하이엔드 시스템 쓰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압니다. 제 시스템은 뭐 그렇고 그런 한물간 중급기들로 모아놨지만, 나름 신경써서 세팅을 해 놓아서 최소한 LP에서 CD보다 더 나은 소리가 난다는 것을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있구요, 같은 음반이어도 시기별, 프레싱별 소리를 다 구분해 냅니다.
다 세어보진 못했지만 약 4천장 가까이 되는 LP를 보유하고 있고, CD 는 8천장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LP의 경우 요즈음은 아무리 좋아하는 아티스트도 '음질' 이 좋지 않으면 구입하지 않습니다. 제게 기념 '굿즈' (Goods) 로서 음반의 가치는 없습니다. 이번 이소라 LP 가 상당히 비쌌지만, 선뜻 구매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QRP (Quality Record Pressings) 이란 홍보문구 한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45 rpm 이라니요.
저는 현대 프레싱 공장 중 QRP 에서 찍어낸 음반의 퀄리티가 가장 좋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QRP에서 찍은 음반들을 꽤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QRP프레싱은 제게 보증 수표의 의미입니다. 물론 가끔 쭉정이 같은 불량이 낄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그 비율마저도 현저히 적습니다. 검수가 좋은 편이라는 얘기입니다만, 그럼에도 엘피 제작이라는 것은 일일이 사람 손이 가는 공정이 많기도 합니다.
거두 절미하고 몇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 A면 노이즈: 오늘 어느 글에선가 본 것 같은데요, A면 전체에 걸쳐 지글거리는 노이즈가 껴있습니다. 음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딘가 프레싱 공정의 문제로 보입니다. 마치 보관이 잘못되어 곳곳에 곰팡이나 때가 끼어 골이 지저분한 오래된 판 처럼 지속적인 틱 노이즈가 깔려 있습니다. 치명적인 것은 A면의 마지막 곡이 '바람이 분다' 라는 점. 다행인 것은 음량이 커지는 부분에서는 기저에 깔린 노이즈가 본래의 사운드에 묻혀서 안들립니다.
- 나머지 면들의 음질: 요즘 찍어내는 국내 LP 들에서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B면 첫곡 '이제 그만' 부터 D면 마지막 곡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끝날 때 까지 환상적인 음질이 이어집니다. 윤기있는 질감, 풍부한 저역이 CD 보다 확실히 우월하고, 이소라의 보이스는 막을 하나 걷어내고 몇 걸음 앞으로 다가옵니다. 공간을 꽉 채우는 스테이징 역시 우월합니다.
- 저는 60-70 년대 Jazz/Rock/Blues 를 많이 듣다보니 자연스레 당시의 CD와 QRP 에서 프레싱한 리이슈 엘피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이런 경우 대부분 CD 와 LP 는 비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LP 음질이 모든 면에서 '월등히' 뛰어 납니다. 다만 이번 이소라 앨범의 경우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CD도 상당히 들을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많은 경우 재발매 되는 LP의 음질을 '쓰레기' 라고 치부하는데 이 정도는 현존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상급, 요즘말로 '월클'급이라고 봅니다)
- 다시 A면으로 초점이 잡힐 수 밖에 없는데요, 만약 제 것만 그런 불량이라면 이소라의 이번 발매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팩키지의 고급감과 음질. 가격에 대한 기준 역시 주관적일텐데, 저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장에 10만원이라도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아깝지 않습니다. 바늘을 올리는 순간 납득이 됩니다. 그러나 1만원이어도 음질이 별로면 비싼겁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추측 건데 A면은 불량인 수량이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근거는 제가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때 교환을 여러차례 해보았는데, 같은 면 / 같은 곡 / 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노이즈가 발생하더군요. 프레싱 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혹시 뽑기 운이 있으려나요?
아쉽지만...
또한, 제가 사랑하는 나머지 곡들은 그 아쉬움을 또 덮어주네요.
마지막으로 두서 없이 급히 글을 올린 점 양해바라옵고
LP 사운드는 워낙 처한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라는 것은 없다는 점 알립니다.
같은 사운드여도 개인의 선호도가 개입될 뿐 아니라, 특히 LP 소리는 시스템에 따라 바늘(스타일러스)-톤암-플래터-접지-포노케이블-포노앰프 까지 이어지는 수도 없는 변수가 개입되거든요.
저마다의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여러 의견 귀기울이시기 바랍니다.
ps. 뽑기운이 문제였다면, 그리고 제가 다시 구입해서 양품을 건질 수 있다면, 다시 구입하겠습니다.
근데... 이제는 어디서도 살수가 없지요? 되팔이에겐 한푼도 더 주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ㅎㅎ
ps2. 추가정보.
저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서 일반 아파트에서는 올릴 수 없는 수준으로 볼륨을 올려서 음질 테스트를 합니다. 지금 A면을 다시 재생하면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륨을 낮추니 노이즈도 현저히 내려갑니다. 아마 다수의 감상자들의 청취 상황을 고려하면 제가 언급한 수위보다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저는 음질 / 노이즈 / 틱노이즈 등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기도 합니다.
ps3. 이 참에 인스타그램 친구 구합니다. 시작한지 며칠 안되어서요.
https://www.instagram.com/jazzjuan/
즐소라!
재즈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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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그리고 b&w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