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적통을 이었던 계보이야기와 주저리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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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20 23:50:52
80년도에 발매한
마이클 쉥커 그룹(MSG)의 데뷔 음반은
제겐 참 특별한 레코드입니다.
여기엔 "Into The Arena"라는 제 인생의 연주곡이
수록되어 있었고 당시 매탈 키드였던 저는
이 근사한 합주곡으로 인해 보컬 없이
연주곡만으로도 극적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눈을 뜨게 되었지요.
아, 물론 일렉기타 주법의 혁명을 일으켰던
반 헤일런의 "Eruption"(1978)이나,
잉베이 맘스틴이 터트린 데뷔작(1984)의 충격은
하드록 연주 판도를 바꿔놓을만한 혁명이었지만
제겐 일렉기타가 리드하는
하드록 밴드의 순수 연주곡에
유별난 관심을 보이게 만든
그 시작점의 곡이기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후, 정말 많은 연주곡을 찾아 들었고
잉베이 맘스틴이나 조 세트리아니,스티브 바이
리치 코젠, 토니 메칼파인,크리스 임펠리테리,
존 노럼,폴 길버트등,
인싸 기타리스트들의 음반들의 전작은
당연히 모두 있을뿐더러
외에도 다양한 기타리스트의 솔로, 밴드 음반들만
2~300여 장이 쌓이게 됩니다.
대충 꺼내 놓아도 이 정도입니다…쿨럭…
하지만 "Into The Arena"이후에 내 맘을 휘어잡는 곡은
생각만큼 만나기 힘들더군요.
엄청난 스케일의 하이테크 연주들이 불을 뿜었지만
뭐랄까? 밴드의 완벽한 합주로 이루어진 감동이 아닌,
마술쇼, 서커스를 보듯 자극만 남는다고 할까요?
딱 그때 접한 곡이
도켄의"Mr. Scary"(1987)입니다.
제겐 "Into The Arena"의 계보를 이어가는
적통 연주곡을 만난 샘이지요.
누구 하나만 앞으로 튀어나가지 않는,
완벽한 밴드 합주곡을 원했던 그때 만난 이 곡은
오히려 연주자들의 팽팽한 긴장감과
서로의 견제 속에서도 이런 무결점 합주곡을
만들어낸 것에 놀라워하며
참 많이도 즐겨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흩어졌던 장르의 관심들.
블루스와 재즈에 빠져들며
하드록 밴드 연주곡에의 적통 찾기는 그만
시들해저버리고 말았지요.
그렇게 십수 년이 흐르고 2000년에 만난
레이저X의 음반
<Technical Difficulties>(1999)에 수록된
동명 타이틀곡에 잠들었던
그때의 그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며
온몸이 전류가 흐르는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 곡을 "Into The Arena"의 적통을
이어받는 3대 밴드 연주곡으로 꼽게 되었지요.
레이서X때부터 지켜봤던 폴 길버트의
작곡 능력이 결국 그가 보여줘온
하이테크 도장 깨기와도 같던
행보를 잠시 멈추고 초심으로 돌아가서야
되살아났다고 할까요?
미스터빅에서 기록한
수많은 히트곡과 퍼포먼스는 결국
"Into The Arena"의 계보를 이어가기 위한
과정 중에 하나였다고 하기엔
좀 무리가 따르겠지만~^^
이렇게 오늘은 아주 개인적으로 꼽아본
하드록 연주곡의 계보를 이어간
3곡에 대한 소개를 하며 마치려 합니다.
이 곡이 나오고 다시 20년이 지나갔군요.
여전히 하드록 음반들을 즐기지만 이후엔
이때만큼의 감동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각자의 기억 속에, 그리고 마음속 깊이 품는
회원님들의 하드록 연주곡은 무엇이 있나요?^^
뽀나쑤~
여름휴가도 없이 바쁜 일정에 치이다
모처럼 느껴보는 명절 연휴의 한가로움을 만끽하며
포스팅을 해봤습니다…. 만
그동한 제 포스팅에 주 배경이 되었던
골방의 풍경과 음반을 늘어놓았던 방바닥 샷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인사드려야 할듯합니다.
네, 21년 만에 이사를 합니다.
정들었던 가족의 품을 떠나 다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안착했던 이 공간은 어느덧 재개발의 수순을 밟게 되었고
그렇게 영원히 사라져버립니다.
제가 하나씩 만들고 쌓아올렸던 골방의 환경도
이렇게 헐리게 되는 것이지요.
새로 이전할 곳엔 음악 감상실과
기존, 거실에 분리해놓았던
A/V 환경을 합치기로 가족들과 합의를 했습니다.
골방의 음반 소스들만큼 많은 영상 소스들을
한 공간에 다 들어가야 하니
결국 있던 장은 다 처분해야 하며
3단 슬라이딩장으로 3면을 두루는 공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여기엔 기본적인 방음공사도 같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확보했던 공간에서 반은 줄어든듯
싶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가야겠지요.
일주일에 하루 쉬는 휴일엔 박스 포장으로만
근 두 달을 보냈고 이젠 4분의 1만 더 하면
얼추 끝이 보입니다.
네… 지금까지 라면박스 기준
200개를 넘게 포장했습니다…ㅠㅜ
미친놈 소릴 들을까 봐 포장 썰은 차마
모두 늘어놓진 못하지만
이곳에 분들은 아시지 않습니까?
남에게 절대 맡길 수 없는 한 장 한 장의 소중함들을~^^;;
구겨질라 눌릴라 나름의 하중을 견딜만한
벽까지 종이박스 안에 일일이 덧대주며
순서 흐트러질세라 세심히 담아놓는 작업들,
그러다 멈칫 한 장의 음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었습니다.
이사를 다 마치고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고 나면
그때 다시 새로운 골방 환경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남은 명절 연휴 알차게 보내시고
행복한 추억들 많이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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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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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1년만에 이사라고 하시니.... 대단하십니다.
저 어마어마한 박스량. 박스 구하시는 것도 장난이 아닐텐데요...
저도 몇번 이사 다녀봤는데, 얼마 되지 않는 분량의 음반 짐 꾸러미도 따로 챙기기는 어렵더라구요.
그냥 센터에 맡깁니다만,.
이번 집에서 많이 늘었네요.