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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  용도 별 카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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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
Updated at 2024-03-01 04:57:18

잘아시겠습니다만, 카트리지의 성향에 따라 같은 음악이지만 재생되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카트리지를 가지고 같은 음반을 재생해보기도 하고, 어떤 음반은 특정 카트리지로 들으면 더 낫겠다는 예상도 할수 있습니다. 저는 오래된 중고 음반을 주로 듣다보니 카트리지도 막쓰기 편한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가지고 있는 카트리지 중 몇개를 용도 별로 정리해봤습니다.


1. 현대 모노 음반 재생 용 - 오디오테크니카 AT-MONO 3/LP (바늘 모양: 0.7 mil 원형, 방식: MC, 침압: 2.0 그램): 오디오테크니카의 유명한 모노 입문용 카트리지로, 진짜 모노 카트리지답게 바늘이 수평으로 움직이는 신호만 재생합니다. 또 고출력 MC라 따로 승압트랜스나 MC용 포노앰프가 필요 없어 좋습니다. 클래식이나 재즈 모노 음반들 들을 때 애용하고 있습니다.

 

2. 초기 모노 음반 재생 용 - 그라도  MC+ MONO (1.0 mil 원형, MI, 1.5 그램): 50년대 초중반까지 발매된 모노 음반들은 음골이 좀 넓어, 스테레오 표준인 0.7 mil 바늘로는 잡음이 좀 많이 들리는 편인데 모노 표준인 1.0 mil 바늘로 들으면 잡음이 덜합니다. 또한 MI/MM 특성 상 잡음에 덜 민감해, 상처 많은 모노반 재생할때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라도의 MI 카트리지는 제 장비와 궁합이 안좋은건지 불량인지 출력도 작고 소리도 답답해 아쉽네요.

 

3. 걸레된 스테레오 음반 재생 용 -오디오테크니카 AT-3410? (0.6 mil 원형, MM, 2.0 그램): 최근에 단종된 오디오테크니카의 스태디셀러 입문용 카트리지인 AT-95 계열인데 카본파이버 캔틸레버를 채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박력이 있어 팝, 가요 재생 시 좋고, 잡음에 덜 민감한 conical(원형) 바늘이라 상처 많은 스테레오반 재생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참고로 단종된 AT-95는 AT-VM95 시리즈로 대체됐습니다.  

 

4. 70, 80년대 스테레오 음반 재생 용 - 오디오테크니카 AT-110E (0.4 x 0.7 mil 타원형, MM, 1.5 그램): 테크닉스 SL-1200의 톤암과 궁합이 좋은 데다 MM 특성 상 잡음에 덜 민감하고, 침압도 낮은 편이라 70년대 오일 파동 이후 원가 절감을 위해 얇고 부드러워진 음반들을 재생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Elliptical(타원형) 바늘이라 트래킹 능력이 괜찮아 노이만 SX74 커팅해드로 제작된 음반들 또는 80년대 관현악곡 디지털 음반 등 재생 시 좋내요. AT-110E는 오래 전에 단종됐고, 비슷한 급의 현행 카트리지로는 나가오카 MP-110, 오토폰 2M 레드 등이 있습니다.

 

5. 50, 60년대 스테레오 음반 재생 용 - 데논 DL-103 (0.65 mil 원형, MC, 2.5 그램): 설명이 필요없는 데논의 유명한 FM 방송용 스테레오 MC 카트리지 지요(AM 방송용은 DL-102). 전용 AU-305 승압트랜스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나의 카트리지만 택해야 한다면 DL-103을 택하겠습니다. 탱크 같이 튼튼한 데다 모노 음반도 잘 재생되고 특히 실내악이나 재즈 재생 시 좋은데, 단점으론 민감한 MC 특성 상 잡음도 두드러지며 conical(원형) 바늘 특성 상 트래킹 능력이 좀 떨어지고, 60년대에 개발된 MC 카트리지라 침압이 좀 높아 50, 60년대에 나온 두껍고 튼튼한 음반들 재생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반 세척 후 음골에 낀 이물질 제거할 때는 좋네요 ㅎㅎ). 그리고 DL-103은 서스펜션이 단단해 테크닉스 톤암의 경우, 좀 무거운 해드쉘과 보조 counter weight를 써야 좋은 소리가 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6. 신품 LP 재생 용 - 오디오테크니카 AT-150MLX (마이크로라인, MM, 1.25 그램): 보론 캔틸레버를 채용한 MM 카트리지로, 한때 오테의 최상위 MM 모델이었으나 지금은 단종됐습니다. 1.25 그램의 낮은 침압에 재생되는 CD 같은 소리가 특징이지만, 재생 능력이 좋은 대신 잡음이나 음골의 문제도 잘 드러냅니다. 그리고 마이크로라인 바늘이 너무 약해 비싼 바늘을 두번이나 부러뜨려 먹었습니다. 지금은 단종돼서 어렵게 구한 바늘 다시 해먹을까 두려워 곱게 모셔두고, 몇장 안되는 새 LP 재생할때나 사용합니다. 비슷한 현행 모델은 보론 대신 알루미늄 캔틸레버를 채용한 오테 VM740ML이 있네요.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데논 DL-103R이나 슈어, 오토폰 같은 카트리지들은 어떤 소리일까 궁금해지내요 ㅎㅎ  

 

p.s. 사실 LP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카트리지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Elliptical(타원형) 바늘이 달린 보급형 카트리지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LP 제작 후 테스트반 청취 시 테크닉스 SL-1200 같은 보급형 턴테이블과 오토폰 등의 보급형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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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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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1-25 02:11:26

좋은 글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WR
2021-01-25 02:27:19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2021-01-25 09:24:38

LP 한장 듣는데도 참 손이 많이 가네요...^^

기본적으로 고가의 장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WR
Updated at 2021-01-25 18:23:16

말씀 들으니 뉴요커 잡지의 유명한 만평이 생각나네요(저는 주로 보급형 장비 쓰고 있습니다만 ㅎㅎ):

"나를 LP에 빠지게한 두 요인는 비용과 불편함이었어." 


2021-01-25 09:38:23

카트리지에 헤드쉘을 통째로 바꿔끼시나봐요??

2021-01-25 09:45:22

저도 그게 궁금하네요. :) 바꿀때마다 adjustment 해줘야할텐데요.. 아닌가요? 

2021-01-25 11:10:59 (211.*.*.178)

카트리지를 여러개 동시에 쓰려면, 헤드셀은 여러개 있어야 할거에요. 

알리에 보면 저렴한 테크닉스 클론들이 있으니까요. 

WR
Updated at 2021-01-25 12:25:42

유니버설 톤암의 장점이 카트리지를 쉽게 교환할 수 있는 것인데, 위에서 말씀하신 것 같이 유니버설 톤암에 호환이 되는 헤드쉘을 구해서 카트리치와 매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꿀 때마다 침압과 안티스케이팅을 조정하는데, 이젠 요령이 생겨 그리 번거롭지 않습니다.  

1
2021-01-25 12:21:30

그래서 요런 제품이 있지요.. 

 

 이런 것도 있구요.. 

 

 

2021-01-25 11:30:51

Bin님은 아주 부지런하신 분이군요 ^^

저는 게을러서 저렇게 못합니다 ㅠㅠ

카트리지도 하나지만요 

WR
1
2021-01-25 12:35:06

카트리지 하나로도 충분히 즐거운 LP 생활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지런함 보다는 호기심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2021-01-25 11:48:00

헤드셸 보관대도 있겠지요? 모습이 궁금하네요. 

WR
1
2021-01-25 12:39:51

삐뚤님의 사진 같은 멋진 헤드쉘 보관함도 있으면 좋을텐데, 걍 이렇게 턴테이블 위에 깔아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 

2021-01-25 18:13:10

이제그만 좀 더 편해지실 수 있게 용도 별 턴테이블을 생각하실 때이십니다..ㅎ;

WR
2021-01-25 18:52:40

생각해보겠습니다 ㅎㅎ

2021-01-25 21:33:43

이 댓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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